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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할매의 속삭임

[소설]쓰러트렸고

작성자난파|작성시간24.07.05|조회수13,286 목록 댓글 30

 

출처 : https://chimhaha.net/story/84149

2011년 당시 2ch에서 올라온 단편 인터넷 소설.

마왕을 쓰러트리고 돌아온 용사가 왕족과 백성들에게 자신들의 여행과 자신의 전우인 마법사, 전사, 승려의 최후를 설명한다.

일반적인 용사물 판타지를 비틀어버린 작품으로, 꿈이고 희망이고 없는, 절망적인 전개로 구성되었다.


<소설버전>
https://m.ruliweb.com/hobby/board/300495/read/1458950


<만화버전>



<외전>



"마왕도 물리쳤고 이제 돌아갈까" 의 외전편이므로 읽고 오시는걸 추천드립니다.

58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千葉県) :2011/07/01(金) 18:13:53.96 ID:5Ug8BclXo


승려의 수기

오늘, 용사에게서 "같이 모험을 떠나자" 는 제안을 받았다.
정말 기쁘다.

반면에 앞으로 있을 여정을 생각하면 조금 무섭기도 하다.

여기까지 써 내려가는 도중에, 내 안에 이미 '거절' 이라는 선택지가 없다는 것을 깨달아 부끄러움과 기쁨을 함께 느낀다.


여행 첫날, 용사에게 가 보니 선객(先客)이 있었다.

그와 나의 소꿉친구이기도 한 전사와 마법사였다.

최근에 이르러서는, 서로의 직업이 다르기도 해서 소원해졌었다.

특히 마법사와는 그와 관련된 일도 있었어서, 내 쪽에서 어울리지 않았기도 했다.

나는 겁쟁이다.


모험을 떠난 이래 수 일.

아무래도 마법사와는 계속 어긋나게 된다.

그녀는 지금도 그에게 마음이 있는 것일까.

이런 생각만 하는 난, 정말로 못된 여자다.


오늘, 마법사에게 불려나갔다.

그녀는 날 울며 때리면서, 옛날, 자기는 그에게 마음이 있던 날 보고 물러났다고 이야기 해주었다.

그리고, 지금의 날 보고 있자면 가슴이 아프다고.

이러고 싶어서 물러났던 게 아니라고 말해주었다.

우리들은, 같은 생각을 가지고 물러나고 있었던 것이다.

미안해, 마법사, 용사.



63 : ◆Vcef9xkjaI :2011/07/01(金) 23:38:28.59 ID:5Ug8BclXo


파티 내 불화가 해소 된 덕분일까, 모험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물과 식량의 문제였다.

지금 장소에서 다음 마을까지 어림잡아 계산해 수 일이 걸린다.

그러나, 전 마을로 돌아가는 데도 수 일이 걸린다.

선택지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근처에 있던 소를 닮은 마물과 뱀을 닮은 마물을 잡아먹었다.

마물의 피로 갈증을 해소하고, 마물의 고기로 공복을 해결한다.

아무래도 뱀을 닮은 마물에게 독성이 있던 모양이었는지, 아까부터 구토기가 멈추지 않는다.


새를 닮은 마물과 야생사과를 구했다.

사과는 비위가 약한 마법사에게 먹도록 했지만, 전부 토해버렸다.

마법사의 울음 소리에 잠이 오지 않는다.


잠들 수가 없다.


가까스로 마을을 발견해서, 한달음에 달려 들어갔다.

가난한 마을이어서 식량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한다.

촌장에게 돈이나 도구를 건네 어찌어찌 하루 정도의 숙박과 얼마 안되는 식량을 나눠받았다.

마을 주민들은 우리를 썩 좋게 보지는 않는 듯 하다.

용자 파티는 마물들에게 노림을 받는 존재니까 그 무리가 있다는 것은 백해무익하단 소리겠지.

그런 상황임에도, 하룻밤의 숙박과 귀중한 식량을 나눠 준 것이다.


그들은 나쁘지 않아, 그들은 나쁘지 않아, 그들은 나쁘지 않아.


신이시여, 우리를 구원해주소서.



64 : ◆Vcef9xkjaI :2011/07/01(金) 23:53:19.86 ID:5Ug8BclXo


오랜만에 침대에서 잠들고 치유마법과 식사를 한 덕분에, 마법사의 몸 상태가 꽤 좋아졌다.

촌장에게 근처 마을까지의 거리에 대해 물었다.

다음 마을까진 빨라도 10일.

지금의 우리에겐 절망적인 거리다.

용사, 전사와 상담해서, 마법사에겐 비밀로 하기로 했다.


산길을 묵묵히 걸어나간다.

마법사의 얼굴빛이 꽤 나쁘다.

괜찮아- 라며 미소짓는 그녀를 보고있자니,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작은 샘을 발견했다.

어린 아이마냥 들떠서, 맘껏 물을 마셨다.

행복하다.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당분간 이 샘을 거점으로 삼아 행동하게 되었다.

마법사는 쉬게 하고, 2인 1조로 행동하기로 했다.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일까, 용사는 계속 웃고있다.

그가 웃으면 나도 웃게된다.


나름대로 식량도 모으고, 물도 보급했다.

계산해보자면, 다음 마을까지 앞으로 6일 정도인가.

마법사의 회복을 기다린 후 출발하기로 했다.


여행은 순조롭다.

최근엔 마물을 잡아먹는데도 익숙해졌다.


저 멀리 마을이 보였다.

이제 곧이다.

남은 식량을 이용해 조금은 호화로운 식사를 했다.

다들 웃고있다.



65 : ◆Vcef9xkjaI :2011/07/02(土) 00:03:57.63 ID:FrHhW4Y0o


마을에 들어가려는 것을 거절당했다.

울면서 우리에게 사죄하는 용사의 말이 가슴을 찌른다.


그는 나쁘지 않아. 마을 사람들도 나쁘지 않아.

나쁘지않아나쁘지않아나쁘지않아



그 샘으로 돌아가는가, 계속 진행하는가.

잘못 선택하게 되면, 우린 죽게되겠지.

어느샌가 난 달관하고있었다.


용사는 계속 진행하는 쪽을 선택했다.


내 몸이 내 몸같지 않다.

다리가 무겁다.

공복과 갈증이 심하다.

이 근처의 마물은 독성이 강해서 먹을수 없다는 것 같다.


마법사가 쓰러졌다.

전사가 그녀를 업고 나아간다.

우리들은 나아간다.


목이 마르다.









상인무리와 만났다.

그들은, 식량을 구하는 우리에게 성을 한 채 값이나 되는 돈을 요구해왔다.

아마도 그들은 마물임에 분명하다.

마물이다.

이것은 마물이 가지고 있던 식량인 것이다.

마물의 피냄새가 몸에서 사라지질 않는다.


신이시여, 우리를 구원해주소서.



66 : ◆Vcef9xkjaI :2011/07/02(土) 00:15:54.69 ID:FrHhW4Y0o


마물 상단에게서 빼앗은 지도에 의하면, 다음 마을까지 어떻게든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지금의 우리에겐 마물 상단이 사용하던 마차도 있다.

이것도 신의 뜻일까.


마을 근처에 마차를 세운다.

마차는 마물의 피로 더럽혀져 있으니, 쓸데없는 불안을 불러올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늘 밤은 여기서 노숙이다.


상단의 일원이라고 속인 후 경비원에게 얼마 안되는 돈을 넘겨, 마을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론 이런 식으로 마을에 들어 갈 수 있겠지.

따스한 침대에서 잠들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는데도 어째선지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른다.


씻고 씻어도 마물의 피 냄새가 사라지질 않는다.

마법사는 계속 울고있다.

모두 제대로 자지 못한 것인지, 눈 밑 다크서클이 짙다.


며칠정도 마을에서 머물기로 했다.

잠들 수 없는 것도 분명 오늘 뿐이다.

피냄새가 사라지지 않는 것도 분명 오늘 뿐일 것이다.


잊어,잊어,잊어,잊어.


약해서 죄송합니다.



