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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할매의 속삭임

[소설]7살 짜리 딸과 나눈 기괴한 대화

작성자파두|작성시간26.05.23|조회수3,094 목록 댓글 9

 

출처 : https://www.dmitory.com/horror/185125085



“아빠, 아빠! 방금 좀비를 봤어요!"

부엌에서 차를 우리고 있는데, 딸이 후다닥 뛰어 들어오면서 외쳤다.
아이는 뒷문으로 거의 뛰어들다시피 들어와서 발이 꼬여 넘어질 뻔 했다.
난 주전자에서 끓는 물을 머그잔에 부으면서 힘겹게 돌아보았다.

“오, 정말?”

“네, 정말요!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고 엉망진창이었어요, 진짜 징그러웠어요, 아빠!”

난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주전자를 내려놓고 우유를 집어 들었다.

정말이지 밤에 TV볼 때는 더 주의해야겠다.
로시는 밤에 몰래 계단 밑으로 내려오는 버릇이 있었다.
그리고 지난주엔 내가 워킹 데드를 보는 걸 몰래 같이 보았다.

그 다음부터 온통 좀비 생각만 가득한 것 같았다.
그게 진짜가 아니라고 계속 말해 주어도 별로 달라지는 건 없어 보였다.

“아가야, 우리 좀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기로 했지?”

난 머그컵에서 티백을 꺼내 쓰레기통에 버렸다.

“네가 계속 좀비 얘기를 하면, 아빠가 또 엄마한테 혼난다고 말했잖니”

“네, 근데 진짜로 제가 봤어요”

“응, 아가, 하지만 어제 내가 뒤뜰을 두 번이나 확인했잖니. 그리고 장담하는데 거긴 노-좀비 구역이야”

“아뇨, 뒤뜰에 있는 게 아니에요”

“응?”

“좀비를 뒤뜰에서 본 게 아니에요”

난 머그컵을 반쯤 입에 가져가다, 다시 내려놓았다.
난 로시를 향해 돌아섰다.
아이의 머리카락은 바람에 날려있었고 뺨은 발그레 한 게, 계속 뛰어다닌 듯 했다.

“얘야”

난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엄하고, 아빠-심기가-불편해요 목소리를 냈다.

“아빠가 몇 가지 물어볼게 있어, 그리고 정직하게 대답해줬으면 해. 너 또 바깥 길에서 놀았니?”

물어볼 필요도 없는 질문이었다.
벌써 답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로시는 정원에서 혼자 노는 건 허락받았었다.
그리고 가끔은-우리에게 허락을 먼저 받으면-집 뒤쪽 길에 나있는 길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게 우리가 아이에게 허락해준 전부였다.
이 동네는 꽤 안전한 곳이지만 요즘은 조심해서 나쁠 게 없는 세상이니까.

몇 달 전엔 몇 블록 옆의 골목에서 빈집 털이 사건이 있었고, 작년엔 고속도로에서 누군가 강도도 당했다.
몇 년 전엔 옆 동네에서 작은 남자아이가 실종되기도 했었다.

물론 거기가 여기서 꽤 떨어진 곳이긴 하지만 수색이 흐지부지 되기 전까지 며칠 동안 전국 방송을 타기도 했던 사건이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부모들은 더 조심스러워졌다.

로시가 나이를 먹으면서 모험심이 가득한 여자아이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린 경계를 설정해 줘야 했다.

그리고 가끔씩 로시는 그 경계를 넘기도 했다.
허락 받은 곳 보다 더 멀리 자전거를 타고 나가기도 하고 우리가 불러도 뜸을 들이면서 돌아오기도 했다. 이번처럼 뒤뜰에서만 놀아야 하지만 몰래 빠져나가기도 하고.

로시를 가만히 쳐다보자 아이의 얼굴이 점점 빨개지는 게 보였다.
눈을 부엌 바닥으로 돌리고 발가락을 꼼지락거렸다.

“아빠, 저 진짜 쪼끔만 나갔다 온거에요.”

아이가 말했다.

“정말이에요, 저는 핸더슨 아저씨랑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왜냐하면 아저씨를 뒤뜰에서 봤거든요. 제가 인사드렸더니 깜짝 놀라시지 뭐에요?”

난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나 그럴 줄 알았다.
핸더슨씨가 로시의 좀비였다.
어제는 우체부였고, 그저께는 또 다른 이웃이었다.
난 차를 홀짝 마시고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핸더슨씨는 솔직히 말해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좀비처럼 보이기는 했다.

그 노인은 혼자 살고 있는데, 족히 100살은 되어 보였다.
검버섯이 온 얼굴에 나 있었고, 피부는 쭈글 쭈글해진 풍선 같았다.

