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18. 레지오 훈화- 광야 같은 인생일지라도
찬미예수님!
성탄이 다가오네요. 새로운 탄생을 위해 다들 열심히 노력하고 기도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주는 광야같은 인생에 대해 한번 묵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성경의 인물 한 사람을 소개합니다. 그는 야곱입니다. 그는 눈이 어두운 아버지 이사악을 속이고 형이 받을 복을 가로챕니다. 그리하여 분노한 형을 피해 멀리 하란으로 도망가게 됩니다. 길을 가던 야곱은 광야에서 밤을 맞아 노숙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곳에 돌을 베고 누워 잠을 자다가 꿈을 꾸었습니다. 그는 꿈에, 땅에서 하늘에 닿는 사다리가 보이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오르내리는 것이 보이더니 하느님의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잠이 깬 야곱은 그곳에 돌을 세워 석상을 만들고 그 꼭대기에 기름을 붓고 고백하기를 “여기가 바로 하느님의 집이요, 하늘 문이로구나”(창28,17)했습니다.
야곱이 경험했듯이 거칠고 험한 광야를 걷는 것 같은 것이 인생입니다. 세상을 사는 동안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을 만날지 알 수 없습니다.
과학의 발달은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는 했지만, 그 이상으로 더 많은 위험과 고통을 가져다주었습니다. 그래서 현대를 사는 인간은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러기에 시편에서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죽음의 음침한 골짜기”라고 했습니다. 이런 세상을 사는 것이기에 인생은 고달프고, 근심 걱정이 떠날 날이 없습니다. 야곱도 그랬을 것입니다. 거친 광야에서 홀로 돌을 베고 누워 밤을 지새야하는 그로서는 좀처럼 잠들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공연히 욕심을 부렸구나”하는 후회와 절망감과 두려움이 잠들 수 없게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광야에 누워 잠든 야곱을 하느님은 찾아주셨습니다. 사다리를 내리시고 영광스런 천사들을 통해 야곱을 지켜주셨습니다. 하느님은 야곱을 찾아주심으로 당신을 알게 하셨고, 야곱으로 하여금 하느님 신앙을 분명히 갖게 해 주셨습니다.
하느님은 야곱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켜주다가 기어이 이리로 다시 데려오리라”(창28,16) 이런 음성을 들은 야곱은 잠에서 깨어나 하느님 앞에 신앙을 고백하며 신앙의 삶을 다짐하였습니다.
그 대신 하느님은 야곱에게 한 약속을 지키셨습니다. 그래서 야곱을 해할 자가 없었고 야곱의 것을 빼앗을 자가 없었습니다. 마침내 하느님은 야곱을 이끌어 가나안 땅으로 무사히 돌아오게 하셨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광야 같은 세상이지만 우리가 하느님 신앙으로 살면 하느님은 내 인생의 목자가 돼주십니다. 그분이 나의 갈 길을 다 가도록 항상 함께 해 주실 것이고, 갈 길과 행할 일을 알려 주실 것입니다. 하느님은 광야의 야곱을 찾으셨듯이 우리를 찾아오실 것입니다. 하늘에서 내려진 사다리처럼 하느님은 외아들 예수님을 통해 우리를 찾아오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고난과 역경을 만날지라도 좌절하지 말고 오히려 하느님을 찾고 기도하는 신앙성숙의 기회로 삼았으면 참 좋겠습니다.
주님의 은총과 사랑이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