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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할매의 속삭임

[스크랩] [사람]새크라멘토 뱀파이어 사건 (1978년 미국/리차드 트랜튼 체이스)

작성자두근거리지않나요|작성시간23.08.18|조회수8,850 목록 댓글 9



뱀파이어의 강림 - 리차드 트랜튼 체이스 (Richard Treton Chase)



글출처 : 이상한 옴니버스

https://www.pikicast.com/#!/menu=landing&content_id=96930&fr=&t=PtwK6Yt&m=lk&v=sh&c=ws&i8n=kr




프롤로그

-1976년 9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비벌리 매너 정신병원(Beverly Manor Psychiatric Hospital)'-



"자네 그 소식 들었나?"

"무슨 소식?"

"그 왜, 드라큐라놈 말이야."

"아, 새 잡아서 피 빨아먹던 놈?"

"그래, 그놈. 그놈을 퇴원시킨다고 하네."

"뭐? 왜? 완전 정신 나간 놈이잖아."


 

"담당의가 통원치료로 돌리기로 했대."

"...뭐, 요즘 괜찮아진 것 같긴 하더만."

"괜찮아지긴! 그거 다 약 땜에 얌전한 거지."

"왜 퇴원시키는 거래?


"담당의가 밀린 환자들 받는다고 돌린 거지 뭐."

"...어쨌든, 드라큐라놈 안 볼 거 생각하니까 맘이 다 놓이네."

"그건... 맞는 말이구만."

"....근데, 그 드라큐라놈 이름이 뭐였더라?"


"그... 성이 체이스였는데..."





들어가기에 앞서....


본 콘텐츠는 단순히 범죄사건과 관련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고자 오락적 목적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사건의 악랄한 범행성을 알림과 동시에 범죄의 연보(年譜)를 통한 교육에 그 목적을 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또 사건 관련 묘사 및 사진들이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점, 사전에 숙지하시기 바랍니다.

추신. 콘텐츠에 포함된 범행현장 사진들은 모두 사전에 필터링한 것들이나, 그러한 이미지에 포함된 설명글로 인해 혐오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추신2. 범행현장 사진은 따로 예고 없이 나옵니다.

추신3. 현관문을 잠그시오.




이것은, 1970년대 후반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크라멘토를 공포에 떨게 했던 한 살인마에 관한 이야기.




1977년 8월 3일, 네바다 주 내 아메리카 원주민 보호구역인 '피라미드 호수'. 

이날, 주변을 순찰 중이던 아메리카 원주민 사무국 경찰팀이 수상쩍은 광경을 목격한다(이미지는 1973년에 촬영된 피라미드 호수).




저 멀리 호수 근처 모래밭에 세워져 있는 포드社의 픽업트럭 '1966년형 란체로' 내부에, 웬 '붉은 사람'이 누워있었던 것(이미지 속 차량은 1967년형 란체로).

 

경찰은 쌍안경을 통해 차량 내부를 살폈고, 곧 붉은 사람의 정체가 벌거벗은 채 온몸에 피를 뒤집어쓰고 있는 남자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경찰의 존재를 눈치챈 남자가 황급히 차를 몰아 도망친다.


 


이에 경찰은 즉각 남자의 차량을 뒤쫓았고, 곧 그러한 추격에서 남자를 붙잡는 데에 성공한다. 그리고, 이어진 차량 수색에서 다음의 것들을 찾아낸다.

 "수렵용 소총 2정, 혈액 및 내장이 차있는 흰색 플라스틱 양동이."

 


-네바다 주 와슈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


"체이스 씨, 검사에서 양동이 안 내용물과 체이스 씨를 뒤덮고 있던 혈액이 소의 것이라고 나왔네요. 그런데 대관절, 거기서 피범벅인 채로 뭘 하고 있던 겁니까?"


"경찰한테 처음부터 말했어요! 이 피는, 이 피는 제 거라고요! 제 안에서 새 나온 거에요!"


