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힘내잘살자
몇년전에 여름일 생각나서 쓴다
폭염시기에 하필 에어컨이 고장났는데
한참 더울 때라서 그런지 as 예약도 밀리더라고
혼캉스하려고 집을 나섰어
어차피 혼자 하루 쉬다오는거라 엄청 비싼 호텔보다는
그냥 작은 모텔로 갔단 말이야
카운터에서 카드키 받고 정말 별생각없이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서 문열고 들어갔는데
누가 의자에 앉아있는거야
작은 테이블이 창가쪽에 바싹 붙어있는데
의자는 문쪽으로 향한채 앉아있어서 정면으로 나랑 눈이 딱 마주쳤어
다시 문밖에나가서 호수를 확인하고 카드키도봤는데
배정된 방이 맞더라고
너무 당황스러워서 사과할 생각도 못한채
급하게 나와서 1층으로 내려갔어
바로 카운터로 가서 방 잘못된거같다고
안에 사람이 있다고 했거든
근데 카운터 안에있던 사장님이 잠깐 말이 없다가
..????? 예???
하고 그 카운터 조그만 창문으로 얼굴을 들이내밀고
그러더니 나한테 도로 물어보는거야
"아니 뭐요? 거기 새방인데 누가 있어요??"
하고 오히려 나한테 따지시길래
그래서 내가 말하려는데 갑자기 말이 턱 막히는거야
분명히 내가 그사람이 앉아있는것도 봤고
눈까지 마주쳤잖아
근데 그사람이 기억이안나는거야
그냥 잠깐봐서 기억이 잘 안나는정도가 아니라
그냥 그 사람자체가 전혀 기억이안나
여자인지 남자인지조차
그짧은순간에 억 하고 그자리에서 그냥 얼어붙었거든
처음에는 사장님이
나이좀 지긋하신 할머니라서
나를 진상 손님으로 오해하시고 불친절하게 막 대하셨는데
내가 너무 심하게 무서워하니까 사장님도 뭔가 이상했나봐
내가 환불안해줘도되니까 그냥 나간다했는데
사장님이 내가 이대로 그냥 가버리면 너무 마음쓰이신다고 환불은 당연히해줄거고
괜찮다면 방들 확인만 하고 가라고
이대로 가면 계속해서 생각나지않겠냐고
걱정된다하시더라
사장님 말씀으로는 무슨 개인정보보호뭐때문에
원래 실내 cctv를 볼때 경찰꼭 불러서 같이 봐야된다고해서 경찰 부르고
혹시 나쁜사람이 몰래 들어왔을 수도있어서
cctv도 확인한 후에 그 방도 확인하고
손님없는 방들 빼고 다른 빈 방들도 다 확인했는데
애초에 그 누구도 왔다갔다하지않았고
아무것도 안나왔어
무슨 영화 속 한장면처럼 뻔하게 404호라거나
피묻은 귀신이나 하얀소복 이런거도 아니었고 그냥 평범했어
문을 열었는데
의자가 문쪽을 향해 정면으로 있었고
누가 똑바로 앉아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