67 : ◆Vcef9xkjaI :2011/07/02(土) 00:32:05.95 ID:FrHhW4Y0o


용사가 기묘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피우면 편히 잘 수 있다는 것 같았다.

나도 피우고 싶다고 말하니, 용사가 슬픈 듯한 얼굴을 보여서 그러지 않기로 했다.

잠들 수 없는 것은 힘들지만, 그에게 미움 받는 것에 비할 바는 아니다.


용사가 밝은 얼굴로 이동마법을 기억했다고 말했다.

이것으로 식량과 물 문제는 꽤나 해소 될 것이다.

신께선 우릴 버리지 않았다.


악몽을 꾸긴 하지만 어떻게든 잘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이라는 것은 신께서 내려주신 면죄부 일 지도 모른다.


용사가 여행의 재개를 모두에게 알렸다.

솔직히, 가고싶지 않다.

하지만, 그는 용사다.

우리들의 리더다.

전사와 마법사도 불만이 있는 듯 했지만, 결국 내일 출발하기로 했다.


짐을 꾸리고 출발 준비를 하고 있을 즈음, 짐이 상당히 줄어든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줄어든 짐들 중, 용사가 소중히 여기던 물건들이 사라진 것도 알게 되었다.

그에게 물어보니, 당황한 얼굴로 "잃어버렸다" 고 중얼거리듯 말했다.

이제야 겨우 난 알게 되었다.

진짜 상인도 아닌 우리가, 긴 시간동안 마을에서 머물 수 있었던 것에 대한 현실을.

금화는 무한할 수 없다는 것을.


다음 마을까지의 행보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렇지만 내 마음은 무겁다.

용사와 전사간에도 전과 같은 장난스런 분위기는 사라지고, 항상 긴장 한 듯한 분위기가 감돈다.

우리들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70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1/07/02(土) 02:06:28.33 ID:axb0iGPso


세계를 구하기 위해 여행을 하고있는 일행에게 할만한 대우가 아니잖아.



71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熊本県) :2011/07/02(土) 10:51:36.17 ID:UxAPnDm7o


가슴아프다.



73 : ◆Vcef9xkjaI :2011/07/02(土) 12:41:12.23 ID:FrHhW4Y0o


도시에 도착하고, 숙소에서 쉬고있자니 용사와 전사의 방에서 노성이 들렸다.

당황하며 두 사람 방에 들어가보니, 용사와 전사가 주먹다짐을 하고있었다.

마법사의 건강을 염려하는 전사와, 계속 나아가길 선택한 용사간에 의견이 어긋난 것 같았다.

마법사와 협력해서 어떻게든 두 사람을 달랬다.

용사가 머리를 식히러 바깥으로 나갔을 즈음, 나는 전 도시에서 내가 깨닫게 된 것을 두 사람에게 이야기했다.

마법사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았지만, 전사는 아연실색하였다.

이것이 불화를 해결할 계기가 될 수 있길 마음으로부터 기도한다.


잠에서 깨어나 옆방을 훔쳐보니, 용사와 전사가 테이블에 엎어져 자고 있었다.

주변에 어질러진 술독을 보아, 두 사람은 밤새 술을 마신 것 같았다.

점심이 한참 지나 숙취와 함께 깨어난 두 사람은, 힘들어 보이긴 했지만 얼굴 표정은 매우 밝았다.

우리들의 약속은 더 깊어진 것 같다.


마을에서 머무는 동안, 각자 일을 하기로 했다.

용사와 전사는 근처의 도적을 포박하는 일.

나와 마법사는, 마을의 교회에서 장서관리를 도왔다.

모험과는 달리 묘하게 충실히 하고있다.


용사와 전사가 돌아왔다.

보수는 의외로 커서, 호화로운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두 사람에게 물으니, 입을 맞춘 듯 "별 거 아니야" 라는 대답밖에 하지 않는다.

왠지 가슴 속에 나쁜 기운이 퍼져간다.


여비를 불려, 출발을 앞두게 되었다.

시장을 볼때 즈음, 광장에 세워진 팻말이 눈에 들어온다.

도적단이 괴멸했다는 것 같다.

모험가의 손에 의해 우두머리 외 나머지는 그 자리에서 참살되어, 우두머리도 오늘 교수형을 받게 될 것이란 것이다.

가라앉은 눈으로 자기 손을 씻던 용사와 전사를 떠올린다.

난 그 두 사람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무엇을 해주고 있는 걸까.

계속 그 생각만 하고 있다.



74 : ◆Vcef9xkjaI :2011/07/02(土) 12:43:10.98 ID:FrHhW4Y0o


다음 목적지는 건조지대에 있는 작은 마을이라고 한다.

물을 많이 준비해, 마차에 보관한다.


마을로 가는 길 도중에, 몇 구의 시체를 발견했다.

전부 미이라 화 되어있었고, 마물에게 먹힌 것인지 훼손이 심했다.


먼지가 굉장해서 입에 항상 자갈을 넣고 있는 듯한 감촉이 느껴진다.

머리카락이 까슬까슬하다.

목욕이 그립다.

하지만 물의 양이 점점 줄고있어서, 그럴 여유같은 건 없다.


이 지방의 마물은 딱딱하긴 하지만 식용으로썬 전혀 문제가 없는 종류가 많다.

물과 관련해선 우연히 수분을 많이 머금고 있는 식물을 발견한 덕에, 다음 마을까진 어떻게든 갈 수 있을 것 같다.


마을은 괴멸한 채였다.


괴멸한 마을을 산책하면서 우물이 마른 것에 원인이 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물을 약탈하고, 하루하루를 절망 속에서 살아갔을 마을사람들의 심경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이 곳에 오는 도중 발견한 몇 구의 시체는 이 마을 사람들 이었을 지도 모른다.


신이시여, 그들에게 편안한 잠을 내려주소서.


용사의 이동마법으로 전 도시로 돌아가서, 식량과 물을 보충해 괴멸한 마을로 돌아왔다.

마을 안에 있던 이동마법용 마법진이 파손되지 않은 건 불행 중 다행이었을까.

이동마법을 사용하면 피로가 격심해지는 모양인지, 용사의 얼굴색이 나쁘다.

오늘은 이 마을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될 것 같다.

비교적 깨끗한 집을 골라 머물기로 했다.



75 : ◆Vcef9xkjaI :2011/07/02(土) 12:51:06.31 ID:FrHhW4Y0o


전사가 마을 안을 물색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강도와 다름없는 행위에 한 마디 하려고 했지만, 전사의 고통스러운 얼굴을 보고있자니 말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전원이 마을을 물색하기로 했다.

내가 담당한 집에서, 어린 아이가 그린 그림을 발견했다.

나에겐 앞으로, 신에게 기도할 자격같은 건 없을 것이다.


다음 마을은, 사막 가운데에 있는 도시라고 한다.

작긴 하지만 왕이 관리하는 도시기 때문에,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러나, 기대하는 것은 관두기로 했다.

희망에서 절망으로 곤두박질 치는 것은 이제 싫다.


사막에 도달했다.

이 곳에서 빠져나갈 때 까진, 낮에는 구멍을 파 쉬고, 밤에는 이동하기로 했다.

물이 생명선이었다.

쓸데없이 낭비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응달에도 용서없이 태양빛이 내리쬐어 우리를 비추었다.

조금이라도 물을 절약하고, 체력을 보존하기 위해 약초를 입에 넣고 씹는다.

쓰다고 생각한 건 처음뿐이었고, 지금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기계적으로 입을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체력 소모가 심하다.

사막의 적은 야행성이 많아서, 위험성도 높다.

팔의 상처가 욱신하니 아프다.


피로와 방심탓에 적에게 허를 찔려버렸다.

간신히 격퇴하긴 했지만, 마법사가 죽어버렸다.

소생을 위해 돌아갈 것인가, 앞으로 진행해 다음 마을에서 소생시키는가.

용사는 계속 나아가는 쪽을 택했다.

전사는 다시 돌아가는 것을 택했다.

나는 … … 나아가는 쪽을 택했다.