"후우.... 알겠습니다. 체이스 씨, 집에 가시면 되겠습니다. 벌금 무시고요."


 

 

(당시 촬영된 Mr. 체이스의 머그샷.)

 


1977년 12월 29일, 캘리포니아 주 새크라멘토. 

51세의 엠브로스 그리핀은 아내와 슈퍼마켓을 다녀온 직후 집 안으로 식료품을 나르고 있었다. 헌데 그 순간, 지나가던 픽업트럭으로부터 22구경 권총 두 발이 발사된다.

 

당시 차량 트렁크에서 구입한 감자들을 담고 있던 엠브로스 그리핀의 아내는, 그러한 총성과 함께 남편이 쓰러져있는 것을 목격한다.


픽업트럭에서 누군가가 발사한 두 발의 총격 중 한 발이, 그만 엠브로스 그리핀의 가슴팍을 명중한 것이었다.


이에 아내는 곧장 구급차를 부르지만, 애석하게도 엠브로스 그리핀은 그 자리에서 절명한 상태였다.

물론, 문제의 픽업트럭은 이미 사라지고 난 뒤였고 말이다.


무작위 총격에 의한 범행임이 명백했다.


 



1978년 1월 23일 오전, 캘리포니아 주 새크라멘토.


이날 에드워즈 부부는 식료품류들을 옮기는 작업 중이었다.

그리고 그러던 와중, 남편인 로버트 에드워즈가 집 내부에서 들려오는 소음을 포착한다.

그것은, 집 뒤쪽 창문에서 나는 소리였다. 


이에 로버트 에드워즈가 확인차 집 뒤쪽으로 돌아가자, 막 창문을 통해 집 밖으로 웬 젊은 남자(덥수룩하고 헝클어진 머리를 한)가 나오고 있었다.


그렇게 서로의 눈이 마주친 찰나의 순간, 남자는 즉각 줄행랑을 치기 시작했다.


 

로버트 에드워즈가 도망치는 남자를 쫓아 수십 미터 가량 추격전을 벌이나, 남자가 울타리를 민첩하게 뛰어넘는 시점에서 놓치고 만다.

한편,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다음과 같은 범인의 행각들이 드러난다.



"몇몇 귀중품들을 털어감."

"아기 옷장 안의 갓 세탁한 옷에다가 소변을 봄."

"아기 침대에다 대변을 봄."


여기서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당시 현장에 에드워즈 부부의 아기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같은 날 같은 지역. 

세탁소 트럭 운전수였던 데이비드 월린(24)은 근무를 마치고서 18시경 집에 도착한다. 

그런데 집 안 분위기가 왠지 평소와 달랐으며, 임신 3개월이었던 아내(이미지)의 모습도 보이질 않았다.

 

"뭐야, 불은 왜 꺼져있는 거야? 테리? 테리, 안에 있어?"


그렇게 아내를 찾던 데이비드 월린은 곧 침실로 향했고, 그곳에서 경악할만한 장면과 마주한다.


그 장면이란, 흉기로 난자당한 채 죽어있는 아내의 시신이었다.


데이비드 월린은 비명을 지르며 이웃집으로 뛰쳐들어가 간신히 상황을 설명했고, 이에 그의 이웃이 경찰에 신고한다.


당시 범행현장이 어찌나 끔찍했던지 남편인 데이비드 월린은 경찰이 도착했을 때에도 넋이 나간 채였으며, 현장을 처음 확인한 부보안관 역시 몇 달간 악몽에 시달릴 정도였다.




(범행현장인 월린 부부의 침실.)



(테리 월린 시신 주변의 혈흔들.)

 

한편, 지역 경찰은 사건의 세부사항에 대해 언론에 함구한다.


'수사과정에서 용의자 심문 시 유리하도록'이라는 보편적인 취지 때문이었지만, 범행 자체가 워낙 끔찍해 도저히 대중에 공표할 수가 없어서이기도 했다.


