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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할매의 속삭임

[스크랩] [기타]환상특급 - 44탄 : "젊음" (마시면 젊어지는 물이 있다면?) [BGM]

작성자초코바나나빵|작성시간24.07.11|조회수2,648 목록 댓글 11

 

 

[자료(영상) 출처 : 유튜브]

[작성자 및 자료(글)출처 : 엽혹진 '레고 경비원'] 

 

 

 

- 사람의 마음을 읽는 라디오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54502

 


- 시간을 멈추는 목걸이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60803

 


- 시간 여행을 해주는 피아노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69251

 


- 1탄 : "최후의 인간" (어느 날 세상에 나 혼자밖에 없다면? + 세계가 멸망해서 나 혼자만 남는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1845

 


- 2탄 : "거래" (당신이 오늘 죽는다면? + 영생을 누린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78949

 


- 3탄 : "운명" (저희 술집을 사실래요? + 적힌대로 그대로 이루어지는 포춘 쿠키가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79154

 


- 4탄 : "능력" (악몽이 현실이 된다면? + 초능력자가 지체 장애를 가졌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79200

 


- 5탄 : "외계인" (어느 날 외계인을 목격했다면? + 외계 대사가 지구에게 마지막 하루를 준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2170

 


- 6탄 : "선택" (내가 원하는 부모를 고를 수 있다면? + 돈을 선택하면 사람이 죽는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2177

 


- 7탄 : "이상세계" (내가 재능인 취급받는 세계로 간다면? + 내 꿈이 이뤄진 세계로 간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2199

 


- 8탄 : "중독" (내가 슬롯머신에서 돈을 딴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2389

 


- 9탄 : "외모" (성형수술이 계속 실패만 한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2391

 


- 10탄 : "꿈" (꿈 속 마을로 갈 수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87779

 


- 11탄 : "외계인" (우리 집에 외계인들이 쳐들어온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89004

 

 

- 12탄 :  "소원" (어느 날 지니가 나타난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t7/990600

 

 

- 13탄 : "의문" (영문도 모른 채 내가 바다 한 가운데 여객선에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4274


 

- 14탄 : "사랑" (생각하는 기계가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4781

 

 

- 15탄 : "인간" (우주 개척지를 찾아낸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5444

 

 

- 16탄 : "TV" (흑마술을 가르쳐주는 어린이 프로가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6270

 

 

 - 17탄 : "시간" (시공간을 만드는 인부들이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3PW/9

 

 

- 18탄 : "의문" (영문도 모른 채 처음 보는 사람들과 어딘가에 갇혀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6431

 

 

- 19탄 : "행복" (가족들의 말과 행동이 자꾸만 반복된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6447

 

 

- 20탄 : "외계인" (외계인이 사람들을 자신들의 행성으로 초대한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6454

 

 

- 21탄 : "자동차" (옛날 차를 타고 과거로 간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6566

 

 

- 22탄 : "가족" (인형이 살아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6568

 

 

- 23탄 : "미래" (국가에서 지능 시험을 치른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7086

 

 

- 24탄 : "공포" (사람이 없는 마을에 단 둘만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7236

 

 

- 25탄 : "비일상" (갑자기 단어들의 뜻이 뒤죽박죽으로 바뀐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7283


 

- 26탄 : "발전" (사람이 모두 굳어버린 행성이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3PW/65


 

- 27탄 : "꿈" (내가 사는 세상이 그저 꿈이라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8862


 

 - 28탄 : "욕망" (100년후의 세계에서 눈을 뜬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9531


 

- 29탄 : "사랑" (구두에 영혼이 들어갔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9553

 

- 30탄 : "공포" (집밖으로 절대 나가지 않는 할머니가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3PW/1057

 

- 31탄 : "도서관" (사람의 삶이 적힌 책이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9933


 

- 32탄 : "행복" (내가 천국에 가게 된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19983


- 33탄 : "생명" (미친듯이 글만 쓰는 아이가 있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0086

 

- 34탄 : "태양" (지구가 태양과 점점 가까워진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0250

 

- 35탄 : "진실" (폐점된 상가에서 누군가 계속 날 쫓아온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0650

 

 

- 36탄 : "시간" (시간을 멈추는 초시계가 생긴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0782

 

 

- 37탄 : "시간" (내 물건들이 사라진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q3PW/1399

 

- 38탄 : "시작" (환상특급 극장판 : 프롤로그)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0893

 

 

- 39탄 : "인간" (환상특급 극장판 : 내가 과거로 날아가게 된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0970

 

 

- 40탄 : "황혼" (환상특급 극장판 : 깡통차기 놀이를 하면 어려진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1000

 

 

- 41탄 : "행복" (환상특급 극장판 : 수상한 가족들이 사는 집에 갇힌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1029

 

 

- 42탄 : "공포" (환상특급 극장판 : 비행기 위의 괴물이 나한테만 보인다면? + 에필로그)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1150

 

 

 - 43탄 : "우주" (소인(小人)들이 사는 행성을 찾는다면?)

http://cafe.daum.net/truepicture/E7e/21164

 

 

 

 

 

안녕하세요? 거의 한 달만에 돌아온 '레고 경비원'입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에 한 에피를 더 올렸어야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데다가 한 달만에 복귀하기 까지...;;

 

 

추석 연휴 당시의 한 에피, 그리고 그 다음부터 오늘까지 밀린

 

 

네 에피, 총 다섯 에피를 보여드려야 하는데 오늘 이걸 보여드리면

 

 

그냥 추석 연휴 당시 한 에피만 제외되는 수준이군요 ㅋ...

