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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할매의 속삭임

[소설]성주시 구도심에 대해 아시는 분 있나요?

작성자파두|작성시간26.08.03|조회수3,246 목록 댓글 21

 

출처 : https://m.dcinside.com/board/napolitan/35411

저는 정신과 입원 치료를 오래 받았습니다.

망상장애라고, 현실과 동떨어진 망상을 진실로 믿는 병이었습니다.

제 경우에는 계속 무언가를 찾고 다녔다고 하더라고요.

뭘 찾아다니면서도 그게 뭔지 설명하라고 하면 지레 겁을 먹거나 뭘 찾던 중인지 잊어버렸다며 엉엉 울었다더군요.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주변 사람들은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치료를 위해서 정신과에 자주 다녀야 했죠.
지금은 다 나았습니다.

뭐 이게 중요한 건 아니고요,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으면서 다른 환자들도 많이 만나봤는데요

그중에 한 환자가 있었습니다.

30대쯤 되는 남성이었는데 저처럼 망상장애를 가지고 있었죠.

그뿐만이 아니라 건망증? 기억력이 약해지는 병이 있다고 했어요.

CT 결과 뇌에 해마 쪽이 쪼그라들었다 했던가?

뭐 제가 전문가도 아니기도 하고, 자세히 들은 것도 아니라 병명까지는 모르겠네요.

아무튼 이 환자가 특이한 이유는 주민등록이 안 돼 있었다는 거에요.

그냥 신분증만 없던 게 아니라 아예 출생신고가 안 돼 있었다는 거죠.

병원에서는 환자가 어느 순간 입원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관련 서류도 없고... 골치 아픈 거죠.

일단 환자를 밖에 내보낼 수도 없으니 병원 측에서 치료비를 대 주고 신분증에 관한 서류작업도 도와주셨다고 하더군요.

다른 환자들이 하는 말로는, 나타났을 때 가지고 있던 옷도 다 90년대에나 입을법한 옛날 옷이었다더라구요.

어디 납치됐었던 거라는 소문이 자자했죠.

이제부터가 본론입니다.

제가 퇴원하는 게 정해진 날이었어요.

그 남자가 제가 퇴원한다는 말을 들었는지 절 찾아왔더라고요.

"성주시 구 도심에 대해 아세요?"

그 환자가 물어봤습니다.

저는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한참 망상장애에 빠져있을 때 자주 언급한 곳이거든요.

성주시.

혹시나 하고 말씀드리는 거지만, 한국에 성주라는 도시는 없습니다.

성주군은 있지만, 여기도 도시였던 적은 없죠.

이 남자와 나는 어떻게 같은 내용의 망상을 공유하게 된 걸까요?

저는 그 남자에게 성주시가 뭐냐고 물었지만, 남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만 할 뿐이었습니다.

퇴원 후, 저는 인터넷에 성주시에 대해 검색해 봤습니다.

당연히 대부분의 검색 결과는 성주군에 관련된 내용이었습니다.

성주군, 성주 참외, 성주문화축제...

그럼 그렇지... 우연이었나? 싶을때

한 오래된 블로그를 발견했습니다.

두서없이 쓰인 글이지만, 내용을 읽을수록 설명하기 힘든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아래 있는 글은 그 블로그의 게시물을 제가 읽기 쉽게 정리해 온 겁니다.


블로그 대문

#성주시 #성주시 구도심

성주시 구도심 탐사하며 알게 된 내용을 메모하기 위한 개인 블로그입니다.

혹시 저 말고도 성주시 구도심을 방문하실 분이 있을까 봐 전체 공개로 글을 씁니다.

성주시 구도심 위치와 지역에 관한 정보

지도에서 노란 선으로 구분한 곳이 구도심의 위험구역입니다.

이곳은 옛날, 성주역이 활발히 운영될 때 번화가였습니다.

하지만 성주시의 공장단지가 망한 후, 성주시 인구가 줄어들어 도시 상권도 죽어버렸습니다.

그 때문에 구도심도 지금은 텅텅 빈 유령도시처럼 변해버렸습니다.

낮에는 구도심에 들어가도 안전합니다.

평범한 노인들이 가끔 산책하지만 오래 머물진 않습니다.

낮에도 영업 중인 곳은 몇 없습니다.
낡은 옷 가게나 롯데리아 정도?

시에서 구도심을 살리겠다고 창업지원을 포함한 지원 계획을 세운 적 있지만 전부 잘 되진 않았습니다.

밤에도 구도심에 오래 있지 않는다면 위험하진 않습니다.

구도심에서 차도를 보고 있으면, 자동차나 버스도 자주 지나다닙니다.

하지만 어떤 차도 이곳에서 멈추진 않습니다.

구도심에 오래 있는 건 위험한 것 같습니다.

'개구리 아저씨'를 만날 위험도 있고, 구도심에 오래 있을수록 두통이 심해집니다.

어디서나 시간을 볼 수 있도록 아날로그 시계를 차고 다녀야 합니다.


구도심에 챙겨가야 할 물건.

