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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흥미돋]여왕이 된 여시의 성인식 상대 고르기 [BGM]

작성자닌텐도 스위치|작성시간17.12.07|조회수6,991 목록 댓글 58




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여성시대 스티븐이븐




 

                                                       


 









주 오래전 부터 모계사회를 기반으로 발전해온 이 왕국은 


기본적으로 모든 결정권을 여성이 쥐며 사회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귀족 작위부터, 가업에 이르기까지 모든것이 장녀에게 상속되어져온 이곳의 풍속은, 





'여성 상위 사회'





 나는 이 왕국의 최고 권력자이자 


이른나이에 즉위한 젊은 여왕.












평화로운 정세에 풍작을 거듭하는 비옥한 토양까지, 왕국은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었으나 


다만, 여왕인 나 만큼은 최근들어 한가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이유는 바로 성인이 되면 정혼자를 지목해야만 하는 왕국의 오랜 관례 때문. 


나는 성인식을 고작해야 한 달 남짓 남겨두고 있었지만 


여전히 남편감을 정하지 못한 상태.















하나같이 내로라하는 가문 출신의, 흠잡을 곳 없이 완벽한 남자들...


그러나 그들 중 내 마음에 드는 이는 없다.


아무리 절색의 미모를 가진 남자라도 내 눈에 차는 상대는 아니다.  













그래, 


내가 원하는 건 오로지 하나






















...날 지루하지 않게 해 줄 남자.

























1. 

자존심 강한 군인.

DANIEL




 




다니엘 캐피. 


예쁘장한 얼굴과 달리, 귀염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냉랭한 성격으로 소문이 자자한 사내. 


그에게 구애를 했다 단칼에 차인 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귓전으로 들으며  


새파랗게 젊은 군인 하나 길들이는게 뭐 그리 어려우랴, 코웃음을 쳤던 난  


처음으로 그와 대면하게 된 날, 내 생각이 틀렸다는걸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다니엘 캐피 소령입니다."










 온 얼굴로 대놓고 이 자리가 불편하다고 외치는 듯한 그의 표정.


그 노골적인 거부에 속으로 감탄을 삼킨 난, 그의 몸을 훑어보다 부러 짓궂은 소리를 한다.

 




"당신, 아주 콧대높기로 소문이 자자하던데...  


그래도 설마, 내게 그 나이 먹도록 동정이란 말은 않겠지."




아니나 다를까 사정없이 와락 찌푸러드는 단정한 얼굴. 





"당신은 천박한 여자야."




 난 웃으며 그의 경직된 턱을 잡아 올린다.




"과분한 칭찬에 감사하지. 마음 단단히 먹게, 소령.

 

당신은 곧 그 천박한 여자의 남편이 될거야."




내 말에 진저리를 치는 그.


입술을 핥은 난, 반드시 그를 내 발밑에 무릎꿇리고 말리라 마음먹는다.





















그 날 부터 매일같이 그가 있는 부대를 드나들기 시작하는 나.


때론 꽃을 사들고 가기도 했으나, 대체로 남자들이 열을 올리는 화려한 선물따위가 내 손에 쥐여져 있었다.


그러나 온갖 사치품을 눈 앞에 늘어놓아도 눈 하나 깜짝않는 그.


급기야는 내게 찬바람이 쌩쌩부는 듯한,


냉랭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기까지 하는 것이었다.










"용건이 없다면 오지 마세요.


여기가 당신 놀이터라도 되는 줄 아십니까?"







감히 여왕에게 축객령을 내리는 사내는 또 처음이라 난 기가 찰 노릇이었다.


그러나 차마 속좁은 여자로 보이고싶지 않아 화를 꾹 눌러 참은 난,


도대체 어떻게하면 이 쌀쌀맞은 사내를 제 발로 찾아오게 만들 수 있을지 고심했다.


밤낮으로 끙끙대던 끝에야  


마침내, 해결책을 찾아낸 나.

 





"....보고 올리겠습니다."






다음날, 완벽한 군복 차림으로 들어서서 깍듯한 경례를 마친 후


고저 없는 목소리로 보고서를 읊기 시작하는 그.