 

 

한 달만에 돌아온 꼬라지가 마치 '일주일에 한 편!' 약속 없이

 

 

아무 때나 올리던 예전을 연상시키는지라

 

 

'이럴 거면 일주일에 한 편 올리는 약속이 무슨 소용이지?'

 

 

하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여러분, 놀라지 마세요.

 

 

엄청 소용있습니다.

 

 

아무 때나 올릴 적에는 두 달, 세 달을 미뤄도

 

 

언젠간 올려야겠다고 생각하며도 미루고 또 미뤘는데

 

 

일주일에 한 편을 올리겠다고 다짐한 이후부터는

 

 

한 주, 한 주 밀릴 때마다 죄책감이 가중되고

 

 

올려야 할 에피소드 숫자가 정확히 몇 개인지 계산이 나와서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저 자신을 채찍질하게 된다는 겁니다 ㅋㅋㅋㅋ

 

 

 

 

보자... 일단 오늘 이 에피소드를 보여드리면

 

 

제가 미룬 에피소드가 네 에피소드인데,

 

 

문제는 오늘이 일요일이라서 내일이 되면 다음 주 분량도 포함해서

 

 

다시 다섯 에피소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이 ±0 ...!!!)

 

 

아, 아, 큰일입니다

 

 

요즘 날이 추워져서 11월부터는 공사판 막일하면서 돈 좀 벌어볼까 했는데

 

 

그 말은 2주 동안 총 여섯 에피소드를 다 보여드리고 떠나야 된다는 것...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일단 해보렵니다!

 

(+ 글 쓰다보니 시간이 늦어져서, 이 글이 원래는 10월 16일 일요일에 등록돼야 하는데

10월 17일 월요일에 등록됐네요 ㅋㅋㅋㅋ 이 에피 보여드리고 나서

다섯 에피가 아니라 여섯 에피를 보여드려야 하네요 ㅋㅋㅋㅋㅋ)

 

 

 

 

 

51. 아쿠아 비타

 

 

 

오픈카를 타고 퇴근길에 오르는 오늘의 주인공 '크리스티'.

 

 

13장의 사진, 영상으로 따지면 약 30초 분량인 이 첫 장면으로

 

 

우리는 꽤 많은 정보를 입수할 수 있는데, 잠깐 신호에 걸려 멈춰섰을 때

 

 

옆으로 지나간 버스 광고판에는 주인공 크리스티의 얼굴이 큼지막하게 걸려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그녀가 나름 유명한 방송인이라는 걸 알 수 있죠.

 

 

또한 크리스티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노부부의 모습을 유심히 지켜봅니다.

 

 

이를 통해 그녀가 연인, 늙음에 대해 평소 깊이 생각하고 있다는 것 또한 알 수 있죠.

 

 

마지막으로, 파란 불이 켜지면서 출발하는 자동차의 뒷모습을 보면

 

 

크리스티의 번호판에는 'ANCHOR5'라고 적혀 있는데,

 

 

버스 광고에 얼굴이 걸릴 정도의 유명인인 그녀의 직업이

 

 

뉴스 앵커(Anchor)라는 것을 보여주죠.

 

 

환상특급은 보통 주인공의 직업이나 이름, 나이를 소개할 때

 

 

첫 장면에서 주인공을 보여주며 나레이션으로 모든 걸 설명하는데,

 

 

이 에피소드는 나레이션 없이 30초 가량의 장면으로

 

 

필요한 모든 것을 보여줍니다. 굉장히 인상적인 구조죠 ㅎㅎ

 

 

 

 

 

 

 

오늘도 일을 마치고 힘겹게 집으로 돌아온 크리스티.

 

 

그런데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갑자기 불이 활짝 켜집니다.

 

 

 

 

 

 

 

"서프라이즈!!!"

 

 

그와 동시에 크리스티를 환영해주는 수많은 사람들!

 

 

그렇습니다! 크리스티는 내색하지 않고 있었지만

 

 

오늘은 그녀의 생일! 먼저 퇴근한 직원들이

 

 

생일 축하 파티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죠!

 

 

 

 

 

"다들 왜 일찍 집에 갔나 했더니 이것 때문이었어?"

 

 

예상 못한 깜짝 파티에 기뻐하며

 

같은 방송국 직원 친구들과 하나 둘씩 인사를 나누는 크리스티!

 

 

 

 

 

 

그리고 수많은 파티 행렬 속에서

 

크리스티의 입사 동기인 '슈와나'가 그녀를 열렬히 축하해줍니다.

 

 

"축하해, 크리스티!"

 

"슈와나! 어제 해외취재 간다고 하지 않았어?"

 

"일정이 취소돼서 오늘 돌아왔지. 덕분에

지금 이렇게 친구 생일에도 안 빠졌고."

 

"와줘서 정말 고마워."

 

 

 

 

 

 

함께 마시고, 춤추고, 노래하면서 파티 분위기가 무르익자  

 

생일 축하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 코스, 입바람으로 촛불 끄기 시간이 찾아왔죠!

