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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할매의 속삭임

[소설]아들은 '닭 이빨'을 모았다. 그게 대체 뭔지 진작 알았더라면 이렇게까지 되진 않았을 것이다.

작성자파두|작성시간26.07.05|조회수1,414 목록 댓글 3

 

출처 :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1j4gdel/my_sons_been_collecting_chicken_teeth_i_just_wish/

몇 년 전, 나는 아들과 함께 살 농장을 하나 샀다.
처음에는 단순한 취미였다.
전처가 세상을 떠난 뒤 그 슬픔을 잊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제법 규모 있는 작은 사업으로 성장했고, 나는 근처 식당들에 농산물을 납품하게 되었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었다.
새 여자친구인 민디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녀를 만난 뒤부터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우편함에는 생쌀 몇 알, 시든 꽃다발 그리고 믿을 수 없게도 내가 잃어버렸던 결혼반지까지 들어 있었다.

동시에 뒤뜰 닭장에서는 닭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코요테나 늑대 짓이라고 생각했다.
움직임 감지 조명과 감시 카메라를 설치했지만 이상하게도 단 한 번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다섯 번째 장비까지 바꿔봤지만 결과는 같았고, 결국 포기했다.

그 무렵 아들 숀은 막 유치를 하나둘씩 빼기 시작했다.
첫 번째 이를 베개 밑에 넣어두고 '이빨 요정' 에게 1달러를 받은 뒤로는 돈을 받기 위해 이를 모으는 데 푹 빠져 버렸다.

어느 날 밤 숀이 검은 자갈 같은 것을 베개 밑에 몰래 넣는 걸 발견했다.

"뭐 하는 거야?"

내가 묻자 숀은 태연하게 말했다.

"닭 이빨이야. 이빨 요정을 속이려고."

나는 웃으며 말했다.

"숀, 닭한테는 이빨이 없어."

하지만 숀은 고개를 저었다.

"있어. 닭장에서 내가 직접 찾았는걸."

나는 아이의 상상을 깨고 싶지 않아 장단을 맞춰주기로 했다.

그날 저녁 우리는 손전등을 하나씩 들고 부엌 뒷문을 나와 농장으로 향했다.

숀은 자신이 말한 '닭 이빨' 을 찾겠다며 신이 나 있었다.

헛간을 지나칠 때였다.
뭔가 이상했다.
돼지들이 모두 깨어 있었고, 우리 한쪽 구석에 몰려 닭장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녀석들은 마치 과호흡이라도 하는 것처럼 짧고 빠르게 콧김을 내뿜고 있었다.

숀은 눈치채지 못한 건지 아니면 신경도 쓰지 않은 건지 "닭 이빨~ 닭 이빨~" 하며 즉흥적으로 만든 노래를 흥얼거리며 앞서 걸어갔다.

돼지 우리에서 멀어질수록 다른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질척거리는 소리.
무언가를 씹어 으깨는 소리.
분명 닭들을 죽인 놈이었다.
나는 재빨리 숀을 안아 들고 집으로 뛰어갔다.
아이를 집 안에 들여보낸 뒤 총을 가지러 다시 밖으로 나왔다.

소총을 들고 닭장으로 달려갔지만 방금 전까지 들리던 씹는 소리는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대신 닭장 바닥에는 닭의 피로 쓰인 문장이 하나 남아 있었다.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그 글을 다 읽는 순간 집 쪽에서 비명이 들렸다.
숀이었다.
나는 미친 듯이 집으로 뛰었다.
뒷문을 열려 했지만 잠겨 있었다.
다시 비명이 들렸다.
나는 문손잡이를 발로 계속 걷어차 마침내 문을 부쉈다.
집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바닥과 벽, 주방 조리대 곳곳에 닭의 피로 휘갈겨 쓴 문장들이었다.

'바람둥이.'

'거짓말쟁이.'

'불륜남.'

모두 읽을 시간은 없었다.
곧장 숀의 방으로 달려갔다.
문을 박차고 들어가자 숀은 침대 구석에서 이불을 눈까지 끌어올린 채 떨고 있었다.

"숀! 괜찮니?"

대답은 없었다.
대신 아이는 내 뒤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리고 눈앞에서 마주한 것은...

썩어 문드러진 전처의 시체였다.

그것은 괴성을 지르며 나를 덮쳤다.
나는 충격에 균형을 잃고 바닥에 넘어졌다.
시체는 내 얼굴을 물어뜯고 손톱으로 할퀴려 들었다.
나는 소총을 가슴 쪽으로 밀어 넣어 놈의 입을 간신히 막아냈다.

하지만 손에 땀이 차기 시작했고 총을 붙잡은 힘이 점점 빠져나갔다.

그때였다.
전처의 콧구멍에서 커다란 지네 한 마리가 기어 나오더니 왼쪽 눈 밑으로 파고들었다.

