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m.pann.nate.com/talk/347334634
https://m.pann.nate.com/talk/347348252
후기가 올라와서 원글이랑 같이 올림
-
딸 또래의 의견을 구하고 싶어서 어제 10대 게시판에 올렸었는데 연예인 얘기에 계속 뭍혀서 조언을 몇 개 못얻었어요
그래서 게시판을 바꿔서 올려봅니다
중3 딸을 둔 아줌마에요
딸 때문에 고민이 많아서 대체 왜이러는지 또래 학생들 생각을 좀 들어보려고 마지막이다 생각 하고 의견을 구해보려구요
아줌마 동생이자 딸에겐 이모가 애들 초등학교때 사고로 죽고 딸보다 1살 어린 조카를 데려다가 같이 살기 시작했어요 딸이 초4 조카가 초3 막내가 7살때부터니까 약 6년
딸이 원래는 안그랬던거 같은데 조카가 오고부터 조카에게 시샘을 많이하더라구요
조카 옷을 새로 사주면
" 왜 쟤한테 우리 돈 써 " 하면서 조카한테 돈 쓰는걸 엄청 경계하고
그래서 자기가 질려서 안들고 다니는 책가방이나 작아서 못신는 신발 물려신게 했더니
학교에서 그 신발을 뺏어가지고 조카가 실내화 신고 돌아온적도 있어요
우산도 하나씩 들려보냈는데 우리집꺼니까 넌 쓰면 안된다고 뺏어와서 조카가 비 다맞고 온 적도 있고
이렇게 해도 조카는 언니가 자기한테 그랬단말도 안하고 그냥 없어졌다거나 잃어버렸다고 해요
딸을 혼내도 그때 뿐이고 엄마는 너뿐이다 널 사랑한다고 달래보고 상황을 이해시켜보려고도 했는데 날 사랑하면 쟤를 우리집에서 내보내라
조카가 왜 싫냐 어떤 점이 네 마음에 안드냐해도
그냥 쟤가 우리집에서 자고 밥먹고 그러는게 싫다고만 해요
그냥 아직 어려서 그런가보다 했어요 내가 더 주의깊게 보면서 조절해주면 되겠다고
근데 딸은 항상 제 상상을 뛰어넘드라구요
딸이 6학년때 지 친구들이랑 조카 왕따를 주도했어요
쉬는 시간 점신시간 마다 조카반에가서
쟤는 아빠 엄마도 없는 거지라서 우리 집에서 얹혀산다 저것도 내꺼고 우리돈으로 산거다
애들 수가 많이 없어서 같은 층에 왼편 오른편 학년이 나뉘어 있는데 오른편 끝에 화장실이 있어요 복도에 나와있는 딸이 무서워서 조카가 화장실을 못가고 있다가 옷에 오줌을 싼적이 있는데 이 때를 기준으로 놀림이 더 심해졌나봐요
담임 선생님이 면담 신청을 하셔서야 이 모든걸 알게 되서
결국 딸 중학교 배정을 앞두고 전학을 갈 수밖에 없었어요 딸에겐 일종의 벌이고 조카에겐 안정적인 새환경에서 다시 시작하게끔 하기 위함이었어요
저나 지 아빠한테 대차게 혼나고 다시는 안그러겠다고 싹싹 빌길래 진짜 마지막이라고
또 다시 이런일이 생기면 엄마는 너한테 실망하는 정도로 끝나지 않을꺼라 했어요
그 뒤로는 전처럼 대놓고 그런것도 없고 여자애들이라고 같이 방쓰게 했는데
아예 분리시켜서 따로 쓰고 막내랑 조카랑 같은 방을 쓰게 했어요
막내는 딸 처럼 시샘도 안하고 오히려 큰누나 작은누나 부르면 잘 따르고 지가 보기에도 딸이 심했는지 저한테 와서
엄마 큰누나가 작은 누나한테 이런말을 했는데 작은 누나가 상처 받은것같아 표정이 이랬어
울었을지 몰라 어떡하지?
이래요
딸이 첨엔 고자질쟁이라고 난리치다가
지 누나가 저러니 막내는 이제 몰래와서 얘기해요 자기가 말을 안할 순 없고 하긴 해야하는데 하면 딸이 난리치고 그러니까 그게 싫은거에요
딸이 조금만 현명하면 좋을텐데 가족들한테 신뢰를 잃으니 자꾸 스스로를 고립시켜요
저도 안타까운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오갈데 없는 조카를 시설에 보내요?
