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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흥미돋]뒷보지, 빈궁마마 따위의 말을 듣는 여자들이 왜 똥꼬충이란 말은 쓰면 안 될까

작성자shape|작성시간17.05.30|조회수5,809 목록 댓글 8

그냥 내 이야기.
오래전부터 오늘까지 이어져온 나의 이야기.
(아마도)혐오주의자의 글입니다. 무서우면 피하세요.

1.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동성애 자체에 거부감을 갖지 않고 자란건 친구와 팬픽 때문이다. 팬픽으로 동성애라는 걸 접했기 때문에 어떤 판타지나 선입견은 있었겠지만 배척을 할 것이 아니라는 걸 배웠다. 그게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성소수자는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 때, 생각해보면 그 동성애 속에 레즈비언은 없었던 것 같다.

2.
나는 페미니즘보다 성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을 더 먼저 배웠고 깨달았다. 아니, 습득했다. 여성이 약자라는 이야기는 별로 없었지만 성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말은 꽤 흔하게 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저들은 약자구나. 자신의 사랑을 드러낼 수 없다는 건 얼마나 큰 비극인지. 사랑한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위협과 불이익 속에 놓인다는 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정당하지 못한 일인지. 나도 성소수자의 곁에 서야겠다고 다짐했다.

3.
메갈리아가 생길 때쯤 나는 페미니즘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메갈리아에서 똥꼬충 논란이 있었다. 나는 당시 내게 메갈리아를 소개해준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친구는 그 단어쯤이야 어떻냐, 고 했고 나는 쓸 사람은 쓰고 안 쓸 사람은 안 쓰는 게 좋다, 그리고 나는 안 쓸 거다- 쪽이었다. 거부감이 들었다. 내가 그 단어를 씀으로 인해서 누군가 상처받겠지.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냥 한남으로만 패면 되는 거 아닐까. 굳이 소수자성을 무기로 삼을 필요는 없잖아. 작년 말까지만 해도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4.
게이의 여혐에 대해 몰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친구A가 들려준 게이 커뮤니티 내부의 여혐, 내 친구인 게이의 여혐. 경험한 바가 있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나를 스스로 설득했다. 나는 도덕적인 인간이어야만 했다. 착한 사람이어야 했고 그러고 싶었다. 그게 좋은 거라고 배웠으니까. 도덕적이고 선하고 착한 사람이 되면, 영웅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5.
생각의 전환점이 된 것은 CD논란 때부터다. 여장을 해서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고 그런 스스로의 사진을 '음란한 여자'의 모습으로 소비하는 많은 사진들. 서로를 언니라 부르고 예쁘다고 칭찬하고 더 나아가 '보지에 박아달라'고 말하는 수많은 계정들. 그들은 여성을 그렇게 소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는 크로스드레싱은 취향의 문제라고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샌프란시스코 화랑관>이라는 웹툰에서 등장한 크로스드레서는 그냥 일상을 보여줬다. 여자의 옷을 입고 긴 머리를 한 남자의 일상. 그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어떤 부분은 이상했나? 싶지만 적어도 적나라하게 들여다본, 어쨌거나 좆 같은 그 수많은 사진들과는 달랐다. 그게 과연 '우리나라는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없다'는 이유로 희석될 수 있을 것들이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니었다.

6.
그와 동시에 퀴어란 대체 무엇인가, 에 대한 의문을 가졌다. 정확히 말하면 '여성성'과 '남성성'은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을. 그 즈음부터 퀴어성에 대한 논의가 타임라인 전반에 걸쳐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 때 내가 아주 충격을 받았던 댓글이 있다. 본인이 비수술 mtf 레즈비언이라고 했던 것 같다. 정확히 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정체화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자신의 말과 다른 면을 보인 사람들에겐 아주 쉽게 시스젠더 헤테로 여성이라고 단정지었다. 그리고 어떤 분이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여자인 나는 초면에 당신의 성정체성을 모르기 때문에 남자의 모습을 한 당신이 한 자리에 있는 것이 두려울 수도 있다',는 말에 '기분이 나쁘다'고 반응했다. 실례다, 왜 내 소수자성을 마음대로 단정짓느냐. 난 그게 너무 충격이었다. 그는 나와 그 자리에 있던 많은 분들의 정체성을 시스젠더 헤테로 여성이라고 단정지어놓고, 사실을 말하는 데 '기분이 나쁘다'고 했다. 대체 그럼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까. 아, 저는 시스젠더 헤테로 여잔데 제가 무서워서 그러니까 혹시 그쪽의 성정체성은 무엇인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라고 정중하게 물어보기라도 해야하나? 그랬다가 정말로 한 대 맞기라도 하면? 정말로 기분이 나쁘다고 욕이라도 듣고 성폭행이라도 당하고 살인이라도 당하면? 그는 수많은 여자들이 겪는 두려움은 조금도 신경쓰지 않고 '내 정체성을 존중하지 않고 단정짓는 네가 기분이 나쁘다'고 말했다.