당시 범행상황 및 현장을 최대한 순화해서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테리 월린은 쓰레기를 내다 버리고자 현관문의 잠금장치를 해제한 상태였음.


그녀가 쓰레기봉투를 들고서 현관문을 나서려는 찰나, 바깥쪽에서 범인이 현관 문고리를 돌려봄.


그 순간, 범인이 그대로 현관문을 열어 젖히고서 안으로 침입해 22구경 권총(엠브로스 그리핀을 살해했던 것과 동일한)을 두 발 발사함.


여기서 한 발은 방어자세를 취하던 팔에 맞았지만, 다른 한 발이 두개골 상단 부분에 적중.


이어, 범인은 쓰러진 그녀에게 다가가 관자놀이에 추가로 한 발을 발사.


 

이후 사망한 그녀를 침실까지 끌고 간 범인은, 부엌 및 현관문 앞의 쓰레기봉투를 뒤져 각각 칼과 빈 플라스틱 요거트 용기를 찾아냄.


그 뒤 범인은 시신에 외설행위 및 훼손을 일삼음.


그녀의 가슴 밑에서부터 배꼽에 이르기까지를 칼로 개복했으며, 몸통 및 내장을 훼손시킴.


또 빈 플라스틱 요거트 용기로 그녀의 피를 담아 마셨으며, 그녀의 입안에 동물의 배설물을 채워놓음.


마지막으로, 범인은 그녀의 특정 신체 부위 및 일부 내장기관을 절단해 가지고 감."


 


(위의 이미지를 보면, 테리 월린의 허벅지 옆에 고여있는 혈액 사이로 마치 문양 같은 자국이 나 있다. 화면을 거꾸로 돌려보면, 이 문양이 범인이 얼굴을 박은 채 피를 빨아먹으면서 생긴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잔혹한 범행성에 몹시 충격을 받은 지역 경찰은, 곧바로 FBI 행동과학부 새크라멘토 지역 담당관인 러셀 보퍼겔에게 연락을 취한다(러셀 보퍼겔은 당시 FBI 내에서 성범죄 분야의 전문가이자 레전드).




그리고 그러한 연락을 받은 러셀 보퍼겔은, FBI 아카데미를 비롯해 전국 각지의 법 집행 기관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펼치던 특수요원 로버트 레슬러(1937-2013, 이미지)에게 협조를 구한다.



이 남자는 연쇄살인범(serial killer)이라는 용어를 창안했으며 최초의 정형화된  

프로파일링 기법을 수사에 도입하며 범죄 수사의 새로운 획을 긋기도 하였다. 

 

이 남자의 이름은 로버트 K. 레슬러로 은퇴한 지금도 최고의 범죄심리 전문가로 꼽히는 남자이다.


(소설 <양들의 침묵> 작가 토머스 해리스에게 관련 지식을 제공한 바 있다.)



 

이에 사건 정보들을 취합해 분석에 들어간 로버트 레슬리는, 

다음과 같은 범죄자 프로파일링(범죄 증거물들을 가지고서 범인의 특징을 추론해 범인상을 선별하는 수사기법) 결과를 내놓는다.



"백인 남성으로 25~27세. 외형은 마치 영양실조에 걸린 듯한 깡마른 유형.


거주지 내부는 굉장히 너저분하고 어질러져 있으며, 범죄 증거를 보관하고 있음.


정신병력과 그에 따른 약물치료 경험이 있음.


남성과 여성 모두와 교제하지 않는 외톨이형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집에서 보냄.


직업이 없으며, 장애연금류를 취득 중.


군 복무 경험이 없으며, 고등학교를 간신히 마쳤거나 대학교 중퇴자.


현재 하나 이상의 편집형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음."




로버트 레슬리가 이러한 분석을 내놓은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성범죄의 범인은 대체로 남성이며, 주로 같은 인종 간에 이루어짐. 

