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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할매의 속삭임

[소설][나폴리탄괴담] [접근금지] 제 9차 소망대교 탐사 기록

작성자나폴리탄피자괴담|작성시간24.11.20|조회수4,309 목록 댓글 11

 

출처 : https://m.dcinside.com/board/napolitan/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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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차 소망대교 탐사 보고서
2009/ 08/ 05

이 보고서는 2009년7월18일부터 21일까지 실시된 9차 소망대교 탐사 기록으로, 탐사요원의 영상 녹화물을 문자화한 것이다.

영상을 직접 시청하는것은 절대 금한다.

탐사인원: 탐사2팀 최명길 수석 요원 1명

탐사 목적: 소망대교와 해서동 일부에서 발생하는 이상현상 원인 분석, 비 자발적 소망대교 진입자를 위한 지침서 작성

탐사 요건: 전문 훈련을 받은 요원 1명, MP5기관단총 1정과 탄알집 5개, 맞춤 개조된 쏘렌토 차량

탐사방법: 소망대교 통과

1.
새로 정립된 안전수칙을 바탕으로 9차 탐사가 실시되었다. 요원은 훈련받은대로 소망대교에 진입한다. 요원이 톨게이트에 진입하여 1200원을 지불한다.

2.
친절한 미소를 띠며 직원이 영수증을 내민다. 당국에서 작성한 안전수칙이 쓰여있다. 1분간 대기했지만 아무 특이사항이 없다. 지휘실에서 구두 보고를 지시하여 영수증 내용을 확인했으며, 8차 탐사 이후 작성된 안전수칙이 정확히 적혀있었다. 이로서 알파-15 조치가 성공했음이 증명되었다.

3.
구두 보고를 끝낸 요원이 출발했다. 내비게이션을 해서 어린이 대공원으로 설정하였다. 특이사항은 발생하지 않았다.
약 400미터 구간에서 속삭임이 녹음되었다. 음성의 주체는 불분명했으나 내용은 특정할 수 있었다.
"빨간색, 빨간색, 나는 빨간색이 좋아. 노을녘 하늘도, 가을의 단풍도, 모두 모두 예쁜 빨간색."
요원은 해당 음성이 들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위 현상은 이전에 보고된 적 없었다.

4.
야간처럼 어두워지는 현상이 500미터 구간에서 발생하였다.
내비게이션이 좌회전을 안내하였다. 해무가 짙어 갈림길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

5.
안내 음성과 반대로 요원은 우회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잠시 후 세 갈래길이 나타났다. 양갈래길 이외의 길은 보고된 적 없었다.
요원은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변속기 개조로 인하여 속도는 매시 46km 아래로 내려가지 않았다.

6.
영거리에 진입할 때 까지 요원은 방향을 정하지 못하여 가운데길로 직진하였다. 이 시점에서 지휘부와 실시간 영상 및 음성 통신은 단절되었다. 이후 내용은 모두 녹화본을 토대로 쓰여졌다.

7.
2차선에 빨간 페인트로 "환영합니다" 라고 쓰여있다. 500미터 후 4차선이 사라졌다. 300미터 후 3차선이 사라졌다. 200미터 앞에 2차선이 사라진다. 요원은 1차선에 진입한 뒤 시동을 끄고 기관단총을 장전하여 턱을 겨눈다.

8.
제 아들내미 이번에 초등학교 입학하거든요. 잘 좀 돌봐주세요. - 요원은 이 말을 남기고 방아쇠를 당겼다.
총성은 울리지 않았다. 거듭 방아쇠를 당겼으나 총은 작동하지 않았다. 침착하게 탄창을 갈아끼우고 다시 자살을 시도했다. 총은 작동하지 않았다.
요원은 핸들에 머리를 거듭 들이받았다. 경적소리가 울릴때 마다 핸들이 빨갛게 물든다. 30초가 지나자 창문이 모두 깨진다. 1차선의 존재가 나타낟안ㅁㅇㄹ

9.
우린 이제 함께야. 너도, 나도, 우리 모두.

※위 문장은 당국이 작성한 것이 아님.

※ 이전 문서 작성자가 녹화물을 시청하는 과정에서 1차선의 존재를 간접 목격한 후 1급 정신오염자로 분류됨. 1차선 존재가 화면에 녹화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며, 어떠한 방법으로든 목격할 시 심각한 정신오염이 유발됨. 따라서 절대 영상을 시청하지 말 것.




