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2020년 기후현에서 발생한 노인 집단 폭행 및 살해 사건.
범인들의 신분 때문에 일본 사회에서 다시 소년법 관련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건이기도 하다.
2. 사건 경위
2020년 3월 25일 기후현 기후시의 한 다리 밑에 텐트를 치고 거주하던 81세의 남성 노숙인 와타나베 테츠야(渡邉哲哉)와 그의 동거인이었던 60대 노숙인이 19세의 남성 5명에게 습격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60대 노숙인은 가까스로 도망쳐서 목숨을 건졌으나 와타나베는 범인들이 던진 돌에 맞아 두개골이 함몰되는 등의 중상을 입고 끝내 숨졌다.
두 사람은 평소에도 남녀 10명 정도의 집단에게 돌을 맞는 등 심한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고 이 때문에 경찰에도 4차례 상담했으나 경찰 측에서는 이들이 노숙인이라는 이유로 말도 제대로 듣지 않고 돌려보냈다고 한다.
이후 사건 현장에서 1km 가량 떨어진 코도(河渡)에서 노숙인들을 습격한 남성 5명 중 3명이 도주한 노숙인을 뒤쫓아가 폭행하는 모습이 인근 CCTV에 찍혔고 사건 발생 약 1개월 후인 2020년 4월 25일에 범인들 전원이 체포되었다.
이들에게는 살인죄와 상해치사죄 외에 폭행죄 등 총 4가지 혐의가 적용되었다.
범인 5명 중 4명이 기후현 소재 아사히대학 야구부 출신이었으며, 이들 중 2명은 아사히대에 당시 초년생으로서 재학 중이던 현역 대학야구 선수로 밝혀졌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스트레스를 풀려고 한 행동이었을 뿐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 고 진술했으나 이 진술 내용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은 "야구 한다는 놈들이 사람 죽일 생각도 없으면서 돌을 던지다니 무슨 투구 연습인 줄 아느냐" 며 더욱 분노했다.
게다가 이들이 도망치는 피해자를 집요하게 쫓아가서 폭행한 끝에 숨지게 했다는 점 때문에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면서 굳이 도망가는 사람을, 그것도 80대 노인을 집요하게 따라가서 죽을 때까지 폭력을 행사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많은 일본인들의 공분을 샀다.
사망한 피해자 와타나베 옹은 평소 알루미늄 캔 등 잡동사니, 고물을 주워다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수입은 대부분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는 데 썼다고 한다.
(와타나베가 평소 먹이를 주던 길고양이들이 그가 사망한 이후에도 와타나베와 60대 노숙인이 살던 다리 밑에 모여 그를 기다린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와타나베를 잘 아는 인근 지역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직접적인 민폐 행위나 타인을 해치는 행위를 절대 하지 않았고 오히려 13년 전인 2007년에는 어린아이가 도로로 뛰어나가 차에 치일 뻔한 것을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들어서 구해 준 일이 있었을 만큼 인정 많고 선량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한편 아사히대학 측에서는 범인들이 체포된 후 대학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야구부의 무기한 활동 중단을 결정했으며 야구부 존폐 여부에 대해서는 향후 사건 당사자(범인들)에게 부과될 사회적 제재를 판별한 후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폐부를 검토하겠다는 의미.
(아사히대학 야구부는 도카이 지구 대학야구 기후 리그 소속으로 2019년 가을 리그전 2위를 차지한 전적이 있었으나, 코로나 19 유행의 여파로 2020년 3월 6일부터 활동이 잠정 중단되었는데 이 사건이 터지면서 순식간에 존폐 위기에 몰리고 말았다.)
이후 5월 15일 추가로 올라온 학장 명의의 공지를 통해 범인 2명에 대해서는 학칙에 의거하여 엄정한 처분이 있을 것이며 학내 조사위원회의 조사가 계속되고 징계 수위가 결정될 때까지는 해당 학생들의 자퇴 및 휴학 신청은 수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사히대 야구부의 후지타 아키히로 감독은 사태의 책임을 지고 학교 측에 사퇴 의사를 밝혔고 곧 수리되었다.
3. 논란
범인들의 일부는 사회인, 대학생이었긴 하지만 사건 당시 19세의 미성년자였던 관계로 법률상 언론 보도에서도 실명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 때문에 일본 트위터 등을 중심으로 인터넷상에서 큰 논란이 일어났다.
가뜩이나 소년법을 폐지하라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던 와중에 잊을만 하면 터지는 데다 갈수록 흉폭해지는 미성년자 범죄로 인해 소년법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층 더 높아졌으며 개중에는 이 사건을 (법리적 의미에서) 제 2의 고등학생 콘크리트 살인사건으로 보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 사건도 범인들이 당시 미성년자로 소년법을 적용받아 저지른 죄에 비해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며 논란이 되었다.)