또 성범죄 살인자들의 대부분은 20~30대 백인 남성이고(미국 기준), 사건이 벌어진 지역 역시 백인 거주 지역.

 

범행현장의 모습으로 미루어, 범인은 심각한 정신병 증세에 의해 비체계적인 살인을 저지른 것.


범인은 편집형 정신분열증 증세로 인해 첫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사료됨. 따라서 해당 병세의 발병 및 그로 인한 첫 범죄시기 연령대를 고려할 시, 범인은 20대 중반.


또 범인은 내향적 편집형 정신분열증 환자의 특징처럼 식사 및 영양, 용모를 신경 쓰지 않는 인물."



 

마지막으로, 로버트 레슬리는 사건 당시까지의 범인의 행동 양식에 대해 다음과 같이 추론했다.


"범인은 사춘기를 기점으로 내향적인 성격 및 정신이상 증세가 찾아왔을 것.

 이로 인해 고등학교를 마치는 것까지가 한계.


용모 및 청결 상태가 좋지 않아 아무도 함께 살기를 원치 않으며, 

사회성이 떨어지고 너무나 내향적인지라 직업 없이 장애연금으로 살아가는 은둔자.


범인이 차량을 소유하고 있다면, 그러한 차량 역시 지저분하고 관리가 안 된 차량.


정신병자 보호시설을 나온 지 얼마 안 되었으며, 

증세악화로 인해 먼 곳까지 이동할 상태가 아니었으므로 거주지는 피해자 집 근처."


 

 

로버트 레슬리로부터 이와 같은 분석 자료를 건네받은 러셀 보퍼겔은, 해당 자료를 지역 경찰에게 전달한다. 그리고 지역 경찰은, 그러한 자료 속 범인상에 기반해 용의자를 찾기 시작한다.

 



테리 월린 사건으로부터 4일 후 정오 무렵. 해당 사건 현장으로부터 800m가량 떨어진 에블린 미로스(38, 이미지)씨네 집에서 그녀와 그녀의 아들 제이슨(6), 그리고 친구인 댄 메러디스(51)의 시신이 발견된다.

 


(에블린 미로스의 아들인 제이슨 미로스.)

 



현장에서 발견된 발자국 및 범행양식으로 미루어, 범인은 테드 월린 사건과 동일범임이 확실했다.


마찬가지로 범행현장 역시 테드 월린 때와 같이, 아니 훨씬 더 잔혹했다.


심지어 지역 보안관인 듀안 로우가 신문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토로했을 정도.


"제가 지난 28년간 보았던 사건 중에서, 가장 끔찍하고 기괴한 사건입니다."


당시 범행현장을 최대한 순화해서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댄 메러디스(남성): 집 안 복도에서 발견. 머리에 한 발의 총상을 입었으며, 그 외 다른 흔적은 없음."


"에블린 미로스: 침실 침대 위에서 발견. 머리에 한 발의 총상을 입었음. 테리 월린때와 마찬가지로, 시신에서 외설행위 및 훼손('X'자로 복부 개복, 몸통 및 내장 훼손, 안구를 걷어내려고 시도)의 흔적 발견. 범인이 혈액을 섭취 및 담은 흔적을 발견"


"제이슨(남자아이): 침실 침대 위에서 발견. 머리에 두 발의 총상을 입었으며, 그 외 다른 흔적은 없음."


"욕실 내 욕조에서 혈액 및 뇌 조직, 그리고 배설물이 발견됨. 배설물은 범인의 것으로 추정."


"당시 함께 있었던 에블린 미로스의 22개월 된 조카 데이비드 페리에라(남자아이)가 실종됨."






(에블린 미로스의 조카인 데이비드 페리에라.)





한편 사건 정보를 접한 로버트 레슬러는, 그 즉시 최초의 프로파일링에 기반해 다음과 같은 분석을 내놓는다.