그는 억지로 시켜 하는 티를 팍팍 내고 있었으나, 어쨌건 난 목적을 이룬 것에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 해결책이란 바로, 아주 간단하고도 손 쉬운, 권력 남용이었고,  


그는 시시한 정찰과 같은 업무보고를 위해 매일, 같은 시간, 내 집무실로 오게 되었던 것이었다.


물론 까마득한 위에서 내려진 명령에 그가 거부권이 있을리야 만무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록 싫어 죽겠다는 듯한 표정이 떠오른, 변함없는 그의 냉랭한 얼굴.




난 심지어 이젠 눈조차 마주치지 않는 그를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이렇게까지 여왕을 홀대하는 사내가 많지 않은데. 



 



 

그날도 역시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단 일분도 어김없이 내 문을 두드린 그. 


평소처럼 지루한 보고가 이어졌고,


그의 칼같이 반듯한 옷매무새를 바라보며 입맛을 다시던 난, 일어서서 그를 향해 손을 뻗었다.  


말을 멈춘 그는 갑작스럽게 가까워진 내 얼굴을 보고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난 그런 그에게 한번 씨익 웃어준 후, 망설임없이 그의 상의를 확 젖혀버린다.


그 순간, 경악을 하며 몸을 뒤로 빼는 그.


안그래도 흰 얼굴은 단번에 창백해져 있었다.






"지금 도대체 뭘 하시는 겁니까."



"뭘 하는 것 같은데?"





난 은근히 목소리를 낮추며 물었고, 그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더듬거린다.





"그만 두세요. 집무실에서, 이런..."




"쉿, 조용히. 문 밖의 시종들이 들어도 좋아?


내일이면 온 성안에 소문이 파다해 질걸?"  





그의 고지식한 성격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니나다를까 딱 정곡을 찌른 것 같았다.


단번에 말 잘 듣는 아이처럼 입을 꾹 다문 그를 보며 미소를 지은 난,


손으로 셔츠 위를 천천히 더듬었다. 그런 식의 손길에 익숙치 않은 듯, 그는 흠칫 몸을 떤다.

손바닥 아래로 느껴지는 대단히 다부진 몸에, 내 입술에서는 탄사가 저절로 새어나왔다. 





"기대 이상인걸." 





손이 군살하나 없는 옆구리를 따라 내려간다.





"전방에 나서는것도 아니면서, 매일 훈련이라도 하고 있는거야?"











"......."





그러나 돌아오는 것이라곤 색색거리는 숨소리 뿐이었다.  


별 신경쓰지 않은 채, 어깨와 가슴, 탄탄한 배까지 손바닥으로 훑어내려가던 난  


어느 순간, 그의 호흡이 눈에띄게 가빠진 것을 눈치챘다.





"....이제, 그만."





그가 달아오른 얼굴로 내게 작게 속삭였고,


동시에 그의 몸이 비틀거리더니, 한 팔이 책상위의 서류더미 위를 간신히 짚었다. 


 난 그에게 장난이나 좀 치려던 것이, 좀 선을 지나치게 넘었나 싶었으나,


상의가 반 즈음 젖혀진 채 그의 얼핏 드러난 속살과, 내리깐 속눈썹을 보고있자니 도저히 멈추기가 힘이 들었다. 


꿀꺽, 나도 모르게 마른 침이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손가락이 매끄러운 목줄기를 따라 내려가자, 그가 숨을 급히 들이키더니 파르르 입술을 떤다.


그 순간, 야릇한 흥분이 내 뒷목을 타고 흘렀다. 


이 콧대높은 사내가 내 손길에 동요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짜릿했다.





그러나 내 손이 그의 셔츠 아래의 맨살로 파고들려는 순간, 


그는 이를 질끈 물고 눈을 감는 것이었다.


그건 정말 내키지 않는 일을 억지로 감내하는 듯한 표정이었고, 


그 순간 난 흥분이 단숨에 가시며, 힘이 쭉 빠지고 말았다.  




난 결국 입술을 비죽이다 손을 떼었다.  





"시시하긴. 됐어." 








"......"



"그렇게까지 싫어하다니."