스마트폰 (잘 숨길 수 있도록 작으면 좋다.)

손목시계 (되도록이면 시침 분침이 있는 아날로그 시계로)

유행을 타지 않거나 옛날에 유행하던 복장.

노트나 수첩 등의 필기도구.

현금. (카드는 안됨)

두통약.


중요한 점.
여차하면 도망가야 하니 짐을 많이 챙기지는 마세요.


지금까지 확인 해본 곳

1. 구) 성주극장

성주극장은 90년대에 성주시 유일한 극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성주시 구도심이 점점 쇠락하고, 대기업들이 영화관 관련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하면 2009년에 경영 적자를 이유로 폐업했습니다.

그 후 성주시에서 이 극장 건물과 설비를 구매해 청소년문화지원사업을 추진했지만, 구도심의 다른 지원사업이 그렇듯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서 잊혀졌습니다.

극장 건물은 낮에는 잠겨있지만, 해가 진 후에는 열려있습니다.

극장 1층은 문화지원사업 사무실(잠겨있음)과 화장실, 쓰레기로 가득 찬 상영장 두개가 있습니다.

상영관과 화장실은 특이한 점은 없습니다.

만약 급하게 숨어야 한다면 상영관 쓰레기 밑으로 숨는 것이 좋습니다.

극장 엘리베이터는 배선이 끊겨있는지 이용할 수 없습니다.

극장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영화 포스터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이 포스터들은 극장을 방문할 때마다 조금씩 달라집니다.

또 한 이 계단을 계속해서 올라가도 포스터가 가득한 벽만 나올 뿐 2층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계단을 얼마나 올라갔든, 계단을 내려갈 때는 금방 1층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만약 영화 포스터 속 인물들이 쳐다보는 것 같다면, 바로 1층으로 내려가 상영관 안에 숨으세요

포스터가 소리를 내면, 아저씨가 극장에 옵니다.

만약 포스터 속 인물이 한 명이라면 포스터의 입을 손이나 가방 등으로 막아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포스터들의 영화가 한가지로 통일될 때가 있습니다.

그때에는 스마트폰을 숨기고 영화 포스터를 감상하는 척하세요.

관람객들이 내려오면 곁눈질로 관람객 중 노란 옷을 입은 여자가 있는지 확인하세요.

노란 옷을 입은 여자가 있다면 얼굴을 확인해야 합니다.


2. 카페 거리

성주시 구도심 살리기 기획에 일환으로, 성주시는 청년 사장들에게 창업지원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했었습니다.

지금은 전부 망했습니다.

아직까지 영업 중인 가게도 6시면 가게 영업을 종료합니다.

밤에 구도심 카페거리를 방문하면 (사실 낮에도) 대부분의 카페는 문이 잠겨있을 겁니다.

(얼굴이 비쳐 보이는 이미지는 가렸습니다.)

이 사진처럼 바닥에 무언가 흘린 자국이 있거나 안에서 사람이 보고 있다면, 곧 가게가 영업을 시작합니다.

가게 문 앞에서 기다린다면, 곧 가게의 불이 켜지고 가게 안 화장실, 창고, 서랍장 밑 전등 배선 틈에서 손님들이 나옵니다.

잠긴 문을 열어주진 않습니다.

다행히 대부분의 경우 밖에서 손님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노란 옷을 입은 여자가 있다면 얼굴을 확인해야 합니다.

가게 문을 잡고 계속 열려고 시도하면 손님들이 화난 얼굴로 이쪽을 쳐다봅니다.

어차피 문은 잠겨있으니, 얼굴을 확인한 후 도망갈 시간은 충분합니다.


3. 롯데리아

구도심에서도 롯데리아는 24시간 동안 영업합니다.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아르바이트생이 카운터를 보고 있고, 조금 나이 든 여성이 주방 안에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일반인이 맞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나이 든 여성이 주방에서 나와 절 무섭게 쳐다봐서 의심했지만 아침이 되니 유니폼을 갈아입고 퇴근하더군요.

그냥 콜라 하나 시켜놓고 밤새도록 앉아 있어서 쳐다본 것 같습니다.

저 말고 다른 손님은 없었습니다.

위험한 상황이라면 이곳으로 도망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지갑에는 고작 5만원만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4. 식당

은행 건물 건너편 나무문으로 되어있는 식당입니다.

나무문은 자물쇠로 잠겨있지만, 쉽게 넘어갈 수 있습니다.

안에 불이 꺼져있으면 조용히 나와야 합니다.
건물 방범 장치가 시끄러웠습니다.

불이 켜져있다면 창문을 통해 주방을 확인해야 합니다.

주방에는 여러 명의 손님과 요리사가 있을 겁니다.

식당에 방문할 때마다 요리사와 메뉴가 달라집니다.
주의해서 관찰해야 합니다.

요리사는 무조건 검은색 반팔 티셔츠를 입습니다.

요리사가 아래 세 사람 중 하나라면 자연스럽게 가게에 들어가 앉아야 합니다.

