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얄리얄리얄리얄)
산간오지 원주민 마을에 학교를 짓기 위해
필리핀에 온지 6개월 남짓.
마용분딱 (굿모닝)
마용하뿐 (굿애프터눈)
살라맛 (고맙습니다)
고똠 까요 (많이 배고파요)
이닛 까요 (많이 더워요)
까뽀이 까요 (많이 피곤해요)
몇개의 필리핀어를 구사하게 되었다.
왜 단어가 전부 저런것만 ㅋㅋㅋ
모기에 물린 흉터가
꽤 많은 걸 보면
시간이 많이 흘렀군… 싶다.
예전엔 모기기피제를 쉴새 없이 뿌리며
피부에 신경을 썼었는데….
사람은 변한다.
얼마전 이상한 벌레에 물린 것 같다.
아침에 물집이 쌀알 크기 처럼 생겼는데,
밤이 되니 탁구공 만해졌다.
이런건 난생 처음 경험해 봤다.
지금은 아물어 가는 중…
(혐오 주의)
*아이패드에서는 사진 크기를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좀 알려주이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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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전 4시간 산길을 걸어 올라가야하는
원주민 마을에서 1박 2일을 하고 왔다.
바쁘다는 핑계로 이제야 글을 쓰고 있다.
내가 활동하는 ngo단체는 JTS.
내가 JTS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은
1.종교와 관계 없이 구호활동을 한다는 것.
2.모두 자원 봉사(글쓴이 포함)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후원금 대부분이 지원에 사용된다는 것.
(다른 NGO에서는 인건비가 필요하기에
운영비로 많이 쓰인다고 들었음.)
나는 필리핀 JTS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산간 오지마을에 학교를 짓는 사업을 하고 있다.
(23년 동안 86개의 학교를 지음.)
오늘은 우리가 지었던 학교 중 1군데,
알라원 마을에 다녀 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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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학용품, 교복을 주기 위해
3시간 반 산을 올랐다.
(현지인 2시간, 한국인 3시간 반ㅋㅋ)
비가 오면 길이 미끄러워서 위험하기 때문에
새벽부터 출발하고, 도시락도 준비했다.
김치가 들어 있는 주먹밥.
오지 사람들도 김치를 안다.
등산화에, 발토시에, 등산스틱까지
중무장을 하고 출발하는 내 옆에서
슬리퍼를 신고
살랑살랑 산을 오르는 아이.
나는 내 한 몸 이끌고 올라가기도 힘든데,
우리를 도와주러 온 마을 사람들은
학용품을 머리에 이고 아무렇지 않게 걸어간다.
노 프라블럼 맘~
(필리핀에서는 Mamm / Sir 호칭을 잘 씀)
1시간 30분쯤 길을 올랐을 때
철제 다리를 만났다.
필리핀에서는 주로 행잉브릿지.
나무로 엮은 다린데,
이 첩첩 산중에 왠 철제 다리?
옆에 계신 팀장님께 물어보니
학교를 지을 당시
대나무 다리가 있었는데
계속 보수를 해야하고 위험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이 새 다리를 지어달라고 했고,
자재를 JTS에서 사주고
마을 사람들이 봉사로 이 다리를 만들었다
(철근 하나를 10명이서 함께 들고
산을 올랐다는 믿기지 않는 스토리…)
학교를 짓기 위한 자재도
모두 마을 사람들이 옮겼다고 하는데.
실제로 이 산길을 걸어보니
마을 사람들이 얼마나
간절히 학교를 원했는지 느껴졌다.
난 내 몸도 사수하기 힘들다
산 속에 울리는 소리는
내 비명 소리 뿐이다.
미끄러지고, (악!)
물에 빠지고, (악!!!)
나무를 기어서 넘고
도움을 받아가며 겨우 마을에 도착했다.
우리 센터의 경비견 보리도 마을까지 우리를 따라왔다.
저 멀리서 우리가 지은 학교 건물도 보인다.
세월이 오래 되어 지붕에 글자는 사라졌지만
낯익은 초록 지붕이다.
낯선 한국인들 구경하러 마을 사람들은 벌써 모여있다.
Welcome to Alawon
마을의 종교지도자(다투)께서
우리를 위해
축복도 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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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학용품 구성은
연필, 공책, 컬러링북, 드로잉북, 크레파스
사실 나는 색종이를 주고 싶었다.
