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gall.dcinside.com/napolitan/47017
여기는 의심할 여지없는 키즈카페, 어린이들을 위한 곳이야.
" 환영해요, 꼬마 신사 숙녀분들 "
" 여기는 의심할 여지없는 키즈카페, 아이들을 위한곳이죠! "
" 몇가지 수칙이 있는데 , 들어주실건가요? "
..로부터 몇년이 지난후, 성인이 된 나는 다시 키즈카페를 방문했다.
( 딸랑-)
키즈카페의 문이 방울소리와 함께 열렸다.
멸리서 검붉은 드레스를 입은 새하얗다 못해 창백한 피부의,
마치 인형같은 아름다운 어린아이가 살갑게 인사한다.
꼬마는 나를 보고는 환하게 웃으며 다가온다.
" 아, 어서 들어와요! 밖에 춥지는 않았고요? "
" 걱정마요, 따뜻하게 해줄테니까 거기서 잠깐 쉬어요 "
" 아니 거기 앉아있어요, 개구리가 입벌린 그 의자있잖아요, 거기 "
" 개구리 싫어해요? 아~ 나이먹고 애들의자에 앉는거 싫어서.. 뭐 존중해요 그럼 서있던가 "
" 다리아픈거 정도는 참을수 있는 멋진 어른이 되셨나보네요? "
아무렇지않게 나를 대하는 꼬마, 나는 이 아이를 본적있다.
꼬마는 풍선으로 만들어진 부엌으로 향한다.
어렸을때.. 그래, 어렸을 적에는 이런 키즈카페에서 블록과 눈이 아플정도로 화려한 벽지에 흥분하며 놀았지.
공더미와 풍선더미에 뛰어들며 놀았지, 물감을 손바닥에 가득 묻히면서..
" 사탕, 먹을꺼에요? "
내가 정중하게 거절하자, 꼬마는 키득거렸다. 내가 기억했던 모습 그대로.
" 여전히 사탕 싫어하시네요 "
이 꼬맹이에게 더 볼일은 없다. 한 대 때리고싶은걸 어린애라 간신히 참는중이다.
꼬맹이는 나를 기분나쁘게 쳐다본다. 쌍욕을 날리고싶었지만 그냥 째려보는걸로 만족하고는 놀이존으로 들어간다.
선글라스 쓴 해와 눈을 감은 달이 그려진 커튼을 걷어내니, 버블존이 보인다.
버블존은 최대한 빠르게 지나야했다.
그렇지 않으면, 아래로, 아래로 빨려들어간다.
버블존의 공들 아래의 어둠에 대해 궁금해하지 말고,
버블존은 항상 공들이 가득채워져있어야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그것도 모르고 신나게 놀았겠지.
" 버블존에서는 바닥타일이 보일 때까지 공을 치워야해요! "라고.
밖에서 여전히 실실대는 저 얄미운 꼬마놈이 7살의 나에게 그리 말했었지.
버블존에는 빨강..파랑의 다양한 공이 작은 방에 잔뜩 놓여져있다.
아이들이 가지고 오고 놓쳐버린 로봇장난감과 인형이 공들 사이로 널브러져있다.
아마 시간내에 벗어나지 못한 아이들이거나 ,
너무 작아 발걸음이 느렸던 아이들이 주인이겠지.
버블존에서 더 시간을 지체할 수 없다.
선글라스 벗고 우스꽝스러운 얼굴을 하는 해의 얼굴이 그려진 커튼을 걷어내니,
구름존에 도착했다.
이제 구름존, 햇님존 또는 달님존으로 이루어진다.
구름존에서는 " 구름을 한입 베어먹어요 , 솜사탕같이 부드러운 맛에 둥둥 떠다닐수 있을거에요. 하늘존을 가보고싶지않나요? "
거짓말이었었지. 구름을 먹은 이는 전부 구토를 하고 가려움에 시달리다가 눈이 충혈되어 죽었다.
구름존에서는 최대한 구름과의 접촉을 피하고, 먹거나 냄새맡지 말것
구름존에서 하늘존으로 가기 위해서는 " 잭의 콩나무" 를 타고 가야한다.
콩나무는 플라스틱 느낌이지만, 생긴것과 달라 이질감이 든다는것을 빼면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
콩나무는 길고 두꺼워서, 쉽게 올라가기 힘들다
..어린아이 기준이다. 성인들은 매달리는 힘이 있으면 두번정도 올라가면 하늘존에 도착한다.
하늘존, 이제부터 진정한 지옥이다. 과거의 내가 어떻게 했더라? 그래,
하늘존에서는 최대한 날아다니는 새들을 모르척해야한다.
새들이 플라스틱인데 어떻게 날지? 라는 물음따위 가질 시간도없다.
새를 '보는순간' 나도 새에게 보이게된다.
즉, 공격당한다. 공격당하기 싫으면 몸을 사려야하지..
