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기타자료후기]]조혈모세포 기증 후기 (스압)

작성자도토|작성시간20.03.22|조회수28,002 목록 댓글 467


출처 : 여성시대 도토






여샤여샤 어솨어솨
다들 요즘 외출도 못하고 심심한거 알아

심심한데 잘걸렸다 라는 마인드로 즐겁게 읽어줘







(그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았다 짤)








챕터 원 (빠밤) 김여시 조혈모 세포 기증 신청하다!

나는 201X년도 대학 축제 부스에서 신청했어
사실 여행용 세안키트를 나눠주고 있어서 혹했어
대학생땐 다 그지잖아 짠순이인 나는 덥썩 신청했지
(기증 신청을 신중하게 안했다고 혼내도 괜찮아 ...)











챕터 투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서 연락 오

3-4년이 흐른 뒤 신입사원이 된 김여시
02번호로 연락이 오길래 전화를 안받았지
지방인들은 02번호 절대 안받는거 RGRG?
알고보니 협회에서 유전자형이 일치한 분이 계시다며
기증을 하시겠냐는 안내 전화였다 ...
죄송하게도 기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거절을 했고
그 이후로 계속 죄책감에 시달렸어 지금도 죄송해

그리고 또 몇년이 흐른 뒤 다시 연락이 온거야
유전자 일치하신 분이 계신데 기증을 하겠냐고
나는 '내 혈액이 허벌인가보다!' 했는데
예전에 거절했던 그분이 계속 기증자를 찾다가
다시 나에게 요청하신거였어
그래서 당장 하겠다고 했지








챕터 쓰리 기증하기 전 준비하기

기증하기 전 가족들과 상의하고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코디네이터님께서 말씀하셨지만 난 아묻따 GO! 했어
일단 유전자가 100% 일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혈액검사를 해! 결과는 2주정도 걸렸어



다행스럽게도 100% 일치했어 백프로 일치할 확률이
로또 1등 되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하셨어!
그래서 로또가 안되는 건가봐 (눈물)(콧물)
환자분 건강이 안좋아지셔서 회복될 때까지
잠정연기가 되었고 2020년 올해가 되었어!
연락이 계속 안와서 이렇게 끝인가보다 포기했었는데
환자분 몸이 많이 좋아지셔서 기증 재진행하기로 했지





내가 지방인이고 한 번쯤은 서울에 가봐야지 하는 염원
다들 가지고 있잖아 (나만 그렇다면 지송)
그래서 기증을 서울에서 진행하기로 했어
병원 기준은 대학병원 중 보건복지부가 적합하다고
지정한 병원에서 기증이 가능하다고 하셨어
저 병원 중 내가 선택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내 기증스케줄에 예약이 다 차있으면 못가는거여 ...

기증 날짜 조율 -> 병원 선택
-> 기증할 병원에서 건강검진
(채혈을 10통이나 뽑았어 ... 고통스러웠어)
검진할때 어느 부위에서 기증할지 확인하는데
나는 팔뚝 조인트 혈관이 안보여서
쇄골 근처에 주사를 삽입해서 진행하기로 함

그리고 기증하는 기간 동안 회사를 못나가잖아
협회에서 필요 시에는 회사에 공문을 보내주셔
처음엔 내 휴가를 사용해서 기증해야하나 했거든
(내가 회사에서 처음으로 기증하는 사람이라
총무팀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는 상황이였음)
다행스럽게 회사에서 병가 처리를 해주셨어
감사합니다 주인님 사노비는 잠시 외출하겄슈 ...









챕터 포 조혈모세포성장 주사 맞기


조혈모세포 기증하기 3일 전부터 주사를 맞아야 해
나는 의료업계에서 일을 해서 내 병원에서 주사 맞았어
(걱정 안해도 되는게 코디네이터님이 다 준비해주셔!)
이 주사가 안타깝게도 고통이 엄청 나 ...
그래서 주사 보내주실 때 타이레놀을 같이 주셔 ...
















