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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할매의 속삭임

[스크랩] [소설][Reddit] 살아남기 가장 쉬운 죽음

작성자핫크ㄹ1스피버거|작성시간24.05.11|조회수6,293 목록 댓글 11


출처 : https://blog.naver.com/iamsuekim/221811245102


처음 그 일이 있었던 날은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2주가 지난 시점이었다. 퇴원한 지 얼마 안 됐던 아버지는 장애가 생긴 삶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중이었다. 언어 구사 능력이 조금씩 돌아오기는 했지만 단어를 빨리 떠올리지 못했고 말을 더듬었다.

햇빛이 비치는 부엌에 아버지와 함께 앉았다. 아버지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커피에 설탕 하나를 넣더니 떨리는 손으로 커피를 저었다.

"오... 오... 늘은 앤슨 목사네 가서 조금 있다가 와야겠다. 강아지 한 마리를 데려왔는데 그 녀석이 아주 활활 탄다고 하더구나."

"그 녀석이 라고요, 아빠?" 이해가 안 된 내가 물었다.

"데려온 강아지가... 아주 활동적이라고 하더구나. 조... 종이... 복서라고 하더라."

다음 날, 교회는 앤슨 목사님과 교인 몇 명이 예배하는 동안 화재로 전소되고 말았다.

몇 주 후, 아버지와 마당 그네에 앉아 노을을 구경하며 차가운 맥주를 홀짝이던 중이었다.

"네 어... 엄마는 이렇게 노을 구경하는 걸 좋아했지. 영혼을 충족해준다고 했단다."

"저도 노을 보는 게 참 좋아요," 내가 말했다. "그나저나, 엄마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오늘 저녁으로 엄마표 카넬로니 해 먹을까요? 재료는 다 있을 것 같은데."

뇌졸중이 온 이후 챙길 약이 많아진 아버지가 슬쩍해온 맥주를 크게 한 모금 마시더니 상표를 뗐다.

"그래, 아들아... 그거 좋겠구나," 아버지의 말은 느렸다. "입맛은 없지만 네 엄마의, 카... 카, 카넬로니는 기가 막혔지. 거기에 샐러드랑... 포, 포, 폭파를 섞으면 좋겠구나."

나는 맥주를 천천히 내려놓았다.

"아버지, 또 그러시네요. 폭파라니, 그게 대체 무슨 말이에요?"

아버지가 얼굴을 모로 돌렸다. 한쪽 눈은 아래로 처졌고 왼쪽 얼굴 역시 마찬가지였다. 모두 뇌졸중으로 온 부작용이었다. 하지만 이쯤 되니 뇌졸중 외에 다른 이유가 더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샐러드랑  말이다! 롤이라고 했잖니! 내가 언제 폭파라는 단어를 썼나? 늙은 아비를 가스라이팅하지 말아라."

다음 날, 원한을 품은 웬 정신이상자가 C4로 시청을 날려버렸다. 그 여파로 시장과 무고한 시민 5명이 희생됐다.

시청에서 일어난 비극으로부터 3주 후, 나는 타이어가 펑크나는 바람에 막다른 길에 아버지와 갇히게 됐다. GPS마저 망가지는 바람에 동네 한구석에서 오도 가도 못 하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아버지가 잭을 찾으려 트렁크를 뒤지면서 나직이 욕설을 뱉었다.

"제기랄! 분명히 여기 어디에... 에서 아마게돈을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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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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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너그러다장가못간다ㅋ | 작성시간 24.05.25 아씨 ㅋㅋㅋㅋㅋㅋㅋ재앙을 불러일으키넼
  • 작성자아현역 | 작성시간 24.06.26 아,,바디,,,뱅.,,.
  • 작성자국린틀민 | 작성시간 24.06.26 아,,바디,,입,,
  • 작성자캐시미역 | 작성시간 24.06.29 zzzzzz 바디 뱅뱅뱅ㅇ
  • 작성자ISTP. | 작성시간 24.09.20 아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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