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행복한 라짜로
원래 인생에 없었던 사람처럼, 가끔은 네가 낯설고 희미했지만, 문득, 그런 네가 또렷이 무른 얼굴로 나타날 때가 나는 가장 무서웠다. 죽기 전에는 모두가 울상을 짓고 있더라. 바보야 그렇다고 내 표정을 살피면 어떡해. 나의 몸에선 외로움의 악취가 풍기고, 축축이 젖은 땅 위로는 종종 해바라기가 자랐다. 어딜 가야 너를 또 만날 수 있을까 마주치게 된다면 나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울상이 된 나를 보며 너는 왜 곧 울 것 같은 얼굴을 했을까 우스갯소리로 꺼낸 나의 장례식 이야기에 웃어주지 않는 이유는 뭘까 장난이라도 그런 이야기는 꺼내지 말라고, 내가 네 빈소에 갈 일은 살아서는 없을 거라던 네 말이 드물게 키스처럼 느껴졌다면, 살아서 부를 수 있는 명랑한 노래를 매일 불러줘 처진 죽지를 펴고 당당히 크게 입을 벌려줘 터질 듯 누군갈 사랑해줘 뜨거운 음성으로 또박또박 나의 이름을 불러줘 그러다 혹시라도 네 목소리가 내게 닿으면 그땐 주저 않고 사랑을 말할게.
찾았어요. 아니, 제 발로 찾아 왔습니다. 다들 어디로 갔나요? 이 곳에 분명 모두가 있었는데. 사실 저는 돌아갈 곳을 찾고 있습니다. 그런 건 없을지도 모르겠어요. 습한 공기들 사이로 어딘가 멀어지는 반딧불이 소리, 운명에 부딪쳐버린 절망감과 함께 타오르는 것들. 선생님. 꼭 누군가 제게 저주를 퍼붓고 있는 것 같아요. 걷잡을 수 없는 굴레 속에서 이뤄낸 것도, 더이상 이룰 것도 없어요. 마치 지구의 불청객이 돼 버린 듯한 기분이 들어요. 선생님. 낮은 음계로 속삭이던 것들은 전부 어디로 갔나요? 모두 목을 매달은 것은 아닌지요. 죽어서도 행복할 수 없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렇다면 천국 대신 지옥을 건설하세요. 그간 쏟아졌던 모든 비극들이 헛된 것은 아닐 테니까. 전적으로 네게 의존했던 모든 언어들이 아득해짐을 느끼고, 돌아갈 곳을 찾지 못해서, 나는, 또 다시, 이방인. 오래 유보한 질문을 다시 껴안고, 마치 지구의 불청객이 돼 버린 듯한 기분이 들어요. 제 발로 찾아왔습니다. 분명 이 곳에 모두가 있었는데, 다들 어디로 갔나요.
그는 늘 혼자 흐릿한 모습이다.
하늘을 자주 쳐다봤고, 말 수가 적고, 희고, 차고
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셨다.
그의 기억은 흐릿함을 제외하곤 그게 전부다.
사랑하지 않지만 떠오르는 모습과
사랑하지만 떠오르지 않는 모습이 있다.
그는 여름이었고, 어쩔 땐 겨울이었고
온 계절을 돌아 나를 네 배로 만들어 주는 사람
너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말해줘야지
감기로 시달리던 나의 밤들을,
도무지 선명해지지 않는 네 모습과
유독 드물게 분명했던 네 모습이
내게 어떤 허공이었는지 말해주어야지
아무것도 쓰지 못했을 때보다 아무거나 쓰고 싶을 때가 더 괴로워. 비슷한 말을 누군가 내게 했었지. 그 사람, 사랑하는 사람이었던가. 기억하지 않으려 했는데 어디선가 해묵은 음성이 들리는 것 같다.
나는 더이상 문장을 소리 내어 읽지 않는다. 최대한 꼭꼭 씹어 모두 삼키기로 한다. 그럴 수만 있다면.
오래 바라본 그의 뒤통수는 언제나 동그랗고 작았습니다. 나는 이제 그 뒤통수를 잘 떠나보낼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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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하도록 민낯인 저의 노트를 가져왔습니다
저의 비급 일상들을 공유해요
여기까지 읽어준 모든 여시들 너무 고맙고
사람 많은 곳 조심하고 마스크 꼭꼭 챙겨요!
다들 건강합시다 🤗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평온하개 작성시간 20.02.11 댓글은 처음 쓰는데 나는 여시의 글이 너무 좋아 자꾸 읽게돼 오래도록 글써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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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할마탕구 작성시간 20.02.24 여시야 나이거 필사해도 돼? ㅠㅠ..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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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행복한 라짜로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0.02.24 가능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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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할마탕구 작성시간 20.02.24 고마워.. 여시 글 싹다 찾아읽었어 우울감은 무조건적으로 우울한게 아니라고 생각도 하고 (개인적의견) 여시가 어떤 방식으로든 웃을수 있는일이 종종있고 또 종종 행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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