또한 피해자들이 상습적으로 괴롭힘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노숙인이라는 이유로 미온적으로 대응한 공권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컸다.
또한 범인들 중 2명에게 살인이 아닌 상해치사 혐의가 적용되었다는 점도 너무 가벼운 혐의를 적용한 게 아니냐는 이유로 논란이 되었다.
한편 가해자들이 재학 중이던 아사히대학이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문과 피해자에 대한 추모의 글이 인터넷에서 검색되지 않는 문제가 있어 대학 측이 고의로 검색을 회피 내지는 차단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아사히대학 측에서는 서버 다운을 막기 위한 조치였을 뿐 의도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으나 홈페이지의 소스를 분석한 결과 이 성명문 자체가 텍스트가 아닌 이미지 파일로 올려진 데다 웹사이트 검색 노출을 막을 때 사용하는 메타태그인 noindex 태그가 삽입되어 있었음이 알려지면서 빈축을 샀다.
4. 재판
기후지검은 2020년 5월 15일 살인 혐의로 송치된 3명 중 체포 이후 성인이 된 1명을 기후지방법원에 기소하고 2명을 상해치사로 기후가정법원에 송치했다.
또한 상해치사 혐의가 적용되었던 2명은 불기소처분했다.
기후가정법원은 송치된 2명에 대해 2주간의 보호감호 조치를 명령하고, 6월 8일 1명은 기후지검으로 재송치, 1명은 소년원으로 송치하여 보호처분을 내렸다.
이후 2021년 3월 11일 기후지방법원에서 용의자 2명의 1차 공판이 열렸다.
이들은 공소 내용을 인정했으며, 검찰측은 사건 당시 이들의 휴대전화 통화 내용을 증거로 제출했다.
한편 피고측 변호인은 "(돌을 던진 것은)피해자를 놀리면서 그 반응을 보기 위해서였을 뿐, 피해자를 돌로 맞추거나 상해를 입힐 의도가 없었다" 고 주장했다.
2021년 3월 12일에 열린 2차 공판에서는 피해자와 함께 생활했던 노숙인이 증인으로 출석해 작년(2020년) 3월경부터 피고인들이 밤마다 나타나 돌을 던졌다고 증언했다.
또한 증인은 4차례 가량 경찰에 신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날이 갈수록 악화되었고, 피해자가 사망한 2020년 3월 25일에는 "오늘은 안 놓친다" 는 말과 함께 도망치는 자신을 집요하게 쫓아왔다고도 증언했다.
(이 때 피고인들은 여성이 도주하기 위해 탔던 자전거 바퀴를 수 차례 걷어차면서 넘어뜨렸다고 한다.)
그리고 "왜 우리를 노렸고, 아무 잘못도 없는 와타나베 씨를 죽였느냐" 며 호소했다.
2021년 3월 15일에 열린 3차 공판에서는 당시 회사원 신분이었던 피고인의 진술이 있었다.
그는 법정에서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게 입막음을 할 목적으로 피해자를 집요하게 뒤쫓았다고 진술했고, 그 외에 노숙인들을 집요하게 괴롭힌 이유와 사건 당시의 상황을 진술했다.
그리고 "피해자들이 처한 입장을 깔보고 괴롭히며 돌을 던졌다. 하지만 그건 전부 잘못된 생각이었다." 라는 말을 덧붙였다고 한다.
2021년 3월 25일 기후지방법원은 회사원 신분이었던 피고인에게 징역 5년, 다른 한 명(무직)에게 징역 4년을 언도했다.
이후 4월 8일 검찰과 변호인 양측 모두 항소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이 확정되었다.
다만 이들이 출소하더라도 정상적인 일자리를 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5. 사건 이후
무기한 활동 정지 처분이 내려지고 감독까지 사퇴했던 아사히대학 야구부는 존폐 위기에 몰리고 한동안 세간의 눈총을 받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부원들이 자원봉사 활동 등을 하면서 조금씩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활동 정지 처분 이후 약 5개월만인 2020년 9월부터 활동을 재개했다.
3학년 주장은 한 인터뷰에서 "언젠가 사건 현장을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고 싶다" 고 발언하기도 했다.
