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리사가 죽은 지 2년이 지났다.
그 이후 우리 가족은 완전히 달라졌다.
원래도 완벽한 가족은 아니었다.
세상에 완벽한 가족이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리사의 죽음은 우리를 산산조각 냈다.
아버지는 이제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
어머니는 온갖 자선 행사에 매달리며 자신을 바쁘게 만든다.
그리고 나는...
그 자리에 멈춰 서 있다.
분노에 사로잡힌 채, 누군가를 원망할 대상을 찾으면서.
리사는 우리 가족을 하나로 묶어주던 사람이었다.
따뜻했고, 사교적이었으며, 언제나 웃고 있었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끌리는 그런 사람이었다.
등산과 사진 찍기를 좋아했고, 무엇보다 자연을 사랑했다.
그래서 그녀의 죽음은 (공식적으로는 사고사로 결론 났지만) 어쩐지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답게 느껴졌다.
등산 중 발을 헛디뎌 계곡 아래로 추락했다.
적어도 경찰 보고서에는 그렇게 적혀 있었다.
하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왜 아직도 그녀의 유령이 떠나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걸까?
리사의 전 남자친구 맷은 원래 우리 가족과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리사와 약 1년 정도 사귀다가 차였다.
리사는 그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통제하려 들고, 집착이 심하며, 끊임없이 문자와 전화를 보내고, 예고 없이 나타나는 사람.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기만 해도 비꼬는 말을 하곤 했다.
어느 날 리사는 농담처럼 말했다.
"맷은 완전 집착남이야."
그때는 웃어넘겼다.
하지만 사실은 웃을 일이 아니었다.
헤어진 뒤에도 맷은 받아들이지 못했다.
계속 문자를 보냈고, 음성 메시지를 남겼으며, 심지어 리사가 일하는 곳으로 꽃까지 보냈다.
리사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곧 질려서 포기하겠지."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장례식 전까지는.
맷은 장례식에는 오지 않았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일주일 뒤, 그는 우리 집 현관에 나타났다.
비가 내리던 목요일이었다.
어머니가 문을 열자 그는 백합 꽃다발을 들고 서 있었다.
리사가 가장 좋아하던 꽃이었다.
"조의를 표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그는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조용히 말했다.
마치 자신이 상처받은 사람처럼 보이려는 듯한 표정이었다.
거절을 잘 못하는 어머니는 결국 그를 집 안으로 들였다.
맷은 거실 소파에 앉아 리사 이야기를 했다.
문제는 그 말투였다.
마치 우리보다 리사를 더 잘 알고 있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그녀의 웃음소리.
그녀의 미소.
팬케이크에 시럽을 잔뜩 뿌려 먹던 습관.
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턱을 꽉 다문 모습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
맷이 돌아간 뒤 나는 어머니에게 물었다.
"왜 저 사람을 들여보낸 거야?"
어머니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저 사람도 슬픈 거잖니."
하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맷은 슬퍼하는 게 아니었다.
그는...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그 후 몇 달 동안 맷은 계속 나타났다.
가족 바비큐 파티.
명절 식사.
심지어 아버지 생일에도.
언제나 초대받지 않은 채.
언제나 핑계를 대며.
"어머니가 괜찮다고 하셨어요."
"리사도 제가 오길 바랐을 거예요."
부모님은 자신의 슬픔에 눈이 멀어 있었다.
어머니는 말했다.
"저 사람은 해롭지 않아."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특히 그가 이상한 질문들을 하기 시작한 뒤부터는.
지난 크리스마스였다.
맷이 부엌에서 나를 붙잡았다.
"리사는 나한테만 보여준 모습이 있었어."
그가 말했다.
나는 몸이 굳었다.
"무슨 뜻인데?"
그는 가늘게 웃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이야기들을 나한테는 했거든."
"예를 들면?"
그의 미소가 더 짙어졌다.
"죽는 게 두렵지 않다고 했어."
