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기어이 사랑해서 깊은 밤
당신의 가르마 사이로 별이 오가는 것을 풍경 보듯 보는 밤
당신의 장편소설을 훔쳤으나 사랑한다는 고백은 찢겨있고
나는 결국 버려진 구절이 되는 밤
당신은 새벽보다 5분 빠르고
눈물보다 많으나 바다보단 적고
당신은 사전에 실리지 않은 그리움
당신과 내가 하나 되는 문장을 위해서
내 모든 생애를 바쳐 시를 쓰는 밤
당신을 기어이 사랑해서 오늘도 밤이 깊다.
_서덕준, 당신을 기어이 사랑해서 오늘도 밤이 깊다
농구공이 공중에 머물렀을 때
나는 너의 시점을 잃기 시작한다
담쟁이 잎이 공중에 원을 그렸을 때
나는 너의 인칭을 잃기 시작한다
빗방울이 2분 9초의 그림자에 닿았을때
나는 너의 시제를 살기 시작한다
너를 영원히 사랑한 적이 있다.
_김성대, 31일 2분 9초
너 처음 만났을 때
사랑한다 이 말은 너무 작았다
같이 살자 이 말은 너무 흔했다
그래서 너를 두곤 목숨을 내걸었다
목숨의 처음과 끝
천국에서 지옥까지 가고 싶었다
맨발로 너와 함께 타오르고 싶었다
죽고싶었다.
_문정희, 목숨의노래
넌 마치 신이 내게 내려 준 선물 같아
신한테 따지고 덤비다가도
신이 널 가리키며
"나쁜 것도 많이 만들었지만 얘도 만들었지."
라고 하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거지
_우디앨런, 맨하탄
너와 밤을 헤엄치는 꿈을 꿨어
우리는 누구도 발 딛지 않은 섬에 가 닿았어
하늘에는 파도가 치고
아무도 이름 지어 주지 않은 별의 군락이 있었지
이름 없는 물고기 떼가 수면 근처를
은하수처럼 헤엄칠때, 네가 그곳을 가리켰어
나는 쳐다볼 수 없었지
너무 낭만적인 것을 너와 함께하면
벼락처럼 너를 사랑해 버릴까 봐
네가 나를 보고 등대처럼 웃었어
잠시 눈이 멀었던 것은 비밀로 할게
네가 무슨 말을 꺼낼때
고래의 울음이 머리 위를 지나갔어
너는 내게 불멸처럼 사랑한다 했을까
누구도 믿지 않는 허구의 전설이 너라면
나는 질긴 목숨처럼 믿기로 했어
_서덕준, 밤의유영
바람이 스쳐가도 머리카락이 흔들리고
파도가 지나가도 바다가 흔들리는데
하물며 당신이 스쳐지나갔는데
나 역시 흔들리지 않고 어찌 견디겠습니까
_김종원, 한 사람을 잊는다는 건
나는 당신과 헤어지고 나서
자주 당신을 사랑하지 않으려 애썼다.
더 이상 내 곁에 없는 당신을 사랑하는 일은
나를 갉아먹는 일이라, 퍽 괴로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당신을 만난 후로
단 한순간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_현, moment
아픈데는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없다, 라고 말하는 순간
말과 말 사이의 삶들이 아프기 시작했다.
_이병률, 눈사람여관
너의 표정은 차갑고
너의 음성은 싸늘하지만
너를 볼 때마다 화상을 입는다.
_박건호, 섭씨 100도씨의 얼음
네가 버리지 못하는 유일한 문장이 되고 싶다.
_이훤, 욕심
사랑해.
그거 하나로 저 암흑 속에서 버텼어
_윤현승, 하얀 늑대들
내가 한 것도
당신이 한 것도
모두 사랑이었다.
_이다은, 사랑의제철
출처 : 여성시대 구미동 구미베어
밤에 올려주고 싶었는데
도저히 밤에는 시간이 안 날 것 같아서 지금 올려요ㅠㅠ
버거운 삶을 살아내는 중에도,
틈틈이 다정에 치여사는 우리였으면 좋겠어요
다들 명절 잘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