 

크리스티와 친구들은 힘을 합쳐 입바람으로 수많은 촛불을 껐고

 

이어서 박수와 환호성이 울려퍼집니다 ㅎㅎ

 

 

 

 

 

 

늦게 까지 파티가 계속되는 가운데, 크리스티는 홀로

 

침실에 누워 옛날 자신의 사진을 보며 추억에 잠겼습니다.

 

그리고 그 때, 사회에서는 직장 동료,

 

집안에서는 멋진 남편인 '마크'가 찾아옵니다.

 

 

"여기 있었네? 당신 어디로 사라졌나 찾았잖아."

 

"파티는 어때?"

 

"아주 좋아. 이렇게 다 같이 즐거웠던 적은

평생에 한 번도 없었을 정도로.

그런데 당신 피곤해? 여기 있지 말고 내려가자.

그래도 생일인데 주인공 없이

우리들만 즐기면 섭하지."

 

"미안해, 마크. 지친다기보단

그냥 좀 쓸쓸해져서..."

 

"쓸쓸해? 뭐가? 생일이잖아. 축하할 일이지!"

 

"여보, 생일은 10대 시절 까지나 좋은 거야.

우리 나이  되면 그냥 나이 한 살 더 먹는 날일 뿐이지.

내가 뭐 생일 선물 까보고 좋아할 일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마크는 쓸쓸해하는 크리스티의 기분을 북돋아주기 위해

 

그녀를 끌어안고 눕더니, 베개 밑에 숨겨놨던 사진을 꺼내 보여주었습니다.

 

 

"그럼 내가 생일 선물 준비한 거 알면 기운차리려나?"

 

 

사진에는 어떤 건물이 찍혀 있었고,

 

크리스티는 한 눈에 그곳이 어디인지 알아차렸습니다.

 

 

"여긴... 우리 신혼여행 갔던

산타 바바라의 그 호텔이잖아?"

 

"그래! 그리고 내가 벌써 그 호텔에

다음 주 사흘 예약을 잡아놨지.

우리 휴가 날짜 많이 아껴둬서 시간은 충분하고,

떠나있는 동안 당신 빈 자리는

슈와나가 대신 맡아주기로 약속했어.

어때? 이젠 기운 좀 나?"

 

"마크... 그래, 내가 졌어.

떠나자. 우리 단 둘이서."

 

"그래, 우리 둘이서만..."

 

 

 

나이를 먹는다는 사실에 우울해져 있던 크리스티는

 

마크 덕에 기운을 차렸고, 

 

두 사람은 다음 주에 있을 휴일을 기약하며

 

아직 남은 생일 파티를 즐겼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방송국에 출근한 크리스티와 슈와나는 방송에 나가기 앞서

 

대기실에서 머리를 손질하고 화장을 고쳤습니다.

 

 

"그래, 어디 보자... 생일 지났으니

이젠 몇 살이지? 마흔..."

 

"비꼬지 마, 슈와나.

너도 그러다 정신 차려보면 40대가 돼 있을 걸?"

 

"글쎄? 난 몇 년 전에 이미 40살 돌파했는데?"

 

"에이, 거짓말! 네가 나보다 젊어보이는 건

여기 사람들 다 아는 사실인데?"

 

"진짜라니까?"

 

 

 

 

 

그러면서 슈와나는 자신의 신분증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곳에 적힌 슈와나의 출생 연도는 바로 1939년.

 

이 에피소드의 방송 연도가 1986년이었으니

 

그녀의 나이는 47세...!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슈와나의 외모는

 

50대가 다가오는 여인처럼 느껴지지 않았죠!

 

 

"... 말도 안 돼... 어떻게...

무슨 수를 쓴 거야?

성형이라도 했어?"

 

 

 

 

 

 

 

 

슈와나는 말없이 자신의 동안의 비밀을 꺼내들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미국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휴대용 술병, '힙 플라스크'!

 

하지만 크리스티는 술병을 보자마자 거부반응을 보였습니다.

 

 

"아, 미안하지만 술은 안 돼.

난 포도주 한 잔만 마셔도 취해서

지금 마셨다간 고주망태 꼴로 방송에 나갈 거야."

 

"아니, 아니, 이건 술이 아니야.

얇고 가벼워서 술병에 담았을 뿐이지

내용물은 전혀 달라."

 

 

 

 

 

 

 

그러자 대체 안에 뭐가 들었나 싶어

 

크리스티는 술병을 쥔 채 냄새를 맡아보고

 

입구에 맺혀있는 액체를 핥아봤습니다.

 

그러자 드러난 내용물의 정체는...

 

 

"물이잖아? 그냥 물 맛이네?

이거 혹시 홈쇼핑에서 광고하던

하루 여덟 잔만 마셔도 살 빠진다는 뭐 그런 거야?

꿈 깨. 이런 건 효과 하나도 없어."

 

"이건 있어."

 

 

 

 

 

 

 

 

"그리고 그냥 물이라면,

마셔서 피해볼 건 하나도 없잖아?"

 

"... 고맙지만, 사양할게."

 

"그래, 좋을대로."