요즘세상에 여자애를 거기서 무슨 일을 당할 줄 알구요
무튼 그 뒤로 전학을 가고 딸이 곧 중학교로 가면서 학원다니고 하다보니
조카랑 분리되고 이제 좀 괜찮다싶은 때가 왔어요
때때로 딸이 신경질 내긴 했었지만 아예 투명인간 취급하면서 무시하고 지내더라구요
조카는 그게 더 편했는지
애가 딸 때문에 쪼그라 들어서 또래보다 작고 말랐었는데 그 1년 사이에 살도 찌고 키가 15cm 넘게 컸어요 중학교도 다행히 다른곳에 배정이 되서 부딪칠만한 일이 없었는데
딸이 저를 또한번 실망시켰네요
눈앞에서 안그런척 하더니 조카한테 카톡으로 너 이번에 시험 나보다 잘보면 가만 안둔다 공부하지마 엄마한테 돈 받은거 내놔 우리돈이 잖아 너는 염치도 없냐 어떻게 우리돈으로 학원을 다녀? 너때문에 난 뭘 못사고 어쩌고 하면서 그런 내용이 수도 없이 많아요
이거는 실망이라는 단어를 떠나서 내 자식이지만 어떻게 내 배로 낳은 애가 이럴까 내 교육방식이 잘못된건지 막내는 안그러는데 왜 얘는 그럴까 내 자식이지만 정이 다 떨어져서 얼굴 보기가 싫더라구요
이런 저런 고민을 많이 했어요
가해자와 피해자를 같은 공간에 둘 수는 없고 단지 조카의 존재만으로 딸이 저렇게까지 나쁜아이가 된거라는 생각은 아니다고 봐요
그래서 딸을 기숙고등학교로 보낼 생각인데
아줌마가 너무 화가나서 이성적인 판단을 못하는건지 딸하고 얘기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또래 학생들 얘기를 들어보고 싶어서요
딸이 왜이랬을까 엄마가 기숙고를 가라고 한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등 학생들의 솔직한 생각을 듣고 싶어요
+ 후기
조언해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어제는 저희집에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많은 고심 끝에 저희는 딸과 조카 둘다 기숙고를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딸이 조카에게 했던 카톡,
프린트해서 애아빠와 제 앞에서 소리내어 읽도록 시켰습니다 울더군요
네가 우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어요
대답을 안하길래 재차 물었더니 잘못해서 운답니다
그 눈물의 의미가 죄책감인지 수치심인지 모르겠지만
엄마는 네 눈물 악어의 눈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미 6학년때 다신 안그러겠다고 약속해놓고 엄마 아빠 앞에서는 괴롭히지 않고 잘지내려고 노력하겠다 해놓고는 쟤는 왜그렇게 우중충하게 다니냐고 누가보면 우리가 학대하는 줄 알겠다 뻔뻔하게 부모 앞에서 안그런척 하더니 뒤에서는 또 이런 짓을 하냐고
이렇게까지 하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 안드냐고
우리가 죽고 없을때 네가 다른집가서 이런 얘길 매일 같이 듣고 자란다면
엄마는 관뚜껑을 박차고 나올것 같은데
대체 너는 왜 걔를 못잡아먹어서 안달이냐
그냥 싫다고만 하지말고 얘기를 해봐라
내가 몇번이나 말하지 않았냐 조카가 없더라도 네 용돈이나 네게 들어가는 모든것들이 그보다 더 나아지거나 늘어나지 않는다고
우리가 너한테 준 것만 네꺼라고 부모꺼를 가지고 왜 그걸 니가 권력마냥 휘두르냐
전에 네가 안녕하세요 보면서 그랬지?
