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7월 꾸리아 훈화-'떠남'으로 행복되게 하소서.
찬미예수님!
사랑하는 여러분!
7월이 왔습니다. 7월은 2024년도 전반기를 마치고 방학을 맞이하거나 야유회를 하는 달입니다. 그래서 구역별로 야유회를 갑니다. 밖으로 떠나 자연도 찬미하면서, 공동체 가족들과 친교의 시간을 갖는 달이기도 합니다.
7월의 '떠남'.....
여기에는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같이 한번 묵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떠남'의 영성을 볼 수 있는 성경의 인물은 아브라함입니다. 그는 '떠남'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축복을 받은 인물입니다.
"네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너에게 보여줄 땅으로 가거라. 나는 너를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내리며, 너의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 그리하여 너는 복이 될 것이다."(창세 12,1-2)
주님이 처음 아브람을 부르실 때 하신 이 말씀은 떠나지 않으면 복을 받기 어려운 것으로 들립니다. 일흔 다섯이 되도록 죽치고 앉아 있던 곳을 떠나지 않으면 새로운 일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들리는 것입니다. 하여튼 아브람이 이 말씀을 듣고 고향 하란을 떠나 긴 여정 끝에 도착한 곳은 가나안 땅입니다. 그곳에 주님을 기억하고 찬양하기 위해 제단을 쌓습니다. 그러나 아브람은 다시 떠나야 했습니다. 그 땅에 기근이 심해 이집트로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떠나야 했습니다. 파라오에게 내쫓겼던 것입니다. 아브람은 다시 마음을 다져 먹고 애초에 제단을 쌓고 주님을 찬미했던 그곳으로 돌아가 흔들렸던 마음, 불안했던 마음, 잠시 의심했던 마음을 도로 한데 모읍니다. 그리고 번성합니다. 마침내 긴 믿음의 여정 끝에 백 살의 나이에 귀한 아들, 이사악을 얻게 됩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주님은 아들을 번제물로 바치라고 하십니다. 인생이란 정말 끝없는 시험인가? 믿음은 역시 매 순간 정화하며 완성해 가는 것인가? 이 귀한 아들, 당신이 직접 선물로 주신 아들을 주님은 번제물로 바치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아브라함은 주님을 끝까지 믿었고, 하느님은 축복을 주십니다. 아이를 제 곁에 붙잡아 두는 것이 아니라 떠나보낼 때 비로소 축복의 역사가 시작된다는 것이 역설적 진리로 다가옵니다. 아브라함이 복이 되고, 그를 통해 세상의 모든 민족이 복을 받을 것이라는, 첫 약속의 갱신입니다. 주님의 약속은 머물러 있지만, 완성되어 가는 인간의 믿음의 과정에서 그 약속은 매번 갱신되어 마음속에 새겨집니다.
이 믿음이 성숙 되어가는 과정에서 매번 요구되는 것은 '떠남'이었습니다. '떠남' 안에서 그 약속은 이루어지고 현실이 되었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현재 삶의 배경과 터전(고향, 친척, 아버지 집)을 떠나고, 자신의 생각과 판단(이집트에서의 불안)을 떠나고, 심지어 정형화된 믿음(아들 이사악을 통해 많은 민족의 아버지가 될 것이니 아들은 반드시 살아야 함)마저 떠날 때 비로소 주님의 약속은 이루어졌습니다. 아브라함을 통한 축복의 역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보여준 것과 같은 진정한 믿음, 떠남의 삶을 살 때 축복의 역사는 내 역사가 될 것입니다. 나는 과연 어디에서 떠나야 하고, 어디로 떠나야 하는지 묵상해보고 실천함으로써 축복받고, 행복한 7월 한 달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주님의 은총과 사랑이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