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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짤 있음 주의)
이전에 어디선가 봤었던 이야기인데 어디서 보았는지 생각이 안 나네.
하여튼간에, 이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던 것 같아.
아는 사람 있으면 링크좀.
".. 아빠. 잠이 안 와요."
오늘도 내 아들은
내가 앉아 있는 안락의자 옆에 와서 칭얼거리기 시작했다.
요즘 무서운 이야기에 푹 빠졌는지, 밤마다 잠이 안 온다면서
자기 전에 내게 무서운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는 것이다.
빨리 자라고 말하는 것도 한두번이지, 이러다가는 날이 밝을 때까지 칭얼대는 소리를 들을 것만 같았다.
나는 한숨을 쉬며, 사랑스러운 내 아들에게 말했다.
"그럼, 아주아주 무서운 이야기 하나만 듣고 바로 자는 거다?"
눈을 빛내면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내 의자로 가까이 다가오는 아들을
미소 지은 얼굴로 바라보며 나는 무서운 이야기를 시작했다.
...
아주 먼 옛날, 어떤 도시에 데번이라는 아이가 살고 있었단다.
이 데번이라는 친구는 호기심이 아주 많고 인터넷을 참 좋아하는 아이였어.
또래 아이들과는 조금 다르게, 영특하기도 해서 그 나이에 친구들과 놀러다니는 대신 인터넷에서 이것저것을 찾아보는 것을 참 좋아했지.
그러다가 이 친구는 다크웹이라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이 다크웹이란 곳에서는, 일반적인 인터넷에서는 달리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었지.
합법적인 일들부터, 불법적인 일들까지, 수많은 일들이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단다.
곧 영리한 데번은 다크웹을 돌아다니는 것을 취미로 삼게 되었지.
어느날, 그러니까 그게 아마도 크리스마스 전날이었을 거야.
데번은 다크웹을 평소와 같이 돌아다니다가 어떤 한 웹사이트를 보게 되었어.
그 사이트에는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받은 아이들의 웃는 모습이 찍힌 사진과 함께 어떤 문장이 쓰여 있었지.
'산타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행복한 크리스마스! 원하는 선물과 함께 주소를 아래에 남겨 주시면 산타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들고 집으로 직접 방문합니다!'
¤주의사항¤
'착한 어린이만 선물을 받을 수 있습니다!'
데번은 고민에 빠졌어.
모르는 사람에게 자기 집 주소를 알려주는 것 때문에 말이야.
하지만 데번은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너무나 받고 싶었단다.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데번은 devin101이라는 닉네임으로 결국 받고 싶은 선물과 함께 자기의 집 주소를 웹사이트에 적어 넣었단다.
그리고 그날 저녁 식사시간에, 데번은 부모님께 산타할아버지에게 주소를 알려줬으니 산타할아버지가 와서 선물을 줄 거라고 말했지.
당연한 일이겠지만, 데번의 부모님은 무척 화를 냈단다.
화가 난 아버지에게 잔소리를 듣게 된 이후, 데번은 2층에 있는 방으로 쫓겨나듯이 올라갔어.
처음에는 억울하다고 생각했지만, 데번은 점점 무서워지기 시작했어.
모르는 사람에게 자기가 있는 집 주소를 알려준 것이니 말이지.
다행히도, 그날 저녁 자정이 지나서까지 데번의 집에는 누구도 찾아오지 않았어.
하지만 데번은 무서워서 잠을 잘 수 없었단다.
그래서 결국 데번은 침대에서 나오지 못하고 부모님을 소리쳐 불렀단다.
몇번 크게 소리지르자, 계단층에서 나무판자가 삐꺽거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단다.
이윽고, 어두운 복도로 향하는 데번의 방문이 열리고 어둠 속에서 아빠의 얼굴이 방문을 열고 살짝 내밀어졌어.
"아들, 아직도 안 자는 거니?"
아빠는 말했어.
데번은 아빠가 왔다는 사실에 안심했어.
그래도 아빠가 왔으니 무섭지는 않았거든.
하지만, 곧 이상함을 느꼈지.
아빠가 직접 2층까지 올라왔지만 아빠는 어둠 속에 가려진 방문 틈으로 고개만 내밀고 있을 뿐, 눈을 뜬 채로 미동조차 하지 않았으니까.
다만, 방에 드리운 어둠에 가려서 얼굴의 일부분만 보일뿐, 나머지는 보이지 않았지.
그래서 데번은 말했어.
"엄마는, 엄마는 어디 있어요?"
마룻바닥이 삐꺽이는 소리가 들리더니, 아빠의 얼굴 아래로 엄마의 얼굴이 쑥 하고 나왔단다.
아빠와 마찬가지로, 엄마도 방문 틈으로 고개만 나와 있을 뿐, 눈을 뜬 채로 미동조차 하지 않았어.
데번은 점점 무서워지기 시작했어.
"아들, 무슨 일인데 한밤중에 그러는 거니?"
엄마는 말했단다.
데번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어.
"아까 저녁시간때 말씀드렸던 거,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어서요."
"오, 다크웹에서 devin101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집 주소를 올린 것 말이니?"
데번의 방문 앞에 있는 '아빠'는 조금씩 웃기 시작했어.
"그러게, 내가 모르는 사림에게 함부로 집 주소를 알려주면 안된다고 누누이 말했잖니."
