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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할매의 속삭임

[사람]신병 앓으신 할머니와 누름굿 받으신 엄마

작성자호러냥이|작성시간23.02.14|조회수4,694 목록 댓글 17

 

출처 : https://zul.im/0NntxI


저희 엄마는 누름굿을 받은 분이셔요.



할머니가 몸이 약해서 신을 못 받아

엄마한테 왔다고 그러시더라구요.



누름굿이란 게 신을 안 받는게 아니고

굿을 하면서 신을 달래는(?) 그런 거라는데..



저 태어나기 훨씬 전이라 잘 모르는 일이에요.



엄마는 나중에 자식을 낳고

결혼시키고 하는 과정에서

 고졸인데다가 무당까지 하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으셨대요.



(큰외삼촌 뒷바라지 하느라 그렇지

엄마는 고흥에서도 알아주는 수재였다네요 -

자료제공: 울 할머니)

 

  엄마는 형제 분들 중에서도

가장 기가 쎄서(딱 보기에도..허허)


특히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엄마를 가장 많이 찾아오셨다고 해요.



   "형제들 고루 찾아가 건들여보았지만

신을 받을 그릇이 안된다.

니가 이렇게까지 안한다고 하면

앉은뱅이를 만들어서라도 시키면 된다.

조상님들 모두 노여워하시고

너를 지켜보고 있다."


시며 밤마다 엄마를 괴롭히셨대요.

 

저도 기억나는 게 있는데

 엄마가 술없이 잠을 잘 못 주무셨어요.


(주정이라곤 그냥 2~3시간 눈붙이셨다

일어나셔서 드신 자리 치우시는 거..ㅠㅠㅠ)



그 날도 맥주 피쳐 하나를 다 드시고

그 자리에 쓰러지듯 누워 잠이 드셨는데


 자꾸만 허공에 대고

 안해! 안한다고! 하며 성을 내시다가


" 아빠 나 진짜 한번만 살려줘 응?

나 힘들어

내 새끼들 데리고

하루하루 사는 것도 힘들어

아빠, 아빠... "


하고 애원하시더라구요.

 

그러더니 갑자기 몸이 누군가

허리만 들어 올리는 것처럼 휘었다가

쿵 떨어지고 다시 올라갔다 떨어지고....


그 쿵쿵 소리와 쎄한 공기가

어린 맘에도 너무 무서워서

 침대에서 내려와 엄마 허리 밑에

작은 손 두 개를 대고


엄마 엄마 일어나봐 엄마 내가 잘못했어


하고 엉엉 울던 기억이 있네요.

 

나중에 엄마랑 술 한 잔 기울일 때쯤

 감자튀김에 한 잔하며 물어보니


 할아버지가 그... 무슨 장군? 이라고

엄마가 신을 받으시면

오른쪽에서 엄마를 지키는

그런 신으로 내려오신대요.

 

할아버지가 생에 지은 죄가 있으셔서

저승에서 무슨 벌? 같은 개념으로

쇠고랑을 차고 어느 방에 갇혀 계신데

 엄마가 저를 임신한 와중에도

삼백배와 공양을 들여 쇠고랑만 풀어드렸대요.

 

그 후에 자꾸만 찾아와서

엄마에게 신을 받아라 하신 거래요.


이모들한테두요.



(그와중에 아끼시던 큰삼촌에게는

꿈에서도 보이지 않으셨다고

추석 명절이면 내내 듣습니다ㅠ)



그 날은 누군가 얼굴을 모르겠는데

돌아가신 친척분들까지 모두 데려와

엄마 위에서 펄쩍펄쩍 뛰며

신을 받으라 하셨대요.

 

 모르는 친척 분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데려다 달라는 둥

 들어드릴 수 없는 부탁을 하며

같이 엄마를 괴롭히셨다더라구요...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꽤 오랜 뒤에 태어나서 그런지

 이런 얘길 들으면 그냥 밉고 그런데



 엄마는 그래도

생전에 할아버지만한 분이 없으셨다네요.


 
------‐---------------------------------



엄마 친한 친구분이

화장대와 침대를 주셨을 때 일이에요.



잠에서 깨서 어슴푸레 눈을 떴는데

웬 남자애가 침대 옆에 앉아있다가

(제 눈 앞) 일어나더라구요.



남동생인가 싶었는데 그러기엔

너무 왜소한 체구에

지레 겁먹고 눈을 감아버렸습니다....ㅠㅠㅠ



그러자 위에서 내려다보듯

시선이 느껴졌고ㅠㅠㅠㅠ


저는 더더욱 눈을 뜨지 못하고ㅠㅠㅠ



얼마나 지났을까

엄마가 거실로 나와 티비보는 소리가 들리더니

탁 풀리듯이 몸에 긴장이 풀리더라구요.



