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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할매의 속삭임

[스크랩] [기타]환상특급 - 34탄 : "태양" (지구가 태양과 점점 가까워진다면?)

작성자구로구그로구|작성시간24.07.04|조회수1,673 목록 댓글 4

 

[자료(영상) 출처 : 유튜브]

[작성자 및 자료(글)출처 : 엽혹진 '레고 경비원'] 

 

 

 

- 사람의 마음을 읽는 라디오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54502

 


- 시간을 멈추는 목걸이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60803

 


- 시간 여행을 해주는 피아노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69251

 


- 1탄 : "최후의 인간" (어느 날 세상에 나 혼자밖에 없다면? + 세계가 멸망해서 나 혼자만 남는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1845

 


- 2탄 : "거래" (당신이 오늘 죽는다면? + 영생을 누린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78949

 


- 3탄 : "운명" (저희 술집을 사실래요? + 적힌대로 그대로 이루어지는 포춘 쿠키가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79154

 


- 4탄 : "능력" (악몽이 현실이 된다면? + 초능력자가 지체 장애를 가졌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79200

 


- 5탄 : "외계인" (어느 날 외계인을 목격했다면? + 외계 대사가 지구에게 마지막 하루를 준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2170

 


- 6탄 : "선택" (내가 원하는 부모를 고를 수 있다면? + 돈을 선택하면 사람이 죽는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2177

 


- 7탄 : "이상세계" (내가 재능인 취급받는 세계로 간다면? + 내 꿈이 이뤄진 세계로 간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2199

 


- 8탄 : "중독" (내가 슬롯머신에서 돈을 딴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2389

 


- 9탄 : "외모" (성형수술이 계속 실패만 한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2391

 


- 10탄 : "꿈" (꿈 속 마을로 갈 수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87779

 


- 11탄 : "외계인" (우리 집에 외계인들이 쳐들어온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89004

 

 

- 12탄 :  "소원" (어느 날 지니가 나타난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90600

 

 

- 13탄 : "의문" (영문도 모른 채 내가 바다 한 가운데 여객선에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4274


 

- 14탄 : "사랑" (생각하는 기계가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4781

 

 

- 15탄 : "인간" (우주 개척지를 찾아낸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5444

 

 

- 16탄 : "TV" (흑마술을 가르쳐주는 어린이 프로가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6270

 

 

 - 17탄 : "시간" (시공간을 만드는 인부들이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3PW/9

 

 

- 18탄 : "의문" (영문도 모른 채 처음 보는 사람들과 어딘가에 갇혀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6431

 

 

- 19탄 : "행복" (가족들의 말과 행동이 자꾸만 반복된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6447

 

 

- 20탄 : "외계인" (외계인이 사람들을 자신들의 행성으로 초대한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6454

 

 

- 21탄 : "자동차" (옛날 차를 타고 과거로 간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6566

 

 

- 22탄 : "가족" (인형이 살아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6568

 

 

- 23탄 : "미래" (국가에서 지능 시험을 치른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7086

 

 

- 24탄 : "공포" (사람이 없는 마을에 단 둘만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7236

 

 

- 25탄 : "비일상" (갑자기 단어들의 뜻이 뒤죽박죽으로 바뀐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7283


 

- 26탄 : "발전" (사람이 모두 굳어버린 행성이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3PW/65


 

- 27탄 : "꿈" (내가 사는 세상이 그저 꿈이라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8862


 

 - 28탄 : "욕망" (100년후의 세계에서 눈을 뜬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9531


 

- 29탄 : "사랑" (구두에 영혼이 들어갔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9553

 

- 30탄 : "공포" (집밖으로 절대 나가지 않는 할머니가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3PW/1057

 

- 31탄 : "도서관" (사람의 삶이 적힌 책이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9933


 

- 32탄 : "행복" (내가 천국에 가게 된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9983


- 33탄 : "생명" (미친듯이 글만 쓰는 아이가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0086

 

 

 

 

 

안녕하세요? 또 늦게 돌아온 '레고 경비원'입니다.

