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theqoo.net/horror/2000878195
사회초년생 때 회사에서 내가 제일 막내였을 땐데... 위로 여직원이 나 빼고 6명이 있었음
출근시간이 9시 반이라고 하면 나는 7시 30분 전에 나오는 식이었음
집은 강북- 회사 감남 이었는데 차 막히면 말도 안되게 시간이 걸려서 발을 구르는 상황이 생김.
지하철을 타려고 해도 환승 하느니 버스로 한방에 가는 게 훨 나았고
교통체증 없으면 엄청 빨리 버스가 도착해서
본의 아니게 매일 일찍 출근이었고 당연히 사무실에는 내가 출근하기 전엔 아무도 없었음.
탕비실 겸 휴게실에서 컵 씻고 책상정리, 다탁자 정리해 놓고
천천히 업무준비하고 커피 한잔 마시는 시간이 정말 좋았단 말이지.
어느 날이었는데, 평소와 다를 바 없이 다 정리해 놓고
그 날은 왠지 너무 피곤하더라고.
탕비실에 긴 쇼파가 있었는데 거기 누워서 언니들 올 때까지 기다려야지. 했음. 누구든 오면 깨워줄 테니까.
눈을 붙였는데 잠이 들락말락 상태에서 누군가 오는 인기척이 들렸어.
그런가부다 하고 있는데 쇼파 주위를 왔다갔다 하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두 사람이 대화를 하는 거야.
A : "얘 잔다, 많이 피곤한가 봐."
B : "깨워 볼까?"
A : ㅎㅎ 어떻게 할까?
나는 속으로 아 언니들이 출근했구나, 내가 자는 거 보고 저러는구나 했지.
그러고는 깨울 줄 알았는데, 계속 자기들끼리 와글와글 웃는 거야.
생각했지. 왜 안깨우지?
탕비실은 휴게실이기도 해서 옷장같은 캐비넷들이 있고 출근하면 거기서 옷 걸고 가방 넣어두는데
캐비넷 여는 소리도 전혀 없고, 웅성웅성거리면서 내 주위를 분주히 왔다갔다하는 감각만 느껴지는 거야.
다른사람들이 내 주위에 움직이면 공기가 흔들리는 느낌 있잖아.
더구나 나는 가만히 있는 상태니까 그게 더 잘 느껴졌다고. 그 시간이 대략 7~10분 정도 되는 거 같았어.
기분이 점점 이상해서 참다 못해 눈을 번쩍 떴는데....
그 순간 주위가 너무 적막해.
눈감고 있던 순간의 번잡함이 싸악 썰물 빠지듯이 사라진 거야.
아무도 없었고 탕비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음. 누군가 출입한 흔적이 없어.
갑자기 확 무서워지면서 쇼파에서 벌떡 일어나서 사무실로 뛰쳐 나갔는데
사무실도 너무나 고요.
귀기울여야 컴퓨터 팬 도는 소리만 들릴 정도니.
너무 너무 무서워지는데, 바깥에 나갈 수는 없고 해서 음악 크게 틀어놓고 창문을 다 열어 놓음.
다행히 그러고나서 십여분 후에 직원들이 하나 둘씩 출근을 했는데
아무한테도 그 얘기를 못했음.
탕비실에서 그런 일 있었다고 하면 언니들이 무서워하거나 찝찝해서 원망을 들을까 봐
(성격들이 제각각이었음;;;)
절대 그 얘기는 하지 않았음.
사실 이후에 거기서 사소한 물건이 몇가지 없어진 적이 있어서 가끔 나는 지갑이나 폰은 절대 캐비넷에 안넣었음.
지금은 회사도 없어졌고... 그 일이 있은지 10년도 훨씬 넘었으니.
가위를 눌린 것도 아니고, 그 당시의 내 상태는 맘만 먹으면 일어날 수 있는 조금 나른한 상태였음.
걔들은 대체 뭐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