76 : ◆Vcef9xkjaI :2011/07/02(土) 13:03:23.81 ID:FrHhW4Y0o


전사가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전사 다음으로 수다스러운 마법사가 죽었기 때문인지 너무나도 조용하다.


마법사의 부패가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코를 찌르는 악취가 그 근처에서 감돈다.

썩은 냄새에 끌린 것인지, 마물의 수가 늘어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 선택은 틀린 것일까.


마차 안 마법사의 시체에 파리가 모여들고 있다.

전사가 필사적으로 쫓아버리고는 있지만, 마법사의 신체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라 근본적인 해결은 될 수 없다.

마법사의 아름다운 얼굴은 너덜너덜해지고, 눈은 푸석해져 망가지고 있었다.


드디어 도시를 발견했다.

이제 코는 마비되어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마차에는 되도록 접근하지 않도록 하고있다.


도시에 도착해서, 용사 일행이라는 것을 보고하니 긴 시간을 기다린 끝에 머무는 것을 허락받았다.

마법사의 시체는 마차에 든 채로 교회에 옮겨졌다.

전사는 교회에 동행하고, 나와 용사는 숙소로 향했다.

다음날, 왕궁에서 왕을 알현 하게 되었다.


왕궁에서 왕을 알현했다.

조금도 좋게 생각 할 수 없는 상대다.

알현하는 내내 노려보는 듯한 시선을 잊을 수 없다.

알현 후, 교회로 향했지만 마법사는 면회사절이란다.

내일, 다시 가 보기로 했다.



77 : ◆Vcef9xkjaI :2011/07/02(土) 13:22:16.78 ID:FrHhW4Y0o


여전히 면회는 어렵다는 것 같다.

그러나, 방의 작은 창문을 통해 들여다 보는 것만은 허락받았다.

처음엔 무슨 소린지 알 수 없었으나, 들여다 보고나니 납득 할 수 있었다.

죽는 순간의 이미지, 구더기가 신체를 기어다니는 감촉, 부패 해 가는 감각.

그것들이 마법사의 뇌와 몸을 무너뜨려간다.

구속구가 채워진 채 침과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신체를 쥐어 뜯으려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는 모습에선 이전의 우아함은 털끝만큼도 찾아 볼 수 없었다.

돌아갈 때 즈음, 전사가 툭 던진 한마디가 잊혀지질 않는다.


'우리들은 죄인이다'


처음으로 술을 마셨다.

엄청 맛이 없었다.

그치만, 묘하게 들뜨는데다 여러가지를 잊을 수 있었다.


용사는 방에서 나오질 않는다.

나도 방에서 나올 생각은 않는다.

누군가 우릴 구해주세요.


마법사가 돌아왔다.

그 때로부터 며칠이 지난 것일까, 시간감각이 애매하다.

마법사의 뺨은 홀쭉해졌고,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눈만이 반짝이며 우릴 바라보고 있었다.


마법사의 회복을 기다리고 있던 것인지, 전원 왕에게 불려갔다.

왕으로부터 근처의 유적으로 향해, 마물을 섬멸하란 명을 받는다.

며칠의 유예를 용사가 제기하자, 나라에서 지불한 마법사의 소생 대금이나, 지금까지의 숙박대금 등을 핑계로 다음날 출발하도록 명받았다.

돌아갈 즈음, 왕이 나만 불러들여 지금부터 왕국소속의 사제가 되지 않겠느냐고 권해왔다.

왕이 날 사제로써 인정해 부탁한 것이 아님을 안 나는 그것을 거절했다.

한시라도 빨리 이 도시에서 벗어나고 싶다.



91 : ◆Vcef9xkjaI :2011/07/02(土) 23:51:18.75 ID:+qsO8+9IO


도시에서 출발에서 유적으로 향하는 사이, 그 누구도 입을 열지않는 상황이 이어졌다.

그 동안 나는 사고를 정지시켜 마물을 물리치고, 다친 동료를 치료하는 데에만 집중한다.

신께 기도해, 누군가를 치료하는 회복마법을 아직도 사용 할 수 있다는 게 이상하기 그지없다.


유적에 도착했다.

왕으로부터의 의뢰도 완료했다.


도시로 돌아갔지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가까스로 기분이 진정되기 시작했다.

여행을 계속한 결과, 난 강해진 것일까, 약해진 것일까.

그날 일에 대해선 내일에라도 여기에 남겨놓자.

토해내지 않으면 무너져 내릴 것 같다.


결론적으로, 확실히 유적엔 마물이 있었다.

허나 유적에 있던 건 작은 마물이나 그 어머니로 보이는 마물.

그 마물을 남겨두면, 결국엔 어른이 되어서 사람의 마을을 습격하게 되겠지.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용사와 전사가 눈물을 흘리며 마물을 베고, 마법사는 울면서 마물을 불태워버린다.

비명이 유적에 울려퍼진다.


"아파" "뜨거워" "죽이지말아줘" "용서해줘" "용서해줘" "용서해줘"


지독하게 취했는지 기분이 나쁘다.

기록은 이정도로 하고 이제 자자.

이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말하는 마물에 대해서는, 이후 별도로 보고서를 작성해서 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92 : ◆Vcef9xkjaI :2011/07/02(土) 23:52:23.13 ID:+qsO8+9IO


도시를 위협하던 마물 집단을 섬멸했다는 이유로 도시 안에서 우린 영웅취급을 받았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를 한번만 안아달라는 아이의 어머니의 부탁이 있었으나, 완곡하게 거절했다.


우린 영웅같은 게 아니다.


용사가 다음 도시로 출발하겠다 진언하였으나 거절당했다.

혹시라도 명령에 반한다면, 죄인으로 간주하겠다는 말을 들었다.

아무래도 왕은 우리들을 호위병으로써 쓸 수 있는 데까지 써먹고 싶어하는 모양이다.

이웃나라와의 전쟁이 이제 곧 벌어진다는 도시 내 소문이 사실인가보다.


어딜가든 감시의 눈이 빛나고 있다.

정신적 피로가 쌓여, 평소에도 몸이 노곤하다.


용사가 도시에서 도망치자고 제안했다.

이렇게 감시당하고 있는데, 들키지 않고 도망치는 건 힘들다는 것은 알고있다.

도망치게되면 죄인의 낙인이 찍히게 된 다는 것도 알고있다.

그런데도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어차피 우린 진즉 죄인이었으니까.


최소한의 짐을 꾸려, 심야에 도망치듯 숙소에서 빠져나왔다.

감시자에게 들킨 모양인지 금방 성벽 틈에서 종소리가 울려퍼진다.

노호(努呼)와 비명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우린 빠져나갔다.

도중에, 집 안에서, 겁에 질린 눈으로 이쪽을 보고있는 아이를 껴안고 있던 어머니를 발견했다.

분명 그녀는 자신의 아이를 영웅으로 만들자는 생각은 하지 않을것이다.

부디 그 아이가 보통의 인생을 걸어 갈 수 있게 되길.


식량도 물도 조금밖에 갖고 나오지 못했고, 마차도 없다.

그런데도, 어째서 이렇게 개운한걸까.

밤하늘이 너무나도 아름다웠기 때문이 그런 것 일지도 모른다.

오늘은 어제보다 잘 잘 수 있을 것 같다.


이 나라에 길게 머무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이웃나라행을 서두른다.

이웃나라가 바다와 붙어있단 말을 들으니 나도 모르게 가슴이 떨린다.

옛날이야기에서나 들은 거대한 호수를 이 눈으로 볼 수 있는것이다.

바다가 이 몸에 쌓인 죄를 씻어내려줄 수 있을까.



105 : ◆Vcef9xkjaI :2011/07/04(月) 00:31:06.72 ID:kJm+5Oklo


본래 이웃나라로 향하는 길은 깨끗하게 정비되어있어 여행에 불편함은 별로 없지만, 우리들은 쫓기는 몸이다.

그래서 그 길을 지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경치는 녹음이 짙어 몸을 숨기기에 딱 적당하다.

밤이슬로 목을 축인다.


