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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할매의 속삭임

[소설]죽은 세계에서 살아가기(9) -미드나잇 썸머쇼(2) (완결)

작성자치르치르 미치르|작성시간24.11.17|조회수2,618 목록 댓글 31

 

출처 : 여성시대 치르치르 미치르

 

 

 

 

 

죽은 세계에서 살아가기(9)

-미드나잇 썸머쇼(2)- (완결)

 

 

 

 

 

 

 

 

 

 

(깜빡, 깜빡, 깜빡.)

 

 

 

 

 

 

 

 

 

 

 

 

 

 

(화면이 지직거린다)

 

 

 

 

 

 

 

 

 

 

 

 

(밝아지는 화면. 방청객들의 박수 소리와 함께 환호가 들린다. 화면 가득히 채워지는 미드나잇 썸머쑈 타이틀. 이내 어두워지는 화면)

 

 

 

 

 

 

네, 여러분 반갑습니다!

 

 

 

 

 

 

(다시 밝아지는 화면. 프레임이 비추고 있는 건 한껏 미소 짓고 있는 사회자)

 

 

 

 

 

 

 

미드나잇 썸머쑈에 다시 오신 여러분을 대단히 환영합니다!!

 

 

 

 

 

 

(박수 소리)

 

 

 

 

 

 

이야, 정말 오랫동안 우리 쑈가 이어져 왔죠. 그 기간이 장장~ 100년이네요! 아차! 이쪽 나이로는 100억년이네요! 길고 길었죠 정말~

 

 

 

 

 

 

하지만 안타깝게도, 다행히도, 슬프게도, 기쁘게도, 행복하게도, 우울하게도, 억울하게도, 즐겁게도, 화나게도, 열받게도, 짜증나게도, 반갑게도, 흡족하게도, 유쾌하게도흐뭇하게도뿌듯하게도흥겹게도만족스럽게도보람차게도분하게도탐탁지않게도마뜩지않게도, 아주,

 

 

 

 

 

 

 

 

 

 

 

마땅하게도

 

 

 

 

 

 

 

 

 

 

저희 쑈의 마지막이 다가왔군요!

 

 

 

 

 

 

 

(아쉬워하는 소리)

 

 

 

 

 

 

네, 압니다, 알아요. 하지만 존경하는 시청자 여러분!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

 

 

 

 

 

 

 

저희 쑈의 마지막 출연자가 이제 사라졌으니 쑈의 막을 내리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이지요.

 

 

 

 

 

 

 

네? 마지막 출연자가 누구고, 어떻게 되었냐구요? 그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여러분의 즐거움을 위해 남겨두겠습니다!

 

 

 

 

 

 

 

 

출연자의 결말도, 그의 진실성 유무도, 아니~ 출연자의 유무도 모두 비밀이지요. 그럼요. 그건 쑈의 뒤편 이야기. 여러분은 그저 시청자일 뿐이지 않나요! 출연진과 연출과 사회의 이야기는 저희만의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이 아실 필요는 전~혀 없다는 거죠!

 

 

 

 

 

 

 

 

 

 

 

 

 

자, 자. 이야기를 다시 조금 돌려볼까요.

 

 

 

 

 

 

 

 

저희 쑈는 아주 오래되었지요. 그래…약 60년에서 120년 정도 되었네요. 딱 한 생명이 태어나고 스러질만한 기간 아닌가요.

 

 

 

 

 

 

네? 100억년? 무슨 말씀이신지!

 

 

 

 

 

 

그 기간은 마침 딱 한 행성이 태어나고 스러질 기간이군요, 맙소사!

 

 

 

 

 

 

 

미드나잇 썸머쑈를 사랑해주시는 시청자 여러분의 애정은 알고 있지만, 저희 프로그램이 그렇게 오래되었을 리가. 그렇다면 사회를 진행하고 있는 저도 행성과 같이 쪼글쪼글해져야 하는 것 아닌지. 하하하.

 

 

 

 

 

 

 

(웃음 소리)

 

 

 

 

 

 

 

 

아무튼 저, 사회자는 사회자의 본분을 다해야겠지요.

 

 

 

 

 

 

 

여러분은 지금 미드나잇 썸머쑈를 시청하고 계십니다. 물론 이는 수사적인 표현이지요. 여러분이 시청하실 시간이 자정이든, 여름이든, 가을이든, 겨울이든, 봄이든, 그 어떤 계절도 아니든, 심지어 이것이 쑈가 아니더라도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은 그저 시청자일 뿐이니까요!

