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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문화생활]]억만겹의 사랑을 담아, 너에게

작성자구미동 구미베어|작성시간19.01.10|조회수5,915 목록 댓글 23

소년에겐 바다가 전부였다.
그에겐 바다가 그의 앞마당이었으며
놀이터이자, 일상의 전부였다.
부러웠다. 그의 세상을 빈틈없이 차지한 그것이
아주 가끔 새벽녘 햇살 같은 미소를 짓는 소년에게
나는 묻고싶었다.
행복하냐고
너를 웃게끔 하는 것이 내가 되기를,
너의 바다가 되고 싶다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_백가희, 간격의 미














내가 옆에 있어도
당신은 외로울 수 있고, 우울할 수도 있을거야.
사는 데 사랑이 전부는 아닐 테니까.
꾹 참고 있었는데 갑자기 당신이 문 앞에 서 있었어요.
그럴 땐 미치겠어. 꼭 사랑이 전부 같잖아.

_ 이도우,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너를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끌어안을 수 있을까
달빛 별빛 다 사라진 새벽까지
혼자서 앓는 짝사랑
늘 신열에 시달리는 이마 위로
너를 만나기 위한 불면의 하루는 다시 시작되고

_목필균, 너를 만나기 위해














내가 기대었던 곳은 항상 당신
당신이 없는 시간 내가 기대는 곳도 당신
내가 기대하는 것마저 여전히 당신

_현, 나의기대















당신의 소리는 날마다 아름답군요
스스로 돌고 있는 지구에서
나는 중심을 잃어요.
한 발로 디딘 세계는 어지러워요.
오른손 왼손을 번갈아가며
땅의 흔들거림을 짚어 보고 일 년이 지나도
나는 가벼운 뼈를 움직여 오래 걸었어요
밤 깊은 곳으로 달아나는 달과 숲의 함성을 기억해요
나는 당신과 밤의 태엽을 감고있어요.

_김지녀, 오르골여인













밤에는 눈을 감았다
사랑해도 혼나지 않는 꿈이었다.

_황인찬, 무화과 숲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기다린 적이 있었냐고?
내가 너를 알게 된 후로 나는 내내 기다리고 있었다.
네가 나에게 말을 걸기를
내 손을 잡기를
나를 간절히 원하기를
사랑한다고 말해주기를
나에게 영원히 돌아오기를

_이종산, 게으른 삶














우리 사이에 남겨진 말들이
지나치게 문학적이라고 생각해
쓰지 않는 것들을 살아가는 것으로
대신할 줄 아는 너를,
너를 당장에 찾아가려 했어
그렇지만 잠깐 멈춰서
조금 마음을 가다듬고
달려가고 있다, 너에게

_김이강, 마르고 파란














그날, 마지막으로 그 애를 꼭 끌어 안고 나서
집으로 돌아와 입고 있던 티를 벗어 얼굴에 묻고는
한참을 울었다. 좋은 냄새가 났다
사랑했던 사람의 냄새를
영원히 기억하고 싶었던 사람은 알 것이다
인생에는 간직할 수 있는 게 그리 많지 않다는걸.

_이석원, 실내인간














억만겹의 사랑을 담아, 너에게

_이석원, 보통의존재















출처 : 여성시대 구미동 구미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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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제빵왕 영타쿠 | 작성시간 19.01.11 여시야 잘 읽었어 위로된다 고마워!
  • 작성자올옾마라잎! | 작성시간 19.01.11 아리다 마음이 ㅠㅜ
  • 작성자Lonelyonly | 작성시간 19.01.11 너무 좋다 고마워
  • 작성자배부른데 제발 그만먹자 | 작성시간 19.01.11 좋다ㅜㅜ
  • 작성자R=VD 반드시 합격한다 | 작성시간 19.01.11 실내인간,나의 기대 보고 눈물고임ㅠㅠㅠ..슬프면서도 공감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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