챕터 파이브 드디어 기증하는 날


기증 전날 입원하면 돼 나는 건국대병원에 입원했고
기증 스케줄이 일월화 여서 일요일 오후4시에 입원함
코디네이터님이 입원절차를 다 밟아놓으셔서
곧장 병실로 이동해서 기증에 대한 설명 들었어









oh      oh
  VIP병실
oh      oh

기증하는 사람에게는 VIP병실을 쓰게 해주셔
(병실이 없다면 일반병실을 쓸 수도 있다고 하셨음)
티비 컴퓨터 있고 전자레인지 가스레인지 냉장고 있음
그리고 드라이기도 있더라 무겁게 들고 갔는데 말이여





마 이게 시티뷰다 마









빵모자 쓴 요리사님이 병실 안까지 직접 서빙해주시고
한끼 식대가 비싸더라 근데 비싼만큼 맛있어 (엄지척)
배달시켜먹으려고 했는데 밥이 너무 맛있어서 fail...






라떼는 코로나 때문에 상주 보호자 1명까지만 가능했어




여기서 스트레쳐카란? 바퀴달린 침대를 뜻해






쇄골 쪽에서부터 주사가 시작돼...
손등에 주사 있는 것도 불편한데 저건 어쩌겄어?
겁나 겁나 고통스럽고 나는 라인이 이상(?)해서
머리카락으로 저 라인을 계속 건드려서 더 아팠어
약간 프랑켄슈타인 같지 않아? 내모습이 웃긴데 아파






내 멘탈 상태가 성동일이랑 똑같음 여긴 어디 난 누구?
채집하는 방에 티비도 있고 테블릿PC도 가져갔는데
아무것도 안하고 멍만 때리다가 채집이 끝났다고 한다
내 환자는 건장한 성인 남자라서 나의 최대치인
300cc 정도 채집했다고 말씀해주셨어
병실 올라가서 5시까지 환자분 기증하는거 기다렸어
괜찮다고 하면 그 때 주사 빼러 의사선생님 오신다








주사가 워낙 길어서 주사 뽑을 때
하나둘셋 하면 숨참으라고 하심
뽑을 때 쑤우우욱 뽑히더라 아주 신기했음
지혈될때까지 조온나 쎄게 누르는데 고통스러워
지혈됐겠지 하고 손을 떼봤는데
피가 울컥하고 나오더라고?
느와르영화에서 칼 찔리면 입에서 울컥 이러잖아
나도 겪어보니 무슨 느낌인지 알게 돼서 신기했음








(내 잠옷 눈감아)
저 빨간 게 주사 들어갔던 부위야
고통은 엄청난데 상처가 작은 거 보니
괜히 엄살쟁이가 된 느낌적인 느낌









챕터 씩스 퇴원후의 김여시 근황은?
병가를 일주일 받아서 집에서 요양 잘하고
건강회복을 핑계로 잘 먹고 지금은 멀쩡해
추후 혈액검사 수치도 정상으로 나왔고 ㅎㅎ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서 주신 셀카봉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서 건강식품과 감사패

그리고 환자 보호자가 쓴 편지를 택배로 보내주셨어

환자의 아내분께서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빠를

살려주셔서 감사하다고 편지 써주셨는데 뿌듯했당


조혈모세포에 대해 안좋은 인식이 많아 속상할 뿐이고

다들 기증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신청도 많이 해주길 바라 좋은일은 같이 해야쥐

나는 유전자 일치한 분이 있으면 또 기증할거야

주절주절 긴 글을 읽어줘서 고마워~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진만 볼 수 있습니다.
  •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진만 볼 수 있습니다.
  •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진만 볼 수 있습니다.
  •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진만 볼 수 있습니다.
  • 작성자정신차려제발발발 | 작성시간 23.10.14 연어하다 왔는데 대단해 멋져 ㅠㅠ 나도 알아봐야겠다 고마워 멋쟁이 여시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