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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할매의 속삭임

[소설]우리 부부가 임신 사실을 알게되자마자 좀비바이러스가 세상을 덮었다.

작성자게으른ENFJ|작성시간23.01.10|조회수9,249 목록 댓글 25

 

출처 : 여성시대 게으른ENFJ










나는 임신 초기였고,
우리 부부가 그 사실을 알게 되자마자
여지껏 세상에 없었던 바이러스로 인해
인류가 멸망하기 시작했다.

언젠가 영화를 보며 이야기 한 적이 있었다.
만약 세상이 저렇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말도 안되는 상상이라며 헛웃음 짓던
과거의 내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다.

좀비 바이러스

그것은 세상을 빠르게,
냉장고에 넣어둔지 오래 된 반찬통 구석에
어느 날 생긴 푸른 곰팡이처럼 그렇게 오염시켜버렸다.

이웃집은 물론 동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로 가족을 물어뜯고 산 사람을 찾아
굶주린 짐승처럼 길거리를 배회했다.

처음 2주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서
끔찍한 비명소리와 괴성이 들려왔다.

요즘은 산 사람도 줄어들었는지
아니면 우리처럼 집안에만 처박혀 떨고 있는 것인지
비명도 괴성도 줄어들었다.

유산, 혹은 멀쩡히 태어나더라도 마주 할 세상 등의
걱정은 할 틈도 없었다.

점점 바닥나는 식량과 식수, 끊겨버린 전기
살아남을 궁리를 해야했다.

그렇게 20일째 해가 뜨던 날
우리 부부는 집을 나섰다.

우리 부부는 운이 좋게도 다른 생존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우리를 포함해 열명 가까이 되는 수였다.

아직은 배도 많이 나오지 않은데다가
생존해야만 하는 이 환경 탓인지
약간의 피로감을 빼면 별다른 이상을 못느낀 덕에
나는 생존자들 사이에서 나름대로 역할을 해낼 수 있었다.

번갈아가며 보초를 서고 식량을 구하러 나가거나
거처를 옮길때는 다 같이 움직였다.

그렇게 하루하루 연명하던 어느 날,
무리 중 한명이 사라졌다.

우리는 그 사라진 일행을 찾기 위해 계획을 세웠다.
물론 개중에는 어차피 죽었을거라며
남은 사람들끼리 떠나자는 의견도 있었기에
어린 아이와 청소년, 노인을 제외 한
나머지 인원은 주변 건물만 둘러보고 포기하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나는 어떠한 특별 대우를 받고 싶은 마음은 없었기에
같이 나가겠다 나섰다.
나보다 3살 어린, 옷가게 점원이었다던 여자가 만류했지만.

그렇게 한참을 헤매었을까.
한 상가 옥상에서 그를 발견했다.

그의 앞엔 처참한 몰골의 시체가 한구 있었고
그는 그 시체앞에 무릎을 꿇은채로 멍하니 앉아있었다.
움찔거리는 어깨로 보아 아마도 그의 가족 내지 친구였을 것이다.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니
이미 그의 주변엔 좀비인지, 인간으로 끝맺음 한 이들의
시체인지 모를 것들이 널부러져 있었다.

느낌이 좋지 않다.
그를 데리고 이 곳에서 빠르게 벗어나는게 맞았다.

그치만 다들 그러지 못한채 울음을 삼키거나
주운 담배 꽁초를 태우고 있었다.

나 또한 그에게 이제 그만 가자 라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를 건낼 뿐이었다.
그는 눈물만 흘릴 뿐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 때, 가벼운 한숨을 쉬며 방향을 바꾼 나의 시선과
한 시체의 눈이 마주쳤다.

갈색 긴 머리와 피가 흐르고 썩은 피부의 여자,
좀비였다.

방금 전, 분명 눈을 감고 있는 걸 확인했었는데
지금 나와 눈이 마주친 것이다.

나는 그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도망쳐! 소리쳤고
다들 옥상 문을 향해 달려갔다.

몸을 틀어 발을 내딛는 그 찰나에
옥상에 널부러져 있던 시체들이 모두 일제히
일어나는 것을 보았다.

시체 앞에서 울음을 삼키던 그의 목이 뜯겨
피가 솓구치는 장면이 빠르게 스쳐지나갔다.