갖고 온 지도가 정확하다면 이대로 산길을 빙글 돌아가는 모양으로 이웃나라 가장자리의 마을까지 도착 할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그 마을에 도착 할 수 있게 된다면, 이동마법으로, 사막나라를 경유하지 않고 우리나라와 이웃나라를 왔다갔다 할 수 있게 된다.

나아갈 수 밖에 없다.


식량이 불안하다.

길을 가면서 여러 동류의 마물을 물리쳐, 식량으로 적합한 종을 찾는다.


아침부터 전사가 격심한 구토와 설사를 반복한다.

점심에 먹은 마물이 원인이었나.

돼지와 닮은 외견에 속았다.

해독마법이 잘 듣지않는다.

오늘 밤은 잠들지 못할 것 같다.


어떻게든 전사는 회복되었지만, 겨우 일어설 수 있는 정도의 상태다.

마력을 너무 소비했는지 두통이 멈추질 않는다.


정신차려보니 용사의 등에 업혀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쓰러졌던 모양이다.

용사가 툭 던지듯, '미안해' 라고 말했다.

약한 내가 또 싫어져서 견딜 수 없다.


나에 이어서 전사와 마법사가 쓰러졌다.

우린 여기까지인가.


용사가 단독으로 마을로 향했다.

움직일 수 없는 우리들은 산에서 발견한 작은 동굴에서 그를 기다린다.

밤이 무섭다.



107 : ◆Vcef9xkjaI :2011/07/04(月) 00:55:08.26 ID:kJm+5Oklo


손가락이 떨린다.

글을 쓰는 것도 힘들다.

마물의 소리가 가까워져온다.


이 며칠의 일기는 나중에 남겨야겠다.

한마디 말할 수 있는 것.


지금, 우리들은 살아있다.


마물의 목소리가 가까워져 온다고 적은 이후, 우리들의 냄새를 맡은건지 늑대같은 마물이 몇마리 나타났다.

어떻게든 격퇴하지만, 전사의 상처가 깊다.


치료마법을 한계까지 사용하고, 기절하고 일어나 또 마법을 쓴다.

출혈이 심했기 때문인지 전사는 끊임없이 '춥다' 고 말한다.

밤, 마물이 떼를 지어 나타났다.

전사의 호흡이 끊어져간다.


나도 마법사도 상처투성이. 전사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여기까지.


용사가 돌아온 것은 그 때로부터 3일 후였다고 한다.

우리들의 시체는 격심하게 손상되어 있었지만 소생에 필요한 1/2은 남아있었다고 한다.

사냥감을 보존하는 습성을 갖고있는 마물에게 구해진다는 것은 , 피상적인 것이다.



108 : ◆Vcef9xkjaI :2011/07/04(月) 01:20:57.82 ID:kJm+5Oklo


죽는다는 것.

소생한다는 것.

변해버린 마법사의 몸을 보며 이해했을 터였다.

나의 인식이 무르다는 것을 통감했다.

소생 이후의 일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용사가 도착한 마을엔, 이동마법용 마법진이 있긴 했지만 충분한 설비가 없었다고 한다.

그 결과 우리는 지금, 고향에서 요양하고있다.

가족들은 날 보고 하루종일 울었다.

나는 그런 가족을, 머나먼 존재로 느끼고 있었다.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고 수일 후, 교회의 보육원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들이 병문안을 와 주었다.

지금의 나는 그들의 눈에 어떻게 비치고 있을까.


다음날, 다들 혼자서 용사에게로 모였다.

이튿날, 여행을 재개하기로 했다.

절대로 사명에 매여서 그런 게 아니다.

아는 사람들이 많은 이 곳에 머무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가족들에겐 여행의 재개를 알리지 않았다.

그저 편지만을 남기고 온다.


'죄송합니다'


그것만을 적어놓고.


이동처인 마을에 숙소를 잡고, 오래간만에 4명이서 대화를 나누었다.

지금까지 있던,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해.

자신의 일, 모두의 일에 대해.

술이 처음으로 맛있게 느껴졌다.



110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愛知県) :2011/07/04(月) 01:35:06.96 ID:5gfx5fgVo


어째서 이렇게 안타까운거야 …



111 : ◆Vcef9xkjaI :2011/07/04(月) 01:41:42.84 ID:kJm+5Oklo


마을사람들로부터 마차를 구입했다.

그렇게 싸지는 않았지만, 이것으로 대단히 편해 질 것이다.

빨리 바다를 보고싶다.


바람의 향기에 다른 것이 실려오기 시작했다.

왠지모르게 공기가 달라붙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지만, 결코 불결하지는 않다.


바다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이 감동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


항구도시에 도착했다.

입국이 쉽게쉽게 끝나버려서 맥이 빠진다.

숙소에 들어가 쉬고있자니, 이 나라의 병사가 찾아와 내일 알현이 있음을 명했다.

밝던 모두의 표정이 어두운 표정으로 싹 바뀐다.

언제든지 나갈 수 있도록 짐 정리를 해 두자.


다음날 아침, 병사로부터 안내받은 성은 놀랄 정도로 작았다.

고향이나 사막에 있던 성보다도 몇배는 작다.

이어서 왕까지도 놀랄 정도였다.

나와 그렇게 나이차이가 나지 않는 여왕.

그녀가 이 나라의 왕.

알현은 금방 끝이나고, 우리는 며칠의 체류를 허락받았다.

뭔가 뒷사정이 있는 느낌이 들었지만 할 수 없었다.


도시에서 식량과 물, 장비를 사들였다.

다양한 사람이 왕래를 해선지 활기가 대단하다.

눈 앞에 있는 것 모두 신기한 것들 뿐이다.

쇼핑도중, 몇 가지의 소문을 들을 수 있었다.

바다 너머의 나라와의 교역에 의해 이 나라가 풍요로워 졌다는 것.

여왕은 젊은데다 사려 깊어 백성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다는 것.

사막나라의 물가가 올라 그 곳으로부터의 교역품이 귀해지고 있다는 것.

다음 목적지는 바다 너머 나라가 될 것 같다.



112 : ◆Vcef9xkjaI :2011/07/04(月) 02:08:46.42 ID:kJm+5Oklo


바다 너머 나라로는 배로밖에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제는 그에 필요한 여비다.

머물고 있을 여유가 없는 우리는, 여왕과 상담을 해 보기로 했다.

하다못해 여비가 모을 수 있을 때 까지 체류할 수 있도록 허락받을 수 있다면 좋을텐데.


장기 체류는 허락받지 못했다.

그러나 사태는 크게 변화한다.

모두 당황하기만 한다.

여왕의 목적을 알 수가 없다.


여왕은 체류 대신 여비 지원을 제안해왔다.

대가는 '체류동안 정해진 시간에 알현을 하는 것'.

여왕은, 알현실에서 지금까지 있었던 여행 이야기를 하도록 명했다.

이야기 후, 숙소로 돌아온 지금도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여왕은 여러가지 질문을 해 왔다.

모험이 영웅담과 같이 희망으로 가득 찬 것이 결단코 아니라는 것.

식량이나 물 등 다양한 문제가 태산만큼 있다는 것을 말하니,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뭔가를 기록하고 있었다.

목적을 알 수 없는 만큼 묘한 불안함을 느낀다.

다음날의 알현은 나와 마법사가 하게 되었다.

상대는 여성이긴 하나 왕임에는 변함이 없으므로 경계를 강하게 한다.


어째서 여왕은 우리 이야기를 듣고 눈물을 흘리는 걸까

끊임없이 우리에게 사과하는 그녀의 모습에 나도, 마법사도 당황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그날 밤, 오래간만에 마법사와 나는 같은 방에서, 밤새 이야기를 했다.

그녀와 웃으며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이 얼마만인걸까.

기묘한 여왕에게 감사를.


이른 아침, 병사에게 깨워져 출국을 명받았다.

이유를 물었지만 우리에게 알 권리는 없다는 말만 들었다.

조금이라도 믿은 결과가 이렇다.

웃어버리게 된다.

마치 죄인과 같은 취급으로 재촉하듯 배에 태워진 우리들의 표정은, 매우 무기질한 것이었다.


