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홍콩할매의 속삭임

[스크랩] [소설]10년 사탕 (여시들은 어떤 선택 할건지 투표도 해줘!!!)

작성자구로구그로구|작성시간24.07.08|조회수3,172 목록 댓글 13


 

출처 :  [추천괴담] 10년 사탕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회사 후배, 유리코 이야기.

유리코가 10살 생일을 맞이한 여름, 가족 4명이서 캠프를 갔다.

즐거운 하루를 보낸 밤, 유리코가 이상한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유리코는 여동생과 '입안에 든 사탕을 누가 제일 오랫동안 핥는지' 내기를 했다. 사탕 내기에 이겨서 만족스럽게 돌아보니 아버지가 밖에서 누군가를 불러들이고 있었다.

손에 든 짐을 현관 옆에 두고 아무 말도 없이 나간 건 유명한 배달 메이커 제복을 입은 사람이었다.

캠프장에서 빌린 산장에 배달.

그 위화감을 제외하면 딱히 이상한 점은 없었지만 유리코는 어째선지 저 사람은 들여보내서는 안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상자 내용물을 본 순간 보다 큰 불안으로 바뀌었다.

배달된 짐은 검붉은 자그만 벌레가 든 커다란 병이었다.

그 벌레가 때때로 반딧불이처럼 빛을 내는 걸 보고 유리코는 꺼림칙하게 여겼다.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채 부모님의 재촉을 받고 바닥에서 잠을 자던 유리코는 잠이 들기 직전에 어째선지 벌레가 왜 배달되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 벌레는 뭔가를 안내하기 위한 이정표.

그 벌레가 있으면 뭔가가 여기에 와 버릴 거라는 것.

그 존재를 그냥 보내기 위해서는 저 병을 절대로 열어서는 안 된다는 것.

유리코는 벌떡 일어나 황급히 내려갔지만 때는 이미 늦었고 아버지가 병을 열어 안에 있던 벌레를 죽이고 말았다.

울면서 지금 떠오른 생각을 말하는 유리코.

하지만 어린애가 하는 말이니 좀처럼 부모에게는 전해지지 않았고 가족들이 혼란스러워하던 도중에 숲 속에서 북소리가 쿵쿵 울렸다.

부모도 안색이 새파래져서 유리코에게 숨으라고 지시했다.

유리코는 반사적으로 선반 안에 도망쳐서 숨을 죽였다.

하지만 혼자 있으니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참을 수 없어서 선반 문을 열고 몰래 밖을 보니 방 중앙에 아버지와 어머니. 그 둘 사이에 여동생이 끼여서 떠는 게 보였다.

그 주변을 검은 그림자들이 둘러싸고 좌우로 흔들거리고 있었다. 그림자는 본체가 없고 그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처럼 보였다.

자세히 보니 유리코 가족 정면에 여자가 서 있었다.

잘 안 들렸지만 조용한 어조로 왜 벌레를 죽였는지 질책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여자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선반 안에 있는 유리코를 보았다. 유리코는 심장이 철렁했다.

"아, 또 하나 있었구나."

조용하고 느릿느릿한 어조가 무척이나 무서웠다. 유리코는 이를 딱딱 부딪치며 떨었다.

여자는 비웃더니 한손을 들고 유리코에게 손짓했다.

그걸 본 순간 유리코 안에서 강한 의지가 싹텄다. 그건 나쁜 짓을 했으니 솔직히 사과해야 한다는 어린애 특유의 도덕심이었다.

각오를 다진 유리코는 여자 앞에 나왔다.

"죄송해요! 용서해 주세요! 부탁드려요!"

몇 번이고 반복해서 사과하니 눈앞에 있던 여자가 유리코의 어깨를 잡았다.

"너는 영리하구나. 그러고 보니 법칙을 깨달은 것도 너뿐이었네."

그럼 네게 가족을 살릴 기회를 주마.

그렇게 말하며 여자가 웃었다. 그녀는 유리코를 의자에 앉히고 유리코에게 부드럽게 말을 걸었다.

"너희는 아까 사탕을 오랫동안 입에 물고 있는 내기를 했지? 이 사탕을 계속 입에 넣고 있는다면 너희 가족을 살려주마."

내민 사탕은 크고 황갈색을 띠고 있었다.

유리코는 이 내기에 강하고 늘 제일 오랫동안 사탕을 물고 있었기에 자신의 참을성에 자신이 있었다.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내심 이걸로 살았다 안도하고 승낙했다.

하지만 유리코가 사탕을 입에 무니 여자는 온화하던 표정을 싹 바꾸고 무시무시한 눈으로 유리코를 노려보더니 터무니 없는 말을 했다.

"그럼 10년 동안 사탕을 입에 물고 있어라."

10년. 그렇게 긴 세월 동안 사탕 1개를 물고 있으라니 불가능했다.

유리코가 항의하려던 순간, 세상이 빙글 돌아가는 감각이 들고 기나긴 악몽에서 눈을 떴다.

유리코는 산장 침대에서 눈을 떴다.

창밖에서는 이미 일어난 가족이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부스럭부스럭 채비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니 가족들이 깜짝 놀랐다.

유리코의 왼쪽 뺨이 마치 혹부리 영감의 혹처럼 부풀어 올랐기 때문이다.

이 혹은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더 크게 입 안에서 부풀어올라 있었다.

아침을 먹을 때도 입 안에 튀어나온 종양 때문에 제대로 씹지도 못하고 맛도 이상해졌다.