전에 한번 울타리 너머로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있었는데 그런 외모에도 불구하고 꽤나 괜찮은 사람 같았다.
그저 조금 외로워 보였을 뿐.
난 로시가 그를 좀비라고 부르게 할 수는 없었다.

“잘 들으렴, 아가야. 난 네가 멀리 가거나 그러진 않았다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넌-“

“그리구 바로 돌아왔어요 아빠!”

로시가 끼어들었다.
아이는 이제 날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커다랗고 파란 눈인 애원하는 기색을 담고 날 향했다.

“약속해요! 게다가 아저씨가 아이스크림을 준다고 했을 때도 싫다고 했어요! 왜냐하면 아빠가 제가 모르는 사람들에게 물건을 받는 걸 싫어하시는 걸 알고 있거든요!”

난 대답을 하려고 입을 벌렸다.
그리고 잠시 멈췄다.

“그 사람이 너한테 아이스크림을 준다고 했니?”

“네! 하지만 싫다고 했어요! 핸더슨 아저씨는 정말로 제가 안에 들어와서 아이스크림을 먹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전 집에 가야 한다구 대답했죠!
그리고 바로 집에 와서 좀비를 봤다구 말씀드리려 했어요. 그리구…”

로시는 이제 횡설수설하고 있었다.
목소리가 모터처럼 높아졌다.
하지만 난 다른데 신경을 쓰고 있었다.
로시가 방금 전 말한 내용이었다.

핸더슨 아저씨는 정말로 제가 안에 들어와서 아이스크림을 먹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난 차를 한 모금 더 마시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건 좋지 않은데.
난 이웃들이 우리 딸아이와 이야기하는 건 아무렇지도 않다.
하지만 그들이 집 안으로 초대하는 건 다른 문제다. 부모인 우리도 없는데.

그가 그저 친절하고 외로운 노인이라도 말이다.
난 시간 날 때 핸더슨 씨를 찾아가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에게-물론 친절하게 하지만 확고하게-내 생각을 말하기로 했다.

하지만 결국 난 그럴 기회를 가질 수 없었다.
왜냐하면 내가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은 다음 순간 로시가 다른 말을 했기 때문이다.
다른 모든 생각을 날려버릴 만한 말이었다.
날 얼어붙게 하는 내용이었다.

“아빠, 정원에서 노는 걸 금지하지 말아 주세요. 다시는 몰래 나가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요. 좀비한테 잡아먹히고 싶지 않단 말이에요.”

“로시, 정원에서 노는 걸 금지하려는 게 아니란다. 하지만 다른 약속을 몇 가지 해주렴. 먼저, 다른 사람을 좀비라고 부르는 걸 그만 둬야 해. 핸더슨씨는 조금 나이가 드셨을지 몰라도 좀비는 아니란다.”

로시가 얼굴을 찌푸렸다.

“안 그랬는데요”

“안 그랬다니 그게 무슨 말이니? 방금 여기 들어와서 핸더슨 씨를 좀비라고 불렀잖아”

“아니에요 안 그랬어요. 핸더슨 아저씨는 좀비가 아니에요. 아저씨 집에서 좀비를 봤지만 아저씨는 좀비가 아니에요."

나는 얼굴을 찌푸렸다.
차를 한모금 더 마실까 생각했지만 다시 내려놓았다.

“그게 무슨 말이니 아가야? 아저씨네 집에서 다른 사람을 본 거니?”

“네! 좀비요 아빠! 제가 아저씨랑 이야기 하는 동안 지하실 창문에 붙어 있는 걸 봤어요!”

척추를 타고 소름이 쭉 돋았다.

“뭐라고?”

“그래요 정말 무서웠어요. 얼굴이 완전히 뭉개지고 피투성이었어요. 그리고 입은 쩍 벌리고 있었구요. 마치 저한테 비명을 지르는 것처럼 말예요. 하지만 제일 헷갈렸던 게 뭔지 아세요 아빠?”

난 침착한 목소리를 내려고 노력하며 말했다.

“뭔데?”

“그게 전 애들도 좀비가 될 수 있는 줄 몰랐거든요. 어른들만 좀비가 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제가 틀렸나 봐요 왜냐면 핸더슨 아저씨네 지하실에 있던 건 어린 애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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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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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엘니뇨라니뇨WTO예 | 작성시간 26.05.24 핸더슨 시발롬아
  • 작성자카트라이더 : 드리프트 | 작성시간 26.05.24 핸발놈아
  • 작성자출근하자마자퇴근시켜달라 | 작성시간 26.05.24 이미칭럼이
  • 작성자사지마세요입양하세요 | 작성시간 26.05.24 그럼 몇년전 실종됐던 아이가?!!
  • 작성자굴보쌈냠냠 | 작성시간 26.05.24 ㅅㅂ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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