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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할매의 속삭임

[스크랩] [소설][펌][단편] MY MOTHER

작성자의령남씨인여시|작성시간18.12.06|조회수3,539 목록 댓글 28

 

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세이클럽 적월매혹

 

 

(※ 이 글은 재구성한 글입니다 )

MY MOTHER - 일상적이고 고즈넉한 아침 풍경










귀를 찢을 듯한 알람 소리에, 나는 잘 떠지지도 않는 눈을 억지로 비벼뜬다.

"아~함, 몇시지?"

노란색 푸우가 그려진 둥근 탁상시계 바늘은 정확히 8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으아아아!!!!"

8시 10분까지 등교를 해야하는데, 나는 늦잠을 자버렸다.
지금 씻고 뛰어간다고 해도 지각은 면치 못하지만,
가끔 학생주임 선생님이 교문에 서 계시지 않는 날은
안면 있는 학생부 녀석들에게 부탁하면 봐줄 수도 있을 것이다.
분명히 엄마한테 7시에 깨워달라고 했었는데, 아씨.
나는 입속으로 엄마에 대한 원망을 씹어대며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8시 쯤이면 아빠도, 삼촌도 다들 아침 준비로 분주할텐데 의외로 아래층은 조용했다.
단지 이층 계단과 연결되어 있는 거실 한구석에서 크게 티비소리가 들릴 뿐이었다.

"엄마, 나 지각했잖아! 왜 7시에 안깨워 준거야!!"

엄마는 아침식사 준비도 하지 않으신 채, 쇼파에 기대 누워서
묵묵히 티비만 보고 계실 뿐이었다.
안그래도 짜증이 나는 상황에서 나는 엄마에게 언성을 높였다.

"엄마!! 나 지각했다니까!! 빨리 도시락 싸줘!!"

그제야 엄마가 나를 힐끗 보더니, 턱으로 까딱거리며 달력을 가리킨다.

"얘는 뭐래는 거야, 오늘 쉬는 날이잖아."

쉬는 날?
과연 거실 한쪽 벽면에 붙어있는 달력에는 오늘 날짜가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그럼 오늘이 정말 쉬는 날인가?
나는 헷갈려 하며, 달력에 무심코 손을 갖다댔다.
그러자 까만 글씨위에 덧칠을 한듯 빨간 잉크가 손에 묻어났다.
손에 묻은 빨간 잉크에 잠시 벙찐 내가 다시 엄마에게 소리를 질렀다.

"장난해? 지금 도시락 싸주기 싫어서 그러는 거야?
아우, 짜증나. 그럼 일찍이라도 깨워주던가!!"

나는 화가 나서 리모컨을 꾹 눌러 엄마가 보고 있던 티비를 꺼버렸다.
팟_ 하고 꺼져버린 티비 모니터에는 쇼파에 기대있는 엄마와 내가 비춰졌다.
잠시 멍해진 침묵에 나는 다시 엄마에게 소리치며 뒤돌아섰다.

"빨리 도시락 싸줘, 나 지각이야."

".. 내가 "

등뒤로 한기가 배어나오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내가 니 식모야?"

"?!"

나는 놀라, 순간 뒤를 돌아보았고, 여전히 뒤돌아 앉은
엄마의 앞모습이 시커매진 티비 모니터를 통해 보였다.
엄마는 눈을 빨갛게 빛내면서, 주방에서 쓰는 커다란 식칼을 들고 천천히 몸을 일으켜 세웠다.

"뭐, ..뭐하는 거야, 엄마?"

"내가 니 식모냐고? 왜 아침마다 다들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거야.
내가 오늘은 쉬는 날이라고 했지? 말을 했으면 알아 들어야 할 거 아냐!!"

엄마는 여전히 모니터를 통해 날 쏘아보면서 칼을 고쳐쥐었다.

"으아아아악!!! 아빠!!"

나는 왈칵 두려움을 느끼고는 안방으로 뛰어들어가며, 아빠를 불렀다.
아빠는 침대위에 누워 계셨다.

나는 사정없이 아빠를 흔들어 깨웠다.