 

마지막으로 글을 올린 게 4월 23일이니까 거의 한 달 만이네요...ㄷㄷ...

 

"지난 번에, 앞으론 자막 있는 에피만 올릴 거니깐 이젠 안 늦겠다고 약속했잖아요! 빼애애액!"

 

하셔도 드릴 말씀이 없군요... (이번 에피는 여느 때처럼 자막이 없었던 게 함정?)

 

그래도, 늦은 이유는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그 이유를 말씀드리기 위해서, 우선 제 닉네임의 기원을 밝혀야 겠군요.

 

제 닉네임이 왜 하필 '레고 경비원'일까요?

 

그냥 아무 단어나 이어붙인 걸까요?

 

Nope.

 

 

전 사실 9년 전 부터 네이버에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답니다.

 

다른 것도 아닌, 레고에 관한 자료를 포스팅하는 레고 전용 블로그죠.

 

그리고 그 블로그에서 닉네임으로 쓰던 것이,

 

당시 '박물관이 살아있다'를 감명깊게 봐서 지었던 닉네임,

 

'경비원'이었습니다.

 

이 닉네임, 이 아이디는 저의 분신이나 다름없게 되었고

 

전 어딜 가입하나 닉네임을 적으라고 하면 '경비원'이라 적어 왔습니다.

 

그래서 엽혹진에 가입했을 때도 닉네임을 경비원으로 지으려 했지만

 

이미 어떤 분이 사용중이셨고, 그 결과 제 닉네임은

 

"레고 블로그에 쓰던 닉이니까 앞에 레고를 붙이면 되지!"

 

라는 생각을 통해 '레고 경비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게 한 달만에 돌아온 거랑 무슨 관계가 있느냐?

 

 

간단합니다.

 

 

제가 환상특급을 올릴 동안 전 레고 블로그를 쉬고 있었습니다.

 

블로그에 드는 시간이 너무 많다보니 너무 심적으로 부담스러웠고,

 

대학 학기 중에는 학기 생활 때문에 바쁘다는 이유로

 

블로그를 쉴 수 있었고, 환상특급은 그 사이사이에 포스팅 됐떤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이것 저것 좋아하는 게 많지만,

 

그 중 으뜸은 역시 레고입니다. 본처, 본가, 고향 같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몇 주 전, 레고 블로그로 복귀해서 오랜만에

 

레고 자료를 올리고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죠.

 

다만, 블로그를 하는 데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소요되는 나머지

 

환상특급을 올릴 여유가 없었습니다...;;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에피소드 하나를 올리는데 2, 3시간, 길게는 5, 6시간이 걸려서...)

 

 

그래서 언제쯤 돌아올까 망설이다보니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군요 ㅋ...

 

 

 

아무튼! 서론이자 변명이 너무 길었군요!

 

 

오늘 보여드릴 에피소드는 지난 컬러 에피에 이어 흑백 에피!

 

키워드는 '태양'!

 

 

 

 

P.S. 저희 누나가 '기묘한 이야기'를 정말 좋아하기에,

"기묘한 이야기는 80년대 환상특급 아류, 계승작이야! 원조를 봐야지! 재밌어!"

라고 환상특급을 추천해줬는데 자기 타입이 아니라고 보다가 때려치네요...

대체 '기묘한 이야기'엔 있고 환상특급엔 없는 게 뭘까요?

이데아나 다름없는 원조가 아류작에게 무시당하다니! ㅠㅠ

 

 

 

 

 

41. 밤을 비추는 태양

 

 

 

 

어느 더운 낮.

 

화가인 '노마'는 땀을 뻘뻘 흘리는 이마를 닦아내며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집에는 에어컨, 선풍기가 모두 가동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더위를 이길 수가 없어서,

 

노마는 블라인드를 내려서 햇빛을 가리고 냉장고에서 시원한 물을 꺼내 마십니다.

