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다음날 노무현은 안희정에게 또 다시 조언을 한다.
"자네는 정치를 하지 말고 농사나 짓게"
노무현은 자신을 위해 안희정을 토사구팽 한 것이 아니라, 안희정을 위해 진심어린 조언을 했던 것이다.
정치를 하기 싫다던 문재인에게는 지속적으로 정치 하라 조언했고,
정치 한다고 깐죽거리는 유시민에게는 책이나 쓰고 강연이나 다니라고 조언했다.
지나고 보니 노무현의 혜안은 정확했다.
노무현은 그들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들을 위해 진정한 충고를 했던 것이다.
노무현은 30대 혈기 왕성한 젊은 안희정에서 정치꾼의 면모를 봤음이 분명하다.
애국심도 있고, 열정도 넘쳐나고, 참모로서 능력도 출중하지만 그릇이 작다는 것을 간파한 것 같다.
작년 대선후보 선출 과정에서 삐질 일도 아닌데 크게 삐지는 모습을 보고 그의 그릇이 크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전에는 이 사람을 차기 대통령감으로 봤는데 필자는 그때 안희정에 대한 기대를 버렸다.
대선 과정에서 삐지는 사건이 사람의 그릇에 관한 문제였다면, 이번 사건은 사람의 질에 관한 문제다.
남녀 문제는 사람 사는 세상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상다반사다.
여비서는 멋있는 도지사를 흠모 했고, 도지사도 그런 여비서와 서로 사랑한 사건이였다면 이토록 충격적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상대가 사랑을 줘도 사랑을 주면서 아파하면 그 사랑을 받지 말아야 할진데, 상대는 싫다고 하는데, 괴롭다고 하는데, 제발 그러지 말라고 하는데 자신의 권위와 위력을 이용해 강압적으로 강요 했다면 그것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이용한 것이다.
노무현은 젊은 안희정에게서 사람을 이용하는 정치꾼의 모습을 발견하고 정치를 하지 말것을 조언했을지도 모른다..
다시한번 생각해본다..
대통령에 막 취임한 노무현은 왜 하필 가장 아끼던 참모 안희정에게 농사를 지으라 했을까?"
이제야 알것 같다..
안희정은 정치 하면 언젠가는 다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자신이 퇴임후 봉화마을에서 같이 농사 지으며 또다른 꿈을 펼치고자 했던건 아닐까...
대답하지 못한 질문
- 유시민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나라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그런 시대가 와도 거기 노무현은 없을 것 같은데
사람 사는 세상이 오기만 한다면야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요?
2002년 뜨거웠던 여름 마포경찰서 뒷골목
퇴락한 6층 건물 옥탑방에서 그가 물었을 때
난 대답했지.
노무현의 시대가 오기만 한다면야 거기 노무현이 없다한들 어떻겠습니까
솔직한 말이 아니었어.
저렴한 훈계와 눈 먼 오해를 견뎌야 했던
그 사람의 고달픔을 위로하고 싶었을 뿐.
대통령으로서 성공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개인적으로 욕을 먹을지라도
정치 자체가 성공할 수 있도록
권력의 반을 버려서 선거제도를 바꿀 수만 있다면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아닌가요.
대연정 제안으로 사방 욕을 먹던 날
청와대 천정 높은 방에서 그가 물었을 때
난 대답했지.
국민이 원하고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시지요
정직한 말이 아니었어.
진흙투성이 되어 역사의 수레를 끄는 위인이 아니라
작아도 확실한 성취의 기쁨에 웃는 그 사람을 보고싶다는
소망이었을 뿐.
세상을 바꾸었다고 생각했는데 물을 가르고 온 것만 같소
정치의 목적이 뭐요?
보통사람들의 소박한 삶을 지켜주는 것 아니오
그런데 정치를 하는 사람은 자기 가족의 삶조차 지켜주지 못하니
도대체 정치를 위해서 바치지 않은 것이 무엇이요
수백 대 카메라가 마치 총구처럼 겨누고 있는 봉하마을 사저에서
정치의 야수성과 정치인생의 비루함에 대해 그가 물었을 때
난 대답했지.
