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여성시대 우울증
안녕 여시들! 나 콧멍은 처음이라 너무 떨려...
하지만 닉값하러 왔다...
나는 일단 우울증으로 병원 다닌지 6년 된 (스무살부터..흡...) 여시구요.
우울증의 계기는 너무 많아서 여러분이 상상하는 그 이상입니다.
아직도 극복못한 건 함정.
일단 우울증은 재발율이 굉장히 높아서 나 여시도 재발의 재발을 거듭했어.
입원은 비싸서도 못해봤고, 가족 도움 없이 혼자 겪어냄.
병원은 해외생활 1년 여정도를 제외하고 꼬박꼬박 다님.
상담치료는 비싸서 제대로 못받음.
대신 우울증에 관한 책 등을 열라리 읽음.
그래서 나 여시가 드리고 싶은 야매 우울증 팁이랄까.
1. 내가 우울증인가? - 그냥 내 기준 (DSM 이딴거 참조함)
- 만사 무기력하고 귀찮아 사람도 귀찮아
- 인생 노잼
- 너무 쳐묵쳐묵 하거나 너무 쳐잔다
- 못먹고 못잔다
- 막연히 죽고싶다는 생각이나 졸라 어떻게든 죽고싶다는 생각
- 죽고싶진 않으나 살기도 귀찮고 싫어
- 자해 충동
- 그 어떤 것에도 이제 흥미와 의욕이 안생김.
- TV도 재미없고 여시도 재미없고 그 어떤 것에도 집중을 못함.
- 칫솔 하나 집어드는것, 샤워 한번 하는 것이 졸라 힘듦.
- 우울증은 툭하면 졸라 울수도, 아니면 눈물 조차 말라버릴 수도 있음.
- 정말 심해지면 1분 1초가 우울의 바닥에서 지금 죽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우울 발작(이라고 내가 부름)이 일어남. 그땐 누워서 아무것도 못하고 정말 고통스러움.
- 몸 여기저기가 아픔. 근데 특별한 이유는 없음.
이러한 증상들이 5가지 이상,
최소!!!!!! 2주 이상 나 여시는 한달 이상이면 우울증이라고 봐.
2.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 병원 이용 팁 -
무엇보다 의사를 잘 만나야 되는 병이라고 생각해.
아, 병원 가기전에 필요한 실비나 그런 보험들은 다들 꼭 들어놓고 가.
그게 유일한 불이익인데, 정신과 기록이 있으면 보험 가입이 힘들어.
(법이 바뀐다는 얘기도 있지만 하여튼)
생각보다 정신과에 훌륭한 의사들 찾기 힘든 것 같아.
정말 노오오오력을 하라는 말도 안되는 꼰대같은 말들을 하는 의사들도 있고
(우울증 재발 후 얼마 안되서 찾아간 병원에서는
일주일안에 알바를 구해오라는 좆같은 미션을 내줌)
대충 증상듣고 약도 대충 그냥 스윽 주는 의사들도 있고,
상담만 30분 하고(상담 5분도 안될때가 허다함) 약도 잘 주는 의사도 있고,
동네의 여러 병원들을 최대한 다녀봐. 이 의사가 쫌 아니다 싶으면 바로 옮기는걸 추천^^
물론 옮기기 힘들어. 내 증상만이 아닌 내 인생 전체를 이야기해야하는 정신과에서는
초진 한번으로도 너무 많은 에너지가 듦...
아무튼 나에게 맞는 의사와 병원을 찾았다!!
그러면 그때부터 공부를 시작합니다.
우울증인 여시들에게 공부라니 무슨 미친 소리냐 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우울증과의 싸움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무서운 인생의 감기는 개뿔 암같은 존재야.
우울증이 뭔지 알아야 내가 나중에 어느 정도의 상태인지, 어떤 상황에서 안좋아지는지,
대처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파악할 수 있게 돼.
그런 의미에서 가벼운 책으로는 "보이는 어둠 - 윌리엄 스타이런"
가볍게 우울증이 무엇인지 그 실체를 무시무시하고 짧게 알려주는 작가 본인의 경험담이야.
이걸 읽고 좀 흥미돋이다 하면 "우울증에 반대한다 - 피터 크레이머"를 읽는데,
이건 좀 어렵고 말이 많아. 그래도 읽으면 우울증이 얼마나 개같은 놈인지 알수 있게 돼.
