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걸 어제했었나 그제했었나 가물가물할정도로 체력을 소진하고 온 패션쇼 헬퍼 알바에 대해서 소개함미당
다이어리에 체크된걸로는 알바를 17일날 했다는데 자고 일어나니 19일인건 모다 ?????
넵 하루 왠종일 잤슴미다. 피곤해서 ㅠㅠ
그래서 뭘 했길래 날 지나가는줄도 모르고 하루종일 잤느냐 !!
기본적으로 하는 일은 모델들 옷 입혀주고 벗겨주고 악세사리나 구두 등등을 매 스테이지에 맞게 챙겨주는검미다
내가 간 패션쇼는 자선공연 겸 패션쇼였는데, 총 10스테이지였음
그리고 내 담당 모델은 두명, 이 모델들은 총 다섯스테이지를 나가니까, 챙겨주는 옷+악세사리는 총 다섯세트 !!!
쉬워보임미까, 걍 인형 옷갈아입히기 같슴미까
아니면 이걸 왜쓰냐고 물어보고싶으심미까
하지 말라고 쓰는거야 ............... ^^
헬퍼들이 대거 빵꾸내고 튀었다며 하루 전날에 연락왔을때부터 짐작하고 튀었어야했어 ....
'경험삼아 해볼까' 하고 간건데 ... 하 ... 큰 경험 해따 ..............
왜 그런가 하고 구체적으로 써보겠슴미당
단점 1. 일급 4만원 ....^^
최저임금 얼만지 알고들 있겠지 시급으로 쳤을때 4,110원 !!
나 저기서 얼마나 있었느냐 ?? 아침 여덟시에 스탠바이해서 끝나고보니 저녁 열시 반 -> 총 14시간 30분
밥먹은 시간은 빼주고싶지만, 내내 리허설하고 악세사리 배송온거 나르고 하느라 중식 석식 합쳐서 30분도 안됨미다 식사시간은 ..
30분이 뭐야 ... 식당 마감 15분 전에 중식먹고오래서 갔는데 피날레 리허설 10분전에 대기해야된대서 5분만에 마시고 왔는디 ...
끝나고 뒷정리하고 바로 지급받았는데, 같이 간 세명에게 수고했다며 교통비쓰라고 만원 얹어줍디다. 각각 만원 아니고 세명 합쳐서 만원 ㅇㅇ
괜찮아 ....... 경험하러 갔지 돈벌러 갔니 ................... 라고 위안하려 함미다. 근데 위안이 안돼 으헣헣허허허ㅓ ㅠㅠ
+ ) 원래 쇼 두타임이고, 마지막 쇼는 8시였는데 거의 한시간가량 딜레이돼서 9시쇼 했슴당. 그러나 추가수당은 없다 ....
단점 2. 내가 니들 매니저다 이냔들아
헬퍼하러 갔슴미다. 나는 패디과도 아닌 쭈구리였기때문에 하는 일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을 해줌미다.
옷 입히고 벗기고 악세사리 챙겨주고 구두 챙겨주면 된댑니다.
그래서 스테이지별 의상 표 보면서 쥰내 공부했슴미다. 옷 빨리 갈아입혀야 될것같아서.
리허설이야 뭐 조명이랑 음악이랑 동선 같이 맞춘다고 설렁설렁 하니까 쉽드만
본 쇼 들어가려고 밥 5분만에 마시고 옷 지퍼며 후크며 다 열어놓고 대기하는데
모델냔들이 쇼 시작 10분전이 돼도 옷 갈아입을 생각을 안해 !!!!!!!!!!!!!!!!!!!!!!!
정중하게 물어봤찌 'XXX씨 쇼 이제 곧 시작할텐데 옷 갈아입으셔야되지 않을까요?'
돌아오는 대답 : 옷 무거워서 힘들어요 ㅠㅠ 좀만 이따 입으면 안돼요 ??
아 넵 ................ 나 똥줄 타는 냄새 안나냡 ...............