부모가 경제력으로 약자인 아이에게 그걸 무기로 휘두르는건 학대라고
네가 지금 걔한테 했던 카톡 내용은 뭐라고 생각하냐
세상에 자기 편한대로만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되냐고 저마다 사정이있고 그에 맞춰서 자기 가정형편껏 사는거라고 엄마가 그랬지 대학가면 나가지말라해도 나갈 애니까 가만히 좀 내버려두라고 뭐 더 챙겨주고 안해도 되니 그냥 내버려두라고만 했는데
이런 작은 불편도 못견뎌서 이 난리냐
이런 카톡을 매일 같이 받으면 멀쩡한 성인들도 창문 열고 뛰어내리고 싶을거라고
했습니다
잘못했다고 웁니다 자기도 안그러고 싶은데 싫은데 어떡하냐고 진짜 진짜 싫은데 눈에 보이면 미치겠다
엄마 아빠를 실망시키게 만든 걔가 싫고
걔만 없었으면 내가 이러지 않았을거래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그래 나도 이젠 조카 볼 면목이 없다 내 자식이 이렇게 행동하는데 내가 걔를 어떻게 붙잡겠어
여기있다간 내 자식 때문에 죽을 텐데
조카 내년에 중3되면 기숙고 알아봐서 보내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나는 더이상 네 엄마 할 자신이 없다
눈하나 깜빡 안하고 부모 뒤에서 이런짓을 하는 널 나는 전처럼 아무렇지 않게 대할 수가 없으니
너도 기숙고로 들어가라 했습니다
넌 부모지 판사가 아니라던 남편도 프린트 내용보고 많이 당황하고 실망한 눈치에요
남편은 항상 딸 편이였거든요
6학년때의 일도 사실 저흰 적잖은 충격이었어요
시댁 큰아주버님에게 저희 딸이랑 동갑인 시조카가 있어요 결혼할때 형님이 데리고온 조카에요 어른들이 친해지려고 정붙이려고 관심주고 부러 칭찬도 해주고 했는데 딸아이가 시샘을 많이 했어요
시부모님도 큰아주버님도 첫손주라 첫조카라 엄청 예뻐했었거든요
그때는 형님이 속도 많이 상하셨을텐데 내색않고 저희딸한테 주도권을 주면서 친척끼린 친구 없다고 저희 딸이 개월수 빠르니 언니라면서 동생은 언니말 따르는거라고 간식도 여러개 저희 딸에게 주면서 너가 주고 싶으면 주고 주기싫으면 주지마 밥먹을 때도 ㅇㅇ이 여기 앉아도 될까? 장난감도 인형도 그렇게 하고나니 어느순간부터는 시샘하는 것도 없고 먼저 챙겨주곤 했어요 방학하면 시댁에도 시조카랑 논다고 한달씩 가있구요
그래서 조카를 데려올때도 그렇게 했어요
막내는 어리고 저희랑 같이 자니까 방이 하나 남아서 조카를 쓰게 하려고 침대랑 책상을 알아보니 지가 새것이 갖고 싶었던지
자길 새거 사주면 자기가 친하게 잘지내겠다며 약속했고 카탈로그 보면서 고르다가 이층침대를 보고 이거 쓰고 싶다고 해서 같이 방을 쓰게 된거에요
시조카한테 했던것처럼 친조카한테도 같은 방식을 적용했는데 시조카때와는 달리 친조카를 너무 옴짝달싹 못하게 쥐고 흔들려고해서 결국 중간에 저희가 개입을 하게 됐고 완벽하게 실책으로 끝나게 됐어요
그 뒤론 책도 사다보고 주변에 조언도 얻으면서 혼내도 보고 달래기도 했는데 그 때 뿐이였네요
밤새 여러 댓글을 읽으면서
그럼에도 딸의 행동이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딸 입장에서는 그랬을 수도 있겠구나
우리 딸은 이런 아이일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다른 분들 말처럼 조카를 무조건 끼고 있는게 능사는 아니겠다 싶기도 하고
그런 카톡을 매일 같이 받으면서는
세상 어떤 보금자리라도 안전하게 느껴질 수 없겠다 싶어서 조카도 기숙고로 진학 시키는게 낫겟다 여겨지내요 쫒겨가는 느낌은 주고 싶지 않아 선택권을 주겠지만 간다고 하겠죠
딸은 끼고 있으라 하는 조언들도 봤지만
딸이 한 행동이 있는데 이건 다음부터 그러면 안돼 하고 넘어갈 수준도 아니고
만약 그렇게 하면 그래도 된다고 여겨져서
막내한테도 딸한테도 조카한테도 어느쪽도
좋은 영향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막내는 어리지만 그 보다 더 어릴때도 어른들의 옳고 그름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아이였어요
그리고 요즘 아이들 어려도 알 건 다 아는데 그냥 넘길 수는 없겠더라구요
"엄마 ㅇㅇ이가 자기 엄마 x충이래"
"뭐? 누가 그런말하라고 했어? 그게 뭔뜻인지나 알고 쓰는거야? "하면 설명 다 해요
그럼 저는 " 그런말 쓰는거 아니야 친구한테도 엄마한테 그런말 쓰는거 아니라고 알려줘" 하고 끝나요
남편도 조카 온지 얼마 안됐을때
딸을 달래준답시고
"우리 가족끼리만 외식할까? " 했다가
막내가 " 헐 아빠 인성 안드로메다 " 한 적도 있는데 딸을 끼고 조카를 내보내면 무슨 생각을 할까요
조카도 입장에서도 마찬가지구요
부모 없다고 억울해지는게 당연하다고 익숙해지기엔 15살은 너무 어리지 않나요
이런 제 생각을 남편도 이제는 어느정도 이해하고 있고
남편이 퇴근 후에 딸한테 엄마랑 가족 상담한번 받아보자 얘기하기로 했어요
저도 그간 교육서적은 많이 사다 읽었지만
상담받을 생각은 선뜻 못했는데
댓글들보고 맘을 돌렸습니다
일단 저녁에 애들하고 얘기를 해봐야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