그리고 끝판 왕 "한낮의 우울 - 앤드류 솔로몬"
일단 책의 두께가 어마무시해^^ 백과사전만 하달까^^
나는 근데 형광펜으로 줄 쳐가면서 다 읽었어.
우울증에 대한 정말 모든 정보가 다 있어.
이 역시 비전문가인 작가가 본인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야.
이 3권 정도의 책만 읽어도 우울증이란 놈이
뭔지 환자 입장에서 그래도 많이 알게 돼.
우울증은 환자가 많이 알아야하는 병이라고 생각하거든.
나중에 조울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고, 언제 어떻게 모습을 드러낼지 모르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치료자가 되어야 해.
그리고 또 중요한
- 약에 대해 공부할 것 -
항우울제와 진정제, 그밖의 부가치료제들에 대해서
적어도 내가 먹는 약들이 무슨 약이며, 어떠한 부작용들을 일으키는지, 효과는 무엇인지,
알고 먹는 것이 중요해.
의사들은 약 이름을 안알랴줌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받은 약들을 직접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알아내는 방법이 있어.
요즘은 약 모양으로도 검색이 가능하니까 한번 검색해 봐.
나도 많은 종류들을 먹어가며 거의 외우다시피 했는데
이게 왜 중요하냐면, 내 증상이 부작용으로 인한 증상인지 우울증으로 인한 증상인지
잘 알 수 없게 돼. 무엇이 부작용이고 아닌지 판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해.
약에도 내가 맞는 약, 안맞는 약이 있어서
남들에게 아무리 효과 있다는 프로작도 내게는 성욕만 앗아가는 줫같은 약이 될 수 있어.
실제로 나는 부작용으로 자해를 했지. 제기랄.
그리고 의사들이라고 - 일부 돌팔이 - 들은
약을 줫같이 처방해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도 알아야하고,
나도 같이 의사와 내게 맞는 약을 그때그때 찾아서 복용실험을 한다고 생각해야해.
그렇게 약에 대해 알아가며 나는 의사에게 상담을 하지.
무슨 약은 별로에요. 무슨 약 좀 그냥 추가해주심 안될까요?
무슨약은 이런 부작용이 있었어요.
그럼 의사샘은 내 말을 들어주실 때도 있고, 본인의 판단에 따라 절충해서 결정해줘.
하지만 약이 모든걸 해결해주진 않아.
내 생각에 약은 진통제일 뿐이야.
그 근본원인은 글쎄, 앤드류 솔로몬씨의 의하면
현대의학의 우울증 치료는 "암담한" 수준이라고 했으니
약 = 만사해결은 절대로 아니겠지.
실제로 약만으로 해결이 되는 경우는 적다고 해.
3. 자연 요법
일단 핵심적인 6가지를 적어볼게.
"나는 원래 행복하다" 라는 스티븐.S.알라디 씨의 책
자연적 우울증 치료법이야. 약만으로는 충분치 않은 이들을 위해 쓰여졌어.
제일 실천하기 쉬운 것 부터 적자면,
1. 오메가3 와 비타민 D 영양제를 꾸준히 복용한다
(오메가3는 햠랑이 되도록 높은 것으로)
2. 30분 이상 일주일에 2회 이상 운동.
3. 30분 이상 햇빛을 쬐도록 한다
(라이트테라피 라는 기계로도 가능, 30만원쯤 하더라 -_-)
4. 몰입할 수 있는 활동을 만들어
부정적인 생각을 몰아낸다. (말은 쉽지)
5. 사회적 지지(교류)
친구들과 정기적으로 만나고,
가족의 지지를 얻고, 그러라는데
사실 어렵지. 우울증 환자들에겐 너무나.
6. 8시간 이상의 규칙적인 수면습관
그래서 나는 1번, 4번, 6번 정도만 실천하고 있어.
다 하진 못하더라도 일부만이라도 하게 되면 효과가 좀 있는 것 같아.
내가 겪었던 파란만장한 것들에 대해 할 말은 많지만,
아쉽게도 우울증인 관계로? 귀찮아서 글은 길게 못쓰겠어.
하지만 그동안 내가 꼭 하고싶었던 3가지만 적어보았고,
그냥 참고해주길 바랄게!
추가 - 병원 비용 -
일반 정신과의원은 1~5만원 정도 (병원과 약값에 따라 다름)
평균 2, 3만원 예상.
약은 보통 2주치나 한달치를 받음.
대학병원은 평균 10만원 정도 하는걸로 알고 있어!
심리상담은 한회에(50분) 7~15만원 정도하는 걸로 알아!
참고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