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m.pann.nate.com/talk/326021830
제가 초딩이었던 20년전 할머니께서는 기이한 경험을 하셨습니다.
장독 근처에서 큰 구렁이를 보고 놀라서
나뭇가지로 쉬쉬 쫓아버렸는데
그 다음날 같은 자리에서 또 그 구렁이가 있더랍니다.
또 작대기로 구렁이를 훠이훠이 쫓아버렸지만
다시 다음날에 같은 자리에서 구렁이를 발견하셨죠.
이번에는 구렁이를 패버리고
축늘어진 몸을 나뭇가지끝에 걸어 밖에 내다버리셨대요.
그리고 며칠 뒤 꿈을 꾸셨습니다.
늦은 밤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에 마당으로 나가보니
웬 꽃상여 하나가 집을 향해 오더랍니다.
그 주변으로 얼굴에 회칠을 한 사람들이
덩실덩실 춤을 추며 오는데
왠지 저 상여를 집에 들이면 안될것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으셨답니다.
할머니는 급히 마당문에 빗장을 걸어 잠궜고
다행히 그 사람들은 집안으로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다만 집 주변을 뱅글뱅글 돌며
1m 정도 되는 돌담위로 집안을 훔쳐보며
깔깔거리기만 할 뿐이었죠.
그 행렬은 동이 틀때까지 계속되었고
할머니는 꿈에서 그 사람들이 갈 때까지
숨어서 덜덜 떨어야만 하셨습니다.
다음날 할머니는 장독근처에서 또아리를 틀고
혀를 날름거리는 구렁이를 발견하십니다.
어제 꿈이 마음에 걸려 괜히 기분이 언짢으셨던 할머니는
구렁이를 쓸어담아 저 멀리 내다버리고 오셨답니다.
왠지 그 구렁이가 불길하다고 느끼신거죠.
그리고
꿈에서 다시 꽃상여 행렬이 찾아왔습니다.
급하게 마당으로 나가 빗장을 걸어잠그고는 숨어있는데
잠궜던 대문이 스르르 열려버린겁니다.
화들짝 놀라 대문으로 가보니
나무 빗장이 어느새 구렁이로 변해
집 밖으로 기어나가고 있었습니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상여는 마당까지 들어와버렸죠.
위 내용은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기 며칠 전
저에게 해주신 이야기의 일부입니다.
할머니는 뇌졸중으로 쓰러지셔서
일 년 정도 투병생활을 하셨습니다.
뇌에 손상이 커서 서서히 총기를 잃으시고
정신을 놓으시는 때가 많아지셨는데
그 날 이야기를 해주실때만큼은 정신이 맑으셔서
정정하실때 모습을 보는것 같았죠.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하지 않은 이야기를
왜 저에게 해주셨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머지않아 돌아가실것을 아셨던게 아닐까합니다.
아마도 구렁이를 쫓아낸 게
계속 마음에 걸리셨던 모양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구렁이를 쫓아내고 기분나쁜 꿈을 꾸신 후,
유치원생이었던 사촌동생은
버스에 치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고 후 작은 아버지는 숙모님과 이혼하셨죠.
얼마 후 고모님이 위암으로 요절하셨고
할아버지께서 집에 돌아오시던 중
실족으로 사고로 머리를 다치셨고 끝내 돌아가셨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암진단을 받으셨고
비슷한 시기에 아버지께서 실직을 하셨습니다.
그 후에 할머니께서 뇌졸중으로 쓰러지셨죠.
건강과 관련된 일 외에도
불화나 경제적인 어려움 등으로
친가쪽은 초토화가 되다시피 했는데
이게 불과 십 여년 사이에 일어난 일입니다.
고모부는 재혼하시고
작은아버지와는 거의 의절하다시피 살고있으니
조부모님 제사를 모시는 저희 집 외에는
친가에 사람이 없네요.
묘하게도 할머니께서 돌아가신뒤
집안에 우환도 사라졌습니다.
어머니는 다행히 수술을 잘 받으시고 건강을 회복하셨고
아버지나 형 역시 직장생활 잘 하고 있는거 보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아 제가 문제일수도...
할머니께서 돌아가시면서
이제는 걱정말라고 하시던게 생각이납니다.
할머니께서 지켜주고 계신걸까요??
사실 잊고 지내던 이야기였는데
얼마전 할머니 제사를 모시던 중 생각이나 끄적여봤습니다
#실화괴담
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아하 넵 캐스퍼 작성시간 24.11.24 강냉이여시 근데 구렁이가 여시 몸 조르면 어케.?ㅠ
독없뱀들 얼굴 기엽긴 하드라 ㅋ -
작성자꿈의위트비베이 작성시간 24.11.22 구렁아 ㅠ 좀봐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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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폭신말랑따끈 작성시간 24.11.22 쫒아내도 안되는구나 해치는것만 안되는 줄ㅠ 하긴 구렁쓰가 사람을 먹진 않을테니(아기가 없다는 가정하에) 사람을 해치진 않을테고.. 구렁이 이빨있어? 사람을 물까? 보통 삼키는것만.. 하지않나.. 그래도 무섭긴하지만 흑흑 이름붙여서 억지로 정이라도 붙여 키우는척하자 가족으로 받아드려... 룡룡이 같은걸로 하자 흑흑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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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에밀레기차 작성시간 24.11.23 뱀은 똑똑해서 영물인건가? 모두 같은 뼈 근육 살로 이루어진 존재들인데 인간들한테 착취당하는 육지 해양동물들은 수천 수만마리가 죽어도 전혀 문제가 없고.. 뱀은 한마리만 죽여도 온 집안이 난리가 난다는 썰이 이렇게 많은거 보면 진짜로 뭔가 있는거같긴 한데 매커니즘이 궁금하다
그냥 뱀이 독기있어서 그런거라하기엔 벌꿀오소리같은 넘들도 있는데… 글타고 벌꿀오소리들이 영물이라고 할수는 없고 ㅋㅋㅋㅋㅋㅋㅋ -
작성자꼬질냥 작성시간 24.11.24 구렁이 함부로 죽이면 안된다는거 옛날부터 엄청 유명한 이야기 아닌가 ㅠㅠ 왜 그러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