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www.bloter.net/archives/259652
사이허브는 2011년 카자흐스탄 출신의 알렉산드라 엘바키얀이 구축한 디지털 논문 저장소다. 올해 28살인 엘바키얀은 카자흐스탄대 대학원 재학 시절, 자신이 찾던 논문에 접속할 수 없다는데 한계를 느껴 사이허브를 개발하게 됐다고 했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연구자였던 그는 사이허브 개발 이후 뉴욕지방법원의 명령을 거부하게 되면서 지금은 숨어지내야 하는 신세가 됐다. 혹시나 모를 신변상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다. <뉴욕타임스>가 그를 학술 논문계의 에드워드 스노든이라고 부른 까닭이다.
엘바키얀이 사이허브를 개발한 배경은 특별하지 않다. 여느 평범한 연구자들의 고민과 다르지 않았다. 논문은 인용이 곧 가치인데 인용하기 위해 논문을 찾아보려면 건당 평균 32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엘바키얀은 이 같은 현실이 이해되지 않았다. 연구자가 논문 한 편에 약 30건의 논문을 인용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를 모두 구매하는데 필요한 비용은 무려 900달러에 달한다. 논문 10편을 발표한다면 9000달러를 오로지 논문 구매 비용으로 지불해야 한다. 엘바키얀과 같은 저소득 국가 연구자들에게 편당 900달러, 9천달러는 너무나도 높은 지불장벽이다.
물론 도서관이 개인의 논문 구매 비용을 대부분 절감해주고는 있다. 하지만 학술 논문 출판사들이 이용료를 지속적으로 인상하면서 도서관들마저 혀를 내두르는 상황이다. 이미 전세계 많은 수의 도서관들이 특정 저널의 온라인 구독을 중단했다. 하버드대나 코넬대도 버거워 할 정도다. 국내에서도 서울대, 서강대, 경희대, 이화여대 도서관 등 다수의 대학 도서관들이 올해 초 디비피아가 제공하는 일부 학술지의 구독을 중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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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허브는 현재 4700만 건의 논문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 자료 식별 코드인 doi 번호를 입력하면 기존 유료 논문 사이트에 게시된 논문 자료를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사이허브 측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15년 9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총 2800만 건의 논문 다운로드 요청이 접수됐다. 다운로드 요청 상위권은 이란,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신흥경제국들이 차지하고 있다. 같은 시기 서울 지역의 다운로드 요청 건수는 12만5000건이 넘는다. 국내 사용자도 상당수 확보하고 있다는 근거다.
사이허브가 논문을 축적하는 방식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는 않다. <사이언스매거진>의 보도 등을 종합해보면, 1차적으로는 개별 연구자들의 논문 혹은 계정 기부에 의존한다. 학술지 출판사 유료 계정을 갖고 있는 전세계 연구자들이 자발적으로 계정을 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이허브는 이렇게 수집한 계정으로 논문에 우회 접근하거나 내려받아 아카이브로 구성한다. 논문 아카이브 운영에 요구되는 막대한 서버 비용은 연구자들의 기부로 충당한다. 러시아의 ‘라이브러리 제네시스‘ 프로젝트도 사이허브를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