 

 

 

물만 마셔도 동안이 된다는 것을 전혀 믿을 수가 없던 크리스티는

 

결국 슈와나의 제안을 거절,

 

슈와나는 물이 든 술병을 다시 핸드백에 집어넣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크리스티는 앵커석에 앉아 뉴스 방송을 준비,

 

남편이자 직장 동료인 마크로부터 대본을 전해받고

 

실제 1980년대에 있었던 니카라과 내전,

 

케이프타운 반란 사건 등을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크리스티가 한창 방송하고 있을 무렵,

 

마크의 상사가 그를 구석으로 부르더니

 

크리스티가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은밀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내가 자네 책상에 시청률 통계 자료

사본 하나 갖다놨네.

내일 회의 시간 전 까지 읽고 오게."

 

"왜 그러시죠? 방송에 문제라도 있나요?"

 

"우리 뉴스부에 대해 고위층이 걱정하고 있어."

 

"걱정이라뇨, 저희는 아무 문제 없..."

 

"마크, 그러지 말고 내 말 잘 듣게.

아주 간단한 일이야. 한 가지만 바꾸면 모든 게 해결되지."

 

"그게 어떤 거죠?"

 

"자네도 알잖나. 앵커는 뉴스의 얼굴이야.

지금보다 더 젊고, 빵빵하고...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알지?"

 

"크리스티는 아직도 건재합니다.

최소 5년은 거뜬할 거라고요."

 

"우리가 걱정하는 건 시청률이지, 자네 애정률이 아니야.

그리고 시청률은 TV 앞 시청자들이 결정하는 거고.

아무튼 잊지 말게나. 미련은 접어둬."

 

 

 

크리스티는 이제 나이가 있다며

 

슬슬 크리스티를 교체할 계획을 세우는 고위층...

 

물론 마크는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지금 직책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뉴스가 끝나고 어느덧 점심이 찾아옵니다.

 

크리스티와 슈와나는 잠깐 술집으로 향하다가,

 

혹시 마크를 데려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마크의 일터로 찾아왔죠.

 

하지만 마크는 운동 기구 모델들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습니다.

 

 

"어머나, 마크 좀 봐. 아주 싱글벙글인데?"

 

"에이, 그냥 일하는 것 뿐이.

사진사가 웃어줘야 모델도 웃겠지."

 

 

 

 

 

 

 

 

"기억나? 네 몸매가 저랬던 시절도 있었던 거..."

 

 

슈와나의 그 말에 크리스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육감적 몸매를 가진 모델들과

 

그런 모델들 앞에서 연신 웃어대는 마크를 바라보며

 

온갖 상념에 휘말리고 있었죠...

 

 

 

 

 

 

 

초조해하는 크리스티의 표정을 읽은 슈와나는

 

은근슬쩍 주머니에서 꺼낸 명함을 건냈습니다.

 

그것은 슈와나가 마셨던 바로 그 물을 판매하는

 

'아쿠아 비타'라는 정수기 회사의 명함이었죠.

 

 

 

"... 이게 정말 효과가 있다면,

왜 나한테 알려주는 거야?

차라리 혼자만의 비밀로 아는 게 더 좋지 않아?

무슨 꿍꿍이라도 있는 건 아니고?"

 

"글쎄? 새 고객 한 명을 유치시켜주면

물 한 통을 증정해준다나?

그리고 너무 그러지 마, 크리스티.

난 네 친구야. 이런 네 모습을 보는 게

너무 안타까워서 그래.

날 믿어."

 

 

결국 크리스티는

 

마지못해 명함을 받게 되고...

 

 

 

 

 

 

다음 날, '아쿠아 비타' 회사에 연락해 정수기를 하나 들입니다.

 

정수기 설치를 마친 직원은 기계와 물통을 깨끗이 닦아주며 말했죠.

 

 

"아쿠아 비타는 젊은 마음을 가진 자를 위한 물이죠.

처음엔 5, 6잔 정도 마셔야 합니다만,

효과가 나타난 이후부턴 하루 한 잔으로도 충분합니다.

아 참, 이 정수기에는 물을 절약하기 위해

기기 옆에 열쇠 구멍이 나 있답니다.

물을 마실 때는 열쇠를 돌려서 열어주세요.

그리고 다 마신 후엔 반드시 잠가주셔야 합니다.

안 그러면 서서히 물이 새버리니까요."

 

 

 

 

 

 

 

하지만 정수기까지 산 지금도 여전히 믿을 수 없는 사실...

 

 

"정말 이 물을 마시면 어려질 수 있나요?"

 

"누구도 어려질 순 없죠. 다만,

외모를 어려보이게 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답니다.

사실, 그게 그거겠지만요. 하하..."

 

 

 

 

 

 

"아, 그러고보니 그걸 안 물어봤네요.

가격은 얼마죠?"

 

"고객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는 기기값은 받지 않고

물통의 첫 값은 무료랍니다."

 

"네? 젊어지는 물을,

그냥 공짜로 준다고요?"

 

"물론이죠! 정식 계약은

두 번째 물통을 직접 구매하실 때 치른답니다.

혹시 효과를 직접 느껴보시고

만족하신다면 두 번째 물통이 필요할 때

다시 전화주시면 그 때 계약해드리죠.

혹시 만족하지 못하셨다면

명함은 그냥 버리셔도 상관없습니다."

 

 

무척이나 친절하고 파격적이지만,

 

대출 업체의 30일 이자 면제만큼 수상쩍은 혜택...