"범인은, 현장 반경 1.6km 이내에 거주하는 독신자."

 


이에 지역 경찰관 65명이 사건 당일 현장 반경 800m 내의 모든 건물을 수색하며 사라진 데이비드 페리에라 및 사건 목격자, 그리고 프로파일링에 들어맞는 용의자를 찾기 시작한다.


이러한 수색에서 범인으로 보이는 백인 남성이 도주하는 것을 봤다며 두 명의 목격자가 나타나지만, 애석하게도 둘 모두 자세한 인상착의를 기억해내진 못한다.


그러던 차에 지역 경찰은 27세의 낸시 홀든이라는 여성으로부터 의미심장한 목격담을 신고받는다.


바로, 다음과 같은.




"그 임산부 여자가 살해된 채 발견된.. 바로 그날.. 그 일이 있기 두세 시간 전쯤인가...

그 사건이 있던 곳 근처 쇼핑센터에서 쇼핑하고 나와 주차장으로 향하고 있을 때였어요.

갑자기 웬 남자가 저를 따라오는 거에요. 한눈에 봐도 멀쩡해 보이지 않아 서둘러 차에 타려고 했는데, 그가 제게 말을 걸더라고요.


알고 보니 그는 고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애였어요. 단지.. 너무 변해서 처음엔 몰라봤죠. 시체처럼 야윈 데다 헝클어진 머리에, 입 주변으론 누런 딱지들이 엉겨 붙어 있어서... 그리고 입고 있는 옷들도 모두 지저분한 얼룩 투성이더라고요.


그걸 보고선 '아, 마약쟁이가 됐다는 소문이 사실이었구나'라고 생각했죠.




행색도 이상하고.. 불안해져서, 적당히 이야기하다 떼어내려고 했거든요?

근데 얘가 제 차 있는데까지 따라오는 거에요. 그리고선 제가 차에 타니까 자기도 타려고 반대쪽 문으로 가더라고요.

무례한 건 줄은 알지만.. 그냥 도망가고 싶었어요. 그래서 걔가 타기 전에 서둘러 문을 잠그고는 그대로 출발했죠.


걔.. 걔 셔츠에 피가 묻어있는 걸 봤거든요."


"홀든 씨, 그 남자 이름이 뭐죠?"


"리차드... 리차드 체이스예요."





(낸시 홀든의 고등학교 동창생, 리차드 체이스.)



낸시 홀든의 신고에 따라 리차드 체이스의 신상을 파악한 지역 경찰은, 그가 과거 각각 마약 및 무기 소지로 인한 전과가 있음을 알게 된다.


또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지 얼마 안 되었다는 것과, 로버트 레슬러의 프로파일링에 딱 들어맞는 범인상이라는 것도.


그리하여 에블린 미로스 사건 바로 다음 날인 1978년 1월 28일 오후, 잠복 형사 및 경찰들이 그의 집 주변으로 잠복을 실행한다.


그는, 사건 현장으로부터 채 몇 블록 떨어지지 않은 아파트에서 홀로 거주 중이었다.





(실제 리차드 체이스가 살던 아파트.)



헌데, 집에 있음이 분명함에도 리차드 체이스는 문을 열어주지 않는 데다 전화도 받지 않는다.


이즈음 리차드 체이스는 용의 선상에 오른 몇몇 용의자 중 하나에 불과했으므로, 함부로 가택수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하릴없이 형사들은 리차드 체이스를 꾀어내고자, 형사 하나를 일부러 보란 듯이 아파트 입구를 지나쳐 다른 곳으로 향하도록 했다.


그러자 몇 분 후, 어깨에 권총집을 차고 팔에는 커다란 상자를 낀 리차드 체이스가 아파트에서 나와 자신의 픽업트럭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던 형사 및 경찰들은 일제히 그를 덮쳤다.