 

 

 

 

 

 

 

 

 

 

 

그러니까 이런 이야기인 거죠. 그래서, 세계가 죽은 건 한 정신병자의 헛소리였다거나- 혹은 먼 미래에 세계가 정말로 죽어버렸다거나- 혹은 이미 세계는 죽었는데 모르고 있다거나- 혹은,

 

 

 

 

 

 

 

 

 

 

 

 

 

 

여러분이 보고 있는 것들이 그저, 한편의 영상이거나, 하나의 음성이거나, 하나의 줄글이라고 믿으면 그만일 뿐인걸요.

 

 

 

 

 

 

 

 

 

 

여러분과 저 사이에는 브라운관이, 전파가, 모니터가, 액정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여러분, 쇼가 끝났습니다!

 

 

 

 

 

이제 모두 화면을 끄고, 네, 그렇게,

 

 

 

 

 

까맣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거예요!

 

 

 

 

 

 

 

 

 

 

 

 

그것이 끝입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거예요.

 

 

 

 

 

 

 

 

 

 

 

끝입니다, 여러분. 잘 가요.

 

 

 

 

 

 

 

 

안녕, 안녕.

 

 

 

 

 

 

 

 

 

 

 

 

 

 

 

 

 

 

 

 

 

 

 

 

 

 

 

 

 

 

 

 

 

 

 

 

 

 

 

 

 

 

 

 

 

 

아직도 보네?

 

 

 

 

 


 

 

죽은 세계는 이걸로 끝입니다!

 

 

홍시가 생각하는 그 결말이 그게 무엇이든 맞는 결말 !

 

 

저가 나폴리탄 성애자라 첨에는 나폴리탄류로 뭔가 써볼까 해서 썼던게 편의점썰이었는데

 

 


 

제목 : 편의점 알반데 편의점이 좀 이상해;;;

 

 

 

 

제목 그대로야. 편의점 야간 알반데 내가 일하는 편의점이 좀 이상한 것 같아.

 

 

 

학교 다니기 지쳐서 충동적으로 휴학하고 본가 내려왔거든. 한달까지는 백수 휴학생의 삶을 만끽하고 있었는데 엄마가 점점 나를 미묘한 눈초리로 쳐다보기 시작해서;;; 양심에 찔려서 알바라도 하자 싶어서 알바 찾아보다가 집 근처 편의점 야간알바 공고를 봤단말이야.

 

내가 종종...아니 꽤 자주 가던 편의점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시급이 진짜 좋더라고. 우리지역만 그러는진 모르겠는데 편의점 야간이라고 하더라도 최저시급 조금 높게 주면 많이 주는 편이란 말이지? 근데 시급이 만 오천원 가까이 되더라고. 이건 진짜 개꿀이다, 이거 놓치면 내가 멍청이다 싶어서 바로 지원 넣었지.

 

면접보러 오라길래 삼선 슬리퍼 끌고 갔는데 만약 출근하게 되면 슬리퍼는 신고 오지 말라더라고. 내가 너무 편하게 갔나 좀 머쓱했음... 하긴 나라도 지원자가 삼선 찍찍 끌고 오면 별로였을듯ㅜ 반성한다.

 

근데 면접 질문들이 좀 특이했다? 나 사실 여기가 첫알바거든. 그래서 원래 이런거 물어보나 싶었는데 생각할수록 뭔가 아닌 듯. 기억나는 질문만 대충 적어볼게.

 

 

 

 

1. 밤 잘 새냐

(당연함. 야간알바임. 휴학 후 내 하루는 오후 2시에 시작해서 오전 6시에 끝나^^^^ 밤 기깔나게 잘 새지.)

 

 

2. 겁이 많냐

(야간알바라서 물어봤나? 싶었어. 밤에 혼자 있으면 무서울수도 있으니까. 근데 나 공포영화 잘보는 편이라서 겁은 없는 것 같아.)

 

 

3. 잘 놀라냐

(깜짝깜짝 놀라는 편이긴 한데 놀랐을 때 티는 잘 안나는 타입이야 내가. 그냥 몸만 움찔 하고 마는? 그래서 친구들이 나 놀래켰을 때 재미 없다고 맨날 그랬었어.)