10.
인영이 암전된 화면에서 점점 형태를 드러낸다. 최명길 요원이 도로 한 가운데 서 있다. 요원은 카메라 쪽으로 걸어와 카메라를 집어들더니 가슴 마운트에 고정한다. 그는 10여미터쯤 떨어져 있는 쏘렌토 차량으로 돌아가 탑승한다.


11.
함정 갈림길은 200여미터 진행하는동안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12.
깨진 유리조각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다. 600미터 구간에서 삼중추돌 사고 현장이 목격된다. BMW차량과 덤프트럭 사이에 쏘나타 차량이 찌뿌려져 있다.

13.
야간처럼 어두워지는 현상이 또 한번 발생한다. 1km구간을 지나는 중이었다. 가로등이 모두 깨지고 균열이 일어난다.

14.
난 이미 (알 수 없음)이야. 봐. - 요원이 창문 밖으로 팔을 내밀며 말했다. 균열이 멈추고 주변이 밝아졌다.

15.
붓기가 오른 얼굴로 울고있는 아이가 목격된다. 요원이 차를 세운다. 그는 차 문을 열었다.

16.
넌 길을 잃었구나. 엄마 아빠는 먼저 가 있을 거야. 뒤에 타렴. 오늘은 어린이날이니까 아저씨가 태워주마. - 이에 "지훈"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뒷좌석에 올라탔다.

17.
물안개 속에서 갈림길이 나타난다. 내비게이션이 좌회전을 지시한다.

18.
감정의 동요 없이 요원은 왼쪽 길로 진입했다.

19.
함정일 것임이 분명했으므로 요원은 자살을 선택해야만 했다. 그러나 그는 태연히 직진했다.

20.
깨어날 기미도 없이 "지훈"은 잠들어있다. 이례적인 일이다.

21.
구백미터 앞에 좌회전 이라는 안내 음성이 들려왔다.

22.
음성이 지시하는대로 진행했다.

23.
을명IC라 명명된 차선이 나타났다. 을명동은 2006년 대규모 인구 손실 이후 해서동과 통합되어 사라진 지명이다. 요원은 을명IC로 빠져나가 "지훈"을 갓길에 내려주었다. 주변은 새빨간 안개가 가득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내비게이션은 목적지에 도착했음을 알린다.
"지훈"이 배꼽인사를 하면서 빨간 안개 너머로 사라진다.

24.
마찬가지로 손을 흔들어준 뒤 요원은 차량을 돌렸다. 목적지에 초자연 현상 관리국 해서동 지부를 입력하고 주행한다.

25.
시간이 지나자 콘크리트 구조물과 쇠사슬이 보인다. 쇠사슬 너머에 당국에서 파견한 차량이 몇 대 서 있다. 요원은 차량을 쇠사슬로부터 열 걸음 앞에 세운 뒤 천천히 걸어 경계를 넘었다.
대기중인 의료진이 그를 격리하여 건강 및 정신감정을 실시했다.

26.
며칠동안 수면과 식사도 없이 활동했음에도 그는 건강했다. 정신오염도 수치 또한 정상이었다. 그는 관리국 해서동 지부로 이송되었다. 담당관 김준경이 표준 문답지에 따라 최명길 요원을 심문했다. 그의 카메라는 수거되어 정보부로 전달되었다. 아래 내용은 증언 및 CCTV 등 여러 데이터를 취합하여 작성되었다.

27.
하나 하나 답하기에는 내용이 너무 많다며 요원은 펜과 종이를 요청했다. 김준경은 수첩과 모나미 볼펜 두 개를 건네주고 자리를 떴다. 삼십 분 뒤 작성이 끝났다며 요원이 수첩을 제출했다. 김준경은 수첩을 가지고 사무실로 돌아갔다.

28.
늘 그랬듯이, 앞으로도 우리는 후회합니다. 영원히 후회하겠지요. - 최명길은 김준경 과장의 사무실 앞에 서서 위 문장을 거듭 중얼거렸다. 13분 42초 뒤 문이 열리고 김준경이 나왔다. 텅 빈 눈두덩에서 피가 솟구쳤다. 스스로 눈을 뽑아낸 그는 미소를 띠고 있었다.

29.
을명동으로 가세요. 오늘은 어린이날이니 즐거운 일이 있을 겁니다. 후회는 이제 그만 하셔도 좋습니다. - 최명길이 말했다. 김준경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창문을 열고 뛰어내렸다. 머리부터 떨어진 그는 목이 꺾이고 두개골이 깨져 뇌수를 흘리면서도 즐겁게 바닷가로 달려가 물 속으로 가라앉았다.