6. 그 외
일본 인터넷상에서는 사망한 피해자의 명복을 비는 글들이 많이 올라온 가운데 일부 몰지각한 이들이 노숙자들을 비난하고 범인들을 옹호하는 글을 올려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가해자 중 일부가 아사히대학에 재학 중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 무섭게 트위터와 5ch(구 2ch)을 중심으로 소위 '특정반' 들이 앞다투어 범인들의 신상을 마구잡이로 털어 대기 시작했는데 그 와중에 사건과는 전혀 관련 없는 사람이 범인으로 헛지목을 당하는가 하면 범인과 같은 학교 야구부라는 이유로 애꿎은 다른 재학생 야구부원들이 싸잡아 범인 취급을 당하는 등의 풍평피해를 입기도 했다.
범인으로 몰려 헛지목을 당한 부원은 협박 메일에 시달려 정신적으로 심한 고통을 겪기까지 해서 해당 부원의 중학교 시절 소속 팀이 이 부원이 해당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성명문을 내기도 했으며 심지어 일부 4학년 부원들은 가해자들이 체포된 이후 기업 측으로부터 채용 취소 및 보류가 타진되는 등 취업활동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렇다 보니 사건 이후 아사히대 야구부 내에서는 자신들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팽배한 분위기로 알려졌다.
이런 일련의 소동에 대해 일부 일본 네티즌들은 특정반의 무분별한 신상털이를 비판하는 한편 소년법을 빌미로 미성년 범죄자들의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사건과 무관한 사람들이 특정반에게 헛지목을 당하거나 풍평피해를 입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가해자들과 같은 학교라는 이유로 채용이 취소 및 보류된 것은 일본 사회에서 연좌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한편 범인들의 거주지 인근 주민이라는 일본 네티즌의 증언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사건 직후 이미 인근 지역에서는 실명과 개인정보가 다 털린 상태라고 한다.
일각에서는 범인들이 재학 중이던 아사히대 학생들의 자질을 거론하면서 학교에 전반적으로 문제가 많고 학생들도 평소에 행실이 불량하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진위 여부는 알 수 없다.
이 사건이 워낙 논란이 된 탓에 사건 발생 직후부터 온갖 루머와 가짜 뉴스가 무분별하게 퍼지는 양상을 보였다.
한편 범인 이외에 사건에 연관된 사람들 중 여러 명이 이른바 토리테츠(撮り鉄)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한국으로 치면 철싸대라고 할 수 있는 무개념 악질 토리테츠들이 저지른 과거의 각종 사건사고들도 재조명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안 그래도 일본에서는 철덕들 중에서도 이 토리테츠들의 민폐 행위가 유난히 부각되는 탓에 '토리테츠=민폐집단' 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은 상황에서 이 사건과 토리테츠가 관련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토리테츠의 이미지가 한층 더 나빠졌다.
(구글에서 '撮り鉄' 를 치면 검색어 자동완성으로 '토리테츠 민폐(撮り鉄 迷惑)', '토리테츠 방해 개꿀잼(撮り鉄 妨害 楽しすぎ)', '토리테츠 참교육(撮り鉄 ボコボコ)', '토리테츠 트러블 모음(撮り鉄 トラブル まとめ)' 등의 부정적인 검색어만 줄줄이 따라 올라올 뿐 이들에 대한 긍정적인 키워드는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다.)
또한 가해자들이 고양이를 학대했다는 이야기가 인터넷에서 퍼졌으나 후에 피해자의 동거인이었던 노숙인이 재판에서 이를 부정함에 따라 가짜 뉴스로 판명되었다.
일본에서는 이 사건 외에도 노숙자를 대상으로 한 각종 폭행 및 상해 범죄가 종종 일어나곤 하는데 신흥 가출청소년 집단인 토요코 키즈들이 노숙자들을 상해/상해치사하는 경우가 일어난다든가, 2020년 11월 16일 도쿄 시부야구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도 64세 노숙인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피해자는 동년 2월까지 슈퍼마켓에서 시식코너 근로자로 일하다 코로나 19의 여파로 일자리를 잃고 실직 2달 후부터 노숙자가 되었다고 한다.
살해 현장 CCTV가 공개되자 나흘 뒤 인근에 거주하는 46세 남성이 범행을 자백했으며, 동네 자원봉사로 쓰레기를 줍는데 피해자의 존재가 거슬렸다면서 아프게 하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해 돌을 채워넣은 페트병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때려 살해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범인은 평소에도 문제가 있었던 사람으로, 오랫동안 히키코모리 생활을 하면서 이웃과 마찰을 자주 빚었다고 한다.
이웃이 자기 집 지붕에 TV 안테나를 새로 설치하자 "집 베란다에서 보이는 세계가 내 전부인데 경치가 바뀌어서 화가 난다" 며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는 등 이웃과 시비가 붙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그리고 범인은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였던 2022년 4월 8일 투신자살로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