그리고 밖에 나가 아무렇지 않게 과자를 먹고

한참 잊어버렸었죠.. 하하



시간이 꽤 흐르고 언제나 그렇듯이

집에 돌아오자마자

가방을 휙 던지고 침대에 누웠는데

이제껏 한번도 본 적 없던

화장대 밑부분을 보게 되었어요.



침대에서 그냥 눈만 돌리면 보일 거리와 각도지만

눈을 돌릴 이유가 없었는데 말이죠?ㅎㅎㅎ



아무튼 그 화장대 밑에는 부적이 있었고

뒤져보니 화장대 서랍장에는

이모 주민등록본(?)같은 게 들어있었어요.



저녁때쯤 엄마한테 보여주니

그냥 버리라더라구요ㅠㅠㅠㅠ



그래서 무섭다고 나 저번에 귀신같은 거 봤는데

이거 때문에 그런 거 아니냐니까



엄마가...





"꼬마 남자애지?"




....... 소름...........ㅠㅠㅠㅠㅠ


그래서 어떻게 알았냐고

동생인 줄 알았다가 놀랐다고 그러니까


자꾸 남자애가 꿈에 엄마 방 문턱에 앉아서

슬픈 눈으로 쳐다보더랍니다.



엄마가 다가가서 여기 어떻게 왔냐고 물으면

그냥 아무말 없이 제 방만 슥 봤다고...



그래서 어찌 왔을까만 생각하고 있었답니다.



부적을 태우는 건

그 부적에 따라온 아이도

같이 소멸시켜버리는 거니까

갖다버리면 그냥 자기 갈 길 갈거라고

그냥 버리라고...


쓰레기통에 버리신...ㄷㄷㄷㄷ



아, 저희 집엔 부엌 싱크대 밑에 여자 하나


(엄마 말로는 부엌데기?

라고 그냥 집에 흔히 있는 귀신이랍니다)


거실에 하나가 원래 있던 애들이랍니다.



집 구할 때 허름해도 제 맘에 안들어도!!

이런 게 보이는 엄마 덕에

모든 권한은 엄마에게ㅠㅠㅠㅠ



성인이 된 지금도

엄마의 통솔 하에

자취방을 구한다는 슬픈...ㅠㅠㅠㅠ



------‐---------------------------------



어릴 적에 아빠 몰래

엄마랑 이모들(이모부, 삼촌들께도 몰래)과

무당집(?)에 간 적이 있어요.



한 해 동안 액운을 없애고 뭐...


집안에 안 좋은 일들을 털어내자는 의미로

하는 그런 거였대요.



제가 그 때 유치원 중퇴와 함께


(진도를 씽크빅과 과외로

초등교육까지 다 빼버린 나쁜 예)


집에서 동생과 탱자탱자 놀던 때라

아주 또렷한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아침 일찍 아빠가 일하러 가시고,

저희 집으로 모두들 모였어요.



장롱면허의 엄마 차를 타고

위험한 산길 질주를 마치자 큰 기왓집?

같은 느낌의 건물이 보였어요.

 

대문을 열고 들어가자 평범한 한복을 입은!


(티비에서 보던

오색빛깔 찬란한 한복이나

머리에 빨간 모자(?)같은 건 없더라구요. )


무당분과


장구같은 걸 어깨에 맨

할아버지 한 분이 계셨어요.

 

그리고 곧 신당이란 곳에 들어갔는데

 엄청 크고 무서운 사람들이 그려진 그림이

문 맞은 편에 걸려있고


그 앞으로 빽빽하게 사람모양의 것들과

초가 놓여져 있었죠.

 

어린 맘에 무서워 동생 손을 찾아 꽉 쥐고

무릎을 꿇고 있었죠.



무당 분은 막 뭐라뭐라 하시다가

엄마 한 번, 이모 한 번

그런 식으로 왔다갔다 하셨죠.

 

다리엔 점점 쥐가 나기 시작하고...



아침 일찍부터 깨워

밥도 안먹인 엄마가 미워질 때쯤

 

 무당분이 갑자기 아이 목소리를 내며

 

"누나! 누나!"

 

하고 제 손을 잡아 쥐었어요ㅠㅠㅠㅠ



전 무서워져 가지고


'저 누나 아니예요...

저희 동생 누난데요...'


하면서 울먹거렸죠...

 

지금까지 아무 말 없이 있던 엄마가

갑자기 울기 시작하자

무당 분이 아이 목소리로 엄마를 다독였어요..