30.
칠십일명의 직원이 정신오염 증상을 일으켰다. 대부분이 영상을 분석하던 정보부 직원이었다. 오염이 심각한 직원들은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다. 그들은 김준경과 똑같은 증상을 보이며 바닷가로 달려갔다.

31.
하나, 둘 사망자가 누적되어 총 열일곱 명이 사망했다. 코드 R-1이 발령되어 기동대 병력이 투입되었다. 기동대는 정신오염된 직원들을 제압하여 격리하고 심각한 정신오염 수치를 보이는 자를 사살하였다.
최명길 요원은 방송실에서 발견되었다. 해서동 전체에 수첩 내용을 읽기 직전 기동대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32.
자동소총 격발음이 몇 차례 더 울린다. 확인사살을 끝낸 기동대가 복도에 널부러진 시신을 추려 철수한다.



33.
빨갛게 변한 복도는 텅 비어있다. 머리에 구멍이 뚫린 최명길이 방송실에서 나온다.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는 모습이 촬영된 이후 그는 사라졌다. 요원은 사망 처리 되었다.
여러 정황을 볼 때 1차선 존재와 상호작용한 이후 최명길 요원은 더 이상 일반적인 인간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일반인 중 1차선 존재와 접촉하고도 무사히 탈출한 이들은 위험인물로 파악되는 바, 생존자들을 추적하여 격리하여야 한다.








//부록//

- 최명길 요원 면담 기록 중 일부

[요원은 탐사에서 돌아온 뒤 10분56초간 김준경 과장과 면담을 진행하였다. 아래는 그 내용의 일부이다.]

김준경: 1차선에 있던 것은 무엇입니까?

최명길: (온화하게 웃으며)궁금하십니까?

김준경: 궁금하지요. 그것을 직접 보고도 돌아왔다고 방금 말하지 않았습니까? 1차선의 그것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피해자는 줄어들겁니다. 혹시 기억하기 괴로우시면 마음을 추스릴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최명길: 아니요, 괴롭긴요. 오히려 기쁩니다. 호기심은 잘 닦인 길과 같아서 달리기에 어려움이 없지요. 모든 사람이 당신처럼 호기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김준경: 갑자기 무슨 말인가요?

최명길: 종이와 펜을 주시겠습니까?

김준경: 제가 메모하겠습니다. 말씀하세요.

최명길: 하나 하나 말하기엔 너무 길어서요. 부탁드립니다.

[김준경은 펜과 수첩을 건네주고 심문실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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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훈 부장 0급 인지오염체 탈취 사건에 대한 심문기록

2022년 11월19일 오전11:34

[오명훈은 해서동 지부 행정부에 근무하는 자로서 직급은 부장이다.
사건 발생 일 주일 전 그의 딸이 스스로 소망대교에 진입하여 실종된 이후 0급 인지오염체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으로 진술했다.
그는 전기회로를 조작하여 보안시설을 정전시킨 뒤 USB를 탈취했다. 이미 정보오염이 진행되어 경고문에 금고 비밀번호가 기입되어있는 상태였다.
그는 자신의 노트북에 0급 인지오염체를 삽입하여 문서를 열람하였다. 그는 탈취 후 95분 이후 본인의 차량에서 체포 및 압송되었다.
인지오염위험도를 측정하기 위해 XD190을 복용한 곽민성 요원이 유도심문을 진행하였다.]

//곽민성//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왜 그것과 접촉한 것입니까?

//오명훈//
말했잖나. 딸래미가 왜 거기에 갔는지 알고싶었어. 그 것 뿐이야.

//곽민성//
다른 안전한 기록도 있었습니다. 당신은 9차 탐사기록을 제외하면 모든 정보를 열람할 권한이 있지 않습니까?왜 하필 9차 탐사기록이 필요했던겁니까?

//오명훈//
그것도 말했지. 호기심 때문이라고.

//곽민성//
겨우 그런 이유라고요?

