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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화장대를 정리하며 눈에 들어온 보석을 보며,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어요.
네이트 판엔 종종 글을 쓰는 편인데,
많이 읽어주시는 글들도 있구 아닌것도 있구ㅎㅎ
어쨌든 일기쓰는 심정으로 적어봅니다.
작년 가을에 아버님과 어머님은 베트남 여행을 다녀오셨어요.
공단지역인 구미에서 몇십년간 공장생활만 해 오시며,
그런건 모르시던 분들께서,
계모임?? 그런데서 돈을 모아서 다녀오셨다고 해요.
두 분이 함께 여행을 다녀오신것만으로도 참 좋았었죠~
그런데, 얼마후에 시부모님을 뵈었는데,
아버님께서 목걸이와 귀걸이 세트를 주시는거에요.
저는 워낙에 보석같은건 잘 몰라서 뭔가.. 했는데,
베트남 여행갔을때 사온 것이라고 하네요.
얼떨결에 그걸 받았어요.
남편에게 이야기도 했구요.
남편도 참 좋아 하더라구요~ㅎㅎ
그리고 얼마후 어머님께 전화가 왔어요.
[그 때 줄땐 늬 시동생도 있고 해서 자세히 말 못했는데,
관광차 간 여행이지만, 쇼핑해야할 일도 더러 있더라.
그런데 늬 시아버지가 보석을 만지작거리고 있지뭐니.
그래서 내가,
얼마전에 나 몇십년만에 첨으로 진주 사줬잖아요, 됐어요.
하고 말했더니,
아니, 당신말고 우리 며느리 주려고.
이렇게 대답하시더라.
아들들꺼는 안사도 하나뿐인 며느리껀 사야 한다고.
근데 너 생일에 맞는 보석이 색깔이 좀 나이가 들어보여서,
이것 (가넷)을 사게 된거야
거기선 네알을 사야 뭐라도 세공할 수 있다는데,
좀 비싸서 세알만 사왔어.]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그 순간 저도 모르게 눈물이...ㅠㅠ
아기들 키우느라 반지는 잘 안 쓸것 같다며,
그 세알로 양쪽귀걸이랑 목걸이를 만드신거에요.
아,
너무도 가슴이 벅차고 뭉클해왔어요.
해외 여행객 대상으로 별 것 아닌것도 비싸게 팔고,
특히나 이렇게,
지방에서 오신 노부부는 사기(?)의 대상일 수도 있었을테죠,
아직도 그게 진품인지 뭔진 모르지만,
시부모님께서 큰 돈을 주고 사셨을 그 보석 세알.
그리고,
한국에선 세공비가 더 드는데도,
그런 생각까진 미처 못 하시고 그저 주고파서 사오신 보석..
그걸 생각하니 그 목걸이와 귀걸이가 얼마나 이뻐보이는지요..
남편도 저도, 벌어놓은 돈 하나 없이 결혼하게 되서,
예물같은건 남들처럼 생각하지도 못했던게 벌써 햇수로 7년 전이네요...
이 남자와 결혼만 하면 행복할테고,
그런 보석따윈 아무상관 없어요!!
하고 말해놓고도,
예물을 보러갔을때 사게된건
12만원짜리 반지 하나..
남들은 커플링으로 하는, 그런 걸 결혼반지로 받고,
눈물이 나는걸 꾹꾹 삼키던 나의 예전모습...
친구들의 다이아몬드니,
예물은 이것저것 몇세트니, 하는걸 보면서,
나도 모르게 부러워했던 지난 모습을 생각해 봤어요.
어머님께서 전화를 끊으시기전에 말씀하시네요.
[결혼할때 못 해줬던 것,
살면서 하나하나 해줄께 아가.]
정말 옛날식의 빨갛고 투박한 보석상자에 담긴,
아버님 어머님의 선물을 보고,
시어른들의 마음, 함께 나누고 싶어 이렇게 몇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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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톡이 되었네요..
훈훈한 댓글들에 감사드려요~
혹시나 자랑글(?)같아서 욕먹진 않을까 소심해졌었는데..>ㅇ<
톡 된 기념으로 멋진 아버님 어머님 사진올려요~
결혼앨범을 폰으로 찍었더니 약간 흐릿한 감이..ㅠ
도련님은 수줍음 많아서 얼굴 살짝 가려주시고~히히 (미혼입니당!)
2006년 4월, 황사가 제일 심했던 날..ㅋㅋㅋ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내일은다이어트 작성시간 16.05.16 시부모님 인상이 매우 좋으시다.... 그리고 어머님이랑 쓰니분이 닮았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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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아이스아메리카노 얼음많이 작성시간 16.05.16 진짜 감동받을듯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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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작이 작성시간 16.05.16 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눈물나ㅠㅠㅠㅠㅠㅠㅠ훈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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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애견미용사 작성시간 16.05.16 ㅠㅠㅠㅠㅠㅠ아 보석보다 좋은 시부모님들이다 며느리도 시부모님도 말씀하시는게 너무 예뻐 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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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그냥 먹고 찔래 작성시간 16.05.16 사람들이 저렇게만 살면 다툴일이 뭐 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