114 : ◆Vcef9xkjaI :2011/07/04(月) 02:33:05.56 ID:kJm+5Oklo


바다너머 나라까지 2일 정도 남았다고 선장이 말했다.

선원들은 왠지 쌀쌀맞아서, 우리들도 자진해서 말을 걸지 않는다.


배멀미가 심하다.

육지가 그립다.

울고있는 여왕의 꿈을 꿨다.

언젠가, 그녀의 목적과 눈물의 이유를 알 수 있는 날이 올까.


6개 대국의 4번째. 바다 너머 나라에 도착했다.

배는 우리를 내려주자마자 이별의 말도 없이 떠나버렸다.

이것을 쓰고 있는 지금도 기분이 안좋다.

오늘은 빨리 자자.


기분은 좋지 않지만,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빨리 짐을 정리하고 출발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다음 목적지는 이 나라의 왕이 있다는 도시다.


어째서 그녀는 아무 이야기도 해주지 않은 것일까.

후회밖에 남지 않는다.


짐 정리를 하고 있을 즈음, 처음 보는 편지가 있었다.

그것은 여왕으로부터의 편지로, 편지엔 그녀의 진실이 기록되어 있었다.

그녀가 그 누구보다도 용사를 동경해, 모험담에 가슴 두근거리던 소녀였다는 것.

현실의 우리들에 대해 알고, 자신의 무지를 부끄럽게 여겼다는 것.

자신의 나라가, 국민이 소중하다는 것.

옆나라인 사막나라가 선전포고를 해 왔다는 것.

아마, 자신들은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것.

그러나 국민도, 자신들도 맞서 싸울 것이라는 것.

마지막엔 이렇게 쓰여 있었다.


「그래도 도망치지 않는 용기를 그대들에게서 받았다.」

「그대들의 여행에 행운이 있길.」



124 : ◆Vcef9xkjaI :2011/07/04(月) 16:30:37.35 ID:kJm+5Oklo


다음 도시까지의 여행이 정해졌다.

다음 만날 왕은 어떤 인물일까.

그 여왕과 친밀하게 지냈다는 것을 보면, 군자이지 않을까.

편지와 함께 들어있던 소개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을텐데.


마물의 힘이 강해지고있다.

더욱이 사람을 닮은 것도 늘고있다.

식량의 여유가 있는 지금은 괜찮다.

그러나,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생각만 해도 무섭다.


가도를 걷는 도중에, 파괴된 마차를 발견했다.

부서진 상태를 보아하니 마물이 아니라 도적에게 습격 당한 모양이다.

적은 마물뿐만이 아니다.


경계를 위해 2인 1조로 불침번을 선다.

나와 불침번을 서게 된 전사가 불쑥 말했다.


" 우린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걸까 "


나는 대답 할 수 없었다.


용사와 마법사가 불침번을 서던 날, 도적이 나타났다고 한다.

상대는 굶주려 있던 것인지, 나와 전사가 일어나기도 전에 별 문제 없이 격퇴 할 수 있었다는 것 같다.

그러나 마법사는 정신적으로 힘겨워 보였다.

불의 마법으로 태워버린 상대의 비명소리가 귀에서 떠나지 않는 모양이다.

지금은 약으로 재워주었다.

그녀를 진정시키는 데 필요한 것은 신의 말씀이나 기도가 아닌 사람이 만든 약과 시간뿐이겠지.

나 자신의 존재에 의문이 든다.


두번째 도적의 습격.

상대는 농민이었던 모양인지, 괭이나 낫을 손에 들고 공격해왔다.

메이스로 후려갈겼을 때의 감촉이 손에서 사라지질 않는다.



125 : ◆Vcef9xkjaI :2011/07/04(月) 17:01:54.72 ID:kJm+5Oklo


저 멀리 도시가 보이기 시작했다.

오늘 안에 도착 할 수 있겠지.


도시에 도착해, 여왕으로부터의 소개장을 넘기자마자 우린 투옥되었다.

그때 이 수첩도 몰수되었기 때문에, 그 기간동안을 지금부터 기록하려고 한다.


투옥 되자마자 용사의 심문이 시작되었다.

절규가 울려퍼지는 와중, 옆 감옥에서 마법사의 흐느껴 우는 소리가 들려온다.


심문을 받는다.

몇번을 얻어맞았는지도 모르겠다.

우린 여왕을 속이지 않았다.


마법사의 비명이 울린다.

용사와 전사가 있는 감옥에서는 신음소리만이 들려온다.

나도 비슷하겠지.


이날, 우리들의 사형이 결정되었다.

꾸며낸 죄명은, 왕족 사칭과 전쟁방조.

광분하는 왕의 얼굴이 인상적이었다.

여왕과 사랑하는 사이였던 왕의 복수. 라면 아름답게 들릴지도 모른다.

실제로 왕이 외치던 것은, 여왕의 나라와의 교역에 대한 손해 이야기 뿐이었지만.

이걸로 심문의 매일이 끝난다는 것을 생각하니 공포심보다 외려 안도의 마음이 컸던 것을 기억한다.


재차 감옥에 갇힌 지 사흘째 되는 깊은 밤.

바깥의 소란이 커졌다고 생각하니, 당황한 얼굴의 병사가 뛰어들어왔다.

아무래도 마물의 습격이 있어, 병사의 수가 부족하다는 모양이다.

짐을 돌려받고 바깥에 내보내지자마자 회복마법과 약에 의한 처치를 받는다.

마물의 수는 많았고, 도시의 피해는 커졌다.

이가운데 우리는 마물을 물리쳐, 대 죄인으로부터 일변해 나라를 구한 용사 취급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그날, 이 나라의 왕은 도망쳤고, 그 도중에 마물에게 공격받아 사망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5번째의 나라를 목표로 하고있다.

도중에 만난 유랑상인들에게서 소문을 들었다.

그 나라의 왕은 죽었고, 이후 내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고.

그러나 이젠 우리들과 관계 없는 이야기다.



129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愛知県) :2011/07/04(月) 19:35:18.55 ID:Sq2DVMHmo


엄청난 걸 읽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133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東京都) :2011/07/04(月) 20:17:02.81 ID:XFJmYM26o


후우 … 재미는 있는데 마음이 무거워지네.



137 : ◆Vcef9xkjaI :2011/07/05(火) 05:57:23.17 ID:RffJ7xz2o


다음 나라는 마법이 번성했다는 말을 들었다.

마법사가 살짝 설렌 듯이 보인다.


체류예정이었던 마을은 마물의 손에 의해 괴멸되어 있었다.

농도짙은 썩은내로 가득하다.

괴멸 후 도적에게 털린것인지, 도움이 될 것 같은 물건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예정을 변경해 다음에 있는 도시를 목표하기로 한다.


마물이 집단으로 습격해온다.

지성이 높아 대처하기 어렵다.


이전 사막에서 만난 마물과 같이, 말을 이해하는 마물이 있었다.

무슨 짓을 해도 무기를 든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내가 지르는 소리에 잠에서 깬다.

불침번을 서고 있던 용사가 슬픈 듯한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분명 괴로운 얼굴을 하고 있던 것이겠지.


식량이 줄어들고있다.

저것을 먹을 수 밖에 없는것인가.

그러나 그건 식인과 다름없지 않은가.


보기엔 말린고기지만, 입에 넣으려는 순간 그 마물의 모습이 떠올라 다시 뱉어버린다.

물로 억지로 삼킨다.



138 : ◆Vcef9xkjaI :2011/07/05(火) 05:58:15.98 ID:RffJ7xz2o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찬 비가 우리의 체온을 가차없이 빼앗는다.

용사도 전사도 마법사도, 모두들 창백한 얼굴로 떨고있다.

나도 같은 얼굴을 하고 있겠지.


비는 멎을 기색조차 없다.

용사가 심한 기침을 하고있다.


용사가 고열이 나기 시작해, 걷는 것 조차 힘들게 되었다.

마차에서 재우고는 있지만 변변찮은 약도 없고, 장기간의 휴양도 힘들다.

악화되기만 할 뿐이다.

비는 아직도 내리고있다.


용사의 기침에 붉은 것이 섞여나왔다.