난 투덜거렸고, 그는 제 단추를 도로 꿰어주는 내 손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다소 혼란스러운 표정이 그의 얼굴에 떠올라 있었으나,


난 미처 그런것 까지 세밀하게 살필 여유까지는 없어,


그의 소맷자락까지 단정하게 원상복귀 시켜준 이후, 그저 그에게 이만 나가보라고 손짓을 했다.


잠시 그 자리에서 망설이는가 싶더니, 곧 문 밖으로 사라지는 발걸음. 





...분명 그의 곤란한 표정을 보려 벌인 일 이었는데, 


목적을 달성했음에도 막상 그의 창백한 얼굴을 떠올리니


어째서 이렇게 마음이 좋지 않은걸까.







그날 이후로도 우리의 관계성은 변함이 없었다.


끈질기게 당기는 나와, 변함없이 밀어내는 그.


그러나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어딘지 모르게 미적지근 해 진 듯한 그의 태도였다.


도대체 어찌된 영문인지, 그는 최근 날 대놓고 경멸하는 언사도 않고, 이따금은 보고를 올리며 내 얼굴을 흘끔대지를 않나,


심지어는 내가 다소 불순한 의도로 그에게 실수인 척 스킨쉽을 시도할 때 조차


단번에 날 떨쳐내지 않고 관자놀이를 붉히거나 당황하며 움츠러들곤 하는 것이었다.


분명 예전이었다면,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는 듯 싫은 티를 내며 옷자락을 털어냈어야만 마땅한 일인데...








그러나 사실, 이상해 진 것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나 또한 예전과는 전혀 다르게,


몇번이고 그 자리에 자빠트리고도 남았을 그 상황을 머뭇거리다 넘겨버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가 이토록 많은 틈을 보이고 있음에도, 어쩐지 나는 그에게 손을 대기가 힘이 들었다.





난 이러한 감정이 처음이라 혼란스러웠다.


왜일까. 


그에게 미움받는게 겁이 나서일까?


















그러던 어느 날,


분쟁지역의 전투대에 '다니엘 캐피 소령' 이 선발되어있는 것을 발견한 나.


난 간단한 사인만을 앞둔 그 서류를 보고 한참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이 군인으로서 마땅한 책무라는것을 나도 잘 알고 있음에도


그를 위험한 곳에 배치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이었다.





결국 한참의 고심끝에


그의 이름을 다른 부대로 옮겨놓으라 지시하는 나.


그 깐깐한 성격에, 내가 그를 전투대에서 빼 낸 것을 알면 가만히 있지 않을 텐데...


난 뒷일에 대한 걱정에 한숨을 내 쉬면서도, 결국은 결정을 번복하지 못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다음 날 당장 벌컥 문이 열리고,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오는 그.


난 이미 예상했던 방문에 침착하게 변명을 늘어놓으려 했으나,


그는 대뜸 내 멱살을 쥐어 올리는 것이었다.


난 그토록 격한 반응까지는 생각지 못했던 터라, 놀라 눈을 크게 뜬다.












"느닷없이 왜 날 전출시킨거죠?


이번엔 또 무슨 장난질입니까?"





난 평생 당해본 적 없는 과격한 하극상에 인상을 쓰며 말했다.





"다니엘 캐피. 이거 사형감이야."



"좋아요. 그럼 총살이라도 시키시죠!


평생 얌전한 첩 노릇을 하느니 차라리 그 편이 낫겠어."







그는 정말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날카롭게 내질렀고,


난 한숨을 내쉬며 그의 손을 떼어내려 했다.


그런데, 그 손목마저 확 틀어쥐더니 내게 으르렁 거리는 그.






"내 자존심을 짓밟으니 만족스러워?


난 군인이야. 당신같은 여자의 애첩이 되기 위해서 진창을 구르며 이 자리까지 올라온게 아니라고.


날 침대위의 귀여운 장난감 정도로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런데 순간, 그는 멈칫하며 말을 멈추었다.


그가 하도 거칠게 내 멱살을 쥐어 올렸던 탓에, 떨어져나간 단추 사이로 내 맨살이 훤히 드러난 것을 발견한 것이었다.


그가 주춤한 사이 나는 그를 단호하게 밀어냈다. 힘없이 뒤로 물러서는 그.