 

 "엄마... 엄마 나 괜찮아.

내가 누나랑 우리 동생 지켜주려는 거였는데...

엄마가 나 미우면 갈게. 

엄마.. 엄마 미안해."

 

하고 무당 분 눈에서도

눈물이 뚝뚝 흐르기 시작했어요.



주름잡히고 억세게 생겼던 무당 분이

환하게 웃으며 우는데...


아... 뭔가 있구나 하고

어린 맘에도 느꼈던 거 같아요.

 

무당 분이 저와 제 동생 먹으라고 과자

(옛날 과자같은 음...

막 동그랗게 생겨서 분홍색 무늬 들어간 거)를

갖다주시곤

다시 제자리에서 뛰기 시작하셨죠.

 

뭐 할아버지나 먼 친척도 왔다 가셨다 그러는데

 그 당시엔 관심이 없었어요..ㅎ....



장구소리가 들릴 때마다 목소리는 달라졌고

 가끔씩 엄마랑 이모 몸이 부르르 떨렸었죠.

 

그러고 늦게 밤이 되서야 집으로 돌아오는데

 엄마가 아빠한텐 말하지 말라고,

우리 지금

놀이동산 갔다오는 길인 거라고 하셨죠.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한 눈치 하는 저는

 아빠를 보자마자

 

"아빠 우리 아무데도 안갔어.

우리 놀이동산 갔다왔어!ㅎㅎㅎ"

 

하는 바람에...


엄마와 이모는

꼼짝없이 붙잡혀 혼나셨더라는...하하




 이제 와 엄마나 할머니와

 애교있는 이쁜 딸, 손녀로 빙의해

 한잔씩 할 때면 종종 듣곤 하는 말인데요.

 

신이 되고 싶걸랑,

아니 자식들이 자신에게

좋은 옷 하나 먹을 것 하나 태워주고

제사 올리려면

 새끼들 껴안고 아등바등 살아가는 제 새끼

 어떻게든 목졸라 얻어낼 생각하지 말고

 뭐라도 좀 잘 풀리게 해줘야 될텐데...


하는 말이에요.

 

저희 아빠가

굿을 하지말라는 이유도 일맥상통인데


 어떤 신이든 사람에게

좋은 것만을 취하게 해주는 신은 없대요.



뭔가를 주면 지금 당장은 그 일을 풀어주지만

 사람이건 귀신이건 신이건 일을 망쳐서

자신의 힘을 보여주고 싶어하고


그걸로 자신에게

좋은 것을 취하고 싶어한다는 거예요.

 

굿을 한 번 하면

 또 굿상을 받으려 나쁜 일을 일으키면 일으켰지

 더 잘되게 해서

더 좋은 굿상을 받으려는 생각은 못한대요.

 

오늘도 저희 엄마는

 할아버지가 꿈에 나와

로또복권 숫자나 알려주면

내 이렇게까지 험하겐 안한다시며

쌀 조금과 물한 그릇을 떠다

밖에 놔두시겠죠?ㅎㅎㅎㅎ

 

------‐---------------------------------



엄마는 태어나자마자 딸이라는 이유와

그 때 외갓집이 너무 궁핍했단 이유로

어떤 소쿠리 같은데 담겨서 멀리 버려지셨대요.

 

  그걸 할머니가 뒤늦게 아셨는데

 바람이 차고 너무 늦어

벌써 죽었을지도 모른단 생각에


(엄마 생신 음력 2월이세요.

아직 쌀쌀한 초봄)


맨발로 동네를 다 뒤져

저수지 근처에서 찾으셨대요.

 

뭐 그래도 나름 개구장이로

이 동네 저 동네 쏘다니며 성장한 엄마는

또래 중에서 키도 크고 하여

어린 날부터 실장

(그 당시 반장이라더라구요)

같은 걸 맡았대요.

 


  그러던 중 할머니는 신병을 앓게 되시고

 엄마가 잠시만 눈을 팔면

저 멀리 동네 저수지를 지나

산길을 헤매고 돌아다니셨대요.

 

  그걸 보기 싫으셨던 할아버지가

할머니께  술을 알려드리고


(술이라도 드시면 정신이 없으시니

집에 붙어계실 줄 알았다고)


술을 알게 된 할머니는

안 그래도 작은 동네에서

완전히 정신이 나간 사람으로 알려지셨대요.

 

짝사랑하던 오빠네 가게에서 술드시고

뻗어계신 할머니를 업고 오던 게

엄마 초등학교 4학년 때.