이동마법으로 돌아가는 안도 내놓아봤지만, 지금 상태에서 사용하면 그의 목숨도 위험해진다.

그러나, 이대로라면 죽어버릴 것이다.

마물이 원인인 죽음이 아닌 이상 소생은 불가능.

다음 마을까지 빨라봐야 3일.

결단을 재촉당한다.


채취한 마물의 체액을 마차에 들고 왔을 때, 용사는 모든 것을 이해한 듯 했다.


부탁이니까 그런 상냥한 눈으로 날 보지 말아줘.


독을 지닌 체액을 삼키게 한 이후, 피를 토하고 움직이기 않게 된 그를 마차에 남겨두고 우린 나아간다.

빗소리가 우릴 꾸짖는 듯이 들렸다.


도시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비에 얼음이 섞여 내린다.


하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게 말로만 듣던 눈이라는 것일까.

급격한 추위 때문인지 마물의 등장도 적어지고, 움직임도 둔해진다.

용사가 없는 것을 고려해 가능한 전투를 피하는 식으로 서둘러 나아간다.



140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中国地方) :2011/07/05(火) 07:28:51.10 ID:uiGJbsHF0


간접적이긴 해도, 사랑하는 사람을 자기 손으로 죽인 거잖아


… 너무 슬프다



141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1/07/05(火) 07:41:16.43 ID:lUaSieOko


아냐 그래도 독이나 병으로 죽으면 소생불가, 같은 RPG를 하게 된다면 나같아도 이런 플레잉 하게 될 것 같아.

파티어택하거나, 몬스터에게 일부러 얻어맞게 하거나.


그 진실이 이거라니 orz



145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1/07/05(火) 19:52:44.46 ID:S6/xv9P10


다시 살게돼도 죽었을 때의 감각이 남아있다고 했었지.



142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関西地方) :2011/07/05(火) 08:43:47.46 ID:ujmh/GsXo


이제 RPG 못하겠어



149 : ◆Vcef9xkjaI :2011/07/06(水) 00:20:58.60 ID:9CXwYTRQo


멀리 도시가 보였다.

눈이 쌓여서 예상보다 훨씬 시간이 걸렸다.

마차 바퀴가 원하는 만큼 나아가질 못한다.

손발이 터 지독한 고통을 동반한다.


손발의 감각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눈발이 강해져 보이기 시작했던 도시는 커녕 바로 앞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죽음이 어른거린다.


이것밖에 없는 것인가.

정말로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이것을 보고 계신 분께.

우리는 용사일행입니다.

눈 때문에 더 이상 나아갈 수 없게 되어서 이 장소에서 눈이 멎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만, 체력,기력 모두 한계가 오고 말았습니다.

전원 마물의 독을 마시고 죽었기 때문에, 소생은 가능 합니다.

소생시켜 주신다면 반드시 사례를 하겠습니다.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그로부터 3일 후, 우린 마법의 나라에서 소생되었다.

몇 번을 겪어도 소생되는 순간의 감각에는 적응 할 수 없을 것 같다.

아무리 따뜻하게 해도, 뼛속부터 오한이 올라온다.

마치 그 날 밤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듯이.


우리들을 발견한 사람은 도시를 지키는 위병 중 한 사람이라고 한다.

들은 것에 의하면 도시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장소에 마차가 눈에 파묻혀 있었다고 한다.

위병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려 하니 거절당했다.

더 이상의 귀찮은 일은 사양하고 싶다는 것 같다.

사례에 관한 서류에 사인을 하고, 오늘은 자기로 했다.



150 : ◆Vcef9xkjaI :2011/07/06(水) 00:21:42.79 ID:9CXwYTRQo


드디어 모두들 움직일 수 있게 된 어느 날 오후, 왕으로부터 긴급히 알현 할 것을 요청해왔다.

생각만큼 움직이지 않는 몸을 이끌고 알현실로 향하니 소생대금이라는 명목의 거액을 지불할 것을 명받았다.

상담 해 본 결과, 대금 원조를 자국에서 받자는 의견이 나와 용사가 단독으로 자국으로 향했다.

우리들은 용사가 도망 갈 수 없도록 인질로써 잡혀있게 되었다.

방에 대충 던저진 세 사람은 쳐박히듯 감금된다.

빛 한줄기 조차 들어오지 않는 어두운 방에선 흐느껴 우는 마법사의 목소리만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며칠이 지나도 용사는 돌아오지 않는다.

마법사는 떨리는 눈빛으로 아무 말도 않고 그저 눈물만 흘릴 뿐이다.

전사가 마법사에게 몇번이고 말을 건네보지만 곧 고개를 떨군다.

나는 그런 두 사람을 공허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머릿 속을 스치는 '우린 버려진 것일까' 란 생각을 몇번이고 지운다.

전사와 마법사는 마치 인형처럼 무기질한 얼굴로 멍하니 앉아있다.

미쳐버릴 것 같다.

아니, 이미 미쳐버렸을지도.

아무 것도 모르겠다.


얼마나 지났을까, 밖이 소란스러워져 우리는 방에서 끌려나가 왕 앞에까지 연행되었다.

용사의 모습을 발견하자 눈물이 흘러 넘친다.

그러나 초췌해진 그는 우리를 봐 주지 않았다.

왕으로부터 신병 보호를 명받은 이후, 지금까지와 다르게 상황이 일변해 호화로운 방을 배정받았다.

방에서 나오려 하지 않는 용사가 마음에 걸린다.

내일 말을 걸어보자.


우리들은 사람으로 존재하는 것조차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일까.


자국의 왕은 지원을 거절했다.

물가가 싼 자국과 물가가 비싼 이 나라간의 지갑사정은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사가 필사적으로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하고, 온정을 베풀어주길 요청했으나 그것마저 거절당했다.

몇번이고 이 나라와 자국 사이를 오갔다.

그래서 나온 타협안.

승려, 마법사의 신병을 팔아 넘길 것.

마법이 번성한 이 나라에서 우리의 존재는 귀중하다는 것 같다.

이후, 정기적으로 마물이나 마법에 관한 재료를 제출. 또한, 모험이 끝났을 때 신병의 소유권은 이 나라가 제시한 조건대로 할 것.

자국의 왕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들에게 있어 우리들은 물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했다.

누구를 원망해야 하는가, 무엇을 원망해야 되는가.

물건에게 무언가를 원망할 권리는 없는 것인가.


대량의 물자를 지원받고, 거국적인 퍼레이드.

모험을 나온 우리가 이런 취급을 받는 것은 처음일지도 모른다.

모두들 지어 낸 듯한 웃는 얼굴로 민중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있다.

나라를 나가니, 지금까지 웃는 얼굴이었던 왕의 병사들은 우리들을 쳐다보지도 않고 되돌아갔다.

우리들도 그들도 배웅조차 없이 나라를 뒤로 했다.



163 : ◆Vcef9xkjaI :2011/07/07(木) 00:47:36.81 ID:uugOgiDlo


다음으로 향한 곳은 영웅의 나라.

수많은 도시로부터 영웅이 모여드는 나라.

몇번이고 마물의 진행을 저지한 최후의 대국.

그들은 무엇을 생각하며,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일까.


여행 도중, 이전부터 용사가 피우고 있던 담배를 빤히 보고있자니 말없이 살짝 건네받았다.

처음엔 맵기만 했지만, 지금은 정말 편안한 기분이 든다.

온 세상은 흔들거리고 너무나도 아름답다.

흔들흔들.

흔들흔들.


최근 기억이 매우 애매해졌다.

나 자신이 사라져간다.

그만두자.

오늘만큼은 그만두자.


요 며칠, 밤 마차에서 술과 담배를 즐기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모두의 얼굴도 밝다.

용사가 전쟁이 어쩌고, 멸망이 어쩌고 이야기 했지만 그다지 기억나지 않는다.

6이 5가 된 것이 그렇게 대단한 일이었던가?

누군가의 얼굴이 떠올랐지만 모르는 여자의 얼굴이었으므로 잊어버리기로 했다.

생각해보면 어제 일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 아무래도 상관 없는 일이겠지.