난 엉망으로 구겨진 옷을 정리하며 혀를 찼고, 그는 처참한 현장에 아예 할말을 잃은 듯 보였다.






"하여간에 무식하기는. 네가 군인이라는건 굳이 힘자랑 안해도 잘 알아."





난 손목의 시퍼런 멍을 보며 투덜거렸고, 그가 한참끝에야 조용히 입을 열었다. 어딘가 죄책감이 묻어나는 목소리이다.






"아프십니까? 이러려던건..."


"됐어. 오늘 네 행동에 대해선 책임 묻지 않을테니 걱정 마.


내게도 잘못이 있었으니까."





난 한숨을 내쉬었고, 최대한 태연한 목소리를 내어 말을 이었다.






"너 처럼 고집센 남자는 처음봤어. 인정할게 다니엘.


내가 졌어. 넌 자유야. 


더이상 네게 집적대지 않지. 보고도 더이상 하러 오지 않아도 좋아."







그는 멍하니 날 쳐다보았다.


난 그의 눈길에, 그저 씁쓸하게 웃고 말았다.








"...변명같겠지만, 난 그냥 네가 위험해 지는게 싫었을 뿐이야.


네 자존심을 건드린건 미안하게 생각해."










난 그 이후 계속해서 우울한 나날들을 보냈다.


무얼해도 무기력하고, 모든것이 시시하고, 재미없고... 


 생각 보다 난 그에게 정을 많이 주고있었던 모양이었다.


남편감을 고르는 일에도 흥미를 잃고 말아, 그저 적당히 신하들의 선택에 맡겨두고야 마는 나.




그리고 어느 백작가의 정숙한 귀족자제가 내 정혼상대로 결정나게 된 날,


난 우연히 복도를 걷던 중 다니엘과 마주치게 되었다.


오랜만에 보는 그의 얼굴에 난 잠시 멈칫했고,


그 또한, 날 바라보더니, 어딘가 머뭇거리는 기색으로 한참을 서 있는 것이었다.










"........"





그는 뭔가 말을 하고 싶은 듯 보였으나, 난 모르는 척 그의 어깨를 스쳐 지나갔다.


더는 그에게 미련을 두고 싶지 않았다.


그가 얼음처럼 그 자리에 굳어있는것을 알았으나, 난 뒤돌아보지 않았고,


이걸로 모든것이 해결났다고 생각했다.


그래, 차라리 가질 수 없다면 이대로 깔끔하게 끝내는 편이 나은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다가온 성인식. 


화려한 치장을 마치고, 연회장의 문 앞에 선 나는, 시끌벅적한 홀 안을 들여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저기 어울려 줄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피곤이 몰려오는 듯 하다.


심호흡을 한번 하고 들어서려는 찰나,





갑자기 뒤로 주욱 당겨지는 옷자락.


난 이게 웬 무례인가 싶어 짜증스럽게 고개를 돌리는데,


내 옷을 잡아당기고 있는 손의 주인을 확인하자 마자, 단번에 맥이 탁 풀리고야 말았다.








"다니엘, 뭘 하고 있는거야?"



"저는...그러니까...."





그는 작게 떨고 있었고, 난 영문을 몰라 물었다.




"뭔가 내게 할 말이라도 있어?"





그러나 그는, 복도에서 마주쳤을 때와 같이 또 입술 달싹이더니, 이내 다시 침묵하고 마는 것이었다.


난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으므로, 한숨을 내쉰 후 그의 손을 떨쳐내려 하는데


옷자락을 더욱 꽉 잡더니, 날 올려다보는 그.









"...들어가지 말아요."







난 처음듣는 그 애원조에 놀랐고, 그는 내 소맷자락을 더욱 절박하게 쥐었다. 


그는 이제 거의 헐떡이다시피 말하고 있었다.






"날 여기까지 몰아붙인건 당신이잖아. 난 맹세컨데 이런적이 없어. 


여자의 애정을 구걸하고 싶은 적 따위 단 한번도 없었다구요.


그런데 당신이, 당신이 날 이렇게 비참하게 ...."





그는 이내 말을 잇지 못하고 흐렸다.


그대로 내 팔에 매달려 떨리는 고개를 돌리는 그.



