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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할매의 속삭임

[귀신][경험담] 6. 할아버지의 손주사랑

작성자봉봉미미|작성시간24.01.15|조회수5,350 목록 댓글 9

 

(지난 이야기)

1-1. 자취방 귀신 :
https://cafe.daum.net/subdued20club/RaxJ/109953
1-2. 자취방 귀신 : 
https://cafe.daum.net/subdued20club/RaxJ/109955
2. 기묘한 폐지 할머니 :
https://cafe.daum.net/subdued20club/RaxJ/109974
3. 입원병원의 귀신들
https://cafe.daum.net/subdued20club/RaxJ/109979
4-1. 만년대학생 그녀
https://cafe.daum.net/subdued20club/RaxJ/109998
4-2. 만년대학생 그녀
https://cafe.daum.net/subdued20club/RaxJ/110228
5. 행님의 그녀
https://cafe.daum.net/subdued20club/RaxJ/110229

 

 

여러분, 안뇽?!

또다시 월요일이 시작됐어!!

정말 디지게 일 하기 싫다아아아아 

점점 [지난 이야기]가 늘어나는 걸 보니, 뿌듯하넹. 후후후


오늘은 돌아가신 친할아버지 이야기를 해볼까 해.

 

우리 할아버지는 위로 형님이 계셨어. 

나에게는 큰 할아버지지?

큰 할아버지에겐 외동 아들(나한테 큰아빠)있었는데

큰아빠한테는 아들이 없었어.

 

 

그래서 둘째인 우리 할아버지의 4형제 자식 중

장남인 우리 아빠의 아들, 

즉 그래즐리 불곰을 닮았지만 착한성정을 가진 

내 동생이 집안 장손 인거야.

 

 

내 동생은 집안의 장손으로써 큰할아버지, 우리 할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했어.

어느정도 였냐면, 

큰할아버지가 우리집에 오셨었는데,

동생은 친구들이랑 논다고 없고 나만 있었던 상황이었다.?

나랑 엄마가 큰할아버지 맞은편에서 밥을 먹고 있었는데,

90년대에 십만원이면 진짜 큰돈인거 알지?

십만원을 엄마한테 주시면서

딸래미 주지말고 꼭 우리 장손 주라고 하시는거야.

꼭 내가 안보인다는 듯이?

엄마도 민망해서는 막 나랑 큰할아버지를 번갈아 보는데도

나는 안중에 없으셨어. (어차피 그 돈 엄마가 먹었음)

 

그래서 나는 큰할아버지 정말 안좋아했어.

대놓고 남녀손주차별 하시던 분이라.

따뜻한 말 한마디 받아 본적 없었고.

 

우리 친할아버지도 비슷한 타입이셨지.

그래도 친할아버지인 만큼 나도 할아버지한테 예쁨을 많이 받긴했어.

그게 동생이랑 같은 질이 아니라서 그렇지. 

 

암튼,

나 중학생 때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세월은 흘러 흘러 

나와 내 동생은 성인이 됐지.

 

그런데 이 순하디 순한 동생놈이 

인생일대의 사고를 쳤네?

애가 생겼어.

근데 애를 이미 낳았어.

근데 애가 둘이야.

응, 쌍둥이 아니야.

첫쨰가 이미 4살이네?

 

 

부모님한테 혼날까 무서워서

동거하다 애가 생긴거를 말 못하고 

살다가 또 둘째 생긴거.

엄마의 촉으로, 추궁하다가 밝혀진거야.ㅋㅋㅋ

엄마는 진짜 위대하다.. 진짜.

내 동생, 엄마한테 처맞아서 이빨 부러지고 실핏줄 다터지고.ㅋㅋㅋㅋㅋㅋ

(엄마 무서워서 말 못했다는 이해함)

 

 

 

가족들에게 들켰던 시점이 둘째 조카가 50일 되던 때였어.

둘째를 낳고 50일이 되기까지

동생내외가 정말 힘들었던 모양이더라구.

둘째가 워낙에 잠투정도 심하고

자주 깨서 울어대는 바람에

맞벌이 부부 입장에서 얼마나 힘들었겠어.

서로 밤마다 번갈아 가며 아이를 달래고 재운다고

지쳐서 신경도 예민하고 맨날 싸우고 그랬나봐.

 

아무튼 

그 날도 부부가 아등바등 조카를 재우고 잠이 들었는데

내 동생이 꿈을 꾸게 되.

 

갑자기 한밤중에 집에 초인종이 울리더라는 거야.

그래서 허겁지겁 나가서 문을 열어보니,

우리 할아버지가 화가 잔뜩 나셔서 서 계시더래.

참고로 생전에는 단 한번도 귀한 종손한테 큰소리로 화내거나

험한 말씀 한번 하신 적 없던 분이야.

그런데 꿈 속에서 할아버지는 

동생한테 숨도 안쉬고 화를 내면서 욕을 퍼부으시더래.

