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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할매의 속삭임

[기타]일제강점기 당시 신문에서 연재되던 괴담 1

작성자흥미돋는글|작성시간07:44|조회수289 목록 댓글 2

 

출처 : https://arca.live/b/spooky/179725692?mode=best&p=1

 

 

 

곧 광복절이라 관련 괴담을 탐방하던 도중 일제강점기 시대에 괴담이 신문에서 연재된 적이 있다고 해서 여기에도 공유해봅니다.


1920~30년대 조선에서는 ‘괴담’이 신문, 잡지의 대중 콘텐츠로 본격적으로 자리 잡고 있었고. 그 중에서 매일신보에는 실제로 괴기행각(怪奇行脚)이라는 괴담 연재 파트가 따로 존재했습니다.



매일신보는 일제 강점기에 발행된 조선총독부의 한국어 기관지로, 조선인이 독자적으로 신문을 발행하는 것이 강하게 제한되었던 시기에 매일신보는 한국어로 조총독부의 정책과 식민통치 논리를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이었습니다.



여기서 매일신보의 괴담 연재 파트인 괴기행각이 흥미로워집니다.

매일신보를 단순히 총독부 선전 신문이라고만 생각하면 정치기사만 가득했을 것 같지만 실제 지면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남아 있는 지면을 보면 정치, 경제, 사회 기사뿐 아니라 연재소설, 문예, 오락, 생활기사, 스포츠, 광고와 각종 읽을거리가 함께 실렸습니다.



이는 신문이 선전 기능을 수행하려면 우선 사람들이 매일 사서 읽는 신문이어야 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독자의 흥미를 끄는 연애 이야기, 범죄담, 기담, 괴담, 해외의 신기한 이야기 같은 대중적 읽을거리도 적극적으로 실렸습니다.



이 점에서 괴기행각은 당시 신문의 대중 오락 콘텐츠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한 자료이며, 특히 그 당시 사람들이 직접 제보한 괴담들이기 때문에 일제강점기 때의 한국 사람들의 시대상과 정서를 이해할 수 있는 문화적 자료입니다.



비록 조선총독부가 운영한 신문이었지만 괴담을 읽어보고 일제강점기 시대의 분위기와 사람들의 생각을 들여다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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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루방 애화(哀話)




필자가 사는 고을, 경상북도 영일군에는 기계면이라는 곳이 있다.



조그마한 장터가 있는 산촌이다.



비록 산골이지만 장터가 서는 곳인 만큼 여러 지방 사람들의 왕래가 제법 잦았고, 갖가지 물건도 많이 모였다. 특히 바가지나 방망이, 홍두깨, 판자 같은 나무 제품의 거래가 활발해 인근 고을에서도 제법 이름난 곳이었다.



이 이야기는 바로 그 기계에서 있었던 일이다.



장날 다음 날이었다.



때는 가을이었고, 아침부터 비가 몹시 내렸다.



이곳저곳 주막에는 등짐장수와 행상인, 온갖 나그네들이 비에 발이 묶인 채 모여 있었다. 대부분 이곳저곳을 걸어 다니며 장사를 해 먹고사는 사람들이었으므로, 비가 내리는 것은 그들에게 무엇보다 큰 타격이었다.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리다가 더는 견디지 못하고 빗속을 무릅쓰고 길을 떠나는 사람도 있었다. 반대로 아예 체념한 듯 주막방에 늘어져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었다.



서로 다른 지방의 사투리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고담책을 읽는 사람, 노름을 하는 사람, 헌옷을 깁는 사람, 며칠 동안 쌓인 피로를 풀겠다며 낮잠을 자는 사람까지…….



어쨌든 모두가 비 때문에 답답하고 무료해하고 있었다.



그중 한 주막에는 나이가 거의 여든은 되어 보이는 백발의 늙은 등짐장수 하나가 앓아 누워 있었다.



감기에 걸린 탓에 지난 장날부터 그 주막에 머물며 몸져누운 것이었다.



노인은 연신 기침을 하다가 문득 저쪽 벽에 기대 앉아 자꾸만 자신을 곁눈질하는 한 소년을 발견했다.



소년의 나이는 겨우 열다섯이나 열여섯쯤 되어 보였다. 하지만 말씨와 행동은 나이에 비해 무척 얌전하고 민첩했다.



노인은 소년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소년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노인의 얼굴을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눈길은 몇 번이고 마주쳤다.



