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불에 절인 위스키
꿈을 꿨다
오래도록 연락을 이어온 남자와 침대에서 키스를 했다
누군가의 몸에 내 몸이 완전히 묻히는 건 오랜만인 일이었다
남자는 말했다
사실 나 여자친구 있어
근데 기다려주라 나 진짜 정리할 수 있거든
조만간에
나는 벗었던 옷을 입고 나가라고 했다
남자는 창문을 통해 허겁지겁 나갔다
억울했다
그런 걸 확인도 하지 않고 인연을 이어온 내 탓인가
아니면
이렇게 될 때까지 사이를 꽁꽁 숨겨온 그 탓인가
내 잘못인지 그의 잘못인지 모르겠는 의중 속에
나는 그렇게 또 한없이 휘청이는 소용돌이에 빠져들어갔다
내가 만나는 새끼들은 다 이모양이야
꿈에서 깨고 난 뒤 집에 있는 캔들을 다 뒤졌다
6개 천원짜리 싸구려 촛대에 불을 붙이고 누웠다
자는 순간 침대에 불이 붙어 내가 죽을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질식 할 것 같아서 결국 다시 불을 껐다
죽고 싶지는 않았나보다
잠이온다 내일은 캔들 워머를 사야겠다
근데 그 사람 진짜 여자친구 있을까?
모르겠다 근데 여자친구 있을 것 같아
채팅방을 나갔다 아무래도 불쾌해
그가 왜 연락을 안 하냐고 물어보면 솔직하게 답해줘야지
꿈에서 우리 키스했는데 너 여자친구 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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