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pann.nate.com/talk/355610193
안녕하세요
저는 15살 차이 나는 남자친구와 만나는 20대 여자입니다.
그냥 언젠가 저처럼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연애를 고민하는 누군가가 읽어보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써요
저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까봐 자세한 저희 두 사람에 대한 신상은 적지 않겠습니다.
저희는 제가 19살이었던 여름에 처음 만났어요
첫만남에 서로 끌려서 계속 연락을 하다가 그해 겨울에 사귀고 어쩌다보니 동거도 1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제가 학교 문제로 본가에 내려와서 장거리 연애 중이에요
그래서 총 4년 정도 만나고 있습니다
솔직히 남친이랑 동거하던 시절은 힘든 거 없이 무척 행복했어요
매일 같이 자고 망가지는 모습을 서로 보여주고 나쁜 생활 습관을 공유하면서도.. 크게 싸우는 것 없이 잘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본가에 내려와서 장거리 연애를 시작하면서 엄청 싸웠어요.. 남친은 직장인이고 저는 한가한 대학생이라.. 핀트도 엇나가고 남친 일이 무척 바빠서 한 달에 한 번 볼까말까 했었어요
그러다가 큰 일이 하나 터져서 아예 헤어진 적도 있었습니다
꽤 길게 헤어졌었는데, 결국에 이 사람이 다시 생각나더라구요
헤어지는 기간 동안 또래 남자들도 많이 만나보고 했는데..
요즘은 만난 기간이 꽤 오래되어서 그런지 안 싸우고 엄청 잘 지내요
그러다가 저희가 사귄 날들을 생각해보고 고찰해보니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연애가 참.. 힘든 게 맞더라구요
솔직히 저는 친구들이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연애 어떻냐고 물으면 하지말라고 할 것 같아요
그냥 연애 보다 나이차이 많이 나는 연애가 정신적 스트레스가 더 심하다는 거 사실이에요
일단 가장 큰 거는 서로서로 맞춰나가고 성장하는 과정이 없어요
한 쪽은 이미 연애란 연애는 다 해봤고 한 쪽은 한창 연애가 무르익을 나이잖아요
솔직히 잘 지내려면 연상 쪽이 연하를 엄청 신경쓰고 맞춰줘야 하는데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죠..
직장에 치여살고 하다보면 나이 어린 쪽이 억지로 끌려가게 되더라구요
연애도 기초부터 배워야 하는데, 나이 많은 사람이랑 만나면 처음부터 상급자 코스를 달리는 거랑 똑같아요
시도때도 없이 그냥 연락하고 사소한 것도 모두 공유하는 풋풋한 연애를 즐길 시간도 없이
항상 기다려야 하고 참아야 하는 이른바 '으른의 연애'를 억지로 배우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열아홉 살에 남친을 만나서 이른바 '으른의 연애'를 통달하는데 4년이나 걸렸어요
얼마전에 남친한테 요즘 우리 관계에 안정감이 느껴진다고 말하니까 그게 바로 성숙해진 거라고 하더라구요
성숙이라니..
그말을 들으니까 약간 서운?한 기분이 들기도 했어요
나는 이 연애 덕분에 내 나이에 겪지 않아도될 성장통을 통해 성숙해졌구나..하고..
다행히 제 남친은 어리다고 무시하거나 가스라이팅을 하지는 않습니다. 저도 페미를 접하고 여러 사례를 접해봐서 나이 많은 남자가 어린 여자를 어떻게 무시하고 가스라이팅 하는지 잘 알고 있어요..
그런데 그런 거 없는 저도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쳤는데, 그런 나쁜 놈을 만나는 분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요..
제가 생각해낸 결론은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연애가 편하려면 남자가 능력이 좋아서 신경을 많이 써줄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런 능력 좋은 남자는 당연히 거의 결혼해서 없죠 ^^..
사실 얼마전에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까 주변 친구들이 조금 부러워졌어요
나도 대학시절에 cc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사소한 걸로 목숨 걸고 싸우는 그 모습이 부럽더라구요
하지만 뭐 어쩌겠어요..ㅋㅋ
솔직히 말하자면 제 남친 이혼남입니다
그래서 제가 톡 까놓고 다시 저랑 결혼할 생각 있냐고 물으니까 없다고 하더라구요 지긋지긋하다고..
저도 페미니즘 배우면서 비혼주의 결심해서 결혼할 생각 전혀 없구요 물론 아이 낳을 생각도 없습니다
제가 너무 스트레스 받아하니까 정관 수술도 직접 가서 했더라구요
그냥 예전에 같이 살던 때가 너무 즐겁고 좋은 추억으로 남아서, 제가 취업해서 자리를 잡으면 또 같이 살고 싶어요
자유롭게 각자 벌면서 부족한 부분은 서로 도우면서 그냥 같이 평생 살려구요
저는 열아홉에 남친을 만나서
20대를 이 사람이랑 같이 시작했고
앞으로 남은 청춘도 그 사람이랑 보낼 예정이에요
솔직히 말하면 아깝지는 않아요 사랑하니까
이제는 그냥 남들보다 빨리 안정적인 사랑을 만난 거에 감사하다는 생각입니다..
어쩌다보니 마지막 이야기가 조금 밝은 이야기를 적었는데
저도 여기까지 성숙하고 진지한 관계를 가지기까지 엄청 힘들었어요..
그리고 제 기준으로 괜찮은 케이스라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이글을 보면서 나이 차이 많이 나는 남자와의 연애 고민하시는 분들..
마음 단단히 먹으시고, 조금이라도 이건 아니다 싶으면 빠져 나오도록 준비하세요.
겉으로는 안정적이고 좋아보이지만 겪어보면 힘들어요....
많은 분들이 보시기에 제가 멍청한 사람처럼 보인다는 거 알아요
다 감수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악플은 삼가해주시길 부탁합니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사바 아사나 작성시간 20.12.14 어른의 연애 좋아하네 미친남자새끼 어린애를 데리고 가스라이팅해서 저래 만들어놨네 아오 ㅡ 상폐남 개열받아 어디서만났지??참나 당장 헤어져ㅜㅜ 늦지않았어
-
작성자세인트 엑소시스트 작성시간 20.12.14 이미 가스라이팅 엄청나게 당했는데요?
-
작성자노잼부르크 작성시간 20.12.15 이혼남을...하이고
-
작성자더 멋진 내가 되는 세계의 미래 작성시간 20.12.17 여자애는 순수한 죄밖에 없어... 부정하기에는 자신의 과거가 너무 아깝겠지
-
작성자나름대로정상인년 작성시간 20.12.29 아 ......20살 그 아까운 나이에 저런 노인네를 ....