"아빠, 아빠!! 일어나봐!! 엄마가 이상해!!"

거칠게 흔들어 대는 내 힘을 못이기고, 돌아누웠던 아빠가 침대 밑으로 굴러 떨어졌다.
뻣뻣한 나무토막같은 아빠의 몸이 나를 정면으로 향하자

넥타이에 칭칭 감긴 새파랗게 질린 얼굴과, 눈 한쪽으로 깊게 쑤셔 박혀진 넥타이 핀이 보였다.

"으아아악!!!"

나는 뒷걸음질 치면서, 방 한구석으로 물러났다.
어느새 들어온 엄마가 침대 밑에 넘어져 있는 아빠의 시체를 보며 내뱉는다.

"넥타이는 알아서 챙겨, 그리고 이 서류가방 회사까지 갖다 달라고 전화하지마. 귀찮아!"

엄마는 침대 옆에 세워두었던 아빠의 노트북과 서류가방을 아빠의 시체위로 던져버렸다.
그걸로는 분이 풀리지 않는지, 몇번이고 내리치는 모습에

나는 속이 뒤집어 질것 같은 기분으로 안방에서 빠져나와 삼촌방으로 뛰어갔다.

"삼촌! 일어나봐! 응?"

또 밤새도록 게임을 했는지, 컴퓨터 앞에 멍하니 앉아 있는

삼촌을 툭툭 건드리자 삼촌을 자판에 얼굴을 박으며 맥없이 쓰러졌다.
그러자 뭔가가 촤르륵 삼촌의 입에서 바닥으로 쏟아져 나왔다.

"삼촌!!! 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면 엄마가 달려올 거라는 걸 알면서도 나는

마치 본능인양 비명을 질러대면서 남동생이 있는 이층으로 뛰어갔다.
유치원에 다니는 남동생은 아직까지 무사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나는 동생방으로 뛰어들어가 문을 잠갔다.

"민아, 일어나봐!! 응? 엄마가 미쳤어. 빨리 나가야 된다구!!"

동생은 아직 자는지 머리끝까지 이불을 쓰고 자고 있었다.
엄마가 들을까 소근대면서 얘기하는 통에 듣지 못했는지,
몇번이나 불러도 일어나지 않아 나는 이불을 확 젖히며, 동생을 깨우려 했다.

"?!"

비명을 지르는 대신, 나는 입을 양손으로 막고 주춤 물러섰다.
양말로 손,발이 묶이고, 유치원 가방 끈으로 목을 졸랐던지, 목에는 선명한 끈 자국이 뚜렷했다.
매일 아침마다 엄마에게 양말을 신겨 달라, 가방 갖다달라고 조르던 동생.
그리고 늘 엄마에게 돈을 요구하던 삼촌, 입안 가득 동전을 물고 죽어 있었다.
컴퓨터 자판위로 떨어지던 침으로 범벅된

역한 냄새의 십원짜리 동전들을 보고 나는 비명을 질렀던 것이다.
넥타이와 서류 가방으로 늘 엄마에게 소리를 지르며 아침을 분주하게 만들던 아빠.
나는 여전히 입을 막은 채, 소리 없이 눈물만 줄줄 흘리고 있었다.
그때, 철컥거리며 열쇠 맞추는 소리가 나더니 잠겨 있던 동생방의 문이 열렸다.
비명도 지르지 못하는, 공포로 굳어버린 나에게 엄마가
천천히 다가와 번쩍거리는 식칼을 높이 들어올린다.

"넌 도시락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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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_赤月魅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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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엔시티 루카스 | 작성시간 18.12.09 머모님 쿼드라킬~!~!
  • 작성자수슥슥삭 | 작성시간 18.12.15 브런치로 해먹었겠네 ㅎ
  • 작성자미스 마플 | 작성시간 18.12.17 으 삼촌이란새끼 개극혐ㅋㅋㅋ굿 다이노
  • 작성자할우할우돼지 | 작성시간 19.01.04 깔깔깔
  • 작성자Virginia Woolf | 작성시간 19.02.04 캬 멋잇다 4명 연속처치! (뚜-둥) 전원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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