난 그제서야, 그가 왜 이제껏 그토록 내 앞에서 상반된 태도를 보이곤 했는지,


또 어째서 내게 입을 떼기를 망설였는지 단번에 깨닫는다.


짜릿한 고양감이 목을 타고 올라왔으나, 난 가까스로 티를 내지 않고


침착하게 그를 달래듯이 묻는다.







"말 해봐. 내가 어떻게 해 줬으면 좋겠어?


원하는대로 해 줄테니까."






그가 눈을 깜빡이더니, 조그맣게 말했다.







"다른 남자는 만나지 말아요."



"또?"






한참 끝에 떨리는 속삭임이 그의 입술사이로 흘러나왔다.


그건, 내가 정확하게 바라던 대답이었다.






"날 만져줘요. 그 날 처럼......."






난 울음을 참느라 새빨개진 그의 눈두덩이에 입을 맞추었다.


자그마한 탄식이 흘러나왔고, 난 내 소매를 잡고있던 그의 손을 부드럽게 잡아 이끌었다.


그는 더이상 반항하지 않았다.


난 그런 그의 귓가에 달콤하게 속삭인다.









그리고,


손바닥으로 전해져오는, 기대감이 분명한 떨림.

 










"예쁘기도 하지, 다니엘.


파티따위는 집어치우고 네 방으로 가자.


착한짓을 했으니까 상을 줄게..." 





















2. 

사촌여동생의 매혹적인 애첩

D.













윤기 흐르는 검은 머리에, 희고 매끄러운 살갗고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는

 안의 여자라면 누구든 탐내지 않을  없을 만큼 아름다운 사내.

그는 본래 별볼일 없는 평민 출신이었으나얼마  공작 작위를 물려받은

 사촌여동생의 눈에 우연찮게  후로는 지금까지 그녀의 애첩으로서

귀여움을 독차지 하며 온갖 사치를 누리고 있었다.

 

 


절친한 사촌이 사내에게  빠져 지낸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에  한심하다며 눈살을 찌푸렸으나,

휴양  사촌여동생의 별장을 방문한 어느 ,

그와 직접 얼굴을 마주보고서는 그녀의 마음을 십분 이해할  있었다.



 



“뵙게되어 영광입니다, 폐하.

 


잠시 넋이 나가 있던 속으로 낭패감을 삼키며 애써 태연한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과연 성안의 여자들이 그의 옷자락   보겠다며 공작 저를 드나드는 것도 이해가 갔다.

자랑스러운 얼굴로 내게 속삭이는 그녀.


 

정말 아름답지 않아, 언니왕국 어디서도  같은 사내 찾아볼  없을거야…”


 

사촌여동생은 언제나 손님이나 제 주변사람들에게 그의 미모를 트로피처럼 자랑하고 싶어 했고,

 매력을 너무나  알고 있는  건방진 사내는어쩔 때에는 순종적으로 그녀에게 복종하면서도

때로 기분이 내키지 않을 때에는 얄짤 없이 퇴짜를 놓곤 했다.

 


제발연회에 함께 가줘친구들이  보고 싶어해…”

 


애원에 가까운 목소리에 새침하게 개를 돌리는 남자.




 


오늘은 싫어요날씨도 별로외출하고 싶은 기분이 아닌걸요.”


새로운 장신구를 사줄 테니까… ? 디, 디…”

 


애걸복걸하는 그녀의 앞에서 입술을 뒤튼 그는심지어  등을 돌리기까지 한다.

 건방지기 짝이 없는 태도를 멀리서 지켜보던 나는 기가막혀 헛웃음을 흘렸다.

 그런 주제를 모르고 기어 오르려 하는 사내들을 용납한 적이 없었고,

때문에 그의 방종이 심히 눈에 거슬리곤 하였으나어쨌거나 그의 품행을

단속하는 것은 사촌여동생의 소관이었으므로굳이 나서 그를 질책하는 일은 없었다.

 




그렇듯   성안의 여자들을 홀리고 다니는 사내의 천박함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었으나,

어느  부터인가,  눈동자가 의지와는 상관없이, 

정신을 차리고 보면 자꾸만 그를 흘끔거리고 있곤 하는 것이었다.