 

 

 

 

 

 

 

 

 

"네, 가요!"

 

 

그런데 갑자기 방 문으로 누군가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물컵을 손에 쥔 채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나서는 노마.

 

 

 

 

 

 

 

 

 

 

 

그런데 문을 열어보니, 그곳에 있던 것은 웬 어린아이였습니다.

 

무슨 일로 찾아왔느냐는 노마의 질문에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오로지 노마의 손에 쥐어진 물컵을 바라보기만 하는 소년...

 

 

 

 

 

 

 

 

 

"물이 마시고 싶니? 자, 마시렴!"

 

 

노마는 친절하게 소년에게 물을 건넵니다.

 

 

그런데 소년이 물을 마시려고 하는 그 순간,

 

 

 

 

 

 

 

 

 

 

"얘야! 이제 곧 떠날 건데 여기 계실 분 물을 함부로 손대면 못 써!"

 

 

 

위층에서 짐을 들고 내려오던 아이의 아빠가, 아이를 부르며 물을 마시지 못하게 막습니다.

 

 

 

 

 

 

 

 

 

 

아이의 가족이 떠날 채비를 하는 소리를 듣자,

 

1층 왼편에 있던 아파트 집주인, '브론슨' 부인이 문을 열고 나타납니다.

 

 

"헨리 씨, 벌써 떠나시나요?"

 

"네. 더 이상은 여기 못 있겠어요. 너무 더워서 말이에요.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이런 환경에 지내느니,

사람들처럼 북극에서 지내는 게 낫겠어요."

 

"그렇군요... 이해해요. 그럼 안녕히 가세요."

 

 

 

 

곧이어 인사를 마치고, 노마와 브론슨 부인을 뒤로 한 채 아파트를 떠나는 일가족.

 

 

그렇게 아파트에는 두 사람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노마, 그거 알아? 이제 이 아파트에 사는 건 우리 둘 뿐이라는 거..."

 

"이 아파트라고 하셨나요? 제 생각엔 이 도시에 사는 사람이 우리 둘 뿐인 것 같은데요?"

 

 

 

찬물로 목을 축이며 하염없이 창밖을 바라보는 노마.

 

 

 

 

 

 

 

 

 

 

 

노마가 바라보던 창밖에는,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이라곤 온데간데 없었으며,

 

 

멸망한 세상을 보는 듯이 황량했습니다.

 

 

이들이 사는 세계는 간단했죠.

 

 

 

어느 날 지구의 궤도가 갑자기 이상해진 이후부터, 지구가 태양을 향해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

 

 

밤이고 낮이고 매일 태양이 떠오르며, 그나마 태양이 없다는 밤은 겨우 20분밖에 되지 않는데다가

 

 

대낮의 평균 기온은 무려 43도, 이로 인해 더위를 이기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이 그나마 추운 북극 지역으로

 

 

단체로 피난을 떠나고 있었습니다. 더위로 가득한 세상이 엉망이 되는 것은 당연했고,

 

 

물은 하루 중 오직 정해진 시간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어찌 저찌 이런 세상에서도 더위를 견뎌내며 지내고 있는 두 주인공들이었습니다만,

 

 

사실 지구는 태양에 빨려들어가 불타버린다는 종말을 앞두고 있는, 지옥 같은 세상이었죠...

 

 

 

 

 

 

 

 

 

 

 

 

 

 

같은 날 오후, 한정된 식량으로 살아가던 노마는 식량을 찾기 위해 황폐화된 도시를 배회,

 

 

그 결과 장바구니에 가득 들어갈 정도의 식량을 찾아내는 데 성공하여 기쁜 마음으로 금의환향합니다.

 

 

배가 고팠던 브론슨 부인은 곧장 노마의 뒤를 따라서, 통조림을 지금 먹을 수 없을지 묻습니다.

 

 

 

 

 

 

 

 

 

"통조림 따개... 통조림 따개가 어디 있지?"