 

하지만 크리스티는 이미 의심을 거두고

 

대신 새로운 의문 하나만 남아 있었죠.

 

 

"그럼... 하나만 더 물어볼게요.

실례지만 나이가 어떻게 되시죠?"

 

"......

모르시는 게 나을겁니다."

 

그렇게 말하며 직원은 씨익 웃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목욕을 마친 후 얼굴을 닦고 거울을 본 크리스티는

 

눈에 띌 정도로 화사해진 자신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랍니다...

 

아쿠아 비타의 효과는 과장도 거짓도 아니었던 것이죠!

 

 

 

 

 

 

 

곧이어 욕실로 들어오자마자 크리스티의 얼굴을 보고

 

마찬가지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마크.

 

 

"당신 어째 오늘따라 더 예쁜 것 같아?

화장품이라도 바꿨어?"

 

"아니, 아직 화장도 안 했는 걸?"

 

"그럼 뭐지? 미용실? 성형?

오늘 진짜 어제랑 달라보이는데?

지금도 어제보다 더 잘 웃는 것 같고?"

 

"마크, 요 며칠 동안은 미안했어.

나이 먹는다고 내가 너무 예민했었나봐."

 

"아니야, 그럴 수도 있지.

일하다 지쳐서 그런 걸지도 몰라.

다음 주에 휴가 떠나면

아마 완전히 회복될 거야."

 

 

 

 

 

 

아쿠아 비타 덕분에 동안과 기운을 모조리 되찾고

 

즐거운 나날이 계속되는 가운데,  

 

시간은 어느덧 일주일이 지나 드디어 약속했던

 

산타 바바라 지역의 호텔로 떠나는 휴가 날이 찾아옵니다!

 

 

짐을 하나 둘씩 차에 싣는 가운데,

 

고글을 쓰고 자전거 옆에 선 크리스티의 모습을 보자

 

마크는 저도 모르게 카메라를 들어 그녀를 찍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출발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촬영이야?

그러다 호텔에 가기도 전에 용량 바닥나면 어쩌게?"

 

"하지만... 요즘 당신 정말 예뻐!"

 

 

본격적으로 여행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화기애애한 두 사람.

 

크리스티는 자전거 옆에 서서 포즈를 취했고,

 

마크는 만족하며 계속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룰루랄라~

 

멋진 휴일을 보내고 어느덧 찾아온 둘째 날 아침!

 

목욕을 마친 크리스티는 오늘도 어김없이

 

화사한 자신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거울에 낀 김을 닦아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집을 떠나있는 동안 아쿠아 비타를

 

마시지 못한 건 물론 알고 있었지만...

 

물의 효과가 떨어진 크리스티의 얼굴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 게 아니라,

 

원래보다 더욱 늙은 모습으로 주름이 심해져 있었습니다!!!

 

 

 

 

 

 

 

두건, 목도리, 선글라스로 얼굴을 감춘 채

 

허둥지둥 짐을 챙기기 시작하는 크리스티.

 

그러면서 그녀는 '물 때문'이라는 말만 반복하면서

 

무조건 집으로 가야 한다며 먼저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결국 3일 연휴의 둘째 날이 시작되자마자

 

두 사람은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고,

 

크리스티는 허둥지둥 부엌으로 향해

 

아쿠아 비타를 벌컥벌컥 들이켰습니다.

 

 

 

 

 

 

"여보, 대체 무슨 일이야?

보아하니 어디 수도가 터진 것도 아니고,

물이 넘친 것도 아니고,

누가 정수기를 훔쳐간 것도 아니잖아?"

 

 

3일간의 멋진 휴일이 무너져버리자 마크는 호통을 쳤고,

 

크리스티는 아쿠아 비타의 효능으로 다시 젊어진 얼굴로 나타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사과했습니다.

 

 

"미안해, 마크. 직원 분이 정수기를 안 잠가놓으면

물이 샌다고 했던 게 기억나서 나도 모르게 그만...

정말 미안해. 당신 말대로 아무 문제 없는 것 같아."

 

 

이렇게 크리스티는 가까스로 위기를 넘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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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대기실에서 슈와나를 만나

 

어제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 아쿠아 비타 말이야,

그거 부작용이 있다는 거 왜 얘기 안 했어?"

 

"걱정 마, 건강이 나빠진다거나 위험한 것도 아니잖아.

물 한 잔만 더 마시면 감쪽같이 사라지는 걸.

그리고 매일 하루 한 잔 꾸준히 마시기만 하면

사실상 아무 일도 안 일어나고,

뭣보다 크리스티 너, 그 물 마신 이후로

시청률도 올라가고 반응도 좋잖아?"

 

 

 

 

 

 

"...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화내려고 했어.

그런데 듣고보니 네 말도 맞는 것 같아..."

 

"그래, 크리스티. 손해볼 건 하나도 없어.

오히려 전보다 더 좋아질 뿐이지."

 

"그리고... 확실히 아쿠아 비타 마신 이후

타 방송국에서 스카웃 제의도 들어오고 있고,

나도 스트레스도 많이 줄고

마크도 덩달아 기뻐하고 있어.

부작용을 처음 봤을 땐 무섭고 화났는데,

생각해보니 너한테 감사해야 하는 게

맞는지도 모르겠네."

 

"... 그럼 혹시... 부탁 하나 들어줄 수 있어?"

