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창사기념 다큐멘터리 '감각의 제국' 제 5부 '퍼펙트 센스'
한 여성분이 매우 고통스러운 듯 인상을 찌푸리고 있습니다.
침상 난간을 잡은 손에서 그 고통이 느껴집니다.
그녀는 복합부위 통증 증후군. 즉 crps 환자입니다.
통증이 찾아 올 때 마다 진통제 없인 견디기 힘든 병...
진통제가 투여되고 통증에 지친 몸이 힘 없이 늘어집니다.
아침에 눈 뜨지 않기를 기도한다는 그녀...
이렇게 큰 고통을 주는 병이 있는 반면, 전혀 아무런 통증도 느낄 수 없는 병도 있습니다.
우리 몸에 통증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선천성 무통각증 및 무한증. 즉 cipa 환자 박한솔 양.
엑스레이 상 한솔양의 몸 어디 한군데 성한 곳을 찾을 수 없습니다.
아직 10대. 큰 병을 앓고 있어도 한솔 양은 여느 또래 아이들처럼 밝습니다.
한솔 양의 손.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한솔이는 손톱을 피가 날 때까지 물어 뜯고 살점이 떨어져 나가도 느낄 수 없습니다.
닳고, 뭉개지고, 꺾여 이미 정상이 아닌 무릎 관절인데도 통증을 느끼지 못해 그 다리로 걷고 뛰어 손 쓸 수 없이 망가진 다리...
비정상적인 각도로 다리가 휘어져도 전혀 통증을 느낄 수 없습니다.
검사를 위해 큰 주사를 맞아도 느낄 수 없는 병. 무통증... 보통 사람이라면 기겁을 할 이 주사를 한솔이는 느낄 수 없습니다.
한솔양의 동생 한별 양도 같은 병을 앓고 있습니다.
CIPA는 유전병입니다.
한별이도 언니와 같이 통증을 느낄 수 없기에 망가진 다리를 계속 쓰다 이 지경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비정상적인 각도로 꺾여도...
일반 사람들이라면 고통에 몸부림 칠 이런 상태에도
한별이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습니다.
내 다리가 내 다리 같지 않다는 한별이.
한별이도 한솔양처럼 이미 망가진 무릎 관절로 계속 생활하다 보니 이렇게 망가져 버렸습니다.
한별이는 고관절에도 심각한 손상을 입은 상태입니다.
CIPA 투병중인 삼남매의 아버지 박광훈씨.
여느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그때 알았습니다.
주사, 검사, 수술에도 아무런 고통을 느낄 수 없는 아이들은, 통증이라는 인체의 경고장치 없이 이 세상에 무방비 상태로 태어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