7.
그래서 난 아디치에의 말에 공감했다. 태어날 때부터 보지를 달고 여자로 태어난 내 삶의 경험과, 여성이길 택한 당신의 경험은 다르다고. 다를 수밖에 없다고. 트렌스젠더에 대한 의문도 가졌다. 과연 그들이 택한 여자의 삶은 무엇일까.
그 당시 나는 글을 썼다. 젠더퀴어가 본인의 성정체성을 얼마나 고민했는지 잘 모른다고.  나는 그냥 나로서 살아왔다. 보지가 달렸고 자궁이 달려서 생리를 하고 가슴이 있는데 가리라기에 가리고 살아왔고 교복을 입는데 바지가 편하지만 여자는 다들 치마를 입기에 치마를 입었다. 그리고 졸업 후엔 치마를 입은 적이 거의 없다. 바지를 입는다고 내가 남자가 되는 것은 아니더라고. 그냥 내가 편한 것을 찾았고 내 성격대로 살았다. 그리고 그건 아마 '남성성'에 가까울 것이다. 하지만 화장도 하고 예쁜 것들을 좋아한다. 그럼 그건 '여성성'에 가까운 것인가?트렌스젠더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여자가 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나는 이 모든 것들이 결국 우리가 허물어야 할 성별의 벽을 높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인정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TERF라는 냉한 말 하나. 손가락질. 소수자 혐오라는 판결. 시스젠더 헤테로 여성으로 '젠더권력자'인 주제에 함부로 소수자에게 그 권력을 휘두른다는. 그 때 내 길이 정해졌던 것 같다.

8.
게이. 나는 게이인 친구가 세 명이 있다. 그들은 내가 페미니스트라는 걸 안다. 내가 열심히 여성혐오와 싸운다는 것도 안다. 나는 그들이 게이이기 때문에 늘 말조심을 한다. 그들과 나는 다르다는 듯한 말이나 행동을 은연중에 할까싶어 늘 긴장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지 않다. 한 명을 제외하곤 여전히 김치녀를 들먹이고 취집을 말하고 보갈대장 따위를 히히덕 거리며 말한다. 그들에게 레즈비언은 그들과는 또 다른 존재다. 내가 화를 내도 그때뿐이다. 여성혐오 범죄에 대해 관심이 없고 그게 얼마나 내 마음을 아프게 했는지, 내가 얼마나 슬펐는지 이야기를 들을 생각은 없지만 게이인 자신들이 부당하다 느끼는 일들이 있다면 늘 내가 들어주길 바란다. 함께 화내주길 바란다. 보갈 뽈록이 따위의 말이 난무하는 커뮤니티를 하면서 내가 똥꼬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곳엔 얼씬도 하지 않길 바란다.
그들과 거의 1년 동안 연락을 하지 않다가 오랜만에 연락을 하는데 내가 이번 군대 내 동성애자 색출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근데 너희 여자 군인이 성폭행 당해서 자살한 건 아냐고 물었더니 알지, 안 됐어, 하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나는 미친듯이 화를 냈고 그동안 그들 앞에서 상처주지 않기 위해 죽어라 애썼던 내가 얼마나 우스웠는지 깨달았다. 여군의 성추행 성폭행 피해는 그들의 피해와 상관이 없다. 그 사람은 성폭행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할 정도로 절벽 끝에 서 있었지만, 너희에겐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 너희의 일이야말로 나와는 상관없는 것이었는데, 나는 왜 그렇게 늘 안절부절 못하고 스스로 약자를 자처했을까. 아니다, 나는 늘 너희 앞에서 약자였다. 한 번도 강자였던 적 없다. 젠더퀴어들이 시스젠더 헤테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네 손에 있잖아'라고 했던 그 젠더권력을, 난 한 번도 손에 쥔 적이 없었다. 내가 그들의 성정체성을 아웃팅하지 않는 한, 그들이 스스로 커밍아웃하지 않는 한, 아니 설사 그렇다고 한들. 나는 너희 앞에서 절대로 강자일 수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9.
이런 이야기들이 나올때마다 누군가는 혐오자의 낙인을 받는다. 세상에서 가장 악독한 사람이 된다. 어떻게 감히 똥꼬충이라는 말을 써? 어떻게 감히 소수자성을 무기로 휘둘러? 어떻게, 사람이, 감히.
그 '사람'의 범주에 들기 위해 여자들이 이 세상에서 겪어온 일들이 무엇인지나 생각해봤을까. 우리는 여전히 제대로 된 사람의 범주에 들지 못했는데, 지금 그렇게 되기 위해 이렇게 싸우는 건데. 그건 알까. 뒷보지, 빈궁마마 따위의 말을 듣는 여자들이 왜 똥꼬충이란 말은 쓰면 안 될까. '젠더권력자'이기 때문에? 보지나 항문이나 같다고 말하며 여자의 몸을 그저 삽입기관으로 퉁쳐버리지만, 뒷보지니 앞후장이니 하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아무말 할 수 없는 내가? 그 놈의 젠더권력은 언제 누가 어떻게 휘둘렀는지 이해할 수 있게, 납득이 가게 설명이나 해주면 좋겠다. 내 주변 게이들이 유독 쓰레기였던 걸까. 그래서 '일반화' 하면 안 되는걸까. 내 행동은 언제나 누가 허락해주는 범위 내에서만 이루어져야 하는 걸까.

10.
Good girls go to heaven, Bad girls go everywhere.
난, 더 이상 , 착하고 싶지 않다.

출처: 페이스북 가연님 타임라인

https://www.facebook.com/dorocylunar/posts/32526447122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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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Emma Chota | 작성시간 17.05.31 뭐? 똥고충 나타났어?
  • 작성자꽃분홍돼지 | 작성시간 17.05.31 똥꼬충 뒤져~
  • 삭제된 댓글입니다.
  • 답댓글 작성자shape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05.31 갈보 뒤집은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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