//오명훈//
"겨우"라니, 이건 그런 종류의 호기심이 아니야. 난 원래 그런것에 관심조차 없었어. 알 게 뭐야, 난 행정부 소속이라고. 씨발.
소망대교니 뭐니 좆같은 다리는 매 달 올라오는 실종자 보고서로만 접했다고. 난 거기 도장을 찍었을 뿐이고.
그런데 있잖나, 내 딸내미가 그렇게 되고 나니까 더 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어.
대체 왜 그 생지옥으로 들어갔는지, 어째서 입구에 세워진 경고문을 보고도 들어가야만 했는지 알아야 했어.
난 이제 그 이유를 알아.
지금껏 수 많은 사람들이 경고문을 무시한 채 소망대교로 뛰어든 이유,
인부들이 자꾸 실종되어서 콘크리트로 입구를 막을 수조차 없는 이유,
정보부의 인지저항약물 소비가 유독 큰 이유.
바로 호기심 때문이야.
가끔씩 해무가 옅어지면 강변도로 끝자락에 소망대교가 모습을 드러내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시하지만, 불쌍한 민정이는 작은 호기심을 가졌어.
"처음 보는 다리네, 원래 저기 있었나?"
그리고 며칠 뒤 민정이는 지옥으로 스스로 뛰어들었지.
나도 그랬어. 한 번 생긴 관심은 겉잡을 수 없이 커지더군. 자네는 정보부니까 알겠지. 그 끈적하고 따끔따끔한 호기심, 두개골을 갈라서 뇌를 박박 긁어내고싶은 호기심말이야.

//곽민성//
(자리에서 일어서며)
2급 인지오염자로 판별됨. 그럼 이만.


//오명훈//
자네도, 궁금하지 않나?

//곽민성//
허튼 수작 마시죠. 저는 약물 처방을 받았습니다.
당신은 그나마 치료될 수 있는 수준인 것 같으니 죽이지는 않겠습니다. 당분간 독방에서 귓구멍에 주사를 꽂고 살아야 겠지만.

//오명훈//
(비웃으며) 그런가. 궁금하지 않단 말이지. 알겠네. 그럼 나가보게.


[곽민성이 문쪽으로 다가간다. 그의 걸음이 망설이듯 느려지더니 문 앞에서 멈춘다. 문고리를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그가 뒤돌아선다.]

//곽민성//
하나만 묻죠. 대체, 거긴 뭐라고 적혀 있었습니까?

[오명훈이 환하게 웃는다.]

//오명훈//
알고싶나?


//곽민성//
(침묵)

//오명훈//
자네도 이미 알고 있어.

//곽민성//
아니요, 전 그걸 본 적없어요.

//오명훈//
그래, 넌 본 적 없겠지. 질문 하나만 할까. 보고서의 문항이 총 몇 개지?

//곽민성//
서른 세...어?

//오명훈//
그 때 투입된 요원의 이름은?

//곽민성//
최명...어어?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는다) 왜 알지? 내가 왜 알고 있는거지?

//오명훈//
그럼 1차선에 뭐가 있는지도 알겠니?

[곽민성은 비명을 지르고 두피를 박박 긁으며 바닥을 뒹군다. 살점이 벗겨지고 피가 쏟아진다. 인지 과부하로 비혈이 흐른다.
오명훈이 다가와 그의 어깨에 손을 얹는다. 곽민성이 발작을 멈춘다. 오명훈은 새빨간 눈동자로 그를 내려다보며 인자한 목소리로 말한다.]


난 이미 너에게 닿았단다. 밀려드는 생각들을 거부하지 말려무나. 보고서의 항목은 서른 세 개. 매 항목의 첫글자들. 그곳에 내 흔적을 남겨두었어. 그저 떠올리기만 하면 돼.
어서 오렴. 생각의 끝자락에 난 두 팔 벌리고 기다린단다.

//곽민성//
..새 친구야 안녕

//오명훈//
우린 이제 함께야.

//곽민성//
난 붓, 넌 물감.

//오명훈//
함께 구름을 마시며 하늘을 칠하자


//오명훈//
빨갛게.

//곽민성//
빨갛게.


*이후 오명훈과 곽민성은 실종처리되었다. 민간인 피해를 막기 위해 두 인물을 1급 오염체로 지정하고 추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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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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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트이터캡쳐중독햄 | 작성시간 24.11.21 항목 첫번째 글자 합친거,,짱이다., 진짜 잼따
  • 작성자개막해 | 작성시간 24.11.21 아니 어ㅐ 3차선이야
  • 작성자제한된프로필 | 작성시간 24.11.21 미쳤다..ㅠ
  • 작성자이겨버렸다노 | 작성시간 24.11.25 존잼..
  • 작성자옹씨시개굴개굴옹씨시야 | 작성시간 24.12.09 아 미친 개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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