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요?
봉감독님이 저한테 시나리오를 보내줬었어요. 어린 소녀와 돼지의 모험이라는 대강의 시놉시스만 알고있었죠. 나는 그 자리에서 다 읽었고, <옥자>는 내가 그동안 읽어본 시나리오중 가장 흥미로웠고 독창적이었어요. 그리고 나는 봉감독님께 내 캐릭터에 대해 내가 느낀 그림을 연기해서 보여주고싶다는 생각에 비디오로 녹화해 보내줬어요. 봉감독님은 내가 보내준 녹화 테이프를 좋아했고, LA에서 만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만나서 본격적으로 작품과 캐릭터에 대해 논의했어요. 봉감독님과 만남은 특별했습니다. 처음 만나자마자 봉감독님이 사준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편하게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진행했어요. 비즈니스적인 만남이 아닌 친분을 쌓으며 서로의 가치관과 스타일을 공유하기 위한 만남 같았죠. 시작 단계부터 재밌었고 그렇게 마음을 열어 작품에 들어갔습니다.
<옥자>에 참여하기전에는 봉준호 감독과는 알고지내는 사이였나요?
영화는 봤지만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는 아니었어요. 2년전에 처음 봤어요. 그리고 봉감독님을 만나기 위해 한국으로 갔었죠. 봉감독님은 정말 재미있고, 사랑스럽고, 유쾌하고 친절한 남자입니다. 그리고 천재예요.
봉준호 감독의 특별한점은 무엇인가요?
봉준호 감독님은 우선 작품에 들어가기전에 본인이 직접 그린 스토리 보드를 만화책 형식으로 제작해서 이해하기 편하게 보여줘요. 그리고 굉장한 비주얼리스트예요. 항상 상상하고 생각하는걸 그림으로 표현하고 그걸 영상으로 만들어내거든요. 옆에서보면 괴짜 예술가 같기도하고 정말 천재예요. 그런데 사적으로 만나면 테디베어 같이 푸근하고 편안합니다.
https://www.wmagazine.com/story/okja-cannes-film-festival-lily-collins-interview
인터뷰 전문 번역 http://extmovie.maxmovie.com/xe/movietalk/20288837
아랜 안서현 인터뷰
-'옥자'에는 어떻게 캐스팅됐나.
▶사실 오디션을 진행했다고 하는데 그 경로로 캐스팅되지는 않았다. 지난해가 연기한 지 10년이 된다.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 들어가면서 그 작품을 끝으로 잠시 쉬려고 했다. 그런데 그 즈음 오디션 공고를 봤다. 초등학교 5학년 때다. 쉬려던 참이었지만 봉준호 감독님 얼굴이라도 보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그게 목표였다. 아버지와 함께 장문의 이메일을 써서 보냈다. 그러고도 연락이 없어 '연락이 너무 많이 와 못 보셨겠거니' 하고 있었다. 그런데 1~2달 만에 루이스픽쳐스 서우식 대표님이 전화를 주셨다. ('감독님이 좀 보잡니다')
연락이 왔으니 목표달성이다 생각했다. 사무실 문 열어준 것이 봉준호 감독님이신 거다. 처음 반겨주실 때부터 '꼬마를 본다'는 게 아니라 '이 배우를 내 사무실로 초대했구나' 느낌으로 대해주셨다. 엄청 신이 났고 너무 신기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니 2년 전인데 이미 옥자 모형이 방에 촥 있었다. 그 설명을 너무 디테일하게 해주셔서 들으면서도 '이거 비밀이라고 들었는데, 내가 알면 안될 것 같은데' 이 생각을 했다. 그 다음부터는 정말 수다가 시작됐다.
-영화 이야기를 하고 바로 캐스팅된 게 아니었나보다.
▶보통 감독님들을 만나면 스케줄 확인하고, 연기관이 어떠냐, 대본 읽어봐라 이런 말씀을 하시는데 봉준호 감독님은 '오늘 밥 뭐 먹고 왔어' '친구들이랑 뭐했어' 이런 걸 물어보셨다. 어 어 하면서도 '떡볶이 먹었고요 그네 타다가 넘어졌어요' 이런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러다 '다음에 보자' 하고 끝났는데 정말 다음에도 불러주셨다. 그 때는 작품 이야기를 하시겠지 했는데 그게 한 10개월 이어졌다. 장소를 옮기시기에 '아 이제 진지한 이야기 하나' 하면 '여기가 마카롱 맛집이야' 이러시곤 했다. 정말 맛있다 하면서도 '이래도 되나' 하긴 했다. 대본은 10개월이 지나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