 

"얼마든지. 따지고보면 난 너한테 빚진 거니까."

 

"이번 달에 급히 돈 쓸 일이 있는데,

아무리 모아도 돈이 부족해서 말이야.

게다가 이게 현금이 필요한 거라서..."

 

"그럼, 몇 백 달러 정도면 될까?"

 

"... 사실 몇 천 달러가 필요한데..."

 

"... 그건 좀..."

 

"그래. 많겠지.

하지만 우린 친구잖아?

그 정도는 괜찮지?

서로 돕고 돕는 거니까."

 

"... 그래, 그럼...

구해볼게."

 

 

 

돈은 가족끼리도 빌려주는 게 아니라 하였거늘,

 

 

결국 크리스티는 아쿠아 비타를 알려준 대가 삼아

 

 

슈와나에게 거금을 빌려줍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무료로 제공받은 아쿠아 비타 첫 통을 다 비운 크리스티는

 

직원에게 전화한 뒤, 두 번째 통을 구매하기 위해

 

정식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 뭐라고 하셨죠?"

 

"5000 달러라고 했습니다."

 

"말도 안 돼요, 효과가 영원한 것도 아니고

하루라도 안 마시면 오히려 전보다 더 늙는데

그런 물이 5000 달러 씩이나 한다고요?"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답니다."

 

 

 

 

 

 

"이거 이제 보니 완전 사기꾼이네!

물 팔아먹다 콩밥 먹고 싶어요?

내가 지금 앵커로 일하고 있어서 참는 거지,

다른 직업이었으면 지금 당신을 분질러..."

 

"그렇게 싫으시면,

그냥 계약 파기를 하세요.

물은 도로 가져가겠습니다."

 

 

 

 

 

 

 

무척이나 분하지만, 물을 잃었다간

 

지금보다 훨씬 늙은 모습으로 살아야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직장 생활은 물론 앞으로의 삶이

 

어떻게 변할지 잘 알기에...

 

크리스티는 한 마디의 말대꾸도 하지 못하고

 

결국 계약서에 서명을 했습니다...

 

 

그 와중에 직원은

 

"아 참, 오늘은 수표를 받습니다만,

다음부터는 현금으로만 받으니

그 사실 잘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라며 크리스티의 속을 더욱 긁어놓았죠...

 

 

이로써 지난 번에 슈와나가 수 천 달러를 빌린 이유도

 

물값이 부족하기 때문임이 밝혀졌습니다만,

 

이미 상당한 시간이 지난 일인지라

 

크리스티는 슈와나를 문책할 생각을 하지 못했죠...

 

 

 

 

 

 

결국 어떻게든 물을 유지하는 데 성공,

 

새벽에 일찍 눈을 뜬 늙은 얼굴의 크리스티는

 

곧장 부엌으로 걸어가 아쿠아 비타를 한 잔 마셨습니다.

 

 

 

 

 

 

 

 

"크리스티?"

 

 

그런데...!

 

 

크리스티가 일어난 소리에 잠이 깨

 

어느새 그녀 뒤로 따라온 마크!

 

 

 

 

 

"깜짝이야! 마크, 놀랐잖아."

 

 

크리스티는 혹시 얼굴이 주름범벅이진 않을까 하는 마음에

 

손으로 뺨을 어루만지며 마크를 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아쿠아 비타를 마신 덕분에

 

크리스티의 얼굴은 다시 젊어진 상태였죠.

 

 

 

 

 

 

하지만 크리스티에게서 풍겨나오는 수상함을

 

놓고 넘어갈 수가 없는 마크...

 

"당신, 요즘 좀 이상해.

우울한 기분이 풀린 건 다행인데,  

요즘 왜 그렇게 그 물에 집착하는 거야?"

 

"그게... 일어나서 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건강에 좋다는 얘기를 들었거든.

슈와나가 알려줬어."

 

"그런데 왜 하필 그 물이야?"

 

"이왕이면 깨끗한 게 좋잖아.

수돗물은 밤 사이 고여있어서

더럽다는 말도 들었고."

 

"그렇다고 그 물에 5000 달러를 써?"

 

"... 그게 무슨 말이야?"

 

"은행 계좌 기록에서 봤어.

'아쿠아 비타'란 회사 앞으로

5000 달러가 나갔던데?

이게 무슨 일이야?"

 

"... 매일 마셔야 되는데 물이 다 떨어지면

곤란하니까 1년 치를 한꺼번에 샀어."

 

"그래? 그럼 그 1년치 물통은 다 어디 있는데?"

 

"어... 집에 둘 공간이 없으니까

물이 다 떨어지면 한 통씩 가져와달라고 부탁했어."

 

 

 

마크의 질문 공세에도 어떻게든

 

변명을 생각해내며 노련하게 빠져나가는 크리스티...

 

 

 

 

 

 

하지만 마크는 그것을 전혀 믿지 않았습니다...

 

 

"크리스티, 속일 생각 마.

솔직히 말해. 대체 그 물이 뭔데?

3일 휴가 일정도 중간에 취소하고,

5000 달러씩이나 들일 정도로 집착하는 이유가 뭐야?"

 

"여보, 이건 그냥...

요즘 내가 나이에 예민해져서 그런 걸 거야.

건강에 좋다니까 나도 모르게 그만..."