나른하게 소파에 기대어 목을 늘어뜨리고 있는 모습이라던가,

혀를 내어 입술을 핥는 모습이라던가….

그건 정말 당황스러운 일이었다그는 사촌여동생의 첩일뿐더러,

 난 그와 같은 요부에게 조금이라도 끌리고 있다는걸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홀린듯 향하는 시선을 애써 붙들어 매며,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해가 화창한 어느 ,

 

간만에 피크닉을 나온 기분으로 호숫가에 앉아 책을 읽고 있던 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첨벙대며 물장난을 치는 사내 발견하곤 눈살을 찌푸린다.

 

사촌여동생이   것이 틀림없는 비싼 옷이며구두장신구까지 엉망으로 젖은 채.

 

 혀를 찼으나, 내 시선은 이미 그의 물에 젖은 속눈썹이나셔츠에 젖어 드러난 맨살을 쉴새없이 흘끔거리고 있었다.





 

 






 때,  쪽으로 향하는 그의 고개.

 

 그와 눈이 마주치곤 놀라 황급히 시선을 내리깔았고, 그는 가볍게 호숫가로 올라와 물기를 털어낸다.

 

 필사적으로 태연한 표정을 가장하여 손에  책을 읽는 척 하고 있었지만

 

 정신은 모조리 책장너머로 보이는


 자욱을 남기며 다가오는 잘빠진 다리에 모조리 집중되어 있었다.

 




 

“...책이 젖겠어저리로 .”

 





 

난 딱딱하게 말했으나, 그는 내 명령을 들은체도 하지 않는다.


그저 나긋하게 흘러나오는 목소리. 

 

 




항상  바라보고 있죠?”

 

 




심장이  내려앉는  했지만 애써 덤덤한  대꾸했다.

 




 

“무슨말을 하는지 모르겠군.  착각이야그런  없어.”

 

그런가요?”

         

 





묘한 어조로 대답한 그는, 손을 뻗더니 그와 나 사이를 가리고 있던 책을 잡는다.

 

그리고, 가볍게 그것을 빼내어 내려놓는 그.

 

 차마 무얼하는거냐 호통도 치지 못하고그저 가까워진 얼굴에 놀라 굳어져 있었다.

 

 경직된 표정을 빤히 보며 웃은 사내가 불쑥  위로 허리를 굽힌다  

  

 

 



 

“난 그저, 당신이 


혹시나  만져보고 싶은 거라면,”



 

“…….”



 

“그래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그가 날 향해 눈꼬리를 휘었고 침을 꿀꺽 삼킨다.

 

그의 턱에서 뚝, 뚝 흘러내린 물방울이 내 옷자락을 적시고 있었다.

 

이어지는 침묵속에마침내 그가 낮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내가 물기라도 할까봐서요?


겁쟁이 같으니…” 

 





 

도발에 욱한 나는 손을 뻗어 남자의 머리채를 거칠게 잡아당긴다.

 

그런데 오히려 낮은 웃음소리를 흘리는 그


오만방자한 그 말버릇을 단단히 혼내줄 심산이었던 ,

 

선명한 그의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친 순간, 시각적 충격에 얼어붙어버리고 말았다.





 

젖은 머리카락이 흩어진 하얀 뺨붉은 입술고혹적인 입매


그는 지나치게 아름다웠다. 

 

어느샌가 내 손은 홀린듯이 천천히젖은 머리카락 속으로 얽혀 들어가고 있었.

 

그는 얌전한 고양이처럼 내게 몸을 맡기고 있었고


 손바닥에 감겨오는 부드러운 피부의 감촉에 심장이 터질  하.

 



 


가만히 그의 관자놀이를 더듬다, 뺨을 지나, 귓가를 향하는 손.


그의 눈은 여전히 내게로 향해있다. 내 옷은 이미 그에게서 떨어진 물기로 흠뻑 젖은지 오래. 


떨리는 손으로 그의 뒷목을 쓰다듬은 순간, 작게 튀어나오는 앓는 소리에 난 흠칫 놀라 손을 뗸다.

 

혹시나 그의 피부에 상처라도  것일까. 

 




 

아팠어?”