소년은 어쩐지 마음이 조마조마한 듯했고, 노인 역시 그 소년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잠시 뒤 소년은 방 안에 모인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이야기 하나를 들려주어도 좋겠느냐고 물었다.



사람들은 무료하던 참이라 반갑게 허락했다.



소년은 앓아 누운 노인에게 연신 묘한 시선을 보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소년에게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이 이야기 하나를 들려주는 것 외에는 별다른 삶의 목적이 없는 듯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찾아가고, 그곳에 도착하면 한 편의 슬픈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그것이 지난 몇 해 동안 소년이 해온 유일한 일이었고, 곧 그의 생활이었다.



소년은 조금도 막힘없이 유창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이미 수백 번은 되풀이했을 이야기였다. 그날 역시 벌써 여러 번째 주막방을 찾아 이야기를 들려주는 참이었다.



어디를 가든 소년이 하는 이야기는 언제나 하나뿐이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



노인은 본래 황해도 사람이었다.



한때 참봉 벼슬도 지냈고 살림도 꽤 넉넉했다. 노비와 식솔을 거느리고, 풍경 소리가 달그락거리는 커다란 기와집에서 책이나 읽으며 나름대로 태평한 생활을 누리던 사람이었다.



그 사람을 김참봉이라 했다.



김 참봉에게는 하나뿐인 아들이 있었다.



딸 하나라도 더 있었으면 했지만, 조강지처를 잃은 뒤 새 아내를 맞아들였어도 자식은 더 생기지 않았다.



하나뿐인 아들이고 집안 형편도 넉넉했으니 김 참봉은 일찍부터 좋은 집안의 규수를 골라 며느리로 들이고 싶어 했다.



아들은 겨우 열일곱 살의 어린 나이에 장가를 들었다.



그런데



가장 행복해야 할 첫날밤, 그는 돌아올 수 없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잠을 자던 신부가 문득 눈을 떴을 때였다.



그녀의 눈앞에는 차마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신랑의 머리가 사라져 있었다.



그리고 새빨간 피가 신방 안을 흥건히 적시고 있었다.



신부는 불이라도 붙은 듯 사랑방으로 뛰쳐나가, 상객으로 와 있던 시아버지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김 참봉으로서는 그 말을 곧이 듣기가 너무나 억울하고 기막힌 일이었다.



“양반의 집안에 어찌 이런 일이 있단 말이냐!”



김 참봉은 노발대발했다.



그는 사람들을 재촉해 머리 없는 아들의 시신을 거두고 곧장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김 참봉의 집안은 그야말로 물 끓듯 뒤집혔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애달프고 딱한 사람은 신부였다.



신부는 사환들에게 행장을 수습하게 한 뒤 가마에 올라 시아버지의 뒤를 따랐다.



“귀신이 되어도 이미 김씨네 귀신이다.”



신부는 자신의 결백을 알고 있었기에 마음을 굳게 먹었다.



하지만 김 참봉은 아직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며느리를 눈앞에 두려고조차 하지 않았다. 방문을 굳게 잠그고 식음을 전폐했다. 그대로 굶어 죽을 작정이었다.



김 참봉이 그러했으니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제대로 대할 리도 없었다. 오히려 영감보다 몇 갑절 더 모질게 며느리를 대했다.



노비와 집안사람들까지 사나운 눈초리로 새아씨를 바라보며 모욕적인 말을 서슴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든 며느리를 친정으로 돌려보내자는 것이 온 집안의 분위기였다.



가엾은 며느리는 홀로 울고 홀로 시름하는 것이 하루 일과가 되었다.



그러면서도 아침저녁이면 사랑방 문밖까지 찾아가 시아버지에게 정성껏 문안을 드렸다.



그 일이 벌어진 지 나흘째 되는 날 밤이었다.



며느리는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하고 뜰로 내려섰다. 온갖 시름에 잠겨 눈물을 흘리며 한동안 뜰을 거닐었다.



으스름한 달밤이었다.



뒤뜰에는 온갖 꽃과 풀이 무성했고, 모두 이슬을 머금은 채 잠든 듯 고요했다.



넓은 집 전체가 마치 깊은 산속처럼 적막에 잠겨 있었다.



며느리는 집안을 한 바퀴 돌아본 뒤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이상하게도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



그리고 잠시 잠이 들었다.



그때였다.



“은선아…… 어서 일어나 뒤뜰 꽃밭으로 가보아라. 네 남편이 거기서 기다리고 있다…….”