 

 

곧이어 집으로 들어가 음식을 하나 둘씩 풀어놓는 노마와,

 

얼른 통조림을 먹고 싶은 마음에 찬장을 하나 하나 열어보며

 

통조림 따개를 정신없이 찾는 브론슨 부인.

 

 

 

 

 

 

 

 

 

 

 

 

그런데 노마가 음식을 꺼내던 중, 드디어 통조림을 꺼내는 순간

 

이성을 잃은 브론슨 부인은 통조림을 낚아채서 맨손으로 따려고 용을 씁니다.

 

그러나 다급한 마음에 좀처럼 통조림을 따지 못하고 결국 손에서 놓치고 만 브론슨 부인...

 

 

 

 

 

 

 

 

 

 

"... 내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그런데 굴러간 통조림을 찾으려고 바닥에 엎드려 기기 시작한 브론슨 부인은,

 

 

먹을 것 때문에 땅을 기는 자신의 모습이, 한 마리 짐승과도 다를 바 없다는 생각에

 

 

이토록 변해버린 자신이 참으로 한심하다며 자괴감에 빠졌습니다...

 

 

 

 

 

 

 

 

 

 

 

브론슨 부인은 자신을 진정시키며 소파에 앉았고,

 

 

노마는 통조림 따개로 통조림을 따주며 브론슨 부인을 위로했습니다.

 

 

 

"너무 걱정하실 거 없어요. 세상이 아직 멀쩡했을 때도 

좋아하는 음식 하나에 매달리는 사람들이 있었는걸요."

 

"하지만 난 아니었는 걸... 이러다 정말 미쳐버리는 건 아닐까?"

 

 

 

 

 

 

 

 

 

 

 

그런데 그 순간, 방 벽 찬장에 세워져 있던 라디오에서 뉴스 소식이 전해집니다.

 

 

"방금 들어온 소식입니다. 현재 뉴욕 시민들의 대부분이 북부 지방으로 이민을 떠난 상태인데요,

도심에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열과 이로 인한 극심한 더위, 폭동에 시달리던 경찰들은

오늘부터 모든 수사와 단속 활동을 중단, 북부 지방으로 이민을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현재 이 방송을 듣고 계신 분들은 서둘러 북부 지방으로 떠날 준비를 하시거나

약탈자가 침입할 수 없도록 문단속을 철저지 해주시기 바랍니다."

 

 

 

 

황폐화된 세상에서, 약탈자와 병자들이 판치는데

 

이제는 경찰권의 붕괴 까지... 세상은 그렇게 희망을 계속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 괜찮을 거예요. 적어도 우린 둘이 함께 있잖아요.

여기, 시원한 우유 한 잔이라도 마시고 기운 차리세요."

 

"아니, 난 됐어... 우유도 구하기 힘들텐데 그냥 아껴둬..."

 

 

희망 하나 남지 않은 브론슨 부인은 노마가 친절하게 건네는 우유도 사절합니다.

 

 

하지만 갈증, 배고픔이라는 본능은 속일 수가 없었는지

 

 

이내 우유 컵을 받아들고 천천히 맛과 향을 음미하며 우유를 들이켰죠.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가동을 멈추는 에어컨과 선풍기...;;

 

 

가뜩이나 살기 힘든 세상에서, 설상가상으로 전기까지 끊겨버린 것입니다...ㅠㅠ

 

 

 

이대론 냉장고도 전원이 나간 상태라서, 극심한 더위 속에서

 

 

더 이상 음식도 오래 보관하지 못하고 시원한 물도 이별을 고해야 했죠 ㅠㅠ

 

 

 

 

 

 

 

 

 

 

 

"허... 기운 좀 차리려던 차에 이게 웬 날벼락인지...

이래도 나더러 기운내라 할텐가?"

 

"그럼요! 너무 그렇게 좌절하지 마세요.