리허설때도 구두 좀만 이따 신겠다, 귀고리 무거운데 리허설때만 빼면 안되냐 ......
니들 편하면 나도 좋지만 하나라도 빼먹었다간 디자인팀이랑 쇼 디렉터한테 폭풍 갈굼당할 기세인데 그걸 왜 나한테 물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러고서 이제 쇼 들어감미다
모델들 각자 위치에 가있슴미다
헬퍼들, 진행 스탭들, 디자인팀이 갑자기 난리나고
죄다 우루루루루루루룰룰루루ㅜ 달려와서는 나에게 1분 간격으로 물어봄미다
ㅊㅅㅇ씨(내 담당 모델) 어디있어요?
내 눈엔 무대에 올라가있는게 보이는데 계속 찾슴미다
저기 계세요 무대에 계세요 저기 무대 합판세워놓은거 뒤에 대기중이시잖아요
그래도 다들 찾지 못하며 ㅊㅅㅇ씨 헬퍼 누구야 !!!!!!!!!!!!!!! 하고 죵내 난리남미다
가만히 있다간 모델 관리 못한다며 폭풍 싸다구 맞을 기세
스탭들 죄다 끌고 모델 스탠바이하고 있는데에 데려가서 여기 계시잖아요 !!!!!!!!! 라고 가르쳐줌미다
그제야 다들 아아 뭐예요 없는줄 알고 걱정했네 하고 또 흩어짐미다
... 넵 ... 옷만 갈아입혀주면 된다믄서요 ........ 등퇴장 위치랑 동선까지 외우고 있었슴당 ...........
여기까진 그래도 애교로 봐줌미다
갑자기 어느 모델이 생리 터졌다며 탐폰 있냐고 물어봄미다
헬퍼들 다들 패드는 있슴미다
데스크에 가도 패드는 있댑니다
근데 패드는 죽어도 안쓴댑니다
간간히 티팬티 입은 모델들도 있길래 이 녀자도 그런가 했는데 것도 아니넹 ....
근데 극장엔 매점도 없고, 극장은 산 중턱쯤 ......... 주변에 편의점도 없음 ................
왕복 30분 넘게 달려서 탐폰셔틀했슴당 .... ^*^
갑자기 터졌대니까 봐 ... 주자 ............. 그래 봐 주자 ...................... 같은 여잔데 ......................
단점 3. 까탈스러운 모델 걸리면 시 ㅋ 망 ㅋ
위에서도 얘기했듯이 내 담당 모델은 두명 ㅇㅇ
보통은 헬퍼하나당 모델하나지만 인원이 빵꾸가 많이 나서 ... ^*^
그래서 두명이 나가는 스테이지가 붙어있으면 (모델a가 1스테이지, 모델b가 2스테이지인 경우) 자연히 한명은 신경을 좀 못써줄 수 밖에 없음요 ...
어쨌건 타이밍 맞춰서 옷 다 갈아입고 쨘 !!! 하고 나타나야하니 벗기는것보단 입히는걸 중점을 두고 일을 해야하는데
b옷을 입혀주느라 방금 무대 서고 들어온 a의 옷을 못 벗겨주자
a 심통났다 ............
옷을 벗더니 던집니다 저 멀리 헹거 너머로 ........
구두도 벗어 던집니다 저 멀리 행거 너머로 ........
