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R 사태, 민노총 이어 한국노총도 나서
KBR 노조 파업 197일째, 양대노총 연대 투쟁…한국노총 "노사관계 파행, 기업가 자질있나"
"노동조합을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노동자의 기본권리를 부정하는 KBR자본의 태도는 지역 노사관계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제2, 제3의 KBR이 설친다면 창원공단 노사관계는 파행할 것이다."
창원공단의 한국노총 소속 노동자들이 ㈜케이비알(KBR) 노동자들을 도우려 나섰다. 민주노총 소속인 금속노조 KBR지회는 사측의 부당 노동행위에 맞서 197일째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금속노동자들은 19일 오전 창원검찰청 앞에서 공동회견을 열고 "배임·횡령과 지속적인 부당노동행위, 노조를 부정하는 KBR 이종철 회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금속노조 경남지부와 KBR지회는 지난달 이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을 배임·횡령, 부당노동행위 혐의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해달라며 진정을 냈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금속노동자들은 19일 오전 창원검찰청 앞에서 공동회견을 열고 "배임·횡령과 지속적인 부당노동행위, 노조를 부정하는 KBR 이종철 회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표세호 기자
|
이날 회견에는 노동당 여영국 도의원, 금속노조 신천섭 경남지부장을 비롯한 현대위아·현대로템·현대모비스·S&T중공업지회 등 민주노총 소속 16개 사업장 노조 대표들뿐만 아니라 한국노총 대표자들도 함께했다. 한국노총 창원지역지부 이정식 의장(대림비앤코 노조위원장)과 금속노련 경남본부 김은겸 사무국장 등 10개 사업장노조 대표들이 참석해 연대 투쟁을 결의했다.
신천섭 지부장은 "노조탄압 문제로 양대노총 금속노동자가 공동회견을 한 것은 처음이다. 창원공단 노사안정을 해치고 노조탄압하는 경영진 발을 못 붙이도록 힘을 모으자"며 "검찰 수사는 노사안정 해치는 악질 경영진이 더 이상 못 나오게 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대표들도 발언을 했다. 김은겸 사무국장은 "KBR 사태를 보면서 기업가 자질이 있는지 의문이다. '내가 주면 주는 대로 받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고, 항상 감사하라'는 것은 오늘날 경영철학이 아니다. 이런 사람이 노사화합을 할 수 없다. 노사 안정이 안 되면 어떤 기업도 성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 사람의 생명이 천하보다 중요하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따로 없고, 노동자는 하나다. 사태해결에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창원공단의 한 사업장 노사문제에 대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함께 공동회견을 연 건은 최근에 없었다. 조합원 가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태까지 벌어진 KBR 노사갈등이 양대노총 노동자들에게 연대하게 했다.
신천섭 지부장은 회견문에서 "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한 요구에 회사는 '노동자들의 투쟁에 따라 임금을 올려주면 버릇 든다'면서 직장폐쇄로 대응했다. 그것도 모자라 2013년 7월부터 지금까지 틈만 나면 가정통신문을 보내 '폐업하겠다'고 가족을 협박하고, 외주화 또는 기계반출 등을 시도해왔다"고 KBR 사측을 비판했다.
이어 이정식 의장은 "KBR자본은 두 번에 걸쳐 노조를 상대로 기계반출 가처분 방해금지 신청을 했지만 법원은 노동자들의 고용에 직접 영향을 끼치고, 부당노동행위 우려, 단체협약 위반 등을 이유로 기각했다"며 "창원검찰청이 KBR 자본을 엄중히 처벌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펌/경남도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