우린 둘이잖아요. 당신이 이렇게 좌절하고 힘이 들 때

제가 옆에서 지켜드릴 게요. 그렇게 서로를 믿다보면,

이 지옥 같은 세상에서도 의지를 잃지 않을 거예요."

 

"노마... 고마워... 하지만 당신은 뭐랄까,

너무 긍정적이야... 뭐, 내가 이 꼴이니

당신이라도 그러는 편이 좋긴 하겠지만..."

 

 

 

 

 

 

 

 

 

 

 

 

우유로 목을 축이고 노마의 위로를 듣자, 브론슨 부인은 다시 기운을 차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향합니다.

 

 

 

그런데... 방금 전 까지 노마가 그리고 있던, 그리고 지금까지 그린 그림들을 보고

 

 

충격을 금치 못하는 브론슨 부인...

 

 

 

 

"노마... 제발... 더 이상 이러지 마... 제발...!"

 

 

 

 

 

 

 

 

 

 

 

 

 

결국 브론슨 부인은 울분을 참지 못하고 노마가 그리던 그림을 집어들더니

 

 

바닥에 팽개치며 오열했습니다. 자신이 힘들어도 쓰러지지 않도록 지켜준 노마였지만,

 

 

그녀가 그려온 그림은 거대한 태양, 불타는 도시가 가득한 그림들 뿐이었기 때문이죠...

 

 

 

 

 

 

 

 

 

 

 

다음 날. 낮 기온은 49도에 육박하고... 온도계는 이미 숫자 최대치에 이른지 오래였습니다.

 

 

물을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던 노마는 무심결에 창틀에 손을 얹는데,

 

 

뜨겁게 달궈져 있던 창틀에 그만 손이 데이고 말죠...ㄷㄷ...

 

 

 

 

 

 

 

 

 

 

 

 

 

 

 

 

날이 이토록 더운데, 게다가 어제보다 더 더워진 것 같은데

 

브론슨 부인은 과연 무사한지 확인하기 위해 브론슨 부인의 방으로 향하는 노마.

 

다행히 브론슨 부인은 무사했으며, 노크 소리를 듣고 곧장 문을 열어주죠.

 

 

 

 

 

"다행이네요... 별 일 없으시죠?"

 

"그럭저럭 견딜만 해... 물이라도 없었으면 벌써 죽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데... 갑자기 위쪽에서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옥상으로 향하는 문이 열려있는 것을 확인한 두 사람...

 

 

그들의 예감이 틀리지 않는다면 약탈자가 찾아온 것이었죠!

 

 

 

 

 

 

 

 

 

 

 

 

 

어제 라디오를 통해 경찰도 사라졌다는 사실을 이미 잘 알고 있던 두 사람은

 

황급히 노마의 집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잠그고 몸을 숨깁니다.

 

 

그러자 밖에서 다급하게 문을 두드리며 애원하는 듯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저기요? 계신가요? 문 좀 열어주세요! 목이 너무 말라요!"

 

 

 

 

 

 

 

 

 

 

 

 

 

하지만! 노마는 의외로 만만한 여자가 아니었습니다!

 

미리 세상이 이렇게 될 줄 알았는지 리볼버 권총 한 자루를 숨겨두고 있던 노마!

 

 

"저리 꺼져! 안 그러면 총을 쏘겠어!"

 

 

그러면서 노마는 남자가 들을 수 있도록 권총의 노리쇠를 당겨서 총알이 장전되는 소리를 들려줍니다.

 

그러자 겁에 질렸는지 두드리는 소리를 멈추며 뒷걸음질 치는 남자...

 

 

 

 

 

 

 

 

 

 

노마는 약탈자로 추정되던 남자가 밖으로 도망쳤는지 확인하기 위해

 

창가로 향해서 창문 밑을 내려다봅니다.

 

 

그런데 그 때, 브론슨 부인은 남자가 애원하는 목소리를 듣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잠긴 문을 열어주고 있었습니다!

 

 

 

"안 돼요! 열어주면 안 돼요!"