그러다가 갑자기 우리 종손 어딨냐고 하시더래.

(첫째 조카는 딸, 둘째가 아들임)

 그래서 내 동생이 잠투정에 울어대고 있는 둘째조카를  

할아버지한테 안겨드렸대.

할아버지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라는 듯이

조카를 품에 받아드시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그대로 가버리시더라는거야.

 

웃긴 게,

내 동생은 그냥 그렇게 조카를 할아버지한테 보내놓고 그냥 잤대.

한참 시간이 흐르고 또 초인종이 울려서 나가보니

할아버지가 조카를 툭하고 건네주고는

인사도 안하고 가시더라는거야.

조카녀석은 얼마나 좋은 시간을 보냈는 지 아주 방긋방긋거리고 있고.

 

그렇게 꿈에서 깨면, 

아침이었대.

그 잠투정 심한 조카녀석이 통잠을 잔거야.

동생내외도 둘째 출산 후 거의 처음으로 푹 잔거지.

조카녀석은 심지어 어린이집 선생님한테 넘길때까지도

애가 떡실신으로 자고 있었대.

 

그 뒤로도 동생부부가 둘째조카 잠투정때문에

'한계다..'싶을 때면,

할아버지가 꿈에 나타나서 (욕 한바가지 하시고)

조카를 데리고 갔다가 오시는 꿈을 꿨대.

그 날이면 조카는 항상 통잠+떡실신 했고. 

 

.

.

 

 

내가 동생한테 이 이야기를 들었던 때가

올케랑 조카들과 함께 하는 첫 집안 시제 때문에 

고향이로 내려가던 길이었어.

그때는 와~ 대박 신기하다,

살아계실 때도 그렇게 우리 종손 우리 종손 하시더니

돌아가셔서도 동생을 챙겨주시는 구나 했지.

 

 

원래 나는 여자라고 시제 의무참석이 아니었거든?

(어짜피 여자들은 일하러 가는건데 

우리 엄마들 주의가 딸들 굳이 일 안시킨다 주의라서.

아 진짜 우리집 아빠들.. 휴.. 손하나 까딱 안함)

그런데 올케가 어색할까봐 그 때 같이 간거였어.

올케는 어색할 틈도 없이, 제사 준비 거든다고 바빳고,

나는 50일 좀 넘은 어린 조카를 안고 선산을 왔다갔다 하면서 애를 돌봤지.

 

 

그런데,

새로운 곳에 와서는 긴장해서 눈만 똥그랗게 뜨고 두리번 거리던 꼬맹이가

갑자기 고개를 쭉 빼고 막 웃어.

그리고는 막 안아달라는 듯이 손을 뻗고 웃는거야.

 

애가 뭘 보고 그러나 하고

조카 시선 끝을 보니

우리 친할아버지 산소.

꿈에서 돌봐주던 종송자를 보고 반가우셨는지

보러 나오셨나봐.

 

 

소름이 쫙 끼치긴 했는데...

동생한테 들은 이야기도 있어서.

조카를 안고 할아버지 산소를 돌면서

아이 이름도 정식으로 알려드리고

감사하다~ 애보느라 고생하셨다고 인사드렸지.

 

.

.

.

 

나중에 우리 애기도 잠투정 심하면,

돌봐주러오시려냐 했는데...

개뿔.

나는 .. 지금 살아계신 할머니한테

용돈도 자주 드리고, 필요한 것도 살펴드리며

열심히 로비 중이야.

[할머니! 할아부지는 돌아가셔도 동생한테만 잘해주니까

할머니는 나한테만 잘해줘야됑!!!!]

하고 할머니한테 손가락 도장도 꾹 받아놨음.ㅋㅋㅋㅋ 

 

 

 

출처 : 여성시대) 봉봉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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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레몬을좋아하는친구 | 작성시간 24.01.18 아 할아버지 돌아가셔서도 차별하시네ㅠㅠ여시도 도와주세요~~! 진짜 신기하다 재밌게 잘봤어!!
  • 작성자와르르맨숀 | 작성시간 24.02.07 펌인줄 알았는데 시리즈 다 재밌게 읽었어~ 홍시답게 담이 세닼ㅋㅋㅋㅋㅋ
  • 작성자기여운 몬스터 | 작성시간 24.04.25 오 신비롭다.. 할아버지가 동생놈을 혼낼만한데 또 그렇다고 잠도못자고 죽어가는거보니 마음은 아프고 양가감정이 있으셨넼ㅋㅋㅋㅋ
  • 작성자MINNIE민니 | 작성시간 24.06.22 신비롭다 나도 우리 할아버지 보고싶네 여자지만 내가 당신 아들의 첫 자식이라 정말 예뻐해주셨는데.. 흐어어
  • 작성자강솔C | 작성시간 24.06.23 오 신기하다... 애기를 어케 꿈으로 이끌어서 봐주신 걸까....? 홍시 근데 진짜 신기한 일 많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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