2023.12월 꾸리아 훈화- 하나인 사랑
찬미예수님!
교회력으로 새해가 시작되는 12월에 사람과 사랑에 대해 묵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랑’이란 글자와 ‘사람’이란 글자는 서로 비슷합니다.
단지 ‘o'과 ’ㅁ‘이 다를 뿐입니다. 둥글둥글하고 원만한 ’o'은 사랑답습니다.
모가 나있는 ‘ㅁ’은 그 때문에 사람이 살아가면서 상처를 겪고 고통을 얻을 수 있음을 말하는 듯해서 사람답습니다.
그래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가다 보면, 모가 난 ‘ㅁ’이 깎이고 깎여서 ‘사랑’으로 가까이 가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리고 ‘사람’이란 말을 압축시켜 보면 ‘삶’이 됩니다.
따라서 ‘사랑’과 ‘사람’과 ‘삶’은 서로 무관하지 않는 것 같고, 사람에게 있어서 사랑이란 것은 참으로 본질적인 요소로 다가옵니다.
성경에서 (마르코 12,29-31) 예수님은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 첫째 계명이고 둘째도 이와 같다고 하시며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첫째 계명, 둘째 계명으로 분류하셨지만, 결국에는 하나의 계명인 것입니다. 이웃사랑 없는 하느님 사랑은 있을 수 없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 사랑은 눈에 보이는 이웃사랑을 통해서 잘 드러납니다.
일찍이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여러분은 이웃을 사랑하고 그 사랑이 어디서 나오는지 여러분 자신을 살펴보십시오. 사랑할 수 있는 그만큼, 여러분은 지상에서 하느님을 뵙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하느님 사랑 없는 이웃 사랑도 있을 수 없습니다. 이웃을 사랑한다면서 그 이웃 안에 있는 특히 힘들고 어렵고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하시는 하느님을 보지 못한다면 참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바로 그 순간 바로 거기에 하느님께서 항상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랑은 하나입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은 서로 구별되는 어떤 것이 아니라, 서로 연관된 하나입니다.
우리가 날마다 만나는 이웃 안에서 하느님의 숨결을 느끼고, 우리의 기도 안에서 항상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을 지녔으면 참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한 해 동안 사랑을 실천하신다고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성모님에 대한 사랑이 하느님에 대한 사랑이고, 하느님에 대한 사랑이 이웃 사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성탄 축제도 사랑으로 잘 마무리하고, 새해도 사랑으로 잘 열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주님의 은총과 사랑이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