 

“…….”

 





 

 

그러나 그는 내가 사과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살풋 눈가를 찌푸리더니,

 

상체를 더욱 바싹 숙이며 내게 속삭이는 것이었다.

 

 

 

 

 셔츠 벗겨줘요.”




 

그의 말에 난, 더는 참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의 얼굴에도 더 이상 여유따위는 없었다. 눈동자는 평소보다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고,

 

내가 그의 단추로 떨리는 손을 가져간 순간,

 

 

 



 

얘는  어디를 간거야…”

 

 






 

 편에서 들려오는 사촌여동생의 목소리. 


 꿈에서 깨어난  화들짝 놀라 그의 가슴을 세게 밀쳐낸다


비틀거리더니호수로 풍덩 빠지는 .

 

 밖으로 곧장 고개를 내민 그는불만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뚫어져라 응시한다.

 

겁쟁이, 라고 말하는 듯한 눈길


 주춤거리다  자리를 도망치듯 벗어난다.

 

 

 

 

 





 

 이후 일주일은 그야말로 곤욕이 따로 없었다.

 

 앞에 남은 그의 잔상은 날 밤마다 괴롭혔으며


난 매일같이 그의 흰 피부를 더듬는 꿈을 꾸다 화들짝 놀라며 침대에서 깨어나곤 했다.

 

이따금 연회장에서 사촌여동생과 함께 있는 그를  때면, 심지어 울컥 치밀기까지 하는 질투심.

  

난 이 사춘기의 열병과도 같은, 통제불가능한 감정이 결코 달갑지 않았다.


난 원하면 언제든 그를 취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으나,


겨우 사내 한명을 두고 사촌여동생과 경쟁을 하는 꼴사나운 상황따위는 결코 연출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하여 결국 내가 선택한 방법은,


다른 사내에게로 관심을 돌리는 것.


난 그를 잊기 위해 밤마다 침실에 사내들을 불러들인다. 모두, 검은 머리에, 푸른 눈을 가진...


어차피 성인식도 가까워져 오던 터라, 난 남편감을 찾는다는 핑계를 대며 그 밤놀이에 열중했으나


괴상하게도 그 얌전하고, 귀엽고, 순종적인,


예전 같았으면 충분히 마음이 동하고도 남았을 내 취향의 사내들을 눈 앞에 두고서도


쉽사리 손이 나가질 않아 번번히 침대앞에서 그들을 돌려보내곤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다소 기력없는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복도를 거닐던 찰나, 불쑥 튀어나와 내 팔을 움켜쥐는 손.

 

 













어디로 가는 길이죠?”

 

 

 



 

줄곧 그를 피하고 있었던 터라, 나는 오랜만에 보는 얼굴에 조금 놀라고 만다.


그러나 곧 냉정을 가장하며 내뱉는 나.

 

 


 


 

“…말할 이유 없잖아


보다내게 감히 이게 무슨 무례지?”







그러나 놓기는 커녕 죄어드는  인상을 찌푸린다.

 





 

대낮부터  침실인가요?”

 


 

 

 


그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져 있었다.

 

 


 



소문이 자자해요여왕폐하당신이 성인식을 앞두고 매일같이 밤놀이를 즐기고 있다고….”

 



그래 봤자  문란한 명성에는 발끝에도  미칠걸비켜.”   

 


 


 

 

그런데 내가 그를 밀어내려는 순간눈을 사납게 번뜩인 그가 날카롭게 내뱉었다.

 

 



 



“....밤마다  대용품 찾는   그만   없어요?”

 

 

 



 순식간에 얼어붙고 말았다그러나 그는 멈추지 않고 흥분된 목소리를 잇는다.

 

 





 

그런 보잘것 없는 사내들어차피 당신 눈에 차지도 않잖아…”

 



그만.”

 

 





 

 딱딱하게 그의 말을 끊어냈다.

 

그대로 강하게  그의 팔을 밀어낸 , 턱을 들고 고압적인 목소리를 낸다.

 

 




 

 이상 기어오를 생각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어.

 

투정부릴 상대가 필요한 거라면 네 애인인 공작에게 가보도록 .”

 

 


 



그는 그대로 한참을 아무 말이 없었다.