넵 ... 이제 b 옷을 다 입혔으니 a의 다음 스테이지 옷을 입혀줘야 함미다
옷 주워오는건 일단 뒷전 .. 무대 나가야되니까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옷을 입히려는데, 아니 이냔이 허리를 안굽힘미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니들 키가 170 후반대고 내 키는 165 .... 죄다 드레스라 위에서 뒤집어 씌워야되는데
까치발 들고 방방 뛰어도 옷을 뒤집어 쓸 생각이 없는지 허리를 안굽힘미다 ㅠㅠㅠㅠㅠㅠㅠㅠ
똥줄타게 하더니 진행스탭이 달려와서 '다음 스테이지 대기해주세요 !!!'라고 소리치자
그제서야 고개만 까딱 숙여주는 너란 모델 ^^^^^^^^^^^^^^^^^^^^^^^^^
넵 이제 헤어 악세사리 쥐어주고 (이건 헤어팀에서 고정할거니까) 구두를 신겨줘야함미다
무슨 신데렐라 왕자님이 구두 신겨주듯 한쪽 무릎 꿇고 앉슴미다
발을 내밈미다 신겨줌미다 그리고 지퍼를 채워야함미다
그때 구두가 글래디에이터 스트랩힐이라 앞지퍼 있는거였는데 ...
지퍼를 쫙 ! 올리는 순간 외마디 비명을 지름미다 아ㅏㅏㅏㅏㅏㅏㅏㄱ
왜 그러시냐고 물어보니 살이 찝혔댑니다
근데 지퍼 뒤엔 덧대는 천이 있어서 (것도 안구겨지고 똑바로 위치에 있는지 확인하고 올린건데) 살이 찝힐래야 찝힐 수가 없슴미당 ...
이 모델은 ....... 천 쪼가리의 고통도 나의 고통인양 피부로 느끼나 ........................ 참 고운 마음씨다 ㅇㅇ ...........
'죄송합니다 걸을 수 있으세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고서야 겨우 무대로 올려보냈네엽 ..............
그래도 b는 착함미다 리허설 끝나고 뻗어서 누워있는 나에게 '헬퍼언니 힘내요'하며 비타민 챙겨주던 여신같던 모델 ㅠㅠㅠㅠㅠㅠㅠㅠ
단점 4. 헬퍼들에게도 모델이길 요구하는 디자이너분들 ^^^^^^
리허설 끝나고 모델들은 밥을 먹으러 감미다
그동안 헬퍼는 쉬냐고 ?? 절대 아님 ㅇㅇ
옷 수선을 해야한다며 모델들이 입던 드레스를 입으랩니다
첨엔 다들 우와 우와하면서 몰려드는데 (다들 패디과라 관심있던 모양) 디자이너분이 표정이 안좋아지며 한다는 말
'너랑 너랑 너는 빠져. 패디과라면서 그게 뭐니? 반성좀 해라'
헐 ....................... 정작 그 말하시는 당신 댁에 거울 좀 놔드려야겠어요 ^*^
패디과 애들이 옷 디자인하고 만드는 애들이지 모델임미까 ........... 왜 안말랐다고 뭐라고 해 ㅠㅠ 보통이고만 ㅠㅠㅠㅠㅠㅠ
여튼 그래서 그 아이들은 뒤로 빠져서 유유 하고있고 나랑 나머지 몇명은 옷을 입으려는데
다들 코트 벗으면 얄팍한 티쪼가리니까 ... 티 입고 입을라 그랬징 ..... 그랬더니 또 디자이너분이 표정 안좋아지며 한다는 말
'니들은 헬퍼면서 옷 생각은 안하니? 그거 입고 이 옷들 입으면 옷 상태가 뭐가 되겠니? 벗어 !!!!'
넵 .... 훌렁훌렁 벗고 속옷만 입고 드레스 걸쳤슴당 ...........
모델들 없다고 천막도 걷어놓고, 히터도 아예 꺼버리고 ㅋㅋㅋㅋㅋㅋㅋ 자선공연 준비한다고 남자스탭이며 오케 단원이며 죄다 지나다니는데 .........
남자들이 흘끔흘끔 보는것도 보는거고 ..... 밥 다먹었다고 우리 옷입고있는데 우우 몰려오는 모델들 ....................
아 ................. 한없이 작아진다 ........................... 모델들도 흘끔흘끔 보면서 킥킥대는데 .......... 때려칠까 ..................