갑자기 시체가 물기를 멈췄다.
머리가 미친 듯이 좌우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마치 칵테일 셰이커처럼.
그리고 입을 벌렸다.
순간 수없이 많은 벌레와 곤충들이 폭포처럼 쏟아져 나와 내 얼굴을 뒤덮었다.

나는 몸을 굴려 총을 놓치고 얼굴과 입속의 벌레를 떼어내려 했다.

그 순간
전처가 내 팔을 물었다.
세게.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끔찍한 통증에 눈앞이 하얘졌다.
내 팔은 그녀의 턱에 축 늘어진 채 매달려 있었다.
비명을 지르며 힘껏 팔을 잡아당겼다.
그 과정에서 그녀의 썩은 작은 이빨 몇 개가 함께 떨어져 나왔다.

나는 뒤로 기어가며 더듬더듬 총을 찾았다.
운 좋게 손끝에 닿았다.
개머리판을 어깨에 대고, 산산조각 난 팔 위에 총열을 얹은 채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은 그녀의 얼굴을 꿰뚫었고, 코는 두개골 안쪽 어딘가로 날아가 버렸다.

그것은 바닥에서 꿈틀거리며 얼굴에 생긴 구멍으로 끈적한 액체와 벌레들을 끝없이 쏟아냈다.

나는 곧장 침대로 달려가 숀을 멀쩡한 팔 하나로 안아 들고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

전처의 처절한 울부짖음은 우리가 트럭에 올라탈 때까지 계속 따라왔고, 시동을 거는 순간 크게 켜진 라디오 소리에 겨우 묻혔다.

우리는 경찰서로 향해 미친 듯이 달렸다.
절반쯤 왔을 때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민디.
오늘 저녁 먹고 집에 오기로 했었다.
팔 하나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상태였기에 숀에게 휴대폰을 건네 민디에게 전화를 걸게 했다.

하지만 계속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갔다.
나는 그대로 차를 돌렸다.
집에서 한 블록 정도 떨어진 곳에 도착했을 때
민디의 차가 주차장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트럭을 잔디밭으로 미끄러지듯 몰아세운 뒤 숀을 차 안에 잠가 두고 혼자 집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집은 죽은 듯 조용했다.
너무 조용해서 내 숨소리조차 귀를 찢을 만큼 크게 들렸고, 삐걱거리는 마룻바닥 소리 하나하나가 마치 폭탄이 터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집 안 모든 방을 확인했고, 마지막으로 남은 곳은 침실뿐이었다.

문손잡이를 잡고 아주 조금 문을 열었다.
순간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악취가 밀려왔다.
숨을 크게 들이마신 뒤 참고 문을 활짝 열었지만 곧바로 구역질과 함께 기침이 터져 나왔다.

침대 위에는 민디가 누워 있었다.
배는 거대한 아이스크림 스쿱으로 도려낸 것처럼 텅 비어 있었다.

눈앞의 광경이 믿기지 않았다.
아마 충격 상태였던 것 같다.
왜 그랬는지 설명할 수 없지만,
나는 그녀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창문 사이로 들어온 달빛이 갈비뼈 끝을 비췄다.
까맣게 비어 있는 배 속에서 하얗게 드러난 뼈는 마치 거대한 괴물의 입속에 빽빽하게 늘어선 이빨처럼 보였다.

곁에 다가가자 이마에 무언가 새겨져 있는 것이 보였다.

'배짱도 없는 것.'

그 말은 민디가 아니라 나에게 하는 말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너무 깊게 파여 있어서 하얀 두개골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나는 뒤로 비틀거리다 아무렇게나 버려진 창자를 밟고 미끄러졌고, 곧바로 밖으로 뛰쳐나가 숀에게 돌아갔다.

트럭에 올라탄 뒤에야 정신이 들었다.
이 모든 일이 벌어지는 동안 나는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조차 전혀 몰랐다는 점이었다.
그 후 우리는 이사를 했다.
경찰에게는 정신 나간 여자가 침입해 우리를 쫓아낸 뒤 집에 돌아온 민디를 잔혹하게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전부 사실이었다.
경찰은 내 진술이 여러 정황과 맞아떨어진다고 했다.
하지만 범인은 끝내 찾지 못했다.
정확히 말하면...
전처의 시신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우리는 농장을 떠나 숨을 곳이 거의 없는 안전한 아파트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내가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따로 있다.
오늘 아침.
숀이 두 손을 꼭 모은 채 내게 달려왔다.

"아빠! 이것 좀 봐!"

아이는 손을 펼쳤다.
그 안에는 작고 검고 썩어 보이는 자갈 같은 것들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 아침에 침대 밑에서 닭 이빨을 또 찾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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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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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너는뉘기야 | 작성시간 26.07.05 다음은 네놈이다
  • 작성자고래를 타고 떠나는 여행 | 작성시간 26.07.06 다음은 네 차례겠네
  • 작성자파프리카 청춘이다 | 작성시간 10:58 new 죽음이 둘을 갈라놓을때까지만 결혼이 유효하다고 서약했잖아요ㅜ
    결혼 끝났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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