은선은 화들짝 놀라 꿈에서 깨어났다.



꿈에 나타난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 목소리가 일러준 말만큼은 너무나 또렷했다.



은선은 어쩐지 섬뜩했다. 한편으로는 그곳에 무언가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그녀는 곧장 밖으로 나갔다.



꽃밭 한가운데에서 개 한 마리가 미친 듯이 땅을 파헤치고 있었다.



무언가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것 같았다.



은선은 가까이 다가가 한동안 지켜보았다.



개는 계속해서 흙을 파냈다.



잠시 뒤 은선도 그곳을 파기 시작했다.



꼬챙이와 손으로 얼마쯤 흙을 걷어내자



커다란 항아리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항아리 안에는 밀가루가 가득 들어 있었다.



그런데 뚜껑을 여는 순간,



역한 악취가 확 끼쳐왔다.



은선은 항아리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뜻밖의 것을 발견했다.



사람의 머리였다.



틀림없었다.



바로 자신의 남편의 머리였다.



은선은 남편의 머리를 치마폭에 싸 들고 곧장 사랑방으로 향했다.



자는 것인지 죽은 것인지 모를 만큼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방 안에 틀어박혀 있던 시아버지의 문 앞에 이르러 깊이 두 번 절을 올린 뒤,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차근차근 아뢰었다.



그러자 김 참봉은 마침내 방문을 열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시아버지다운 자애로운 태도로 며느리를 대했다.



김 참봉 역시 꿈을 꾼 뒤였고, 문득 짚이는 일이 있었다. 더구나 눈앞에 잃어버린 아들의 머리가 나타났으니 더는 며느리를 원수처럼 대할 이유가 없었다.



김 참봉은 며느리와 함께 아들의 머리가 묻혀 있던 곳을 직접 살펴보았다.



그리고 며느리에게 아무런 죄가 없음을 확신했다.



그는 은선을 위로하고 다시 귀하게 대했다. 며칠 동안 죄 없는 며느리를 의심하고 모질게 대했던 일도 깊이 사과했다.



그날 밤이었다.



김 참봉은 곧장 안방으로 들어가 아내를 깨웠다.



노비와 집안사람들도 모두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몇몇 하인과 함께 아내를 결박한 뒤 매질을 시작했다.



결국 아내는 견디지 못하고 사실을 털어놓았다.



김 참봉의 재취는 전처의 아들을 지독하게 미워하고 있었다.



그 미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고, 결국 날랜 노복 하나와 짜고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 만 것이었다.



범행을 직접 저지른 노복은 약속대로 돈 백 냥을 받은 뒤 이미 종적을 감춘 상태였다.



김 참봉의 분노대로라면 당장 아내를 때려죽이고 싶었겠지만, 처벌은 관가에 맡겼다.



며칠 동안 집안일을 정리한 김 참봉은 모든 것을 며느리 은선에게 맡기고 홀연히 집을 떠났다.



가슴에 사무친 울분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혼자 남게 될 젊은 며느리의 처지가 가엾기는 했지만, 같은 집에서 아침저녁으로 서로 얼굴을 마주하며 그 끔찍한 기억을 되새기느니 차라리 자신이 길을 떠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미망인이 된 은선은 커다란 집안 살림을 연약한 몸 하나로 떠맡은 채 홀로 남았다.



그러나 은선은 용감했다.



하늘이 도왔던 것인지 억울하게 뒤집어썼던 죄명을 벗은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위안이 되었다.



시아버지 역시 아직 그토록 늙고 쇠약한 사람은 아니었다.



‘잠시 울분을 풀며 돌아다니시다 보면 언젠가는 다시 집으로 돌아오시겠지.’



은선은 그렇게 믿었다.



날마다 죽은 남편의 명복을 빌었고, 타향을 떠도는 시아버지가 무사히 지내다가 하루라도 빨리 돌아오기를 기도했다.



그러던 중 뜻밖에도 경사스러운 일이 생겼다.



은선의 뱃속에는 그저 사나운 꿈처럼 지나가버린 줄 알았던 첫날밤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김씨 집안의 핏줄이 은선의 뱃속에 깃들어 있었던 것이다.



은선은 시아버지를 생각하고 뱃속의 생명을 애지중지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마침내 은선은 아들을 낳았다.