힘든 일이 있었는데도 떠오르지 않는다.

머리가 무겁다.

몸이 나른하다.

마을에 도착했으니 오늘은 빨리 자자.

고통스러운 일은 전부 잊어버리자.

내일은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길.


끝도 없이 파란 하늘이 펼쳐져 있던 오늘을 잊을 수 없다.

전사와 마법사가 축복해주는 가운데, 작은 교회에서 그가 반지를 주었다.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기쁜데도, 행복한데도, 슬프고 괴로워서 눈물이 멎질 않는다.

기뻐해서 죄송해요.

행복해서 죄송합니다.


우리의 행복을 축복해 준, 당신들의 얼굴을 떠올리지 못해서 죄송해요.

오늘만큼은 잊어버릴 수 없는 저를 용서해주세요.



164 : ◆Vcef9xkjaI :2011/07/07(木) 00:48:23.09 ID:uugOgiDlo


도시에서 체류하던 중, 영웅 나라의 신하라는 무리가 나타났다.

산적 패거리로밖에 보이지 않는 모습에 경계했지만, 도시 사람들의 반응을 보니 그런대로 신용을 받고있는 집단인 것 같다.

어느쪽이든 상태 머리수나 장소를 생각해서라도 따라 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도망준비 정도는 해 두자.


의외로 그들은 매우 신사적이었다.

더구나 오랜 경험이 쌓여선지, 마물에 대한 대처도 재빠르고, 동작도 세련됐다.

용사와 전사는 이미 그들에게 동화되어, 술잔을 주고받으며 노래를 부르고, 그런 그들을 보고 마법사가 재밌다는 듯이 웃고있다.

옛날 이야기 속 모험자의 모습이 그곳에 있는 듯 보였다.


왕이 사는 도시까지 여로 중, 그들은 많은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적은 수 일때 마물에 대한 대처법이나, 유용한 마법 활용법.

하다못해 식용으로 적합한 마물의 종류부터 조리법까지.

그리고 그들 각자가 이야기한다.


「우린 영웅 같은 게 아니다.」


우리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슬픈 사람들이 그 곳에 있었다.


높은 성벽이 우뚝 서 있는 도시.

그 곳이 왕이 사는 도시.

영웅의 나라.

몇번이고 마물의 습격을 막아 낸 것인지, 성벽은 곳곳에 상처를 입어가면서도 도시를 지켜주고 있었다.

도시에 들어가니 남녀노소 여러 사람들이 그 곳에 있었다.

그리고, 모두가 우리를 환영해 주었다.

여로가 쌓였겠지,라며 숙소를 소개받아 쉬고있자니 끊임없이 누군가가 찾아와 긴 여행에 대해 위로를 건넨다.

기분 좋은 졸음이 덮쳐왔다.

늦은 시간이다.

얼른 자자.


왕은 성이 아닌 보통 집보다 살짝 큰 집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호쾌하게 웃는 왕이 말하길, 이 나라에는 왕을 살게 할 성같은건 없다고 한다.

그리고 왕은 말했다.

이 나라의 일원이 되지 않겠느냐고.

용사같은건 관두고, 우리와 함께 살지 않겠느냐고.

우린 같은 신세라고.

오늘은 마음을 정할 때까지의 시간을 받고,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에서 이야기를 하고, 마음을 결정한다.

내일, 또 왕에게 가 보자.


아침 일찍 우리는 여행 준비를 하고 왕에게로 향했다.

우리들의 모습을 보고 왕은 이해를 한 것인지, 잠시동안 슬픈 표정을 지은 후에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이 호쾌하게 웃는다.

떠날 적에 딱 한 마디만 건네 왔다.


「너희들은 지지 마라.」


사람들의 희망, 선망, 질투, 슬픔, 그리고 자신 속 절망에게 패배한 슬픈 영웅의 말을 등지고, 우리들은 영웅의 나라를 뒤로했다.



165 : ◆Vcef9xkjaI :2011/07/07(木) 00:49:42.36 ID:uugOgiDlo


다음 페이지는 문자가 피로 젖어들어, 최후 페이지 밖에 판별 불가.



166 : ◆Vcef9xkjaI :2011/07/07(木) 00:50:18.81 ID:uugOgiDlo


마지막 페이지.


친애하는 당신에게.


사실은, 이렇게 할 필요까진 없었는지도 몰라.

당신은 날 원망 할 지도 모르지.

그래도, 당신이 필사적으로 남겨 준 약지는 분명 내가 이렇게 하기 위한 것일 지도 몰라.


미안해, 당신만 남겨놓고 가 버려서.


미안해, 당신만이 모든 걸 짊어지게 해서.

미안해, 정말 좋아해.


혹시, 우리들을 모르는 누군가가 한 손만이라도 좋으니, 한쪽 손 손가락 다섯개 분이라도 좋으니까

우리들의 손을 잡아주었다면, 부디 용서해 주세요.

분명 이 세상은, 사람은, 그렇게까지 어리석지도, 오만하지도 않으니까요.


이제 그런 자격조차 없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하느님께 기도를 하려고 합니다.


계속, 함께 있을 수 있도록.


또 봐.



167 : ◆Vcef9xkjaI :2011/07/07(木) 00:54:41.51 ID:uugOgiDlo


이것으로 승려의 수기를 마칩니다.

나라를 떠나고 나서 마지막까지의 이야기는 당초 계획대로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봐 주신 분들, 지금까지 봐 주신 모두에게 마음으로부터 감사를.


정말로,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174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千葉県) :2011/07/07(木) 02:03:08.37 ID:O5JGzCxh0


쩐다 … 완전 쩔어.



177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関東・甲信越) :2011/07/07(木) 02:53:44.91 ID:8MAZ8+QAO


수고했어.

간만에 정말 좋은 글 본 것 같아.



173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1/07/07(木) 01:48:17.33 ID:LM2+tjejo


계속 함께 하고싶어서 「먹어라」 고 말한걸까, 승려는 …



175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1/07/07(木) 02:04:57.12 ID:0nuKDZCC0


승려가 그게 약지란 것을 알아 볼 수 있었던건, 반지가 끼워져 있었기 때문일까



180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1/07/07(木) 04:01:11.89 ID:I0ZTjTsDO


구원받지 못했어 …



181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東海・関東) :2011/07/07(木) 05:33:49.88 ID:HIAP/orAO


먼저 사과할게. 미안.

>>38

용사 「아아, 아쉽네. 으-음, 용사마크는 … 충분하지 않네. 뭐 나중의 이야기지만/」

국왕「?」

공주「?」

이거 무슨 의미야?



186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関西・北陸) :2011/07/07(木) 07:25:32.35 ID:A9IoxAQAO


확실히 용사마크는 대체 뭐였나, 하고 생각하긴 했는데.



187 : ◆Vcef9xkjaI :2011/07/07(木) 08:06:58.96 ID:gfBhwEEIO


하루 지나고 나니 이렇게까지 레스가 많이 달려있어서 많이 놀랐습니다.

용사 마크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면, 저 자신도 알기 어렵게 써 놔서, 보충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국왕과 공주가 얻은 수가 합계 4.

용사의 손을 잡는 손가락 숫자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사실 대본형식이었을 때 떡밥을 회수할 예정이었습니다만 … 으흠.

… 그런 이유로, 회수를 겸해 이런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외에도 「대답해 퍼킹>>1자식아!」 같은 부분이 있으면 가능한 범위에서 대답하도록 하겠습니다.



188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1/07/07(木) 08:25:30.29 ID:i22DvoUx0


용사마크.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신경쓰였었는데, 그건 결국 뭐였던거야?



189 : ◆Vcef9xkjaI :2011/07/07(木) 08:30:27.95 ID:gfBhwEEIO


>>188

물건 자체는 그냥 흔하게 볼 수 있는 뱃지같은 개념으로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딱히 이렇다 저렇다 할 형태는 없어요.



191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関西・北陸) :2011/07/07(木) 08:53:34.03 ID:H0y4Fy7AO


마법의 나라에서 다량의 소생료를 뒤집어 쓰게 되었을 때, 자국의 국왕은 지원요청을 몇번이고 거절했었지?