"그러게 말이에요 여보. 덕분에 우리는 한밤중에 침대에서 곤하게 자다가 모르는 사람에게 목이 베였지 뭐에요."
'엄마'의 목소리를 흉내내는 '누군가'는 말했단다.
데번은 울먹거리며 흐느껴 울었어.
너무도 처량하게 울어서, 참 봐주기가 안쓰러울 정도였단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 일을 마저 끝내기 위해 '엄마'와 '아빠'의 잘린 머리를 방바닥에 던지고 데번에게 천천히 걸어오기 시작했어.
...한손에는 날카롭게 갈린 식칼을 들고 말이야.
나의 사랑스러운 아들은
긴장한 얼굴로 침을 꼴깍 삼키며 간신히 말을 이었어.
"그래서요 아빠?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되었는데요?"
어떻게 되기는...
나는 입가의 미소가 점점 더 진해지는 걸 느끼면서 계속 말을 이었어.
데번은 중요한 교훈을 하나 얻었단다.
아마도 무덤까지 평생 가지고 갈 교훈이었을 거야.
바로 모르는 사람에게 집주소를 함부로 알려주는 건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이었지.
그 아이의 작은 심장에 커다란 식칼이 꽂히는 순간까지도,
아마 그 아이는 계속 후회하고 있었을 거란다.
그러니 아들아.
내 사랑스러운 아들아.
너는 착한 아이니 절대 데번처럼 모르는 사람에게 함부로 우리 집 주소를 알려줘서는 안된단다.
알겠지?
나의 착한 아들은 고개가 떨어지기라도 할 것처럼 세차게 머리를 끄덕였어.
"덕분에 오늘 잠은 다 잔 것 같아요. 무서운 이야기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빠."
아이는 말했어.
나는 웃으며 말을 이었어.
"무슨 소리니? 지금부터 가장 재미있는 부분인데 말이야."
아이는 떨리는 몸을 간신히 지탱하며 멈춰선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눈도 동그랗고, 잔뜩 겁에 질린 모습이
꼭 겁에 질린 작은 토끼를 닮아 내 마음에 쏙 든단 말이지.
나는 속으로 흡족함을 느끼며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갔다.
...
데번의 몸에서 뜨거운 피가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며, 초대받지 않은 손님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단다.
그는 집을 나가기 전, 자기가 만든 장면을 눈에 담아두고 가기로 했어.
그냥 떠나가기에는 조금 많이 아쉬웠지만,
곧 경찰이 들이닥칠 텐데 계속 그 자리에 있을 수는 없었단다.
그래서 그는 마지막으로 집 내부를 걷기 시작했어.
식칼이 꽂힌 채로 점차 식어가는
피투성이 아이의 연약한 몸을 지나쳐
데번의 방바닥에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는
공포에 질려 잔뜩 겁을 먹은 남녀의 잘린 머리를 지나서,
한때는 단란했던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밝은 미래와 행복을 속삭였을 침실이었겠지만,
지금은 체온조차 식어버린
머리 잃은 남녀의 알몸 두구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피가 천장까지 튀어있는 붉은색 방을 지나쳐서 말이야.
모든 것을 마음속에 담아둔 채
흡족한 얼굴로 현장을 떠나려던 불청객은 '무언가'를 발견했단다.
... 바로, 이 모든 참혹한 광경 속에서도
조그마한 어린이용 침대에서
평화로운 얼굴로 새근새근 자고 있는 작디작은 아기였어.
그는 이 아이도 죽여야 하는지 잠깐,
아주 잠깐동안 고민했단다.
하지만 이 아이가
마치 연약한 토끼를 닮은 듯한,
아주 사랑스러운 아이가 쑥쑥 커서
이 무서운 이야기를 듣게 되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문득 궁금해졌단다.
그래서 그는 아이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아이가 감싸진 포대기를 품에 안고
멀리서 들려오는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를 들으면서 현장을 떠났지.
초대받지 않은 손님은 아이를 무척 애지중지하며 길렀단다.
아이를 혼자서 기르며, 그는 한때 잊어버리고 있었던 감정이 생겨났어.
바로 '행복'이라는 감정이었지.
뉴스에서는 며칠동안 계속 '참혹한 연쇄살인과 밝혀지지 않는 용의자'
라는 이름으로 특보가 방송되었지만, 그건 아무래도 좋았어.
그 아이가 지금까지 컸다면, 그래. 아마 너의 나이쯤 되었을 것 같구나.
공포로 얼어붙은 아이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나는 계속 말을 이었다.
아. 깜빡 잊고 이 이야기를 안해줬구나.
그 갓난아기의 옆에는 가족사진과 함께
아주 작은 쪽지가 하나 있었단다.
그 쪽지에는 '사랑하는 케빈에게. 생일 축하해' 라고 적혀져 있었단다.
토끼를 닮은 나의 아들 케빈은 갑작스럽게 울음을 터뜨리며 방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뛰어가는 사랑스러운 아들의 뒷모습을 만족스럽게 바라보며,
나는 만족스러운 웃음소리를 내면서 안락의자에 깊이 몸을 묻으며 혼자서 중얼거렸다.
"그래, 말 안듣는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무서운 이야기로는 뭐니뭐니해도 이게 제일이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