고까짓 돈 4만원이랑 경험이 뭔데 여기서 이러고있지 .................... 라고 회한의 표정을 짓고있자
디자이너 옆에서 돕고있던 어시가 표정 보고 하는 말
'어머 표정 펴라 얘 .... 니들이 이때 아니면 언제 레드 사틴 드레스를 입겠니~~~ 호호호호호호호호'
..... 평생 안입고 말래 .....
단점 5. 피부가 건성인 여시들은 피부에 양보하쟈 ^*^
헤어팀에서 드라이 엄청 쓰기도 하고
모델들이 춥다 춥다해서 히터 완전 빡세게 트는데 환기도 안되고 ..... 짱 건조함미다
나 이날 물 1.5리터짜리 두통을 네시간동안 드링킹함 ㅇㅇ
미스트 ? 거의 반통 쓴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엔 걍 아예 화장 지우고 수분크림 쳐발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도 일 끝날무렵엔 얼굴 쫙쫙 땡기고 입술은 위아래 좌우 할것없이 다 터졌슴다 ........
게다가 이틀 지난 지금 내 얼굴은 트러블 투성이가 되어이따 .............. ^*^
넵 여기까지 단점임다
장점은 귀찮고 항목도 별로 없으니 걍 줄글로 씀미다
예쁜 여자들이 많다.
눈요기 + 다이어트 결심 정말 빡세게 됨 ㅋㅋㅋㅋㅋㅋ 내가 하루를 버티게 만든 힘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쇼 끝날때 쯤엔 걍 이들도 불쌍한 여자 .... 괜히 살이 안찌는게 아니었넹 .....
살이 빠진다 !!!!!!
울 마미가 애가 하루동안 뭘하고 홀쭉해져서 왔냐며 ..... 그러나 고생살이라 이쁘게는 안빠짐 ^*^
장점이 너무 없어보여서 특별히 글씨크기 더 크게하고 색도 넣어줌 ㅇㅇ
넵 끝입니다 .....
보통 이거 패디과 아니면 잘 못하게 하는것같던데, 저렇게 인원이 크게 빵꾸난다 하면 아는사람 통해서 할 수도 있는것 같더라
근데 왠만한 디자이너 아니면 사실 패디과래도 가서 공부가 되기는 커녕 체력만 축내고 올 뿐이고
차라리 그 시간에 인터넷 뒤적거리면서 쇼 사진들이나 패션 화보들 챙겨보는게 도움 됨 ...(이라고 날 끌고간 패디과 동생이 말해줌)
만일 아는 사람 통해서 패션쇼 헬퍼 해 볼 기회가 생긴다면
꼭 !!!!!!!!!!!!!!! 페이 물어보고(한 8~9만원쯤 준다면 해볼만할지도 ... 내멋대로 걍 높게 부르는게 아니고, 여지껏 알바한것들의 일 강도랑 비교해서 계산해본겨 ...) 내가 위에 쓴 단점들 참고해서 결정하시길
끗!
p.s : 패디과 여시들 힘내 ..... 난 패디과는 아니지만 정말 3D(Difficult Disgusting Damn it)더라 ...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미스도 작성시간 10.11.20 언니 수고했어 ㅠㅠ 나도 헬퍼해봤는데 저거다 공감 죵나 정신없고 난 헬퍼하다가 모델 신발도 잊어버림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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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ω순결한복숭아ω 작성시간 10.11.22 나두 패디라 헬퍼 몇번 했는데 진짜 할때 마다 욕나옴.........................막노동도 저런 막노동이 없엉.....이건 뭐 헬퍼가 아니라 노예야 노예.....
진짜 모델도 성격 거지같은냔 걸리면 그날은 완전 좆ㅋ망ㅋ임ㅋㅋㅋㅋㅋㅋㅋㅋ.............. -
작성자이태민♥ 작성시간 10.11.22 못됐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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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꼬부기등껍질 작성시간 10.12.05 언니 힘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헬퍼 따윈 하지 않겠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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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어찌그러십니까 작성시간 12.05.14 존나힘들겟다....어유 내가빡쵸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