 

 밤이면 밤마다

산길로 달려가는 할머니를 찾으러 가는데

갈 때는 울며불며 정신없이 가지만,


할머니를 기어이 못찾아 홀로 돌아올 때면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의 저수지를

맨발로 덜덜 떨며 지나가던 게

초등학교 5학년 때.

 

그리고 초등학교 6학년이 되던 때,


엄마가 신병을 앓게 되더랍니다.

 

할아버지 심부름으로 막걸리를

주전자 가득 들고 오다

갑자기 정신을 잃고 

3일이나 쓰러져 있었다는데요.

 

꿈을 하나 꿨대요.

 

어떤 머리와 수염이 새하얗고 긴 할아버지가

나오더니 음식을 한가득 차려주셨대요.



엄마는 하도 배가 고파

이것저것 막 드시고 보니

 눈이 부시도록 하얀 길과 아주 까만 길이

양 갈래로 뻗어 있었대요.

 

할어버지가 음식은 잘 먹었냐고,

이제 넌 나갈 수 있으니

어디로 가고 싶냐 물으셨대요.

 

엄마가 이것저것 묻다가

아무것도 대답해주지 않자

까만 길을 가르켰는데,


할아버지가

 사람좋은 미소를 띄며

엄마 머릴 두어번 쓰다듬자

스르륵 눈이 떠지고

할머니가 보였대요.

 

할머니는 엄마를 간호하시던 채로

주무시고 계셨고


 밖에는 고모가 놀러와

(저는 그냥 고모할머니라고 부르는데

할머니보다 푸근한 분이세요!!ㅎㅎㅎ)

계셨대요.

 

엄마도 고모를 좋아했던 지라

 문을 박차듯이 열고 나갔는데

고모를 보는 순간

 엄마도 모르게

 

"그 땅 사면 안돼.

필히 불이 한 번 크게 날텐데.

그 땅이 그걸 제 속으로 받아들이고

다시 풍요로워지기까지 한 세월이 걸리니

그 기다림 동안 가세가 기울게 되어

결국 니 돈으로

남의 배를 채우게 될 것이야."

 

라고 하셨대요.

 

고모가 너무 놀라서

너 왜이러냐고 하시는 동안

할머니가 깨어나셨고

그 날로 좋다는 무당집은 다 가보셨지만,
 

가는 길에 귀신이 다리를 꼬고 앉아서

너 가봤잖데~히히히이이이히히

하고 비웃는다던지

 
 무당이 니가 여길 왜 오냐며

소금을 던지곤 했대요.

 

 
그러던 중 점점 보이는 거라던지

말하는 걸 조절할 수 있게 되고

(조절이라기보단 그냥 피하는 방법?

그런 거래요.)

그러면서 그냥 저냥 살아오게 되셨대요.

 

할머니는 지금도 막 주먹을 쥐고

손가락으로 뭔가 막 세는 것처럼 하시면서

제 사주나 남자친구 사주(=//=)

같은 걸 봐주시는데,

그럴 때마다 저는 무서워서

엄마 뒤에 숨는답니다ㅠㅠㅠ

 

 엄마가 기가 쎄다 쎄다 그래서


 엄마 근데 왜 난 귀신같은 게 무서워?

하고 물어도 봤는데

기랑 겁은 다른 거래여ㅋㅋㅋㅋ



 전 그냥 겁쟁이래여ㅋㅋㅋㅋㅋㅋ


고마운 우리엄마.


 
댓글 중에 '신'을 죽일 수 없냐는 분과

'쇠고랑 풀어줬더니 너무한다'

라고 하신 분에게..





신을 죽이거나 그러지 못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거 아닐까요?



아무리 못되게 군다지만

자기 아빠(우리엄마해당)나

조상님이 오시는 건데...


 
  그걸 막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자는 

액이라고 나쁜 기운을 받으니

해주지 않을테고요..

 

  뭐 제가 아는 건 이 정도라

도움이 되셨을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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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갱지갱갱이 | 작성시간 23.02.19 ㅉㅉ할개비
  • 작성자고마칵마 | 작성시간 23.02.22 와 하다하다 귀신도 여혐하네 미친ㅋㅋㄱㅋ
  • 작성자밥밥디라라다리라밥밥 | 작성시간 23.02.28 할배 ㅈㄴ ...ㅋㅋㅋ벌받앗음 곱게 가지 자식한테 뭔짓이야 저게..?
  • 작성자귀여운괭이 | 작성시간 23.03.22 애비가 딸한테 저지랄을 카악 퉤
  • 작성자Wjjp | 작성시간 23.03.24 퇴마갈겨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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