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너에 대해 묻는 다면 나는 대답할거야
그 애는 나의 제목 같은 사람이라고
모든걸 제치고 언제나 맨 앞에 놓일 문장이라고.
_하현, 제목
괜찮아, 바닥을 보여줘도 괜찮아
나도 그대에게 바닥을 보여줄게
그대의 바닥과 나의 바닥, 손바닥.
_박성우, 바닥
사랑을 믿기 시작했다
단 한 번도 내 인생을 책임져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불현 듯 나타난 네가
내인생의 자전축이 되어 내 인생을 굴리니까.
_백가희, 자전축
깊어져요, 우리. 시간과 함께 낡아지지 말고
우리의 사랑도 그렇게 될 수 있도록 기억하기로 해요
오랜 시간 함께 한다는 것의 가치를, 그힘을
_정현주, 그래도, 사랑
나는 힘 없지만
내 사랑은 힘 있으리라 믿어요.
내 귀한 당신께
햇살 가득하시길
_김용택, 별하나
네 이름 첫 자음인 ㅂ을 적으면
바람, 밤하늘, 봄비 같은 것들이 문장 위로 떠다닌다
무슨말을 쓸까
너는 무슨 단어가 필요할까
내가 가진 가장 아름다운 낱말을 너에게 주겠다
우주만 한 너를 잉크로 빚는 일은 언제나 어렵다
원고지 칸칸에 적히는 너의 두번째 이름은 우주, 전부.
_서덕준, 우주행러브레터
너는 나의 옷자락이고,
머릿결이고,
물결이고,
나를 헤집던 사정없는 풍속이었다
네가 나의 등을 떠민다면
나는 벼랑에도 뛰어들 수 있었다.
_서덕준, 된바람
미소 하나로 너는 내 마음을 군림했다
매번 달가운 점령이었다
일생을 패하기로 한다.
_이훤, 점령
나는 그 미소가 좋다
정말 좋아서
열 번중 열 번은
죽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_이희주, 환상통
너를 사랑하지 못할 바엔
내가 걸어온 삶은 모두 꿈이어도 좋다.
_백가희, 첫사랑
네가 어둠이면 어때
눈 감으면 온통 너일 텐데.
_무명, 몽타주
네 사랑이 무사하기를
내 사랑도 무사하니까.
_이도우,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출처 : 여성시대 구미동 구미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