 

 

 

 

 

 

 

 

 

 

 

 

그러나 문이 열린 것을 확인하고 곧장 문을 열어젖히고 들이닥치는 남자!

 

 

그는 브론슨 부인을 문과 함께 밀치더니 거실 안으로 침입해 들어왔습니다!

 

 

 

 

 

 

 

 

 

노마는 곧장 권총을 들이대며 위협했지만, 그 모든 것이 사실은

 

 

약탈자를 쫓아내기 위한 허풍에 지나지 않았는지 남자를 쏘지 못했고,

 

 

결국 남자와의 몸싸움 끝에 총을 빼앗기고 맙니다...

 

 

 

 

 

 

 

 

 

 

그리고 곧장 권총을 들이대며 두 사람을 위협하는 남자...

 

 

"물... 여기 있는 물 전부 내놔!"

 

 

 

 

 

 

 

 

 

 

 

 

 

 

노마는 어쩔 수 없이 냉장고에 남아있던 물을 알려주었고

 

 

남자는 집에 남아있는 물을 정신없이 벌컥벌컥 마셔댔습니다.

 

 

 

 

 

 

 

 

 

 

 

하지만 브론슨 부인은 여전히 남자를 믿고 있었고,

 

 

구석에 몰린 상태에서도, 남자에게 호소했습니다.

 

 

"제발... 부탁이에요... 우린 싸우고 싶지 않아요.

저도 한 때는 당신 처럼 굴고 싶었지만 견뎌냈어요.

그게 다 누구 덕인지 아세요? 저기 있는 저 여자 덕분이었어요.

힘들다는 마음, 아주 잘 알아요. 이 세상에선 모두 힘드니까...

누군가와 함께 지냈더라면 이렇게 극단적인 일을 벌일 필요도

없었을테죠. 당신이 원한다면 우리가 함께 있어 줄게요.

그러니 제발, 우릴 해치지 말아요."

 

 

 

 

 

 

 

 

 

 

 

 

브론슨 부인의 진심 어린 호소에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하는 남자...

 

 

 

그는 한참동안 손에 쥔 총을 바라보더니...

 

 

 

 

 

 

 

 

 

 

이내 필요없다는 듯 던져버렸습니다...

 

 

 

 

 

 

 

 

 

"빌어먹을......

이 생지옥 같은 곳도 아름다울 때가 있었는데...

그래요, 나라고 원래 혼자는 아니었어요...

함께 믿고 의지해줄 사람이 있었죠...

비록 힘들긴 했지만 내겐 아내가 있었어요.
그런데 아내는 세상이 이렇게 되기 전 부터 임신 상태였죠...
배는 점점 불러오는데, 병원은 문을 닫은지 오래고...
세상도 이 꼴이니 당연히 출산은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의사 한 명 없던 집에서, 기적처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

그 때 까지만 해도 신은 분명 우리 편이라고,

분명 이 어려운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으면서 

북부 지방으로 이민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랬는데... 젠장...!
음식과 물품을 찾으러 다니는 사이

아내와 갓태어난 아기 까지 다 죽어버렸어요!
내 전부였는데...!

어차피 혼자 남았는데 나 혼자 떠나서 살아봤자 무슨 소용인지..."

 

 

 

 

 

 

 

"미안해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았는데...

죄송해요... 절... 용서해주세요..."

 

 

 

결국 자신의 죄를 깨닫고 물러서는 남자...

 

 

노마는 남자를 용서하겠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고,

 

 

남자는 흐르는 눈물과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황급히 자리를 피했습니다.

 

 

 

 

 

 

 

 

하지만 남자의 사연을 듣자 극도로 우울해진 브론슨 부인...

 

 

노마는 부인에게 다가가 그녀를 위로했습니다.

 

 

 

"이제 갔어요... 다 괜찮아요..."

 

"이 세상에 희망 같은 건 없어... 너도 봤잖아...

네 말대로 서로를 의지하면서 지내던 가족이

저렇게 산산조각이 났다고...