물을 가른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셨습니다
확신 가득한 말이 아니었어.
그 분노와 회한을 함께 느꼈던 나의
서글픈 독백이었을 뿐.
그는 떠났고
사람 사는 세상은 멀고
아직 답하지 못한 질문들은 거기 있는데
마음의 거처를 빼앗긴 나는
새들마저 떠나버린 들녘에 앉아
저물어 가는 서산 너머
무겁게 드리운 먹구름을 본다.
내일은 밝은 해가 뜨려나
서지도 앉지도 못하는 나는
아직 대답하지 못한 질문들을 안고
욕망과 욕망이
분노와 맹신이 부딪치는 소리를 들으며
흙먼지 날리는 세상의 문턱에 서성인다.
[출처] 유시민이 말하는 정치인 노무현, 인간 노무현 |작성자 떠다니는 섬
많은 여시들과 함께 읽고 싶어서 가져와봤는데 혹시 공지 어긴거 있으면 말해줘요! 쩌리에 처음 글써봐서 넘나 떨리는것...!
+)댓글 반응보고 추가할게
노무현 대통령 자서전 속 여혐문제에 관해 나도 안좋게 생각하고있어. 전혀 두둔할 생각도 없어. 그렇지만 그 자서전 내용은 홍준표처럼 돼지발정제 혹은 박정희처럼 유부녀 강제수청 등과 같이 한남들조차 안할법한 악질적인 범죄적인 행동이 아니었기도 했고 자서전에도 그것을 반성한다고 쓰여있었어. 그렇다고해서 그런 행동들이 절대 옳은 행동이었다는 얘기는 아니고 당연히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해. 여시들이 그 문제에 대해 기분 나빠하는것도 충분히 이해해. 그리고 내가 이 글을 쓴 이유는 정치적인 측면에서는 적어도 국민을 생각했던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썼어. 나도 여혐문제 생각하면 존나 치떨리거든? 여혐에 대해 쉴드 칠 생각 눈꼽만큼도 없어^^ 내가 이 글 어디에서 여혐을 두둔했어? 그 부분 언급도 없었고 정치적인 측면에서만 본 관점이야; 정치측면에서 이러니까 여혐 덮어주자~ 누가 이랬냐고?ㅋㅋㅋ그런 맥락전혀 아니잖아. 각자 다른 입장은 이해하겠는데 여혐 쉴드친다느니 내가 말하지도 않은거 지어서 쓰지 말아주길 바라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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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엔드리스위크엔드 작성시간 18.03.08 한남에 급나누면서 올려치기하는건 쉴드 맞다고 생각해. 하지만 나도 글쓴 여시의 견해를 이해해. 만약 대통령 후보중에 여시가 언급한 홍준표, 박정희, 노무현 이 세사람만 있다면 나도 노무현을 뽑을테니까. 그렇지만 여시가 언급하지도 않은 부분에 대해 다른 여시들이 지적하는건 어쩔수 없는거같아. 아무리 글에 쓰여져 있지 않아도 덜한남 더한남 나누면서 한쪽 올려치기 하고 <정치적인부분>만 보자는게... 여성혐오와 정치를 분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서 의아해.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문제고 그걸 분리해서 정치적인 면만 볼수는 없을거같아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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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말걸지마챙놈아 작성시간 18.03.08 나도 글쓴여시에 동의해. 노무현도 한남인것은 맞지만 자기의 잘못을 반성하고 그것을 숨기지 않고 책으로 내면서 자신의 잘못을 공개한것도..홍준표가 웃긴에피소드라는듯이 돼지발정제강간을 책으로 낸거와는 전혀 다른 행동이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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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인아숫 작성시간 18.03.0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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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새 소년 작성시간 18.03.08 글쓴 여시 말에 핵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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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탕우이앙 작성시간 18.05.07 간파하고 계셨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