내 바로 뒤에서 이곳에 오기 전
나를 만류 하던 옷가게 점원이 넘어졌다.
나는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순간 그녀에게 모든 좀비의 시선이 쏠렸고
그녀와 맞잡은 손은 그녀의 비명과 함께 끝이 났다.

나의 힘으로 서너명의 좀비를 견딜 수가 없었다.

피에 젖은 그녀의 눈이 돌아가며
내뱉은 한마디에 정신을 차리고
다시 앞을 보고 달렸을때엔 저 멀리 달아나는
남편의 등이 보였다.

겨우 문을 통과해 계단을 내려가려는 순간
일행 중 중년 남성이 나를 밀치며 떠났고

그 순간 나의 어깨는
눈이 마주쳤던 갈색 머리 여자의 손에 잡혔다.

사람의 뇌가 이렇게 빠르게 돌아갈 수 있었나
처음으로 깨달았다.

나는 저들에게 그저 짐덩이,
위험할때 버릴 수 있는 미끼

그래서 날 말리지 않았구나.

귀찮게 피해만 주었나, 등의 생각이
머릿속을 잠식했다.

바닥에 널부러져있는 내 허벅지에 갈색 머리의 여자가
올라타 시커먼 이를 드러냈을 땐 정말이지
눈물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그제서야 이 모든 현실이 뼛 속 깊이
무모한 나를 타박하는 것이 느껴졌으며
원초적인 공포가 몰려왔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내 손은 나의 아랫배를
더듬어 소용없을 방어를 했다.

여자가 나의 배에 손을 올리려 하자
아마도 내장과 아이를 끄집어 내겠지
라는 공포에 눈을 질끈 감았다.

1초, 2초, 3초

나는 내가 죽어가는 이 지옥같은 시간을
세고 있었다.

4초, 5초, 6초...

무.. 뭐지.. 이미 죽어서 감각이 없나..?


아무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슬며시 눈을 떴을땐 갈색머리 여자는
아랫배를 감싼 나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올리고는
무엇인가 킁킁대며 가만히 내 배를 내려다보았다.

그 이후 그 여자가 보인 행동에
나는 아이처럼 엉엉 울 수 밖에 없었다.

여자는...

웃는건지 우는건지 모를 표정으로 내 손과 배를
쓰다듬고는 두 손을 들어 잘 먹고,
두 손을 모아 볼 옆에 대며 잘 자... 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리고는 조용히, 비척거리며 일어나
한 걸음 한 걸음 옥상문을 통해 나갔다.

그리고 옥상 문은 닫혔다.

나는 그제서야 그녀 옆에 있었던,
무언가를 감싼 작은 이불더미가 생각났다.

원래는 하얗고 귀여운 무늬가 있었을 작은 이불



나의 울음소리에 일행들이 조심스레 올라왔고
남편은 나를 부축해 일으켰다.

괜찮아? 안물렸어? 안다쳤니? 정말이야?

쏟아지는 질문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고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또 다른 계획을 세우려한다.

옷가게 점원의 마지막 한마디가 머릿속을 맴돈다.

도망쳐.









-






홍시들 안녕!

이것은 내가 예전에 꾼 꿈 내용이야

꿈에서 깨고나서 너무 영화같아서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메모를 해뒀었는데 문득 생각나서 이렇게 글로 올리게 됐다!

부족한 글솜씨지만
재밌게.. 읽어줬다면.. 다행이구...
노잼이었다면... 오열할게....ㅎ

그리고 나 결혼안했슈
꿈에서 왜 부부이고 임신했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좀비들이 너무 리얼해서 기억나

좀비영화 너무 많이 봤나봐ㅋㅋㅋㅋㅋ

문제시 친절하게 알려줘...
개복치 엔프제니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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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내한하라고 칷 | 작성시간 23.01.15 ㅠㅠㅠㅠ 영화 한편 뚝딱. ㅠㅠㅠㅠㅠ
  • 작성자누워있다리 | 작성시간 23.01.16 홍샤 빨리 더 자..... 계속 자...
  • 작성자아래이디로 | 작성시간 23.01.22 ㅠㅠㅠㅠㅠㅠ
  • 작성자에드몽 당테스 | 작성시간 23.02.07 헐..ㅠㅠ 홍샤 잘 먹고 또 자주라ㅠㅠ
  • 작성자이기영 | 작성시간 23.02.25 할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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