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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문화생활]]공원에서의 대화

작성자불에 절인 위스키|작성시간22.06.18|조회수5,797 목록 댓글 6

출처 : 여성시대 불에 절인 위스키








우리는 종종 공원에 앉아 시를 썼다
그러면 자연스레 파우더를 섞은 수증기의 향이
하얀 릴리꽃을 섞은 깨끗한 향이
우리의 코주위를 맴돌았다

언니 향수 뿌렸어?
아니? 그저 오늘 온 몸을 백합으로 문지르고 왔을 뿐인걸
그리고 비를 맞았지

그래? 언니에게 묘한 수증기 냄새가 나

발레리나의 비밀을 알고 있어?
드가의 그림 속 토슈즈 신은 여인들

얼그레이 스콘과 차
클럽 샌드위치는 우리의 의례
불을 끄면 야경이 보일거야
반짝이는 건물들과 전광판은 너의 눈동자를 닮았어


우리는 종종 연을 날렸고
연이 구름에 걸려 다시는 찾을 수 없었지만

우리는 종종 백조를 바라봤고
백조의 한쪽 다리가 부러져
우리에게 느릿 느릿 헤엄쳐 왔지만

우리는 종종 장미로 만든 로제 와인을 마셨고
매번 한 병을 다 마시지 못한 채로
취해서 잠이 들었지만

우리는 종종 지갑을 잃어버려
길거리 바이올린 악단의 음악에 맞춰
구걸을 해야 했지만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우리는 행복했다










https://youtu.be/3zljI2oYrgs

 
문득 봄날에 언니와 함께 피크닉 갔던 기억이 나서 써본 시.. 이 노래도 꼭 들어줘! 오늘 같이 흐린 날 어울리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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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노사연대모 | 작성시간 22.06.18 행복한 추억이 있구나 여시ㅠㅠㅠ먼가 대리경험하는 느낌이야
  • 작성자고영쓰인 | 작성시간 22.06.18 좋다... 나까지 몰랑말랑한 기분
  • 작성자예쁜거보자 | 작성시간 22.06.19 좋다….
  • 작성자디저트그만먹어 | 작성시간 22.06.20 좋다 ㅜㅜㅜ
  • 작성자날씨진짜좋다 | 작성시간 22.08.30 혼자서 경험하면 부정적인 기억이 될만한 경험도 같이 경험하면 추억이 되는 상황들이 많지ㅎㅎ 글 잘읽었어 행복했던 기억을 더 많이 품고 살아야겠다는걸 다시 느끼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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