 

"좋아, 그럼.

나도 이제부터 매일 아침 한 잔 마셔도 될까?"

 

"... 안 돼! 이건, 그러니까..."

 

"거 봐, 역시 수상해.

크리스티, 나 오늘은 그냥 방송국에 먼저 가 있을게. 

혹시 나 필요하면 방송국으로 와."

 

 

결국 끝까지 진실을 감추는 아내의 태도에

 

마크는 참지 못하고 집을 떠납니다...

 

 

 

 

 

 

 

하지만 마크, 그는 연인 생각을 떨치지 못하는 사나이.

 

 방송국에 틀어박혀서 일만 하며 삐쳐있을 수도 있을 것을,

 

집 떠난 발길이 향한 곳은 방송국이 아니라

 

슈와나의 집이었습니다.

 

 

"슈와나. 나야, 마크."

 

"미안해요, 방금 목욕 끝나서

지금은 못 나가요."

 

"그럼 여기서 기다릴게."

 

"아니요, 그러지 마시고

그냥 전화로 얘기해요."

 

"슈와나, 크리스티 때문에 왔어.

아무래도 친구인 네 의견이 필요할 것 같아."

 

"지금은 안 돼요. 일단 가주세요."

 

 

 

 

 

 

 

 

결국 슈와나와 이야기하는 걸 포기하고

 

 

마크는 다시 발걸음을 옮기는데...

 

 

맞은편에서 왠지 익숙한 것을 짊어진

 

 

누군가가 걸어오자 순간 멈칫합니다.

 

 

 

 

 

 

 

늠름하면서 어쩐지 소름끼치는 미소를 가진 그는

 

 

바로 아쿠아 비타의 직원!

 

 

물론 마크는 그와 초면이었습니다만,

 

 

유니폼에 새겨진 아쿠아 비타의 상표,

 

 

그리고 지금 짊어지고 있는 물병은

 

 

집에 있는 크리스티의 그것과 똑같았기 때문에

 

 

한 눈에 그가 누구인지 알아차렸죠!

 

 

 

 

 

 

 

 

곧이어 아쿠아 비타 직원은 슈와나 집 현관문에 노크했습니다.

 

 

"오늘은 가달라고 했잖아요!"

 

"'아쿠아 비타'입니다."

 

"아, 죄송해요. 금방 열 게요."

 

 

 

그리고 오늘은 절대 못 나간다고 해놓고

 

아쿠아 비타 직원이 오자 순순히 문을 열어주는 슈와나...

 

 

 

 

 

그런데...

 

 

 

 

 

 

 

 

 

슈와나의 얼굴을 보고 충격을 금치 못하는 마크...

 

 

슈와나 역시 마크에게 얼굴을 들켰다는 사실에 당황했습니다만,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평상시에 보던 그녀의 얼굴과 전혀 다른,

 

 

머리는 백발에 얼굴은 주름이 가득하며 완전히 늙어버린 그녀의 모습...

 

 

이로써 마크는 크리스티가 집착하던 '아쿠아 비타'는 슈와나 역시 마시고 있었으며,

 

 

최근들어 크리스티가 젊어보였던 것이 그 물 덕분이라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안 돼! 물아 안 돼!"

 

 

한 편, 집에선... 얼굴이 다시 늙어진 탓에

 

아쿠아 비타를 한 잔 마시려던 크리스티는

 

그만 실수로 물컵을 떨어트리게 되고...

 

귀중한 생명수는 그대로 바닥에 흩뿌려집니다...

 

 

 

 

 

 

 

 

물을 향한 집착이면서 젊음을 향한 집착에 미쳐

 

 

허둥지둥 스펀지로 물을 빨아들여 새로운 물컵에 짜내는 크리스티.

 

 

하지만 컵에는 바닥의 먼지가 섞인 검은 땟물만 채워졌고,

 

 

그 물이라도 마시려고 계속 스펀지를 짜내던 크리스티는

 

 

그만 스펀지에 박힌 유리 파편에 손이 베여 피까지 흘립니다...

 

 

 

 

 

 

 

"그만! 당장 그만둬!"

 

 

곧장 크리스티를 걱정하는 마음에 집으로 돌아온 마크...

 

 

손에 상처를 내면서까지 바닥에 흘린 더러운 물을 마시려는 아내를 보자

 

 

그는 버럭 성을 내지르며 막으려 들었습니다.

 

 

 

 

 

 

 

하지만 크리스티는 당장 자신의 늙은 모습을 보이기가 두려워

 

스펀지로 얼굴을 가리며 유리창을 깨고 도망칠 기세로 고개를 돌려 숨겼습니다...

 

 

"당신 제정신이야? 대체 왜 이래!"

 

"저리 가! 내 얼굴 보지 마!

그냥 가버리라고!"

 

 

 

 

 

 

"크리스티, 제발! 이러지 마!

난 당신을 사랑해! 우린 부부잖아!

당신이 이러면 나도 슬퍼!

제발 무슨 일인지 말해줘!

혼자 이렇게 괴로워하지 말고!"

 

"... 당신은 못 믿을 거야..."

 

 

 

 

결국 크리스티는 그동안 숨기려고 애써왔던

 

자신의 늙은 모습을 드러냅니다...

 

 

 

 

 

 

너무나 충격적인 모습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마크...