하늘존에서부터 공기가 희박해지고 추워져서 위험하다.
하늘존에서 주의할건 새도 새지만 풍선이 더 중요하다.
풍선을 실수로라도 터뜨리면 머리가 풍선으로 펑, 하고 변해버린다.
풍선은 닿기만해도 쉽게 터진다. 저 약하디 약한 풍선에서는 최대한 떨어지는게 좋다.
하늘존에서 지켜야할 수칙으로 꼬맹이는 풍선을 잡으라했지.
...거짓말쟁이, 하늘존에서 친구를 몇이나 잃었던지.
하늘존에서 희박해지는 공기에 정신을 잃지않고, 새와 풍선을 피하면
햇님존과 달님존에 도달한다.
7살의 나는 햇님존을 택했었고, 그 때의 나는 오답을 택했다.
수많은 친구들이, 물론 이름도 모르고, 처음 봤지만 같이 놀았던 친구들이 죽어가는것을,
죽음이라는 개념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음에도 억지로 받아드렸던 그 때,
그때에 나는 지금 이렇게 당당히 다시 돌아올줄 알았을까?
어린이들을 위하지 않는 역설적인 이 공간에서
이번에는 정답을 택했다.
" 후회하지 않을거에요? 한번 들어가면 다신 못 나올지도 몰라요 "
그놈의 목소리다. 꼬맹이녀석, 이젠 어린아이 코스프레도 관뒀나
어쩐지 차분하고 이질적인게 , 어린아이의 목소리라고는 느껴지지않는다. 그게 본체목소리구나
" 나라면 햇님존을 택하겠어요 "
" 왜 돌아온거에요? 이 키즈카페는 의심할 여지없는 어린이들을 위한 곳인데,
다 커버린 당신에게는 시시하고 재미없을걸요 "
" 어른이 된 후에도 오고싶을 만큼 즐거웠아요? "
즐겁기는, 끝까지 짜증나게한다.
" 넘어가면 당신을 도울수 없는데 "
돕는다? 거짓 수칙을 말해주고 친구들을 다 죽인 놈이 이젠 뻔뻔하게 가면까지 쓰고는..
참다못해 한마디했다 .
< 니 거짓된 말 때문에 내 친구 수십명이 죽었어 >
< 달님존에 들어가면, 이곳의 안내자가 된다고, 7살때 누군가 내게 말해줬어 >
< 이 지역에서는 언제나 어린이 실종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지, >
< 대부분 이곳에서 죽은 피해 아동들이야. >
< 이곳에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오는것도 아니고, >
<어린아이들 중 스스로 이곳을 택한 아이는 없을테지 >
< 키즈카페라는 그럴듯한 겉모습에 어린아이들을 현혹시키며 죽였잖아 >
< 내가 안내자가 되어서, 더 이상의 어린아이들이 죽지 않도록 할거야 . >
꼬마는 동요한건지 눈동자가 흔들렸다.
< 난 그래서 이곳에 돌아왔어. 근데 네가 그랬지.. 나를 도와? >
< 웃겨, 넌 살인자야. 내 친구들과 나를 죽이려 한 >
< 나는 못된 어린애라서 , 안내원의 말 따윈 듣지 않아서 탈출했었어 >
< 순진했던 그 아이들은, 내친구들은 네 말을 따르다가 죽었어 >
" 잠깐, 뭔가 이상하다고, 그게 무슨말이야? "
" 죽어? 다들? 수칙은 분명 제대로..아니, ...설마 "
" 하하..설마 진짜로? "
꼬마는 정돈되어있던 머리카락을 잔뜩 엉망으로 만들어놓고는,
키득거리다가, 울다가.. 어쩐지 미쳐버린것 같았다.
진정된듯 고개를 숙이고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 그렇구나 "
" ....하나 알려줄게 "
" 나도 너와 마찬가지였어 "
" 너는 결국 오답을 낸거야 "
더 이상 들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 나는 달님존의 문을 열었다.
촤라락, 하고 책이 펼쳐지는 소리가 나면서, 어둠이 나를 감싼다.
뒤에서는 꼬맹이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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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정신을 차려보니, 꼬마는 온데간데 없었고,
키즈카페 홀이었다.
나는 검붉은 드레스를 입고있었고,
피부는 인형처럼 창백했다.
..성공이다!
아이들이 몰려오는 소리가 들린다 .
머리속에 수칙은 남아있다. 버블존에서 공을 전부 빼내면 어둠이 걷어지지.. 맞아,
버블존 뿐만 아니라 구른존, 하늘존, 햇님, 달님존까지 기억한다.
나를 향해 달려오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수칙을 알려준다.
< 환영해, 꼬마 신사 숙녀분들 >
< 여기는 의심할 여지없는 키즈카페, 아이들을 위한곳이야. >
< 몇가지 수칙이 있는데 , 들어줄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