 

 

4. 어느 상황에서든 친절한 응대가 가능하냐

(서비스직이니까 뭐.. 진상이 많나?)

 

 

5. 잠이 많은 편이냐

(지각 걱정해서 그런가? 싶었음.)

 

 

6. 힘은 센 편이냐

(나 체육인.)

 

 

 

 

 

이거 말고도 막 몇 개 더 물어봤는데 난 이미 시급에 혹해있어서 뭐든 시켜만 주십쇼!!!! 모드였거든. 결과는 문자로 알려준다고 해서 알았다고 하고 집에서 엽떡이나 조지고 있는데 그날 저녁에 채용 문자 오더라고. 내일부터 출근 가능하시냐고. 마음속으론 아 쌉가넝이죠~! 했지만 문자는 정중하게 가능하다고 보냄.

 

 

전 알바생이 일주일간 인수인계 해주고 그만둔다고 해서 다행이다 싶었지.

 

근데 인수인계 내용에 좀 이상하다 싶은 내용들이 있더라고. 다른 편의점 알바 하는 애들 있음 원래 이런 건지 좀 알려줘.

 

 

 

 

1. 물류는 1차 / 2차로 나눠서 들어오는데 1차 물류는 정리하고 2차 물류는 손대지 말기.

물류 차가 어디에 두든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기.

 

2. 오전 2시가 지나면 5시가 될 때까지 수량 체크 하지 말기. (어떤 품목이든)

 

3. 2시 이후 손님부터는 무조건 현금 받기

 

4. 외부 테이블 사용 금지

 

5. 바닥 청소 꼼꼼하게. 자주 확인하기.

 

6. cctv 먹통일 때는 물류 넣어두는 곳에 들어가서 10분 있다가 나오기

 

 

 

아니 솔직히 1번이랑 2번은 나는 개꿀이고 4번 5번은 당연한거니까 그러려니 하는데 3번은 좀 ?? 싶지 않아? 요새 현금 들고 다니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근데 카드 받으면 안된대. 무조건 현금만 받으라더라고.

 

그리고 6번은 더 물음표임. 아니 그러다 도둑 들면 어떡하냐고, 그럼 다 내가 물어내야 되는 거 아니냐고 하니까 뭐 없어져도 물어내라고 하진 않을거니까 괜찮다고 하더라.

 

 


 

 

를 쓰다가 어? 근데 우리 입장에나 무섭지 사실 정당한 손님이면 어캄;;; 했던게 

아 그럼 인간이 불청객일 수도 있겠다 해서 써본게 죽은 세계입니다.

 

애당초 처음 쓸 때부터 처음이랑 끝은 밑낫썸머쑈로 해야지 하고 처음-끝만 정해놓고 쓴거라 .... 

뭔가 더 쓰려고 했던 소재들은 있었는데 현생이 바빠져서 다 쳐내고 후다닥 결말 올려 (오열)

 

더 써보고 싶었던 건 도서관이랑 박물관이랑 주류 창고랑 워터파크/스키장 정도가 있었는데

그동안 읽어왔던 것들이랑 섞이지 않을 자신이 없어서 걍 다 버림 ....

 

 

나중에 또 갑자기 삘받으면 다시 올게

그동안 읽어줘서 고마워 홍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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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치르치르 미치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11.30 저거 마지막 6번?
    인간이 받을 수 없는 손님이 온다는 설정이었어 찍히지 않지만 보이기는 하는데 보면 안되는 뭐 그런...?
  • 작성자남북한남 낮전등 | 작성시간 24.12.02 대학병원으로 보내져서... 어떠한.. 일을 겪고 멸종된 거 같아 그래서 쇼도 끝나는 거고 ㅠㅠ (걍 나의 결말) 하지만 또 새로운 애들이 잘 살겠지 주인공의 바람대로 현 인류의 보존이 잘 이루어졌길...~~ 용감무쌍한 주인공 잘 싸웠다
  • 작성자부르지마이름닳아 | 작성시간 24.12.08 나폴리탄 좋아하는데 너무 잘 봤어 멋진 글 써줘서 정말 고마워!!!
  • 작성자셜록홀즈 | 작성시간 24.12.20 휴 잠시동안이나마 현생도피하기에 넘 좋은 멋진 이야기 잘봤어 ㅠㅠㅠ복받아 여샤
  • 작성자제꿈은침대입니다 | 작성시간 24.12.27 ㅠ너무재밌다 고마워 금손홍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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