처음에 색종이를 주면 어떤지 물어봤을 때
팀장님은
“공책, 연필도 없는 아이들인데 색종이는 안맞아!” 하셨지만.
내가 주구장창 이야기 했더니 학용품점 가서 알아보라 하셨다.
대형 문구점에 가서 색종이 얼마에요? 했더니
그게 뭐야? 이런 반응이다.
정사각형으로 되어서
색깔이 여러가지 있고
종이접기 할때 쓰는거 있잖아요.
하니까 아~! 컬러페이퍼! 하면서
A4색지 묶음을 보여준다.
1차 충격.
이 나라에는 색종이가 없었다.
(캐나다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캐나다도 색종이 없단다…. 헉…?)
학교 선생님께
학용품 지원 때 컬러페이퍼를 주면 어때요?
물어봤더니
“컬러페이퍼 보다는
연필과 공책 개수를 더 많이 주는 것이 좋겠어요.
아이들은 그것이 더 필요해요.”
2차 충격.
아이들에게는 연필과 공책이 더 필요했다.
내가 너무 흔하다고 생각했던
연필과 공책이 그들에겐 없었다.
필리핀에는 교과서도 아이들이 가지고 있지 않았다.
밥이 없으면 빵을 먹으면 되지.
이 말이 문득 떠올랐다.
이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서 살아가는지,
어떤 것이 얼마나 부족한지
나는 전혀 알지 못했다.
한국에서 내가 가진 생활수준은
이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부유한 생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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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과정 속에서 준비한 학용품이었다.
학생들 한명 한명에게 학용품을 전달하고
한국의 정. 초코파이도 주었다.
색종이는 포기했지만,
그래도 아이들과 종이접기는 하고 싶어서
A4용지를 준비했다.
종이 비행기를 알려주마!!
그림을 그리고 종이 비행기를 접어 날렸다.
태어나서 처음 접어보는 종이 비행기.
그날 아이들은 하루 종일 비행기를 날리고 또 날렸다.
다음 날에도 비행기를 접어 날렸다.
A4 종이 한장에도 아이들은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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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기부로 라면과 계란을 샀다.
필리핀식 하얀 라면+계란.
전기나 가스가 없어서
나무로 불을 떼워 요리를 하는데
큰 솥에다가 라면 30개를
한꺼번에 넣어서 끓였다. ㅋㅋㅋㅋ
계란도 한판을 한꺼번에 다 넣었다. ㅋㅋㅋㅋㅋ
꼬불함은 사라지고 부드러운 라면이 되었지만
아이들에겐 축제다.
아이들이 다 먹길 기다리던 어른들은
컵에 남은 라면을 받아 함께 먹었다.
마을 축제.
마을 사람들도 한국인들을 위해
웰컴 식사를 준비해 주셨다.
사슴 고기(부드럽고 잡내 하나도 없음)
갓 잡아 튀긴 생선.
카사바. 고구마.
동네 아이들이 나무에 우루루 올라가더니
한가득 과일을 따온다.
맛은 떫고 약간의 단맛이 있는데
아이들에게는 별미인가 보다.
저녁에는 준비해간 스팸도 구워먹었다.
전기가 없기에 헤드랜턴을 밝혀 저녁식사를 했다.
그날 밤,
교실에서 잠을 자는데 밖에서 자는 것이랑 똑같았다.
뚫려 있는 창문에선 바람이 거세게 불고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시끄러워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비록 잠은 설쳤지만
아침에 일어나 마시는 커피는 맛있었고,
평온한 풍경에 마음도 행복했다.
학교가 없던 오지 마을에
학교가 생겨서
아이들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글을 읽고 쓸 수 있고,
꿈을 가질 수 있다.
모든 아이들은 제때 배워야 합니다.
라는 jts 목표에 따라
우리는 지금도 학교를 짓고 있다.
10월엔 이 학교 아이들과 1박 2일 현장학습을 간다.
JTS 센터에서 하룻밤 잘 예정이다.
하하. 기대된다.
덧.
한 집에 신발이 우글우글 몰려있다.
이유는…?
ㅋㅋㅋㅋㅋ 다함께 휴대폰 구경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엔 다른 이야기로!
모두 행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