생각해보니 첫머리에선 용사에게 굽실거리고 있었고 사정도 전혀 모르는 것 같아서 어라? 싶었어.

공주님에 이르러선 자기 용돈이라도 건네 줄 것 같은 기세 아니었어?



193 : ◆Vcef9xkjaI :2011/07/07(木) 09:18:37.25 ID:gfBhwEEIO


국왕 태도의 다름에 관해서 이야길 하자면, 지원요청 시점에선 용사가 마왕을 물리치지 못했다는 부분과 마왕을 물리치고 명실공히 최강의 인간이 된 용사에게 겁을 먹었거나, 이후의 용사라는 존재에 의해 얻을 수 있는 경제효과도 생각해서 빌빌거렸다- 는게 이유가 되겠네요.

여담이지만 대부분의 RPG가 후반으로 갈 수록 물건 가격이 오르는 이유가 뭐냐? 우리 용사라고, 임마! 라고 생각했었어서, 그 부분에서 물가차이를 생각하는 것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법나라 입장에서 생각하면 그렇게 불합리한 가격을 제시한 것도 아니었고, 그리고, 이정도도 지불 할 수 없다면 너희의 자산(용사 파티)내놔 → 전원이 아니라면 괜찮아! 최악의 상황이더라도 용사가 있다면 어떻게든 될 것 이라는 움직임도 있었을 것이란 이야깁니다.

공주님에 관해선, 좋은 의미던 나쁜의미던 현실을 모르는 캐릭터입니다.

액수를 보면 퇴짜놓을 게 뻔한 무지가 죄인 인물이죠.
(이부분 잘 모르겠네옄ㅋㅋㅋㅋㅋ 그냥 도와준다고 했다가 가격보고 헐 ㅈㅅ 이런면이 죄목이 되었을거란 뜻 같음)



195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関西・北陸) :2011/07/07(木) 09:53:25.42 ID:H0y4Fy7AO


어, 그럼 「다른 일행분들은요?」 라고 물은건 대체 …

마법사나 승려는 살아있었다 해도 팔려갔으니까 없는 건 당연할텐데.


거기다 그런 인신매매를 승인한 것에 대한 용사의 분노나 불충도 전혀 경계하지않네.

평소야 그렇다쳐도, 마물이 있고 사람간의 전쟁이 있는 세계라면 바보주군같은건 살아남을 수 없었을 텐데.



196 : ◆Vcef9xkjaI :2011/07/07(木) 10:03:24.53 ID:gfBhwEEIO


>>195

뭐 개선(凱旋,싸움에서 이기고 돌아오다)했으니까요.

다른 나라 사람이라고 해도 그렇지 잠깐이라도 얼굴도 안내미는거냐 - 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사람을 판다는 의식같은 것도 없었고 국왕의 입장에서 보면 나라를 위해서 다른 나라에 팔아넘긴다고 해도, 그런건 자국의 국민으로써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원한을 살 것이란 생각은 들지 않았을겁니다.

그저 '주소를 옮기는 정도' 의 감각일 거예요.

그래서 이런 결과가 따랐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197 : ◆Vcef9xkjaI :2011/07/07(木) 10:11:09.29 ID:gfBhwEEIO


그렇다고 해도, 수기에 옮길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뒤늦게 끼워넣은 부분이나 모순도 적지 않게 있을 것입니다.

우어어 … 이곳저곳 첨삭하고싶다 … 가필수정 하고싶어 …

시리어스물을 그때그때 쓱싹쓱삭-투하-!쓱삭쓱삭-투하-!하는 짓은 이제 그만두기로 정했습니다.

읽어주시는 분들에게 꽤나 실례를 저지르고 있다고 생각해서 대반성중.



199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関西・北陸) :2011/07/07(木) 10:29:47.90 ID:H0y4Fy7AO


>>197

엌 미안해 ㅋㅋㅋㅋㅋ 그렇게 신경쓰지 않아도 돼 ㅋㅋㅋㅋㅋㅋ

잘 쓰기도 했고, 세계원망계(世界を憎む系)였어서 나도 그만 세계관에 대해서 허들을 완전 높여버렸어 ㅋㅋㅋㅋ



198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関西・北陸) :2011/07/07(木) 10:26:57.63 ID:H0y4Fy7AO


으-음. 그렇다면 이번엔 사막의 왕이 얼마나 얼간이였는지에 대해선가.

최초 나라의 재산이라고 할 수 있는 용사파티를 죄인으로 만들고, 위협해서 사유로 한다는 건 외교적으로도 균열이 대단하겠네.

항구나라랑 전쟁을 하고 싶다면 필요 이상으로 뒤를 조심하지 않으면 곤란할테고 협공당해도 아무렇지 않을 대국이라면 마왕을 물리칠지 어떨지도 모르는 네 사람을 위해 그런 부담을 저질러도 되는건가



200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1/07/07(木) 10:39:34.59 ID:94w209sDO


뭐, 어쨌든 정리하자면.


이 인간무리는 한번 멸망하는 게 정답이었다는 거.



206 : ◆Vcef9xkjaI :2011/07/07(木) 14:18:31.86 ID:gfBhwEEIO


마지막 질문에 대답하는 것으로 끝내려고 합니다.

사막의 왕은, 이전부터 왕녀의 나라를 노리고 있었고 용사가 있던 나라는 약국(RPG 초기의 나라 주변에는 약한 적밖에 없다= 병사도 약하다)라는 설정 상, 천연의 사막도 있으므로 뒷전으로 두고 있습니다.

그치만 자국 근처에는 마물의 둥지인 유적이 있는 한, 섣불리 칠 수는 없고 그 때 그곳에 나타난 용사일행. 좋아, 이 놈들에게 해치워버리라고 하자.

그러니까, 간접적이긴 하지만 전쟁의 방아쇠를 당긴 건 용사일행이 됩니다. 라곤 해도 자국의 무력으로 어떻게든 해결 할 수 있겠지, 라고 생각하는 멍청한 왕에게도 원인이 있습니다.

인간이란 바보같다, 라고 집약할 수있는 이야기가 되겠네요.

다음편에 대해선, 지금 상황에선 쓸 생각이 없습니다.

큰 이유중 하나는 이 이상 같은 이야길 반복해서 쓸 생각에 이르니 마음에 부담이 왕창 …

우울한 이야기를 끝없이 쓰는 사람이 있던데, 정말로 존경합니다.

수 일에 불과하긴 했지만 꽤나 힘들었다고요!

과거 작품은 수년 전 VIP에서 신 장르를 몇개 정도. 某あの魔(뭔지 모르겠슴다 ㅈㅅ..)스레드에서 미완성 작품 하나.

꽤 오래 전 작품이기 때문에, 자세한건 비밀로 부쳐 주세요.

다음 작품은, 전에 썼던 작품의 리메이크나 2차창작 크로스오버 정도를 생각 중입니다.

어느쪽이든 우울한 요소는 꽤 적은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도 봐주신다면 정말 기쁠따름 …

마물 이야기에 관해서는 대답해 드린 분이 있기 때문에 그쪽에 할애하겠습니다.

그럼 또 어디선가 뵐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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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마복필 | 작성시간 24.07.16 재밌었다
  • 작성자그놈은 뭣이섰다 | 작성시간 24.07.24 ㅋㅋㅋㅋㅋ아 근데 말투때문에 웃기긴한데 내용은 슬프넼ㅋㅋ
  • 작성자커피테이블의자책상 | 작성시간 24.07.25 존나 재밌다 진심
  • 작성자누들이즈라이프 | 작성시간 24.08.22 와 이가 충격이다..
  • 작성자10시에하바바 | 작성시간 24.09.24 처음 읽은건 몇년 전이라 괜찮았는데 이제는 만화는 아예 못보겠음 ㅋㅋㅌㅌㅌㅋㅋㅋㅋ 그래도 진짜 잘쓴 다크판타지같아. 또 정독했다. 원래 제목은 훨씬 길었던 것 같은데 쓰러트렸고 다섯글자 덜렁있는거 웃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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