그날 밤 나는 리사의 일기장을 뒤졌다.
리사는 뭐든 기록하는 사람이었다.
생각, 계획, 장보기 목록까지.
대부분은 평범했다.
노랫말.
낙서.
사소한 메모들.
그러다 한 페이지를 발견했다.
"맷이 나를 따라다니는 것 같다.
문자를 멈추지 않는다.
자꾸 자신만 아는 무언가가 있다고 말한다.
점점 그 사람을 떨쳐낼 수 없다는 기분이 든다."
나는 그 일기를 어머니에게 보여주었다.
이번에는 어머니도 이해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손사래를 쳤다.
"리사는 원래 좀 과장하는 면이 있었잖니."
며칠 뒤.
나는 집 근처 길가에 주차된 맷의 차를 발견했다.
처음이 아니었다.
예전에도 몇 번 본 적 있었다.
그때마다 우연이라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알 수 있었다.
그는 우리 가족을 지켜보는 게 아니었다.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지난주.
아버지 생일이었다.
맷은 또 나타났다.
리사가 사줬을 법한 선물이라며 등산 코스 사진집을 들고.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부모님이 없는 곳으로 그를 끌고 나갔다.
"도대체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내가 쏘아붙였다.
그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조의를 표하는 중이야."
"리사는 널 차였어. 너랑 엮이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
그 순간 그의 눈빛이 변했다.
"그 애가 그렇게 말했어?"
"그래."
그는 한 걸음 가까이 다가왔다.
그리고 속삭였다.
"그 애는 나한테도 많은 걸 말했어."
그 후 그가 한 말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나도 그날 거기 있었어."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뭐?"
그는 차갑게 웃었다.
"그 애는 떨어진 게 아니야."
"날 바라보며... 놓아달라고 했지."
속이 뒤집혔다.
"거짓말이야."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럴까?"
그리고 말했다.
"만약 실수로 떨어진 거라면... 왜 비명을 지르지 않았을까?"
그날 밤 나는 경찰에 신고했다.
스토킹.
일기장.
그리고 그 고백까지.
전부 말했다.
다음 날 경찰이 그의 아파트를 찾아갔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가구도.
옷도.
그가 거기 살았다는 흔적조차.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났다.
나는 부모님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해도 믿지 않을 것 같았다.
매일 밤 문단속을 두 번, 세 번 확인한다.
침대에 누워 휴대전화를 움켜쥔 채 잠을 이루지 못한다.
어젯밤.
나는 다시 리사의 일기장을 꺼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혹시 뭔가 놓친 게 있을까 해서였는지도 모른다.
답을 찾고 싶었는지도.
그런데...
이번에는 이상한 것이 있었다.
마지막 페이지.
분명히 전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던 페이지.
그곳에 검은 잉크로 휘갈겨 쓴 문장이 하나 적혀 있었다.
"그는 지켜보고 있는 게 아니야."
"이미 안에 들어와 있어."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엄마,쟤흙먹어 작성시간 26.06.08 모든 일엔 그성별이... 근데 마지막 말 이해가 안가는데... 들어와있다는게 맷 영혼이 리사에게 들어와있어서 리사가 스스로 죽은거라는 건가?
-
답댓글 작성자탑골공원 작성시간 26.06.08 일기장에 못보던 메세지를 멧이 쓴듯...
이미 들어와 있다는게 집안 -
답댓글 작성자오늘은짬뽕 작성시간 26.06.17 리사의 영혼이 아직 떠나지 않는다 느낀대잖아
리사의 일기장에 떠나지 않은 리사의 영혼이 맷이 스토킹 하는게 아니라 집에 이미 침입해서 숨어있다고 알려준거 -
작성자엘니뇨라니뇨WTO예 작성시간 26.06.08 그럼 이제 조용히 처리하는 일만 남았다
-
작성자부자될 여시 작성시간 26.06.11 맷 도랏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