그의 뒷주머니에서 댄 메러디스의 지갑이, 그가 끼고 있던 상자 안에선 피 묻은 헝겊들이 잔뜩 나왔다.






또 그의 픽업트럭 안에선 오래된 신문 및 맥주 캔 따위와 연장통, 30cm짜리 푸줏간 칼, 굳은 피가 묻은 장화가 발견된다.

(이미지 속 픽업트럭이 실제 그의 차량.)





마지막으로, 사방이 핏자국 투성이었던 그의 집 내부에선 피해자의 신체 일부 및 뇌 조직이 발견된다. 그리고 그가 사용하던 믹서기 및 용기들(이미지)에서, 그러한 것들과 혈액을 갈아먹은 흔적이 발견된다.





(붙잡혔을 당시 리차드 체이스의 머그샷.)




그러나 가장 경악스러운 것은 따로 있었다. 그의 집 내부 벽엔 1978년 달력이 걸려있었는데, 

테리 월린 및 에블린 미로스 사건이 일어난 날짜에 빨간색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었던 것. 바로 'Today'라는 글씨와 함께.


그리고, 그러한 빨간색 동그라미는 그가 붙잡힌 날짜 뒤로 마흔하고도 네 개가 더 그려져 있었다.



한편, 체포 이후 드러난 그의 삶과 행적은 다음과 같았다.


"중산층 출신으로 내향적인 성격이었으나, 어려서부터 동물을 자주 괴롭혔고 10살 무렵엔 고양이를 죽임.


10대 시절을 오롯이 부모의 다툼과 이혼과정 속에서 보내며 보다 내향적이고 어두운 성격으로 변함. 

그의 모친은 정신분열 증세로 인해 매우 공격적이고 적대적인 성격이었다고 함.


고등학교 시절, 발기부전으로 이성관계에 문제(비뚤어진 성적 환상의 원인 중 하나가 됨).


지속 가능한 관계라고는 부모밖에 없었지만, 부친과 모친 모두 그의 심리안정에 도움을 줄 만한 인물이 아니었음.

이후 한동안 술과 마리화나에 빠짐.




(10대 시절의 리차드 체이스.)


 

(마리화나 소지로 체포되었을 당시의 머그샷.)

 



10대 후반부터 모습을 드러낸 우울증 및 정신병 증세는, 20대 초반서부턴 날로 끔찍해짐.


급기야 그는 자신의 혈액이 병에 의해 중독되어 가루로 변해간다고 믿게 되면서, 

다른 혈액을 주입함으로써 몸 안의 혈액을 주기적으로 교체해줘야 한다는 망상에 빠짐.


그로 인해 그는 동물의 혈액 및 내장을 섭취하기(+외설행위) 시작.


그러던 와중 토끼의 피를 자신의 몸에 주사한 일로 정신병원에 수용되었으며, 여기서도 새를 잡아 머리를 물어뜯고 피를 빨아 먹는 등의 행위를 일삼음.


헌데 약물치료로 증세가 호전되자, 담당의 중 하나가 그의 모친이 그와 함께 살면서 보호할 것을 조건으로 통원치료로 전환시킴.





허나 그의 모친은 얼마 안 가 약에 절여진다는 이유로 약물치료를 중단시켰고, 그의 부친은 그에게 혼자 살 아파트를 얻어줌.


그는 이후 당연하게도 정신분열 증세가 걷잡을 수 없어졌고, 장애연금은 동물 구입에 사용됨.


1977년 9월, 모친과 싸운 뒤 화풀이로 모친의 고양이를 죽임. 그리고는 모친의 집을 찾아가, 그녀의 앞에서 죽은 고양이의 배를 맨손으로 개복.


그러나 그의 모친은, 고양이의 뱃속을 헤집는 아들을 뒤로 한 채 태연히 현관문을 닫음. 또, 이러한 일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음.


