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7. 레지오 훈화- 부부만의 이야기를 만들자
찬미예수님!
이번 주 주일 복음이 혼인에 대한 부분이기에, 이번 주에는 부부에 대한 성찰을 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여보! 오늘 큰애가 학교에서 선생님한테 야단 맞았다네요!” “뭔가 잘못했으니까 맞았겠지!” “큰 애 말로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 선생님이 때렸대요!” “아니! 잘못한 것이 없는데 선생님이 때렸겠어?” “당신은 아이들에 대해서 그렇게 관심이 없어요!” “내가 관심이 왜 없어? 늘 생각하는데...애들은 맞으면서 크는 거야!”
부부간에 나누는 대화 가운데 대부분의 주제는 자녀 문제일 경우가 많습니다. 만일 부부의 대화 가운데 자녀 이야기를 뺀다면 부부만의 이야기는 과연 얼마나 될까요? 아마 거의 대화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자녀는 부부가 나누는 대화의 화두가 되고, 전부인 가정도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부부만의 이야기가 없거나 많지 않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녀도 중요하지만 부부를 서로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만일 자녀가 “엄마! 엄마는 누굴 제일 사랑해?”라고 묻는다면 “바로 너지!”라고 말하는 엄마도 있을 것이지만 그것보다는 “엄마는 아빠를 제일 사랑하지!”라고 말하는 것이 바른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부는 결혼했다는 이유로, 부부라는 이유로 저절로, 자연스럽게 하나가 되리라는 생각은 지나친 안일이요 그런 보장은 있을 수 없습니다. 서로 하나가 되기 위해서 힘써 노력해야 합니다. 둘만의 긴밀한 대화가 없게 되면 부부의 사이는 점차 벌어지게 되고 결국에는 갈라서는 최악의 경우도 생길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부는 서로 충분히 교감을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나누는 대화, 부부 서로가 만드는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부부 둘만이 즐겨 가는 곳, 부부 둘만이 즐기는 시간, 부부 둘만이 즐기는 음식, 부부 둘만이 보는 영화, 부부 둘만이 즐기는 취미, 부부 둘만의 여행, 부부 둘만의 대화가 있어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부부는 서로 사용하는 용어나 어휘가 같아야 좋을 것입니다. 경험이 같고, 용어가 같을 때, 서로의 대화는 더욱 풍성해질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경험을 함께 할 수 없으므로 서로의 경험과 생각을 충분히 나누면 간접 경험이 되거나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게 되고, 그 이해를 기초로 더 많은 대화가 있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대명사 “그것”이라는 말이 부부간에 서로 통할 때, 대화는 더욱 재미있을 것입니다. “여보! 오늘 그거 할까?” “스테이크는 해밀턴의 그 집이 맛있더라!” “오늘 저녁에 거기 갈까?” 부부만의 비밀 “그것” “그” “거기”를 서로 공유할 때, 부부의 대화는 보다 깊어 질 것이고, 부부는 더욱 끈끈한 정으로 묶이게 될 것입니다.
가정 안에 부부만의 이야기를 한번 만들어 보았으면 참 좋겠습니다.
주님의 은총과 사랑이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