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불에 절인 위스키
https://youtu.be/jsZZJtf8vhc
The rest of my life- Etienne Charry
폐에 들어간 수련 송이
숨을 쉬지 못하는 클로에
콜랭 콜랭 너는 나의 사랑
아무튼 그 수련 송이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너는 나를 만난 후로 담배를 끊었다고 했지
네가 뱉는 숨결을 통해 폐 속으로
그렇게 안착한 뒤
조금씩 피어날 수 있다면
그렇게 연기 대신 나를 머금어줘
하얗게 피어나는 수련처럼
잊혀지지 않을 흰색 향기
오래도록 머금은 뒤 나를 기억해줘
하얗게 피어나는 수련처럼
네 마음에 오래도록 머물 수 있다면
별이 조금씩 보이고 여름 바람이 기분 좋게 밀려들어오는 밤. 우리는 루프탑에 누워 무드 인디고를 보았다. 어렸을 때는 마냥 예쁜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엄청 비극인 거 있지.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에 S가 내게 말했다. “그거 알아요? 영화가 점점 가면 갈 수록 색이 바래기 시작해요. 그런데 하늘도 그랬어. 처음에는 맑았는데 점점 구름이….”
나는 어쩜 그런 걸 캐치했냐며 웃었고 가만 생각하니 정말로 하늘과 영화가 딱 맞아 떨어졌구나, 싶었다는 생각이 들어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그 순간 영화에서 클로에 폐에 들어가 피어난 수련처럼 나또한 누군가의 마음에 수련처럼 오래도록 남아있는 존재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클로에의 몸 속 수련은 클로에를 아프게 할 뿐이지만 나는 그보다는 좋은 쪽으로 마음 속에 오래도록 남아있고 싶었다. 이왕이면 S의 마음 속에서.
*제가 쓴 글이랍니다 무단도용은 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