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5. 레지오 훈화- 건강한 말
찬미예수님!
이번 주는 ‘건강한 말’에 대해 묵상해 보면 좋겠습니다.
장수학자(Gerontologist) 구리아닌(Gurianin) 교수는 오랜 소련의 속담인 “그의 지꺼림이 나를 죽인다”는 말을 바꾸어 “나의 지꺼림이 나를 죽인다”고 연구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구리아닌 박사의 통계조사에 의하면 말을 적게 하는 사람이 오래 산다고 합니다. 회의나 여러 사람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보면 나서기를 좋아하고 그 자리를 석권하는 사람이 종종 있습니다. 구리아닌 교수에 의하면 이런 사람은 때때로 남을 피곤케 하는가 하면, 자기 자신도 피곤케 하여 수명을 깎아먹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말이 적은 사람들 가령 수도자, 목동, 벙어리, 귀머거리들이 대체로 오래 산다고 합니다.
탈무드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임금이 한 광대(시몬)에게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것을 구해 오게 하고, 천치 요한에게는 세계에서 가장 나쁜 것을 찾아오게 했습니다. 얼마 후 두 광대가 돌아와 상자를 임금에게 바쳤습니다. 시몬의 상자를 여니까 사람의 혀가 나왔습니다. 요한의 상자를 풀었더니 역시 사람의 혀가 나왔습니다.
이 탈무드의 교훈은 혀 곧 말이 가장 유익한 것이 될 수도 있고, 가장 해로운 것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함부로 내뱉는 말이 싸움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쓴 말 한 번이 백 마디의 위로로도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무뚝뚝한 말이 눈물의 근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가시돋힌 한 마디가 가슴에 돌이킬 수 없는 비수를 박을 수도 있습니다. 무책임한 구설수가 한 인간을 매장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부드러운 말은 앞길을 환하게 합니다. 기쁨에 넘친 한 마디가 즐거운 이웃을 만듭니다. 격려하는 짧은 말이 한 인생을 행복하게 할 수 있습니다. 사랑의 음성이 천국을 만듭니다. 좋은 말은 약보다 낫습니다. 그것은 치료의 성분과 예방의 능력까지 가졌기 때문입니다.
개들은 친구를 잘 사귄다고 합니다. 입은 적게 벌리고 소리 없이 꼬리를 흔들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새겨들을 만한 농담입니다.
사실 사람이 태어나서 말을 배우는 것은 2년이면 되지만, 침묵을 배우기 위해서는 60년이 걸린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아예 입을 다물고 있어야겠구나 하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만, 말이란 아무 때나 아무 말이나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나뭇잎에 앉은 한 방울의 빗방울이 “나는 너무 작아! 아무 것도 아니야!”하고 읊조릴지 모릅니다. 그러나 어디선가 그대가 떨어져주기를 기다리는 목마른 벌레나 꽃잎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나 같은 것이 무슨 도움이 될라구”하고 입을 다무는 사람이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위로의 한 마디, 사랑의 한 마디를 목 타게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음도 잊지 말았으면 참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건강한 말로 위로와 행복이 충만한 여러분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주님의 은총과 사랑이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