 

 초가 흐른 후에야그는 낮아진 목소리로 내게 묻는다.







 

 


 



 

“.....성인식 상대로는누굴 고를 거죠?”

 



적어도  아니야.”  

 

 









 

그는 침묵했고 그런 그를 내버려   뒤돌아 가버렸다.

 

 

 










 

 




그리하여 어느새 성큼 하루 앞으로 다가온 성인식.

 

그러나  어영부영 여전히 남편감을 고르지 못한 채로,

 

 동안 계속해서 망막을 떠나지 않는남자의 마지막 모습만을 계속 지워버리려 애를 쓰며 지냈다.

 

그리고평소와 다름없이  밤도 역시 검은 머리에 푸른 눈동자를 가진 사내를 


들이라고 명령하곤, 피곤한 한숨을 내쉬며 방으로 들어서는 .




 

그런데, 어쩐 일인지 침실에 다소곳이 앉아있는 것은분명 내가 고른 시동이 아니었다.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고개를 돌리는 익숙한 실루엣에 


난 조용히 그의 이름을 부른다.

 

 

 

.”

 

 

 

어딘가 다소 야윈 듯이 보이는, 핏기없는 얼굴.

 

 


 

보다시피저도 검은 머리에 푸른 눈동자니… 괜찮겠죠?”

 

 



평소와는 전혀 다른, 순종적이고 얌전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 그는,

 

 앞으로 다가와 몸을 낮추더이내 지체없이 제 옷을 푸르기 시작한다.

 

가만히 그가 하는 행동을 지켜보던 난, 


그가 마지막 단추로 손을 가져간 순간, 그 이상 참을 수가 없어 그의 손을 덥썩 잡는다.

 

 


 

그만그만해..도대체  이러는 거야


공작의 애첩 정도로는 부족해서 이래?

 

 


 

그는 그대로 나를 한참을 올려다 본다.

 

그리고 갈라진 목소리로 말을 쏟아낸다.

 

 



 

왜냐고요정말몰라서 내게 묻는 건가요?”

 

 

“…….”

 


 

마음도 없는 여자들에게 온갖 역겨운 아양을  떨면서 내가 여기까지 올라온

 

이유가 달리 뭐라고 생각하는 거에요보잘것 없는 남자의 몸으로 내게

 

다른 선택지 따위는 없었어요


당신을 만나 위해서는… ”  

 

 


 


내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을 동안,

 

그는  팔에 뺨을 대곤 애원했다.

 

 



 

“대관식에서 당신을 본 이후로 줄곧, 줄곧 꿈꿔 왔어요. 당신은 상상조차 못하겠지만... 


부탁이에요내게 그럴 자격이 없다는  알아.

 

그래도 정혼만은 하지 말아줘요당신이 매일 남자에게 애정을 쏟아준다는 ,

 

생각만 해도 …..”

 

 

 



 낮아진 속삭임에 그의 뺨을 잡고 들어올렸다.

 

그리고 그 순간, 노크와 함께  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폐하부르신 시동이 왔는데 들여보낼까요?”

 

 



 

불안으로 일렁이는, 그의 아름다운 눈동자를 가만히 들여다보던 난,

 

이제는 정말 그에게서 벗어날 도리가 없다는것을 깨닫는다


나직한 한숨과 함께 내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

 






아니


이젠 필요없어.”  







그래, 이제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처음 그를 본 순간부터,


이미 난 그에게 속절없이 빠져들고 말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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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취향은 한결같습니다... ^^


주말 다가와서 행복해 죽을 것 같은 마음... 


다들 좋은 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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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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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악법도법,위선도선이면굳잡도잡이냐? | 작성시간 19.09.24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악
  • 답댓글 작성자악법도법,위선도선이면굳잡도잡이냐? | 작성시간 19.09.24 쌍놈들아 바지벗어ㅜ
  • 작성자호키포키네버스탑 | 작성시간 21.04.28 크으 존맛...
  • 작성자쪼윙 | 작성시간 21.04.29 와 진짜 개ㅐㅐㅐㅐ미쳤다....
  • 작성자지평선을따라가 | 작성시간 23.06.26 정기적으로 봐줘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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