우리도 저렇게 될 까?"

 

 

 

더 이상 노마의 위로 따윈 듣고 싶지 않은 브론슨 부인...

 

 

그녀는 노마의 품을 벗어나려 하며 뒤를 돌아보는데,

 

 

순간 무엇인가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것은 바로 노마의 그림.

 

 

지금까지 작열하는 태양, 불타는 도시의 그림들만 그려왔던 노마가

 

 

새롭게 그려본, 폭포와 나무, 호수가 펼쳐진 자연 풍경의 그림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밝은 자연 풍경을 보자, 희망을 잃어가던 브론슨 부인은 다시금 미소를 되찾습니다!

 

 

"맙소사... 폭포잖아?"

 

"그래요, 맞아요! 어제 하신 말씀을 듣고, 당신을 위해 그려봤어요."

 

"오... 정말 아름다워... 저런 곳을 언젠가 놀러가본 적이 있었지.

정말 시원하고, 아름다웠는데... 그 물 냄새가 다시 나는 것 같아!

바람소리가 들려...! 너도 들리지?"

 

 

 

 

 

 

 

 

 

그런데... 희망을 되찾았다고 생각했던 부인은, 사실 그림을 본 순간

 

미쳐가고 있었습니다... 곧이어 창밖을 바라보며

 

계속해서 해맑은 미소를 지어대는 부인...

 

 

"맙소사! 봐! 바다야! 밖에 바다가 있어!"

 

"부인?"

 

"물 냄새가 나! 바람 소리도 들린다고! 느낄 수 있어!"

 

"이제 그만 좀 하세요!"

 

"넌 모르겠어? 다시 '시원함'이 느껴져! 세상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나봐!"

 

 

 

 

 

 

 

 

 

 

 

 

 

"안 돼..."

 

 

 

정신 착란 증세까지 시달리던 브론슨 부인은, 결국 의식을 잃고

 

그대로 방에 쓰러져버립니다...

 

집을 찾아온 남자에 의해 물은 모두 바닥...

 

냉장고도 고장나서 신선한 음식도 우유도 없는 마당이며

 

의사도 부를 수 없는 세상인지라, 결국 쓰러진 부인을 위해

 

노마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이로써 아파트에는 노마 혼자만 남게 되었죠...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태양과 가까워지는 지구...

 

 

떠오른 태양은 저물 줄을 모르고,

 

 

지상의 만물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무자비하게 세상을 달구고 있었습니다.

 

 

 

 

 

 

 

 

 

 

 

 

 

 

 

급기야 유화가 녹아내리기 시작하면서 노마가 그린 불타버린 세상,

 

 

아름다운 폭포는 열기 속에 잠겨버리고,

 

 

창틀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던 온도계는 끓어오르는 온도를 이기지 못하고 터져버립니다...

 

 

 

 

 

 

 

 

 

 

 

 

 

 

 

결국 노마는 브론슨 부인의 뒤를 이어

 

 

뜨거운 열기 속에서 절규하다

 

 

힘없이 쓰러진 뒤

 

 

오래지않아 숨이 멎어버립니다...

 

 

 

 

 

 

 

 

 

 

 

 

 

 

 

 

 

 

 

 

 

 

 

 

 

 

 

 

 

 

 

 

 

 

 

 

 

 

 

 

영하 23도

 

 

 

 

 

 

 

 

 

 

창밖으로는 매섭게 눈보라가 몰아치고,

 

브론슨 부인은 창문 틈 사이로 한기가 들이닥치는 것을 막기 위해

 

문틈 사이로 신문지를 밀어넣고 창문을 굳게 닫았습니다.

 

 

 

 

 

 

 

 

 

 

 

그리고 노마는 소파에 누운 채 의사의 진찰을 받고 있었습니다.

 

오래지 않아 의사의 친절한 목소리 속에서 몸을 뒤척이기 시작하는 노마.

 

 

"노마? 정신이 들어요?"