 

 

그는 지금껏 크리스티가 이것 때문에 홀로 고생했을 것을 생각하며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습니다...

 

 

 

 

 

 

약간의 시간이 흘러, 크리스티는 결국

 

아쿠아 비타에 대한 일, 그리고 그걸 마신 후

 

자신이 겪은 모든 일을 다 털어놓습니다.

 

이야기를 모두 전해들은 마크는

 

단호히 말했습니다.

 

 

"당장 계약 끊고, 앞으론 그 물 마시지 마."

 

 

 

 

"하지만 그럼 난 앞으로

계속 이 모습으로 살아야 돼!

마크, 내 꼴을 봐!

얼굴은 주름지고 머리는 백발이야!

난 늙었다고!"

 

"아니야, 크리스티.

겉모습만 그런 것 뿐이잖아.

당신이 허리가 아파서 지팡이 없인 못 걸어?

치매가 와서 남편도 못 알아봐?

아니잖아. 그냥 겉모습만 바뀐 것 뿐이야.

그리고 당신은 슈와나의 본모습을 못 봐서 그래.

물을 계속 마셨다간 지금보다 더 심해질 수도 있어."

 

 

 

 

"하지만 그럼... 방송국 일은 어떡해?

난 앵커잖아. 이 꼴로는 방송에 못 나가...

분명 날 해고할 거야..."

 

"당신은 앵커만 한 게 아니잖아.

기자도 될 수 있고, 작가도 될 수 있어.

외모가 아니라 능력 덕분에 앵커가 된 거라고.

뭣하면 우리, 그냥 방송국 일을 그만두자."

 

"난 어차피 해고될 거라지만...

당신까지?"

 

"상관없어, 여보.

내가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진작에 얘기했어야 했는데...

그 방송국 고위층들은 당신이 늙어보인다면서

진작부터 앵커를 바꿀 생각이었어.

차라리 그 때 같이 일을 그만뒀어야 했는지도 몰라.

내가 아무 대처도 하지 않아서, 

외모가 전부인 줄 아는

그런 멍청이들 밑에서 당신이 일하게 놔두다니..."

 

 

 

 

"그럼... 우리 사이는?"

 

"그게 무슨 말이야?"

 

"당신은 나 같은 여자를 계속 사랑해줄 수 있어?"

 

"크리스티! 난 널 사랑해!

당신이 어떤 모습이든 상관하지 않을 거야!"

 

"마크... 말이야 쉽지...

그리고 그건 어디까지나 당신 생각이야.

남들이 우리 사이를 보면 뭐라고 생각할까?

우리 추억이 담긴 그 산타 바바라의 호텔로 들어서면

다들 우릴 보고 뭐라고 생각할까?

금슬 좋은 부부가 같이 여행을 왔다고 생각할 것 같아?

아니. 효성 지극한 아들내미가 어머니 데리고 여행왔거나,

돈 많은 여편네가 젊은 남자 꼬시고 다닌다고 생각하겠지...

그 땐 어떡하지? 응?"

 

 

실상을 모르는 제 3자의 시선은 언제나 잔혹한 법...

 

둘의 사랑이 영원하더라도

 

더 이상은 함께 걷는 것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현실에

 

크리스티는 여전히 부정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은

 

마크의 마음이 아무리 진심이라 한들

 

결코 바꿀 수 없는 현실...

 

 

그는 자신의 진심이 아닌

 

사회의 시선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잠시 생각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결심한 듯 갑자기 컵을 쥐더니

 

아쿠아 비타 정수기에서 물을 따르는 마크...

 

 

그는 자신에게도 물의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마시고 또 마셨습니다...

 

 

 

 

 

 

 

 

 

 

그로부터 며칠 후,

 

도심에 위치한 한 공원에서는 아이들이 즐겁게 뛰놀고

 

연인들이 벤치에 앉아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무렵,

 

 

노부부로 보이는 두 사람이 마찬가지로 다정하게 앉아

 

미소짓고 있었죠.

 

물론 이 두 사람은 바로 아쿠아 비타의 부작용으로 늙으면서

 

겉으로 보이는 나이대가 비슷해진 크리스티와 마크!

 

 

 

"당신 참 안 됐어."

 

"뭐가?"

 

"이대로 죽을 때 까지

이 노인네랑 살아야 하니까."

 

 

"그게 당신이라면 좋아.

그리고 이렇게 함께 있으면

내가 모습은 늙었어도

속은 젊다는 걸 깨닫게 해주거든."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맞잡고 서로에게 기대며

 

앞으로도 사랑이 변치않을 것임을 확신했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조용히, 한가로운 공원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따스함과 평온함을 누렸습니다.

 

 

 

 

 

 

 

 

 

 

 

 

 

 

 

- 부록 -

 

 

 

 

 

 

 

 

 

 

 

 

 

 

 

......

 

 

 

 

실제로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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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토미에성님 | 작성시간 24.07.15 참남편이네요,,,
  • 작성자보코니 | 작성시간 24.07.15 물 무섭다ㅋㅋㅜ
  • 작성자달려가는0815 | 작성시간 24.07.21 참남성이내요 ㄷㄷ...
  • 작성자말랑물렁 | 작성시간 24.07.28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 작성자말랑카우말랑 | 작성시간 24.07.29 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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