(훗날, 그를 통원치료로 전환하는 데에 동의했던 정신과의는 유족들로부터 거액의 손해배상을 청구받게 됨.)"





(1977년 8월 3일, 소의 피를 뒤집어쓴 사건 당시 네바다 주 와슈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에서 촬영된 머그샷.)




1979년 초부터 시작된 리차드 체이스에 대한 재판은, 그 후 사형이냐 정신병원행이냐를 두고 몇 달간이나 공방이 이어진다.


그리고 결국엔 범행 당시의 행동에 책임을 질법한 변별력이 있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면서, 그에게 사형이 선고된다.


한편 리차드 체이스를 잡는 데 일조했던 로버트 레슬러는, 그즈음 한창 연쇄살인마들의 행동양식 및 특징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 중이었다. 그래서 당연하게도, 로버트 레슬러는 면담을 통해 리차드 체이스의 데이터를 얻고자 한다.


이는, 리차드 체이스가 

'성장환경 및 삐뚤어진 성적 욕구로 인해 살인을 일삼게 되는 연쇄살인마'에 해당하는 전형적인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지식은 21세기 이후에나 대중적으로 퍼짐).





다음은, 로버트 레슬러와 리차드 체이스 간의 면담 내용이다.


"사람을 죽인 건 맞아요. 하지만 모두 제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였어요. 비누접시 중독이 제 목숨을 위협했거든요.


사람들은 모두 비누접시를 가지고 있는데요, 비누를 들어 올려서 그 밑에가 말라 있으면 괜찮은 거에요. 

근데 끈적끈적하게 젖어 있잖아요? 그럼 그게 비누 접시 중독에 걸린 거에요.


그거에 걸리면 피가 가루가 되고 말아요. 또 그 가루가 몸을 갉아먹게 되고요.


그래서 저는 가루가 된 제 피 때문에, 목숨을 지키려고 다른 피를 얻으려 한 거예요.





그리고 나치가 UFO랑 관련되어 있거든요?


그 UFO들이 끝없이 지구 위를 떠돌면서 제게 텔레파시를 보내요.


'피를 보충하려면 사람을 죽여라.'


그들이 제 머릿속에다 명령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레슬러 씨, 이제 아시겠죠? 제가 사람을 죽인 게 저 자신을 방어하려고 그런 거라는 걸요.


그래서 지금 탄원을 준비하고 있어요! 제가 살려면 피를 보충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사람을 죽여야 했다고요."





(1978년 3월 24일, 에블린 미로스 사건에서 실종되었던 데이비드 페리에라의 시신이 현장 근처 한 폐공터에서 박스에 덮인 채로 발견된다. 시신에는 역시 신체와 내장에 훼손 및 절단 흔적이 있었다.)




에필로그 1


: 1980년 크리스마스 직후, 리차드 체이스는 몰래 모아둔 항우울제들(처방받은)을 한꺼번에 입에 털어넣으며 감방 안에서 자살한다.


그것이 자살인지, 아니면 머릿속에서 울리는 목소리를 잠재우고자 벌인 사고인지는 아무도 모르게 되었다.





-리차드 체이스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가졌던 로버트 레슬러와의 면담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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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마싯내요 허업쩞컼컧 | 작성시간 23.08.18 개씨발새끼 여자피해자들한테만 성범죄저지르고 시신훼손에 끔찍한 짓을 다했네 지옥에서 썩어라 좆같은 새끼
  • 답댓글 작성자마늘순대 | 작성시간 23.08.18 22 남자는 그냥 총쏴죽이기만했네 미친새끼가
  • 작성자경류 | 작성시간 23.08.20 ㄹㅇ 걍 여자만 끔찍하게 죽였네 미친새끼
  • 작성자더러운토종남 | 작성시간 23.08.21 아 진짜 피해자들 너무 끔찍하게 죽어서 충격이다...
  • 작성자귀염둥이짜자잔 | 작성시간 23.08.22 아싀발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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