 

 

 

 

 

 

 

 

노마는 슬며시 눈을 뜨며 의사 선생님과 브론슨 부인을 번갈아 바라보았습니다.

 

"여기가 어디죠? 전 어떻게 된 거예요?"

 

"넌 독감에 걸렸었단다."

 

"독감이요?"

 

"그래, 날씨가 하도 추워지다보니 이젠 흔한 일이지.

열이 너무 심해서 갑자기 쓰러지더니 한동안 의식을 잃고 있었어.

의사 선생님이 아직 도시에 계셔서 정말 다행이었지 뭐야."

 

 

 

 

 

 

 

 

 

 

곧이어 의사 선생님은 노마가 안정을 취해야 하기 때문에

 

 

노마의 귀로 부정적인 소식이 들리지 않도록 노마의 곁을 피해

 

 

브론슨 부인과 사적인 대화를 나눕니다.

 

 

 

"정말 고마워요, 선생님."

 

"별 말씀을요. 의사가 해야 할 일인걸요.

그나저나... 이제 이 도시에도 의사라곤 저 뿐이군요...

언제 여길 떠나실 생각이죠?"

 

"글쎄요... 전 모험 같은 걸 하기엔 너무 나이가 들어서..."

 

"일단 저와 저희 가족들은 내일 모레에 남부지방으로 떠날 예정입니다.

그러니, 죄송스럽게도 제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건 오늘이 마지막이 될 것 같군요..."

 

"그렇군요... 그럼 부디 몸조리 잘 하세요, 선생님."

 

"네, 부디 무사하시길 빕니다. 부인."

 

 

 

 

 

그렇습니다.

 

 

사실 지구가 태양과 가까워져 멸망을 앞둔 뜨거운 불 지옥으로 변한 것은

 

독감에 걸려 열에 시달리던 노마가 꾼 악몽이었을 뿐,

 

 

실제 현실 세상은, 지구가 태양과 점점 멀어지면서

 

멸망을 앞둔 차가운 얼음 지옥으로 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의사 선생님이 떠나가고, 안정을 되찾은 노마를 모듬어주는 브론슨 부인.

 

노마는 창밖의 밤하늘과 눈송이가 흩날리는 풍경, 그리고 의사 선생님과 브론슨 부인이 나눈 대화를 토대로

 

자신의 꿈 속 세상이 현실과 반대라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끔찍한 꿈을 꿨어요... 모든 것이 너무 뜨겁고...

밤이 사라진 세상... 밤에 태양이 뜨는 세상이었죠..."

 

"걱정하지 마렴, 다 악몽일 뿐이니까."

 

"네... 그런데, 세상이 점점 추워지고 있었다니... 정말..."

 

"그래, 정말 끔찍한..."

 

"아름다워요!"

 

"......,"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하늘에 햇빛도 없고,

이렇게 차가울 수 있다니... 정말 멋진 세상이에요.

그렇지 않나요?"

 

"......,

 

그래......

 

 

정말...

 

 

 

 

아름답구나..."

 

 

 

 

 

 

 

 

 

"잘도 아름다운 세상이야......"

 

 

 

 

 

노마를 위해 긍정적인 대답을 들려주면서도

 

 

지옥을 찬양하는 노마의 행동에 충격을 받는 브론슨 부인...

 

 

오늘도 내일도 점점 차가워져가는 세상을 인지하며

 

 

희비가 교차하는 두 사람을 끝으로 이야기가 막을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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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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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이비르 | 작성시간 24.07.04 위로하는 사람도 현실에서는 반대네...
  • 작성자오분순삭아니고십분순삭 | 작성시간 24.07.04 기분이 묘하다…
  • 작성자동구라미라미 | 작성시간 24.07.05 뭘까 기분이 너무 이상하다...
  • 작성자떼잉떼잉쩜 | 작성시간 1시간 6분 전 new 점점 뜨거워 지고 있는게 진짜라서 무섭네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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