가게에 앉으면 다른 손님들도 주방에서 나와 앉을 텐데 그중 노란 옷을 입은 여성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노란 옷을 입은 여자 손님이 있다면 바로 얼굴을 확인해야 합니다.

중화요리.
요리사가 생긴 것과 다르게 친절합니다.

근데 갈 때마다 라조육이라는 메뉴를 추천합니다.

가격이 비싸서 시켜보진 못했습니다.

다만 라조육을 시킨 손님들은 다들 음식을 받고 다시 주방으로 들어갑니다.

양식.
요리사가 우울한 표정으로 주방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메뉴는 아무거나 주문해도 되지만, 나폴리탄은 주문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그걸 먹으면 두통이 심해집니다.

일식.
요리사가 엄청 활기차게 인사합니다.

하지만 인사를 받아주면 서비스를 주니 대답하지 마세요.

메뉴는 어떤 걸 주문하든 상관없습니다.
소지 예산을 넘어도 좋습니다.

하지만 빨리 먹어야 하니 너무 뜨겁거나 양이 많은 것을 시키진 마세요.

식당의 손님들이 전부 요리를 받고 나면 요리사가 주방 밖으로 나와 마구로카타이쇼! 마구로카타이쇼! 라고 소리칩니다.

그러면 주방에서 알몸의 사람이 따라 나오는데 제 기억이 맞다면 라조육 손님이었던 경우가 꽤 있습니다.

요리사와 손님이 식당 한가운데에 나오면 손님들이 신나하며 그들을 둘러쌉니다.

그 틈에 음식을 먹고 도망가면 돈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일식 요리사가 아닌 경우에는 음식값을 지불해야 하는데 카드는 받지 않으니 무조건 현금을 지참해야 합니다.

소지금이 부족하면 출구 근처에 앉아야 합니다.

음식은 아무거나 주문한 후 빠르게 손님들을 확인한 후 노란 옷을 입은 여자가 없다면 바로 도망가야 합니다.

만약 위 세 명의 요리사가 아닌 다른 요리사가 주방에 있거나 요리사가 없다면 도망가야 합니다.


5. 미용실

가끔 미용실에 불이 켜져 있습니다.

그럴 때는 창가에 손님들이 앉아 있습니다.

창가의 손님 중 노란 옷을 입은 여자가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노란 옷을 입은 여자가 있다면 얼굴을 확인한 후, 왼쪽 눈 아래에 점이 있다면 빠르게 미용실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이때는 상황이 시급하니 눈으로 확인이 어려울 시 스마트폰 배율 카메라를 이용해도 좋습니다.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미용실을 오래 쳐다보면 안 됩니다.

손님들 머리를 진짜로 자릅니다.


아직 확인하지 못한 곳

1. 교회

사람들이 밤마다 찬송가를 부릅니다.

낮에 방문해 봤을 때는, 문도 잠겨있고 우체통에 고지서도 잔뜩 쌓여있습니다.

문 앞에서 감시해도 들어가거나 나가는 인원은 없습니다.


2. 여관

낡은 여관입니다.

문 안쪽에서 쇠사슬과 자물쇠로 잠겨있습니다.

가끔 밤에 창문이 열리는 방이 있습니다.

아마 벽을 타고 가면 안에 들어갈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3. 의원

00의원이라는 글자가 붙어있던 흔적이 있는 건물입니다.

하지만 구도심에는 의원, 병원 등의 건물이 있던 적이 없습니다.


조심해야 할 것

1. 개구리 아저씨

아저씨를 만나면 기억이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아저씨를 만난 기억이 없지만 어느 순간 노트에 이런 내용이 적혀있었습니다.

만약 체크무늬 옷을 입고 눈이 큰 사람을 보면 도망가거나 숨어야 합니다.


2. 유리창 얼굴

구도심에서 밤에 혼자 유리창 앞에 있다 보면 이런 얼굴들이 나타납니다.

얼굴들이 하는 말을 오래 듣고 있으면 두통이 심해집니다.

이 얼굴들을 찍은 사진 또한 말을 겁니다.

이 얼룩이 찍힌 사진이 있다면 사진을 수정하거나 잘라 내 얼굴을 가려야 합니다.


3. 최신 물품 들키지 않기

특히 스마트폰

구도심 사람들은 스마트폰 같은 최신 물건을 보면 무섭게 바라봅니다.


절대 잊으면 안 되는 거

박민지 노랑 옷 볼에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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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셜록홀즈 | 작성시간 26.08.09 너무 너무 리얼해 이런거 창작하는사람들 너무 신기해
  • 작성자맛좋은산이 | 작성시간 26.08.12 그래서 자꾸 노란옷 여자있으면얼굴을 확인하라고했구나
  • 작성자복덩이옥수수 | 작성시간 26.08.13 오아
  • 작성자나무너무나무 | 작성시간 26.08.16 냠냠 더줘요.
  • 작성자chocol | 작성시간 26.08.20 화자가 박민지고 남성이 저 블로그 작성자인가 보네 기억력이 약해지는 것도 옛날 옷 입은 것도 성주시 구 도심 때문에 그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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