끔찍했던 과거는 하루 이틀 조금씩 멀어졌고, 은선의 앞에는 새로운 희망이 비치기 시작했다.



시아버지를 기다리는 마음과,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없는 어린아이를 기르는 기쁨과 어려움 속에서 세월은 흘렀다.



한 해,

두 해,

세 해,

네 해…







일곱 해,

여덟 해……



아이는 무럭무럭 자랐다.



일찍부터 서당에 다녔고, 재주도 남달랐다.



하지만 시아버지에게서는 여전히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



어느덧 아이의 나이는 열두 살쯤 되었다.



비범한 재주 덕분에 사람들로부터 신동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학문에도 뛰어났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던 은선은 마침내 아들과 의논하여 할아버지를 찾아 나서게 했다.



아이가 말을 배우기 시작할 무렵부터 외로운 모자는 아버지와 할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누어왔다.



아이가 차츰 자라자 은선은 할아버지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몇 번이고 일러주었다.



다만 할아버지가 집을 떠나게 된 까닭과 집안에 얽힌 끔찍한 과거까지는 자세히 알려주지 않았다.



소년은 먼 길을 떠나야 했다.



많은 돈을 노자로 가지고 다닐 수도 없었으므로 망건*을 한 짐 지고, 망건 장수의 행색으로 길을 나섰다.

*망건: 조선 시대에 성인 남성들이 상투를 틀고 갓을 쓰기 전에 머리카락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이마에 둘렀던 그물 모양의 머리띠



그렇게 소년은 방방곡곡을 헤매고 다녔다.



국경 지방에서부터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갔다.



장터마다, 주막마다 사람들의 얼굴을 살폈다.



그러나 아무리 어머니에게 할아버지의 생김새를 자세히 들었다 한들, 태어나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을 찾는 일이 쉬울 리 없었다.



혹 장터나 길거리에서 서로 마주쳐 지나갔다고 해도 어찌 알아볼 수 있었겠는가.



소년은 그렇게 삼 년 동안 할아버지를 찾아다녔다.



---



그리고 지금



주막에 누워 있던 노인은 소년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듣고 있었다.



소년이 말하고 있는 것은 분명 자신의 집안 이야기였다.



그리고 눈앞의 소년은



자신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손자였다.



그러나 너무나 꿈같은 일이어서 노인은 넋을 잃은 사람처럼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잠시 뒤,



노인의 두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소년도 울기 시작했다.



소년이 먼저 노인 곁으로 다가가 인사를 청했다.



그러자 노인은 다 떨어져가는 주머니 속에서 오래된 물건들을 꺼냈다.



집을 떠날 때 며느리에게서 받은 가락지 한 짝과 작은 가첩이었다.



그 모습을 본 소년도 황급히 품속을 뒤졌다.



그리고 자신의 물건을 꺼냈다.



그곳에도



똑같은 가락지 한 짝과 가첩이 있었다.



그제야 모든 것이 분명해졌다.



두 사람은 서로를 힘껏 끌어안았다.



할아버지는 손자를 껴안고,



손자는 할아버지를 껴안은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한참을 울었다.



기뻐서 울었고,



서러워서 울었다.



그 기막힌 사연을 알아차린 주막 안의 사람들 역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 모르는 가엾은 늙은 등짐장수에 불과했던 노인.



그리고 몇 년 동안 할아버지 하나를 찾아 전국을 떠돌던 소년.



두 사람이 이 외딴 주막방에서 만난 광경은 실로 기적과도 같았다.



소년은 그곳에 있던 나그네들의 도움을 받아 병든 할아버지를 돌보았다.



그리고 정성을 다해,



참으로 지극한 정성을 다해 병간호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노인은 사흘을 넘기지 못했다.



그토록 오랜 세월을 떠돌다가 겨우 손자를 만난 뒤,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고 한다.



소년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등에 지고 다니던 망건 짐 대신—



이제는 자신의 힘에도 벅찬 할아버지의 시신을 두 어깨에 짊어지고 다시 길을 떠났다.



이것은 실제로 전해오는 이야기라고 한다.



아마 지금으로부터 팔십년쯤 전의 일이었을 것이다.





 끝


출처: 대한민국 신문 아카이브
https://www.nl.go.kr/newspaper/keyword_search.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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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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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교정주먹 | 작성시간 11:25 new 재밌다.. 그래도 결국 만나서 다행 ㅠ
  • 작성자오묘묘티 | 작성시간 17:33 new 재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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