후두둑 먹을 걸 흘리는 딸을 보고 부모는 빨리 캠프를 끝내고 병원으로 갔다.

병원에서 검사해 보니 혹은 악성종양이 아니기에 간단한 절제 수술로 떼어낼 수 있었다. 수술 자국도 남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부모는 가슴을 쓸어내렸으나 유리코는 그렇지 않았다. 유리코의 얼굴을 보고 놀란 간호사가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커다란 사탕을 물고 있는 것 같구나!"

그 말을 듣고 유리코는 꿈에서 한 약속을 떠올렸다.

10년 간 사탕을 입에 넣고 있어라. 그럴 수 있다면 가족과 네 목숨을 살려주마.

어렸지만 유리코는 이 혹이야말로 10년 동안 입에 넣고 있어야 할 사탕이라는 걸 깨달았다.

수술을 하면 혹은 쉽게 떼어낼 수 있다. 하지만 유리코는 절대로 혹을 떼지 않겠다고 말하며 히스테리를 부렸다.

평소에 얌전하던 유리코가 돌변하자 부모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처음에는 수술이 무서워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던 부모는 점잖게 달래려고 했지만 너무나도 완고한 딸의 태도에 아버지가 화를 내었다.

"네 멋대로 해!"

결국 악성도 아니고 불편하면 금방 떼어내 달라고 하겠지, 친구가 놀리면 바로 떼어내 달라고 하겠지, 생각하며 수술은 없던 걸로 되었다.

약속을 깨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유리코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그로부터 유리코는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게 된다.

여자애 얼굴이 혹부리 영감이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정신적 고통은 엄청났다.

길을 걸어가면 사람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근처 아줌마들이 어떻게 된 거냐고 집요하게 캐물었다.

반 애들은 놀려대고 그게 괴롭힘으로 발전해 유리코의 성격도 그늘지게 되었다.

그래도 유리코는 수술을 하지 않았다.

이윽고 중학생이 되어서 다감한 시기를 맞이해도 유리코는 혹을 지켰다.

괴롭힘은 더욱 심해지고 어둡고 소심한 성격이 되어 버린 유리코는 교사들에게도 외면받았다.

하지만 유리코가 제일 괴로웠던 건 가족들이 이해해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몇 번이고 꿈 이야기를 해도 가족이 보기엔 '어차피 꿈'이고 그런 걸 믿고서 고칠 수 있는 병도 안 고치는 유리코가 너무나도 한심하고 어리석게 보였던 것 같다.

특히 그녀의 혹 때문에 한때 똑같이 괴롭힘을 받은 여동생은 유리코를 욕하면서 냉대했다.

그런 세간의 차가운 시선에도, 가족들의 수술 강요에도, 실력행사에도 굴하지 않고 드디어 10년째 여름을 맞이한 유리코의 20살 생일.

그날 드물게 가족 모두가 집에 있었고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계속 무시해오던 유리코의 생일을 축하하게 되었다.

생일 케이크를 준비하고 촛불을 켜고 불을 껐을 때.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던 여동생이 홱 고개를 들더니 눈을 뒤집어 까면서 중얼거렸다.

"아까워라..."

그건 여동생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촛불에 흔들리던 여동생의 그림자가 한순간 커다란 여자 얼굴로 변했다.

그 얼굴은 유리코를 노려보고 사라지는 걸 여동생을 제외한 가족들이 목격했다.

그때 또 다른 이변이 일어났다.

부모 눈앞에서 유리코의 혹이 스윽 공기가 빠지듯이 사라진 것이다.

유리코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왼쪽 뺨을 만지고 아무것도 없다는 걸 확인하더니 10년 어치 눈물을 흘렸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여동생이 혹을 떼라고 제일 많이 강요했었지요."

유리코는 고개를 푹 숙이면서 얼굴을 만졌다.

"저희를 죽이고 싶었던 여성이 붙었던 것 같아요."

여동생은 그날 이후 조금 정신이 불안정해져서 상담을 받고 있다.

그리고 부모는...

"20살 생일을 맞이하고 며칠 후에 지금 사는 맨션과 계약해서 저를 생가에서 쫓아냈어요. 여동생 일도 그날 무시무시한 일도 전부 제 탓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에요."

그 이후로 한 번도 만나지 않았어요.

유리코는 울 것 같은 얼굴로 웃으면서 마지막으로 정색하며 덧붙였다.

"혹시 지금 그 꿈을 1번 더 꾸고 똑같은 조건으로 사탕을 입에 넣는다면 저는 망설이지 않고 그 자리에서 깨물어서 전부 끝낼 거예요."

유리코가 10년 간 물고 있었던 사탕.

가족의 목숨은 녹지 않고 남았어도 유대는 녹아 없어진 모양이다.

 

 

내 가족이라면 어땠을까...뭔가 조금 현실적인 괴담이라 씁쓸했어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요 정 | 작성시간 24.07.10 가족들 진짜 너무한거 아냐?;;;;;
  • 작성자제스프리키위로쉽고즐겁게 | 작성시간 24.07.10 가족들 진짜 .. 가족도 아니다 ...
  • 작성자한남너무더러워요더러워요더러워 | 작성시간 24.07.10 ㅅㅂ 방금 로판을 읽어 그런가 회귀해줘
  • 작성자맛좋은산이 | 작성시간 24.07.11 10살짜리한테 졸라 가혹하네 시바ㄹ
  • 작성자똥가루를날려 방구를더크게터뜨려 | 작성시간 24.07.13 ㅅㅂ걍 깍깨물어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