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7.15. 레지오 훈화- 우리가 보아야 할 것
찬미예수님!
아주 먼 옛날 그리스에서 나르키소스라는 청년이 우물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자기 모습에 자기가 반해버렸습니다. 자기의 얼굴이 그렇게 잘 생기고 멋진 줄은 몰랐습니다. 보면 볼수록 반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청년은 그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얼마나 이 일이 즐거웠던지 밥 먹는 것도 잊었습니다. 한 달 두 달, 시간이 지나도 이 청년은 물에 비친 자기 얼굴에 반하여 그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자기 모습에 자기가 반해 상사병이 걸린 것입니다. 결국 이 청년은 굶어죽었고, 한 송이 꽃이 되었습니다. 이 꽃이 바로 수선화입니다. 물에 비친 자기만을 보았기에 이 청년은 비극적인 종말을 맞게 된 것입니다. 물에 비친 나무, 풀, 하늘을 보았다면 그 같은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도 인생이라는 거울에서 무엇을 보고 있습니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나르키소스처럼 자기의 것을 찾습니다. 자기의 힘, 자기의 지위, 자기의 지혜, 자기의 명예, 자기라는 얼굴, 자기의 모습만을 바라봅니다. 가정생활을 해도, 사회생활을 해도 모두가 자기의 것을 찾느라고 정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성숙치 못한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사도 바오로는 다른 삶을 살았습니다. 자기의 인생 속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바오로는 자기 안에서 주님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주님 안에서 하느님의 섭리를 보았습니다. 에페소서 1장 10절의 말씀처럼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이 주님을 중심으로 하나되게 하실 것이라는 하느님의 뜻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통해 죄의 용서를 받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음을 본 것입니다. 즉 사도 바오로는 믿음이라는 거울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과 영적인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이 사실을 전하고 가르치기 위해 자신의 삶을 다 바쳤습니다.
주님은 오늘도 사도 바오로처럼 하느님의 것을 발견하는 삶이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제 눈을 크게 뜨고 더 넓게, 더 깊이 하느님의 은혜를 바라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라고 하십니다. 하느님은 사도 바오로의 이야기를 통해 하느님 안에서 우리 자신을 발견하기를, 하느님의 역사를 바라보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그 속에서 참된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찾기를 원하고 계십니다. 그래서 호렙 산 앞에서 하느님의 뜻을 발견한 엘리야처럼, 성전에서 기도하다 하느님과 자신을 발견한 이사야 예언자와 같은 아름다운 변화의 시간을 맞도록 주님은 원하고 계십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성경안에서, 성체안에서, 자연안에서 풍성한 하느님의 은혜를 보았으면 참 좋겠습니다.
주님의 은총과 사랑이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